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19 장마와 슬라이드 장마 시즌에 선택할 수 있는 신발로 레인 부츠 류와 슬라이드 류가 있다. 레인 부츠 류를 선택하는 건 양말 조차도 뽀송뽀송하게 유지하려는 열망의 반영이고 슬라이드 류를 선택하는 건 맨발도 다 물과 하나가 되게 만들고자 하는 열망의 반열이다. 레인 부츠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에 크록스 이야기(링크)를 하면서 잠깐 한 적이 있고 오늘은 슬라이드. EVA 슬라이드 혹은 샌들. 지금 가지고 있는 슬라이드는 갭이다. 정가가 1만원인가 뭐 그러하고 세일 같은 거 하면 더 싸진다. 뭔가 퉁퉁, 둥글둥글한 샌들이다. 장마 시즌에 이런 신발을 신는 건 몇 가지 문제가 있다. 1) 물에 젖은 신발 안쪽 면 위에서 발바닥이 돌아다니게 되는 데 이게 미끌거려서 좀 위험하다. 내리막이나 비툴어진 바닥면에서 신발은 멀쩡히 있는데 .. 2024. 7. 2. Dry Goods, Dry Alls 예전 옷 관련 용어로 종종 드라이 굿즈라는 단어를 볼 때가 있다. 사실 그렇구나 하고 있다가 몇 년 전 휴먼 메이드 옷에 툭하면 적혀 있는 드라이 올즈가 무슨 뜻일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드라이 올즈의 뜻은 아직 모른다. 보통 그렇듯 별 거 있겠어... 가 생각이긴 한데 아무튼 드라이 굿즈. 드라이 굿즈라고 하면 건조 식품이 떠오르는 데 사실 용어의 유래는 영국의 직물 무역이라고 한다. 직물을 말하는 용어였다가 18세기 중반 외딴 지역에서 물품과 직물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사용했고, 이런 상점들은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상품을 판매했고 20세기 초 카탈로그 판매와 백화점이 등장하면서 쇠퇴하게 된다. 현재 이 용어의 용도는 영국과 미국이 약간 다르다. 영국에서는 건조 식품을 가리킨다. 미국에서는 섬.. 2024. 6. 30. 칼하트의 지퍼 풀러 칼하트의 옷이라면 왠지 옷에 따라 같은 규격 지퍼를 사용해 호환이 될 거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게 시대별 차이인지 뭔지는 모르겠다. 아래는 덕 퀼트 후드, 위 왼쪽은 레인 디펜더 써멀 후드, 위 오른쪽은 덕 써멀 후드다. 덕 퀼트는 현행 전 미국 제조, 레인 디펜더는 현행 멕시코 제조, 덕 써멀은 구형 미국 제조. 구형 미국은 실로 구형 같은 동그랗고 얇은 브라스다. 퀼트와 디펜더는 같은 사이즈인데 퀼트 쪽이 두껍고 뒷면에 줄을 그려놔서 잡을 때 밀리지 않도록 했다고는 하지만 어차피 브라스 음각이라 실제적 효용이 있는 건지는 의심이 된다. 가만 보면 후드 끈도 다 다름. 칼하트의 전형적인 이 커다란 지퍼 풀러는 장갑을 낀 손으로도 쉽게 잡을 수 있지만 너무 크고 넙적해서 부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2024. 6. 29. 더스터 코트, Dusters 더스터 코트는 먼지를 막는 가볍고 헐렁한 긴 코트를 말한다. 하지만 더스트 코트를 찾아보면 몇 가지 이야기들이 나온다. 일단 미국 기병대가 먼지를 막기 위해 입었던 밝은 색 캔버스나 리넨으로 만든 코트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1950년대 영국의 청소원이 모래 먼지를 막기 위해 입었던 코트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더스터 코트는 이름이 이미 먼지를 이야기하고 있고, 어디에 쓰는 옷일지 짐작이 가기 때문에 뭐든 가져다 붙이면 된다. 먼 옛날 모래 먼지를 막기 위해서 모포를 뒤집어 썼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따라했다면 그게 더스터 코트일 거다. 그러므로 더스터 코트의 역사는 이게 정설!이라고 말할 만한 건 없다. 서로 다른 옷을 같은 이름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몇 가지 역사를 근거로 재해석되는 더.. 2024. 6. 28. 지속가능한 패션은 지속이 가능한가 이 내용은 저번에 낸 책(링크)에 있는 이야기지만 요약판. 1. 지속가능한 패션은 패션이 만들어 내는 환경 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옷을 생태계 안으로 밀어넣어 보자는 시도다. 생산, 사용, 폐기의 사이클에서 폐기된 걸 생산으로 돌리는 방법으로 재활용, 재생산, 업사이클링 등의 방식이 있다. 2. 패션이 환경 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이 새 옷을 사지 않는 거다. 