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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터 코트, Dusters

by macrostar 2024.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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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터 코트는 먼지를 막는 가볍고 헐렁한 긴 코트를 말한다. 하지만 더스트 코트를 찾아보면 몇 가지 이야기들이 나온다. 일단 미국 기병대가 먼지를 막기 위해 입었던 밝은 색 캔버스나 리넨으로 만든 코트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1950년대 영국의 청소원이 모래 먼지를 막기 위해 입었던 코트라는 이야기도 있다.

 

사실 더스터 코트는 이름이 이미 먼지를 이야기하고 있고, 어디에 쓰는 옷일지 짐작이 가기 때문에 뭐든 가져다 붙이면 된다. 먼 옛날 모래 먼지를 막기 위해서 모포를 뒤집어 썼고, 그걸 보고 사람들이 따라했다면 그게 더스터 코트일 거다. 그러므로 더스터 코트의 역사는 이게 정설!이라고 말할 만한 건 없다. 서로 다른 옷을 같은 이름으로 불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몇 가지 역사를 근거로 재해석되는 더스터 코트 들이 있고 다들 다른 기반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꽤나 다르게 생긴 옷을 서로 더스터 코트라고 부른다. 일반 대중이 입던 옷에서 이렇게 용어 혼돈이 찾아오는 경우들은 대단히 많다. 이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러므로 우연한 계기로 따지고 들어가다가 엉뚱한 옷들이 나온다고 혼란해 할 필요는 없다. 

 

일단 더스터스라고 하면 위에서 말한 미국 기병대다. 커다랗고 얇은 천으로 만든 덧옷이었는데 이게 잊혀졌다가 부활되는 계기는 스파게티 웨스턴, 세르지오 레오네의 영화다. 우선 석양의 무법자(1966),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 

 

 

감독과 코스튬 디자이너는 의상을 찾기 위해 캘리포니아 서부의 커다란 매장을 찾았는데 거기서 더스터 코트를 발견했다고 한다. 원래는 흰색이었는데 염색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 감독의 옛날 옛적 서부에서(1968),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이 영화에는 더스터스라는 대사도 나온다.

 

 

레오네 감독이 이 코트가 내는 독특한 분위기를 무척 좋아했다고 하는데 위 사진을 보면 그런 감성을 느껴볼 수 있다. 이 스타일리시한 모습은 패션 쪽에도 영향을 미쳐서 파리 등에서도 유행을 했다고 한다. 나중에 웨스턴 느낌이 물씬 나는 홍콩 영화에서 트렌치 코트를 입은 주인공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코트가 내는 감성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얇고 긴 길이의 코트라는 점에서 더스터 코트와 트렌치 코트는 거의 비슷하다. 발마칸 코트의 경우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고 혼용도 가능하다. 가벼운 비나 가벼운 먼지나 옷 입장에서 보면 아주 큰 차이는 없다. 우리의 경우 비 올 때 레인 코트만 입는 경우는 거의 없고 사실은 먼지 막이로 쓴다.

 

그럼에도 일단 차이를 보면 요새는 크고 길게 입는 경향이 있지만 트렌치 코트는 무릎 정도까지 길이가 일반적이다. 더스터 코트는 더 길다. 그리고 더스터 코트는 벨트 없는 싱글 코트로 A 형태로 넓어지는 게 많다. 또한 뒤 트임이 상당히 깊게 들어가는 데 말을 탈 때 입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특징은 나중에 마차, 바이크, 자동차 등을 탈 때도 편리한 점이 된다. 그리고 더스터 코트는 처음에는 캔버스, 리넨이 많았지만 나중에는 오일드 클로스, 왁시드 클로스 등이 많이 사용되었다.

 

 

던우드가 내놓았던 더스터 코트는 말보다 바이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 하나는 영국의 노동자용 코트다.

 

 

Yarmo의 더스터 코트. 이건 brisbane moss의 코튼 트윌로 만들었다. 이 모습은 엔지니어 코트, 아틀리에 코트 등의 워크웨어와 크게 다를 바는 없다. 워크 재킷은 원래 덧옷으로 나왔고 가장 초기에 나온 건 이런 커다란 코트였다. 위 웨스턴의 더스터 코트와 비슷하게 러기드한 느낌이 나고 어쨌든 코튼 싱글 코트, 리넨 싱글 코트라지만 상호 호환이 된다고 보긴 어렵다.

 

 

 

Nigel Cabourn의 더스터 코트. 2024년 제품인데 헴프로 만들었다. 아틀리에 코트와 비슷한 분위기다.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그라운드 더스터. 나온지 좀 된 옷이긴 한데 아무튼 먼지를 막아주는 걸 생각하고 만들었으니 더스터다.

 

아무튼 코트 이름에 더스터라는 말이 붙어 있다면 웨스턴과 영국 노동자, 먼지가 날리는 사막이나 공터, 이런 걸 떠올리면서 옷을 바라보면 되겠다. 그리고 찾아보니까 영국에서 겨울에 입는 그레이트 코트의 면 버전을 더스터 코트라고도 부른다. 이 역시 영국에서 말 탈 때도 입었으니까 카우보이의 더스터 코트와 연관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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