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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8

수동적 믹스 앤 매치, 콜라보 벌써 예전 일이지만 패스트 패션이 처음 옷 같은 대접을 받기 시작한 이후 사람들은 패스트 패션과 럭셔리, 요새는 빈티지, 중고 옷을 섞어서 '자신 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믹스 앤 매치에 대한 이야기가 꽤 나왔었다. 이 이례적인 현상은 이제는 일종이 표준적 착장 방식으로 자리를 잡았고 전혀 드문 일이 아니다. 믹스 앤 매치가 나온 이유는 세대 교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패션은 성별, 직위, TPO 등에 따라 어떤 경계가 있었고 브랜드들은 그 경계 안에서 자신 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왔다. 가끔 그 경계를 넘나드는 예외도 있지만 그건 패션이 어쨌든 생활복이고 그러므로 누구나 운동을 하고, 누구나 휴식을 하고 등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소니가 내놓는 트레이닝 셋업과 나이키의 트레이닝 셋업은.. 2022. 1. 10.
로에베 + 센과 치히로 콜라보 로에베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콜라보 컬렉션이 나온다. 영어 제목이 Spirited Away였군. 예전에 이웃집 토토로와의 콜라보가 나온 적이 있는 데 지브리랑 무슨 장기 계약 같은 걸 맺은 건가... 아무튼 토토로의 경우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약간 별로였다.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한 패션이라는 건 여전히 상도에 어긋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물론 그럼에도 이 시장은 매우 커지고 있는데 소득 불균형의 확대와 큰 관련이 있을 거다. 지금도 이 컬렉션에 대한 찜찜한 마음은 변함이 없는데 얼마 전 콜라보에 대한 글을 쓰면서 패션이 제공하는 노스탤직한 그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곰곰히 할 기회가 있었다. 이런 건 물론 막을 수 있는 종류의 일은 아니다. 그렇다면 발렌시아가 심슨은 어른.. 2022. 1. 5.
구찌의 Love Parade 2022 SS 구찌의 2022 SS, 100주년 기념 등등의 러브 퍼레이드가 헐리우드에서 있었다. 라이브로 해서 봤는데 곧바로 시작하지 않고 갤러리를 오래 비춰줘서 보다 말고 나중에 다시 봤음... 알레산드로 미켈레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싶긴 한데 아무튼 올해는 구찌의 100주년이고 또 하우스 오브 구찌가 공개되는 해이기도 하다. 왜인지 두 개를 함께 놓고 보고 싶은... 요새 구찌나 발렌시아가 등을 보면 스트리트 등에서의 파격적인 어프로치에 워낙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뭘 해도 약간 심심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서 + 동시에 저런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이번 이태원의 할로윈 인파 같은 데 묻혀 있어도 별 위화감 없이 있겠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다. 물론 지나치게 멋지긴 하지. 아무튼 6호선 기반의 생활인이라 매년 이 시기 지.. 2021. 11. 3.
패션 대 패션, 패션의 지루함 패션 vs. 패션이라는 책(링크)에서 패션이 재미가 없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는 패션은 결국 자기 만족의 영역이고 디자이너와 소비자라는 개인이 벌이는 여러가지 실험과 도전의 총합이었던 때가 있었지만 대기업 블록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구획되고 정제되어 가며 특유의 활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안타까움 정도고 현실이 이러이러하니까 다르게 생각해 보자는 의견이었다. 상업과 글로벌화, 저변의 확대 등의 상황에서 이런 미래는 피할 방법이 없다. 그냥 아이가 크면 어른이 되는 것과 똑같다. 힙합의 메인스트림화와 스트리트 패션이 패션의 흐름을 바꿔놓은 지금 시점에서 이 재미없음은 약간 다른 형태를 가지게 되었다. 예컨대 패션이란 기본적으로 계층적, 계급적 분리를 가지고 .. 2021. 10. 16.
패션의 정치성 하이스노비티에 프라다 인터뷰가 올라왔길래 읽어봤다(링크). 생판 모르는 내용은 없다지만 그래도 변화의 와중 속 최근의 행보는 특히 더 중요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 분은 정치학 전공으로 60년대 말에 밀라노에서 대학을 다녔다. 이탈리아 공산당(PCI) 당원이었고 70년대 초반 밀라노의 여성 인권 운동에 참여했다. 또한 5년간 피코토 극장에서 마임 트레이닝을 받았고 5년 정도 공연을 했다. 반정부 그룹의 리더로 투옥되거나 하는 정도로 참여한 건 아니라해도 하이 패션 브랜드의 디렉터의 이력으로는 분명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런 과거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한다. 뭐 누구든 인터뷰를 한다면 굳이 막지 않는 한 그 이야기를 꺼내긴 하겠지. PCI 시절이나 정치학도 시절에는 몰라도.. 2021. 10. 7.