사실 이미 세상에 있는 옷만 가지고도 어케어케하면 최악으로 치닫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면 패션 산업의 지속 가능성이 사라진다. 패션 산업으로 먹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해 봐도 이건 좋은 답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션 산업은 재활용 섬유, 업사이클링 등의 방식으로 새 제품을 만들어 내는 길을 채택할 수 밖에 없다. 또한 .. 2024. 6. 27. 여름 셔츠 본격적인 여름이 왔다. 티셔츠와 반바지의 계절이다. 특히 힙합과 스트리트 패션, 고프코어와 캠핑코어 트렌드 등 편안함과 실용성을 강조한 패션이 주류를 점령해 가면서 티셔츠와 반바지, 스니커즈는 여름 패션의 핵심이 되었다. 덕분에 포멀 웨어, 비즈니스 웨어 계열의 버튼 셔츠와 슬랙스, 넥타이, 가죽 구두 등 점잖고 우아한 전통적 의류들은 자리를 잊어버린 듯 했다. 이건 단지 기분만이 아니다. 코로나 판데믹 기간은 이런 흐름을 가속화했는데 비대면 근무 등이 늘어나면서 정장 류를 입을 일도 줄어들었고 그런 결과 많은 남성복 브랜드들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사실 이런 흐름이 현대 패션의 주요 방향이기도 하다. 기존의 남성 패션이 보여주고자 했던 격식이나 품격 같은 형식성의 중요성이 줄어들었고.. 2024. 6. 26. 패션은 그렇게 엄정한 세계가 아니다 패션은 그다지 논리적으로 엄정한 세계가 아니다. 거의 모든 게 다 임시적이고 임의적이다. 예전의 기능성 옷들이 재미있는 건 약간 터무니없을 정도로 대충 떼우는 임기응변의 흔적이 눈에 또렷하게 보일 정도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젖는 게 문제다, 합성 섬유를 붙이자. 주머니가 모자란데, 빈 곳에다 붙이자. 엘보가 자꾸 해진다, 덧대자. 그래도 해지는데?, 더 두꺼운 천을 덧대자. 거의 이런 식이다. 서브컬쳐에서 많은 일상 의류, 기능성 의류를 가져다 쓴다. 모즈는 왜 피시테일을 입었나, 헬스 앤젤스의 바이커 컷은 어떤 과정을 거쳤나, 1920년대 뉴욕의 오버올스 클럽은 어쩌다가 오버올스를 입었나. 대부분 논리적 귀결로 도달한 게 아니다. 입던 옷, 주변에서 보이는 옷, 영화에서 본 옷이 가장 강력한 영향을 .. 2024. 6. 26. 패션쇼, 고양이, 디올 새 시즌 컬렉션이 나오면 가능한 동영상으로 보는 편이다. 사실 이번 시즌 무슨 옷을 냈나 보려면 사진이 훨씬 빠르고 간편하고 인식도 잘 된다. 하지만 패션쇼는 옷을 넘어서 있다. 음악과 리듬, 모델의 걸음 걸이와 속도, 배경 등이 함께 새 시즌 패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휙휙 지나가니까 옷은 잘 안 보일 지 몰라도 이들이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어렴풋이 느껴지는 게 있다. 또한 이번 퍼렐 윌리엄스의 웅장한 가스펠처럼 사진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다. 물론 현장에서 볼 수 있다면 이미지는 더욱 선명해진다. 특히 혼자 앉아서 동영상으로 15분에서 20분 보는 게 쉬운 일이 아닌데(꽤 지겨운 것들이 많다) 현장이라면 몰입감을 더 키울 수 있기도 하다. 물론 그런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영상으로 만.. 2024. 6. 21. 파리 올림픽, 쇼메와 루이 비통 2024년 파리 올림픽이 7월 26일 개막으로 한 달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유로 2024와 코파 아메리카 2024가 진행중인데 그거 끝나면 올림픽 시즌이 될 듯. 하지만 올해 우리나라는 구기 종목 예선 탈락 관계로 선수단 인원이 상당히 줄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외에도 최근 올림픽은 어떻게든 비용을 쥐어짜는 준비 + 여봐라 하는 성대한 개막식 + 지어진 경기장 뒤처리 문제 + 바가지 물가 등 이야기만 계속 나오는 경향이 있긴 하다. 아무튼 이번 올림픽 메달은 쇼메가 디자인했다. 사진 아래가 앞면으로 아크로폴리스와 에펠탑을 배경으로 한 승리의 여신 니케, 뒷면의 네모는 에펠탑 보수 공사 때 보존한 에펠탑 철판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에펠탑의 일부를 가질 수 있다. 메.. 2024. 6. 21.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30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