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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698

제냐 XXX의 2022 서머 얼마 전에도 제냐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이번에도 제냐 XXX 이야기. 이번에도 상당히 재미있다. 아주 천천히 남성복 분야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한 모습이 좋다. 즉 고급 패션은 현재 스트리트 패션과 레트로 패션 사이에서 미래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그게 결정되는 건 아마도 현 문제의 해결 그리고 신소재의 등장 정도가 될 거 같다. 후드와 코치 자켓이 포멀 웨어를 대체하진 못할 거고 지금의 소재, 재활용 가지고 지속 가능한 패션 세상을 만들지도 못할거다. 그러므로 신소재와 새로운 패션 미감을 만들어 낼 디자이너의 출현을 기다린다. 앞 부분이야 과학자가 해결해 주겠지만 뒷 부분은 사실 장담하기는 어렵다. 과거를 돌아보면 샤넬, 디올, 마르지엘라, 헬무트 랑 등등 흐름을 바꾼 사람들이 있.. 2021. 6. 22.
발렌시아가와 구찌 발렌시아가와 구찌가 서로서로 상대의 로고를 이용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2015년에 지방시가 도나텔라 베르사체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을 때(링크)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을 했는데 다양한 형태의 협업은 이제 흔한 일이 되어있다. 그럼에도 서로 비슷한 파이을 놓고 경쟁하는 관계라고 생각되는 고급 디자이너 브랜드 간의 협업은 여전히 흥미로운 데가 있다. 왜, 무엇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하는가 등등이 언제나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문은 최근 몇 년 꽤 다른 방향을 가지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다른 시장에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루이 비통 - 슈프림 NY, 사카이 - 나이키, 준야 와타나베 - 칼하트 등등이 이젠 사실 어느 정도 비슷한 시장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고급 옷을 사는 사람,.. 2021. 6. 7.
날아다니는 패션쇼, 생 로랑 2021 FW 코로나 시대가 찾아오면서 패션쇼가 보다 더 영상의 형태가 되었고 유튜브는 중계가 아니라 완성본이 되었다. 이 말은 캣워크라는 형태의 제한을 완전히 벗어나 버린다는 거고 그걸 활용하는 디자이너들도 꽤 있다. 그러는 사이에 약간 재미있는 건 기존 문법과의 충돌이다. 예를 들어 이번 생 로랑의 2021 FW 패션쇼는 정말 광활한 곳에서 찍었다. 안토니 바카렐로는 이번 쇼에 대해 "It’s the idea of a girl in a landscape where she doesn’t belong."이라고 말했다. 확실히 광활한 자연 속에서 저런 데에 전혀 있을 거 같지 않는 옷을 입고 공허한 시선의 무표정이다. 그리고 일렬로 걷는다. 드론에 실린 카메라는 (사실 약간 이상하게) 날아다닌다. 물론 이 패션쇼는 기능.. 2021. 5. 3.
구찌 + 발렌시아가가 정말로 나왔다 며칠 전부터 갑자기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구찌 패션쇼에 정말로 발렌시아가가 등장했다. 예전에 발렌티노 - 언더커버 사이에 이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링크) 차이 중 + 측면은 그보다 더 브랜드 파워가 세지 않나 라는 점, - 측면은 같은 Kering 브랜드라는 점. 약간 더 스케일 큰 프로젝트로 몽클레르의 지니어스 시리즈 같은 걸 생각할 수 있는데 그쪽은 다운 / 스키 / 스포츠라는 몽클레르 특유의 아이덴티티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같은 업종 1:1 콜라보와는 약간 느낌이 다르다. 지니어스는 일종의 플랫폼이라는 점에 더욱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이상 다들 정말 나오나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을 거 같다. 전반적으로 구찌는 알레산드로의 구찌 패션을 보여줬고 거기에 뎀나의 발렌시아.. 2021. 4. 16.
