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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리페어 컬쳐

by macrostar 202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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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페어 컬쳐라는 책이 나왔다(링크). 이건 지속 가능한 패션과 얽혀 있는 옷에 대한 이야기지만 사실 리페어 문화는 지금 문화 속에서 어떤 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실 책은 아직 못 읽고 알라딘에 나와있는 목차와 간단한 내용 정도 확인한 상태. 

 

이곳 패션붑에서도 옷 고쳐 입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책 일상복 탐구(링크)에서도 옷을 고쳐 입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고쳐 입는 건 물론 좋은 일이고 게다가 재미도 있다. 하지만 이 일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고 오래 입자! 라는 의지만으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런 김에 곰곰이 생각을 해보자면 :

 

1. 옷을 고쳐 입자 - 취향과 사회적 인식도 관련이 있다. 뭐 알아서 입고 다니자!가 목표이긴 하지만 그런 걸 입고 다니냐 류의 주변의 압박이 거세다면 거스르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결국 사회적 인식이 중요하다. 거기에 오래 입은 옷의 낡음에 대해 그게 멋지다! 같은 인식도 생긴 다면 더욱 좋을 거다. 그렇지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만약에 그런 게 멋지다고 받아들여지면 멀쩡한 옷을 빈티지하게 메이킹하는 게 유행을 해버릴 수도 있다. 언제나 패션은 무슨 짓이든 하고 뭐든 패션으로 만들려고 한다는(안티 패션을 옷으로 만들어 유행을 시키고 돈을 번다! 같은 건 이제 너무 흔하다) 생각을 해야 한다.

 

2. 그렇다면 어떻게 고칠 건가 - 일상복 탐구에서도 말했듯 할 수 있는 건 자기가 하는 게 좋지만 할 수 있는 것의 수준을 잘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무리를 하다 지쳐 앞으로 하지 않게 되는 게 최악이다. 할 수 있는 것 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옳다.

 

3. 전문가가 있나 - 주변에서 옷을 수선해 보려고 하면 이상하게 바꿔놓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입는 데 무리가 없는 경우도 많은 데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이었거나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면 입는 횟수가 줄어든다. 쓸데없이 민감해서 그런 경우도 있는데 그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아무튼 쉽게 찾을 수 있고 믿을 만한 수선 전문가가 있는가, 비용은 얼마나 드는가는 중요한 문제다. 그리고 여기서 갈림길이 생긴다.

 

 

가끔씩 보는 일본의 청바지 수선 샵이 있는데(링크) 애초에 레어하고 비싼 청바지를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정이 들어있는 청바지를 오래 입고 싶어서 맡기는 경우도 있다. 보면 위 사진처럼 가랑이 보강하고 벨트 루프 수선하고 하는 정도에 비용이 1만 8천엔이 나왔다. 18만원 정도라는 건데 이 정도 비용을 들여야 되는 경우 수선을 하게 되느냐 vs 새걸 사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구두 종류는 하나 사는 정도 비용이 드는 경우가 흔하다. 치페와 비브람 솔 워크 옥스퍼드가 하나 있는데 구입가가 할인으로 8만원 정도였는데 비브람 솔 교체가 요새 10만원이 넘는다. 코트 안감 같은 것도 교체가 가능한데 고급 코트들은 물론 상당히 비싸다.

 

인터넷 검색해 보면 수선 되나요 그러면 대부분 새로 사세요 이런 인식을 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이 수선집의 수를 줄이고 기술자의 진출을 막는다. 이에 따라 비용도 상승한다. 돈을 못 벌면 할 리도 없고 직업으로 삼아 열심히 하지도 않을테니까. 결국 사회적 인식, 수선집의 수, 기술의 레벨, 수선 비용 등등이 모두 함께 가는 문제가 된다. 

 

4. 오래 입자를 염두에 둔다면 그건 구입할 때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옷을 볼 때 디자인과 핏, 소재의 느낌만 볼 게 아니라 이 옷이 입다 보면 어떤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가, 소재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나중에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수선이 가능한가 등등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생긴 모습이 나중에 가면 못 입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야 하고, 거기에 내 몸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까도 마찬가지다. 10년이 지나도 아무 일 없이 근사하게 낡아갈 옷을 고심해 구입한다고 해도 10년 후 옷이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아무튼 수선은 21세기의 미덕이자 패션 미감이다. 언제나 이야기하지만 모든 옷은 낡는다. 그렇다면 낡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 잘 낡아가도록 하는 게 목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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