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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세상 사는 이야기, 식사 요새 쉼없이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계속 쓰고 있는데 간만에 한 템포 쉬며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한 번. 여튼 밥을 먹는다. 내 경우 예를 들자면 50%정도는 사먹고 50%정도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때우는 거 같다. 여기서 "때우는" 게 언제나 문제가 된다. 요새는 방송 덕분에 인터넷에 쉽고 간단한 레시피가 잔뜩 올라와 있어서 이것 저것 만들어 먹기도 쉬워졌다(예전에는 육수를 내야죠... 하는 소리가 들리면 마음 저 구석부터 답답해지니까, 물론 더 맛있겠지만 대단한 거 할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귀찮다. 요리에는 그다지 재능은 없는 거 같아서 대충 먹을 정도인데 다행히 설거지는 좀 좋아해서 여튼 열심히 치운다. 아주 심심할 땐 찬장에 그릇도 꺼내 주방세제를 바르고 스테인레스 후라이팬의 예전 광을 되살려보.. 2015. 9. 15.
불균형한 숄더백 판도라와 제인 백 그러니까 몇 년 전 이야기인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앞에 있던 여자분이 이상한 균형을 가진 가방을 들고 있었다. 좌우 대칭과 무게를 균등하게 분산하는 가방의 모습에 익숙한 상태에서 저게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게 바로 지방시의 판도라 백이었다. 스몰 버전의 경우 몇가지가 있는데 왼쪽의 밴질밴질 버전(링크)과 오른쪽의 구깃구깃 버전(링크)이 눈에 들어온다. 어깨에 걸 수도 있고 크로스로 멜 수도 있는 이 가방은 가방의 손잡이를 한 쪽에 몰아버려서 기본적으로 비뚤어지게 존재하는 운명이다. 손잡이 가방을 들 때 가끔 한쪽만 잡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 가방이 한쪽으로 밀리며 오는 불편함 같은 게 있다. 그걸 가방의 본래 모습으로 만들어 버린 판도라 백은 뭐랄까... 나름 충격이.. 2015. 9. 15.
중년 남성을 위한 가을 스타일링 뉴스를 뒤적거리다가 텔레그라프에 위 제목의 기사(링크)가 실렸길래 올려본다. 몇 가지 항목으로 되어 있는데 항목의 제목은 원래대로, 나머지는 그냥 다 내 마음대로... 보통 나이가 어느 선을 넘지 않는 한 뚱뚱함도 중년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애들이 아닌 경우 입을 괜찮은 가을 남성 패션을 정도로 이해하고 출퇴근 룩은 아니고 가볍게 멋을 낸 나들이, 데이트 룩이다.   1. 컬러가을은 레드와 브라운의 계절이다. 옷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세상이 그렇다는 거. 단풍과 은행, 짙은 초목, 습기가 사라진 건조함, 찬바람 등등등. 제안의 핵심은 화이트 셔츠에 블랙 수트를 입으라는 거. 배경의 레드 앤 브라운과 잘 어울린다. 게다가 화이트 앤 블랙 조합은 날씬.. 까지는 아니어도 뚱뚱함.. 2015. 9. 14.
라펠라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이태리의 라펠라(La Perla)가 며칠 전 세상에서 가장 큰 플래그십 스토어를 청담동에 오픈했다. 예전에 시티 은행이 있던 자리인데 영업 면적이 462제곱미터(140평) 정도 된다. 라펠라는 란제리 뿐만 아니라 기성복, 액세서리, 구두 등 다양하게 나온다. 플래그십 오픈과 함께 Made to Measure 컬렉션도 함께 선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어쩌구 저쩌구 해도 라펠라는 물론 란제리다. 나머지는 그저 거들 뿐. 위 사진은 보그 코리아(링크). 란제리가 몇 년 전부터 패션씬의 한 축을 끌어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큰 매장이 서울에 들어선 점이 매우 흥미롭게 읽힌다. 앞으로 이 마켓이 어떻게 흘러갈지 실로 기대가 된다. 2015. 9. 14.
마돈나의 새로운 투어 의상 마돈나 하면 장 폴 골티에가 일단 생각날 만큼 꽤 오랫동안 콘서트 투어 의상을 제작하며 마돈나 특유의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2015년 Rebel Heart 투어를 앞두고 대대적인 의상 교체를 알렸는데 이번 투어 의상은 알렉산더 왕, 프라다, 구찌의 알레산드로 미켈레, 모스키노의 제레미 스콧, 코스튬 디자이너 아리안느 필립스 등등 많은 디자이너들과 콜라보로 제작했다. 의상 공개를 앞두고 각 공홈에서 공개했던 마돈나 레벨 하트 투어 의상. 맨 위는 프라다, 아래 둘은 구찌. 그리고 8월 29일 마이애미에서 대망의 투어가 시작되면서 의상이 공개 되었다. 새로운 의상을 입고 부르는 "Material Girl"이나 "Holiday"같은 예전 대 히트곡들은 새로운 감상을 일으키는 법이다. 위 사.. 2015. 9. 14.
