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809 2026년의 오트쿠튀르 패션이 딱히 주도하는 것 없이 흘러가고 있으니(링크) 오히려 오트쿠튀르 쪽이 재밌어진다. 패션의 본질에 한 발 더 다가가 보는 건 이런 시기에 오히려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마침 샤넬에서는 마티유 블라지, 디올에서는 조나단 앤더슨이 첫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리는 흐리고 비가 내렸다던데 이 화려하고 번쩍거리는 세계 속에서 서로 각자의 가는 길을 잘 보여준 것 같다. 마티유 블라지의 샤넬은 전체적으로 가벼움을 지향하고 있다. 시스루(실크 모슬린이라고 한다), 깃털, 스커트에 붙어 있는 색종이들, 자수, 가방까지 모든 것들이 가볍게 찰랑거린다. 일상적으로 입는 평범한 룩은 하나도 없지만 그렇다고 시상식에 입고 가서 혼자 튀어 보려는 타입도 아니다. 마지막 드레스는 또한 의외로 나풀거리는 .. 2026. 1. 28. VDR과 협업, 두껍고 무거운 셔츠 VDR과 협업으로 이번에는 두껍고 무거운 셔츠, 정식 이름으로는 20온스 옥스퍼드 셔치라는 걸 내게 되었습니다. +Black, +Navy로 컬러 중심의 컬렉션을 만들어 왔는데 기본적인 콘셉트인 직물의 테스트, 실험적인 시도를 약간 강화한 시리즈입니다. 일단은 한 번에 내는 것보다 조금씩 여러가지를 시기에 맞춰 내는 방식으로 올해는 갈 거 같습니다. VDR의 컬렉션과 여러 협업 시리즈들이 있기 때문에 중간에 뭉텅이를 껴들어 가는 게 괜찮나 싶은 점도 있고요. 이러다가 또 컬러도 낼 수 있으면 좋겠죠. 두껍고 무거운 셔츠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연히 못 입을 정도는 아닙니다. 이 옷의 발매와 별개로 최근 들어 옷이 만들어 내는 불편함이라는 점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있습니다. 옷이라는 건 자연스러운.. 2026. 1. 27. 비블리오테크 프리젠테이션 2026 SS 비블리오테크(Bibliotherk) 국내 첫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왔다. 디자이너 하타 류노스케(Hata Ryunosuke)의 브랜드로 ‘중립적이며 몽환적인 인간상’을 테마로 구조적인 테일러링과 섬세한 소재 연구를 통해 잠재된 감정을 의복으로 표현하는 브랜드라는 설명이다. 독일 전통 워크웨어와 밀리터리 디테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미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Infinity/finity 크게 두 가지 방향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인피니티는 전통적인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현재와 미래로 확장되는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일본 현지 방직 공장과 장인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텍스타일은 다양한 직조 기법과 염색, 마감 공정을 통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색감과 질감을 완성한다. 피니티는 일본 및 해외 공장.. 2026. 1. 23. 흥청망청은 단순한 것들에게 밀려난다 세계 정세가 복잡다망한 와중에(자세히 이야기를 해 보는 게 별 의미가 없을 지경이다) 금값은 치솟고, AI의 발전은 없던 걱정을 더하고, 사회 대변혁의 모멘텀이 다가온다는 데 그 이후 과연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짐작도 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2026년 루이 비통과 디올의 남성복 패션쇼는 흥청망청하기 그지 없다. 부의 과시, 그들만의 리그라는 패션 본연의 임무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는 이런 번쩍거림을 보고 있자니 1973년에 있었던 베르사이유의 배틀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넷플릭스 드라마 홀스톤에도 자세히 나온다고 하니 그걸 보신 분들도 있겠고... 참고로 1973년 10월 4차 중동 전쟁이 시작되면서 석유 파동이 시작되었고 석유 감산은 1974년 3월까지 계속되었다. 당시 이스라엘을 .. 2026. 1. 22. 프라다의 2026 FW, 남성복을 보다 프라다 그룹의 프라다, 미우미우는 가끔 이상한 지점에 포커스를 두고 그걸 끊임없이 반복한다. 예컨대 예전에 셔츠 칼라가 한쪽만 삐죽 튀어나온 미우미우 같은 것들. 이번 시즌 남성복 패션쇼는 그런 지점들이 꽤 많았는데 공통점은 생활감, 너저분함이다. 