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패션

알버 엘바즈가 랑방을 떠나기로 했다

by macrostar 2015. 10. 29.
반응형

알버 엘바즈(Alber Elbaz)가 랑방을 떠나기로 했다. 2001년에 랑방에 들어가 14년 간 랑방의 세계를 다시 만들다시피 했는데 인연이 끝이 났다. 그간 소문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막상 발표가 되고 나니 아 그렇구나.. 정도 감흥만 생긴다. 랑방은 소유주-CEO-디자이너의 분리와 균형의 측면에서 꽤 이상적인 디자이너 하우스의 현대적 모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비슷한 방식으로 샤넬이 있다) 일단 이런 구조 실험은 끝이 났다. 



알버 엘바즈가 어디로 갈지에 대해서는 아직 별 이야기가 없다. 디오르와 발렌시아가 후보에 첫 순위로 이름이 오르내리게 되었을 텐데 물론 자기 브랜드 런칭하는 게 훨씬 나을 거다. 하지만 뭐 저 분 속이야 알 길이 없으니.


약간 더 큰 눈으로 바라보자면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 비통을, 알렉산더 왕이 발렌시아가를, 라프 시몬스가 크리스찬 디오르를 떠났고(링크) 이제 알버 엘바즈가 랑방을 떠났다. 이 중 셋이 자기 브랜드에 더 충실하기 위해서 라는 이유를 달았다. 이 흐름은 셀러브러티 디자이너의 힘이 대기업의 통제를 벗어날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연예인 사업과 더욱 비슷해 지고 있다. 톱 클래스라면 20대에 자기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동시에 디자이너 하우스의 CD로 들어가고, 자리가 잡히면 나와서 자신의 브랜드를 더 키운다. 이런 흐름에 유난히 민감했던 에디 슬리먼이 가만히 있는 게 좀 이상한데 행보가 궁금해진다.


고색창연한 클래식 디자이너 하우스의 헤드 자리에서 그 헤리티지의 가운데를 만끽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봐야 남 좋은 일 시키는 거다. 그러므로 시기만 맞다면 떠나는 게 자본주의 시대의 올바른 논리다. 그래야 나중에 마크 제이콥스의 새 CD, 알버 엘바즈의 새 CD 이런 걸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지금은 중동과 중국 특수로 버블이 있는 상태이므로 언젠가 이 바닥이 쪼그라 들면서 구조조정이 있게 될 건 분명하다. 여튼 예쁜 걸 잔뜩 만들던 분이니 알버 엘바즈의 미래에 기대가 크다.


PS) WGSN의 이 기사(링크)에 따르면 : 최근 알버 엘바즈와 랑방 측(이래봐야 쇼-란 왕)과 대립이 불거졌던 건 사실인 모양이다. 그리고 디오르 쪽에서 딜이 있었던 거 같기도 하다. 이 기사를 보면 비공식적인 뉴스이긴 한데 알렉산더 왕 측이 케링과 발렌티노 쪽에서 400M 유로 제안을 받았었다고 한다. 그쯤인가.. 싶은데 연봉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높은 거 같고 알렉산더 왕 브랜드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낮은 거 같고.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