겐조의 새 아티스틱 디렉터는 니고 겐조가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니고를 데려왔다. 겐조는 오프닝 세레모니가 맡은 이후 하이 패션에 스트리트 패션을 도입한 선봉장 역할을 했지만 그들이 나간 이후 약간 어영부영한 포지션을 점유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니고를 데려오는 건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곰곰이 생각해 보면 겐조는 다카다 겐조가 만들었고 일본 패션이 유럽으로 진출하는 데 기반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제 니고가 맡게 되는 건 넓은 의미에서 그런 걸 이어받는다고 볼 수도 있겠다. 게다가 스트리트 패션 분야라면 거의 원조 아저씨 같은 사람이라 대형 브랜드를 맡게 되었을 때 어떤 걸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의문점이라면 이 분이 컬렉션을 만들던 사람이 아니라서 과연 풀 컬렉션이라는 분야.. 2021. 9. 16.
Sacai + ACRONYM 콜라보 사카이와 아크로님의 콜라보가 나왔다. 사카이의 2022 SS 남성복 컬렉션과 2022 Pre Spring 여성복 컬렉션에 협업 제품이 나온 걸로 보아 말하자면 피처링 아크로님이다. 옷이 종류가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자세한 모습은 여기(링크)를 참고. 최근의 나이키, 장 폴 골티에를 비롯해 KAWS, 글로버올, 노스페이스, A.P.C 등등 근래 사카이의 협업 횡보는 상당히 전방위적이다. 요새 잘 나가는 브랜드들은 다 이런 식으로 협업을 통해 일상복, 기능성 아웃도어, 스포츠 위류, 포멀 웨어 등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패션이라는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든다. 조만간 나올 예정인 나이키 사카이 블레이저 로. 아무튼 사카이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 2021. 7. 27.
피비 필로가 LVMH를 통해 컴백한다 컴백이라고 하면 왠지 아이돌 용어 같군... 아무튼 2017년 말 셀린느를 떠난 이후(링크) 패션과 관련된 일을 딱히 하지 않던 피비 필로가 자기 브랜드 런칭을 알렸다. 물론 패션계에는 없지만 소문은 계속 있었고 기다리던 사람들도 많았다. "rooted in exceptional quality and desig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에서 옷과 액세서리를 내놓을 예정이다. LVMH라는 이름이 들어있긴 하지만 LVMH는 소수 지분 참여고 다수 지분은 본인이 가지고 있다. 왠지 알라이아나 다른 대형 디자이너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지 않을까 했었는데 인디펜던트 라벨 운영에 더 뜻이 있었나 보다. 피비 필로 시절의 셀린느와 겹치지 않고, 그러면서 본인의 미니멀한 색을 잘 드러내고, 동시에 변하고 있는 .. 2021. 7. 13.
발렌시아가의 오트쿠튀르 오트쿠튀르 시즌이다. 이번 시즌에 화제가 되는 컬렉션이라면 아마도 발렌시아가 정도가 아닐까 싶다. 뎀나 바잘리아의 최초 오트쿠튀르 컬렉션이고 발렌시아가로서도 오래간 만의 오트쿠튀르다. 뎀나니까 오트쿠튀르에 스트리트 풍의 무언가가 포함되어 새로운 판을 만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고 남성복, 여성복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오트쿠튀르 입장에서 보자면 꽤 달라지고 있구나 싶지만 뎀나의 패션으로 보자면 그렇게 까지 깜짝 놀랄 만한 건 아니었지 않나 싶다. 뎀나 특유의 패션이 보다 더 화려하고 진중해진 정도. 다만 이번 오트쿠튀르를 쭉 보고 있는 데 디올이나 샤넬 모두 이 정도면 오트쿠튀르라 해도 꼭 거리에 입고 다녀도 너무 무리한다 싶진 않겠다 정도의 옷이 꽤 많았다. 물론 가격과 구입 방식, 차후 관리 등은.. 2021.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