럭셔리와 너저분함, 생활감의 조합이 만들어 내는 대비, 일종의 아이러니는 확대 해석해 나가면 세태에 대한 풍자 어쩌구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그보다는 그냥 비틈의 요소 중 하나에 가깝다. 애초에 럭셔리 패션의 사회 풍자 같은 거 그다지 신뢰할 만한 것도 아니고. 아무튼 몇 가지 볼 만 하다. 1) 지저분한 구두 2) 역시 지저분함 계열인데 세탁 잘못한 혹은 하지 않은 셔츠 깃은 눈에 잘 보인다. 3) 다림질을 하지 않은 옷들도 많이 나왔다. 4) 개인적으로.. 2026. 1. 20. 노스페이스의 다운 부츠 작년에 아울렛을 뒤적거리다가 하나 남은 사이즈의 다운 부츠가 할인을 하고 있길래 구입했다. 하나 남았는데 내 사이즈고 겨울에 유용할 것 같은 다운 들어간 부츠라니 외면하기가 좀 어렵다. 노스페이스를 신발 회사라고 생각한 적이 별로 없고 딱히 긍정도 부정도 없는 아무 생각 없는 상태인데 여름엔 베이스 캠프 뮬을 신나게 신었고 겨울이 되니 다운 부츠를 신고 있다. 살다보면 이렇게 뭔가가 몰려오는 경우들이 있음. 심지어 작년에는 문득 돌아보니 노페 가방에 노페 아우터, 노페 뮬을 신고 있었다. 게다가 로고는 또 유난히 눈에 잘 보여. 뭔가 잘못되었다 싶었지만 그런거지. 아무튼 혹시 나중에 다운 부츠를 염두에 두고 있는 분들에게 참고용으로 간단 후기. 부티 숏인가 그런 이름이다. 몇 년 전에 나온 거라 지금.. 2026. 1. 20. 샤넬, 체인 마티유 블라지의 첫 번째 샤넬 컬렉션에서 주목받은 아이템 중 하나는 샤르베에서 만든 셔츠들이었다. 이걸 풍성한 퍼 종류 등과 매칭해 샤넬의 새로운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얼마 전 뉴욕에서 있었던 공방 컬렉션에서도 느껴지는 게 일단 마티유가 초기에 퍼를 꽤 잘 써먹고 있는 듯 하다. 샤넬의 미니멀함과 배치되는 면이 있긴 한데 어쨌든 이전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낼 필요도 있는 상황이긴 하다. 아무튼 이 셔츠에는 안쪽에 체인이 붙어있다. 처음에 저걸 보고 셔츠가 아래에 반듯이 내려 앉은 걸 좋아하는 건가 생각했었는데 그저 샤넬의 옷을 잘 몰라서 나온 생각이었다. 가방이나 지갑 정도나 슬쩍 구경만 해봤지 옷은 겉모습 말고는 재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일단 저 체인은 트위드나 저지 샤넬 재킷 류 안에서 무게를.. 2026. 1. 16. 다운 파카의 어드저스트 예전에도 몇 번 말한 적이 있지만 랄프 로렌의 립스톱 다운 파카를 애용하고 있다. 일단 가지고 있는 다운 중에 가장 따뜻하다. 펼쳐 놓고 찍을 만한 곳이 없어서 검색해서 나온 건데 메루카리에 매물로 올라와 있던 사진이다. 국내에도 두산 폴로 시절에 나왔기 때문에 매물을 꽤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찾아본 바에 따르면 팔에 동그라미 가죽 패치 로고가 붙은 버전이 있고, 방패 모양 가죽 패치 로고가 붙은 버전이 있다. 방패 쪽이 나중에 나왔는데 국내 라이센스 버전은 본 적이 없는 거 같고 일본판만 있다. 둘 다 미국 버전은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본 혹은 한국에서 주도에서 나온 모델일까 생각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방패 버전 신제품을 라쿠텐 같은 곳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없다. 정규 매장 분위기.. 2026. 1. 15. 패션쇼, 쓰다가 만 이야기. 패션을 보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대표적으로 패션쇼가 있고 룩북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냥 콘셉트 영상이나 이미지 정도를 올리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일단 패션이라고 하면 패션쇼가 대표적이지 않을까 싶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대규모의 요란한 행사인 건 분명하다. 패션쇼의 가장 큰 장점은 15분에서 30분 정도 되는 길지 않은 시간 동안 한 시즌의 컬렉션을 통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즉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물론 막상 15분짜리 패션쇼 영상을 보면 이게 이렇게 길었나 싶게 지루한 경우도 많고, 워낙 이것저것 봐야 한다면 썸네일 사진 있는 것들을 쭉 훑어보는 정도로 지나쳐야 할 경.. 2026. 1. 15. 이전 1 2 3 4 ··· 3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