뉴욕에서 열린 지방시 2016 봄여름 패션쇼 지방시의 리카르도 티시가 패션쇼를 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긴다고 발표를 했고 올해 첫 컬렉션이 열렸다. 뉴욕 패션쇼의 특징이라면 4개의 패션쇼(뉴욕-런던-파리-밀라노) 중 가장 빨리 열린다는 점과 가장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보통은 다른 곳에서 하다가 파리나 밀라노로 가는 데 이런 식으로 역발상 비슷하게 뉴욕으로 옮겨간 디자이너들이 가끔씩 있다. 예를 들어 헬무트 랑(파리에서 뉴욕으로 옮겨서 패션쇼를 몇 년 치뤘는데 이후 프라다에서 회사를 사들인 이후 다시 파리로 돌아갔다)이 그랬었다. 여하튼 자리를 옮긴다는 건 꽤 큰 모험이다. 이번 패션쇼에는 세르비아 출신 여성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참여했다. 이 분이 궁금하다면 여기(링크)를 참고. 몇 년 전에 눈을 마주보는 예술 퍼포먼스를 하다가 10년 전 헤.. 2015. 9. 13.
스타 워즈와 여러가지 패션 콜라보 스타 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The Force Awakens) 12월 개봉을 앞두고 꽤 많은 콜라보들이 나오고 있다. 디즈니에서 판권을 가지게 된 이유도 있을 거 같고, 워낙 오래되고 인기 많고 아이코닉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거 같고 뭐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겠다. 딱히 스타 워즈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익숙한 모습들도 많고 그냥 귀여운 맛에 구입해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얼마 전 이마트에 갔더니 이런 것도 있었다. 어린 애 키 만한데 앞에서 쇼핑하던 부부가 다스 베이더를 번쩍 들고 갔음... 잠깐 매우 부러웠는데... 여튼 뭐 꼭 이번 에피소드에 맞춰 나온 콜라보가 아니더라도 뒤적 거리면서 재미있던 거 몇 개 골라본다. 1. 레고에서 나온 시계, 아나킨 스카이워커. 시리즈로 알투디투,.. 2015. 9. 13.
젠더 투명성 물론 이건 학문적인 논의가 아니고 패션에서의 유행이다. 하지만 이번 도미노에서 칼 라거펠트의 페미니즘 패션쇼에 대해 쓸 때 말했듯 트렌드는 일반 대중들의 취향과 선호 사이에 상호작용을 하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에 젠더리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쓴 적 있는데(링크) 케이틀린 제너, 에디 레드메인 등을 거치며 메인스트림을 툭툭 건들고 있다. Candy 매거진은 5주년 기념호에서 남성, 여성, 젠더 뉴트럴 모델들을 담았다. 이 추세는 간단히 말해 젠더를 투명하게 만드는 거다. 얼마 전 VMA에서 마일리 사이러스 뒤에 서 세상이 지금 끝나듯 흥겹게 춤을 추던 게이 디바들(링크),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패션쇼(링크)에서 할머니스러운 시골 룩 사이에서 걸어나오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 2015. 9. 13.
Meadham Kirchhoff가 끝을 알리다 에드워드 메담과 벤자민 커초프가 이끌어 가던 런던의 브랜드 메담 커초프(Meadham Kirchhoff)가 끝이 났다. 이 브랜드에 대해서는 여기서도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서서히 굳어가는 시멘트를 보는 듯한 패션계인데 그 중 그나마 발랄한 런던 패션위크에서, 그나마 발랄한 무언가를 시도하던 곳이다. 작게 봐서는 메담 커초프의 중단은 패션 비지니스의 음모 탓도 아니고, 파트너십 간의 심각한 균열 탓도 아니고 결국은 옷이 안 팔려서다. 조금 더 크게는 디자이너의 발랄한 시도가 먹힐 자리가 이제는 많이 사라진 세상 탓이기도 하다. 기존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해서야 침잠을 부채질 한 뿐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탐탁치 않아 하는 걸 할 자리가 있어야 세상에는 더 재밌는 게 늘어난다. 예전 이야기를 해봐.. 2015.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