언더커버의 2021 FW, Creep Very 언더커버의 이번 패션위크를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에반게리온과의 협업이다. 상업적 목적은 신발 쪽에 깊숙히 가 있는 게 아닌가 싶지만 그래도 저렇게 불까지 들어오면 우왕, 뭐하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뭐 이런 류의 농담 비슷한 패션은 에반게리온 쪽도 그렇고 서로 구태의연한 측면이 있다. 으례 하던 것, 재미 있다지만 재미 없는 것... 시간이 너무 흘러 버렸기 때문이고 반복도 너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제목도 그렇다. 아무튼 '크리에이티브'한 코스프레 의상이라는 건 그쪽 오타쿠 입장에서 보자면 수고를 좀 덜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재능있는 쪽에서 먼저 잘 해놨으니까. 타카하시 준은 이번 패션쇼를 통해 최근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는 불안과 염려, 그 앞에 놓여 있는 희망, 사회의 .. 2021. 3. 21.
패션, 이해 혹은 공존 예전에 일상복 탐구라는 책에서(링크) 우리는 바로 옆 사람의 착장도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할 필요도 없는 남의 일이다. 이 말을 조금 더 확장하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를 하려고 하는 넓고 깊은 마음씨 같은 게 아니라 뭔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범죄나 악행이 아닌 이상 같이 사는 방법, 요령을 아는 일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른 사람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다. 전혀 다른 사고 체계와 이해 체계가 만들어 낸 우연의 일치를 보고 혹시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많은 오해를 만든다. 사실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한 책을 얼마 전에 마쳤고,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엄청나게 멀어서, 올해 안에나 나오면 다행인 그런 일이 있다는 걸 살짝 전하며... 물론 이해를 할 .. 2021. 3. 3.
H&M과 시몬 로샤의 협업, 3월 11일 두 달 전 쯤 이야기하던 H&M과 시몬 로샤의 협업 컬렉션(링크)이 이제 열흘 정도 앞으로 다가왔다. 컬렉션과 가격 등등이 다 공개되었다. 이런 곳(링크)을 참고하시고. 디자이너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협업이라고 하면 티셔츠에 이름 적어 넣는 정도였다가 랑방, 지암바티스타 발리 등등을 거치며 드레스 같은 게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지도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났다. 이런 부분을 보면 과연 고급 브랜드의 드레스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생각해 보게 되는 데 물론 드레스가 그저 생김새만 말하는 게 아닐거다. 예컨대 디자이너의 유니크한 개성과 함께 소재와 촉감, 만듦새 등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개입되어 있다. 그런 것들이 가격을 비싸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패스트 패션과의 협업은 가격의 한계가 분명하고 그러므.. 2021. 3. 2.
환절기의 추위 그리고 더 현대 서울 환절기가 찾아왔다. 극히 건조하고, 일교차는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어딘가를 왔다갔다 하고, 찬 바람이 분다. 이런 추위를 상당히 힘들어 하는 편인데 무턱대고 두껍게 입기도 그렇고(낮에는 덥다), 그렇다고 봄처럼 입기에도 그렇기 때문이다(밤에는 춥다). 또한 밤 추위의 약간 서늘하고 몸살 기운이 있을 때 같은 느낌도 버티기 힘들다. 사람마다 약간씩 달라서 요즘의 기운 정도면 아예 냉기가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거 같긴 한데 나 같은 경우 아무튼 이럴 때 가장 중요한 건 바람을 막는 것 그리고 목을 보호하는 것. 코튼 아우터를 입겠다고 해도 솜 들어간 휴대용 베스트라도 하나 가지고 다니면 큰 도움이 되긴 한다. 방에서 찍었는데 다 흔들렸네 ㅜㅜ 요지는 목에 찬 바람이 닿으면 안된다는 것. 그렇지만 .. 2021. 2. 28.
프라다의 FW21, 라프 시몬스 프라다의 FW21 여성복 패션쇼가 2월 25일에 있었다. 이건 1월 17일에 있었던 남성복 FW21과 함께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일단 장소가 거의 같다. 물론 남성복에 나왔던 빨간 방은 없고, 여성복에는 마블 대리석 바닥이 더 있는 것 등 약간의 디테일 차이는 있다. 렘콜하스가 어떤 강조점을 가지고 이런 다름을 설계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건 형식의 문제일 수도 있다. 즉 맨 처음 이 쇼를 봤을 때 든 생각은 남성복 여성복을 왜 따로 한 거지라는 거였다. 하지만 이 순서는 정해져 있는 거일 수도 있고 그런 형식이 변화를 만들어 냈을 수도 있다. 순서 역시 마찬가지다. 쇼를 보면 알 수 있듯 먼저 했던 남성복이 여성복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복이 먼저였다면 어떻게 보였을까 그런 문제를 .. 2021. 2.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