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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날아다니는 패션쇼, 생 로랑 2021 FW

by macrostar 2021.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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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패션쇼가 보다 더 영상의 형태가 되었고 유튜브는 중계가 아니라 완성본이 되었다. 이 말은 캣워크라는 형태의 제한을 완전히 벗어나 버린다는 거고 그걸 활용하는 디자이너들도 꽤 있다. 그러는 사이에 약간 재미있는 건 기존 문법과의 충돌이다. 예를 들어 이번 생 로랑의 2021 FW 패션쇼는 정말 광활한 곳에서 찍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쇼에 대해 "It’s the idea of a girl in a landscape where she doesn’t belong."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광활한 자연 속에서 저런 데에 전혀 있을 거 같지 않는 옷을 입고 공허한 시선의 무표정이다. 그리고 일렬로 걷는다. 드론에 실린 카메라는 (사실 약간 이상하게) 날아다닌다. 물론 이 패션쇼는 기능성 웨어를 만드는 곳이 아니고 이 여러가지 이미지가 충돌하는 강렬한 인상을 노리고 있다. 

 

 

뭔가 거대한 영화관 같은 데서 보고 싶어지는 영상이다.

 

이전에 이야기했던 프라다의 패션쇼도 네모난 스튜디오 공간을 직각으로 꺾이며 걸어다니는 게 재미있었다(링크). 어차피 캣워크는 옷의 성능, 자연 상태에 맞음 같은 걸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다. 옷의 시즌 상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렇지만 패션쇼의 공간이 이 정도로 확대되면 앞으로 패션쇼의 형태가 옷에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발렌티노 오트 쿠튀르의 우주 같은 검은 공간은 옷의 모습을 극대화시키기도 하고 또한 옷의 모습이 검은 공간에 정확히 들어 맞기도 하다.

 

 

얼마 전에 잡지 공간에 패션쇼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썼는데 역시 코로나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패션 디자이너가 가지는 옷과 공간의 관계, 역할 설정에 대해 조금 더 명확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기대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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