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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343

오래된 옷의 패션화 저번 주 칼럼에서는 옷을 오래도록 입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부디 많이들 읽어주세요(링크). 사실 여기서 파편적으로 많이 했던 이야기들을 합친 이야기다. 좀 방대한 이야기를 짧게 담으려고 하니까 역시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는데 약간 보충을 하자면 옷을 오래 입는 건 기본적으로 절약의 습관이다. 그리고 그걸 패션화 하려는 소비자 혹은 생산자의 시도들이 있는데 그것들을 모았다. 예컨대 바버나 벨스타프의 빈티지 캐주얼은 예전에는 그냥 그렇게 입는 옷이었는데 이제는 패션으로 소비된다. 또한 파타고니아의 원 웨어(Worn Wear) 캠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타고니아의 원 웨어 캠페인과 영국 찰스 왕세자의 바버 재킷. 하지만 이게 패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느냐라는 문제가 있다. 세간의 인식이 저걸 절약으.. 2017. 5. 28.
찢어진 청바지의 장르 구분 이런 분류가 사실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닌데... 시대별로 약간은 생각해 볼 점이 있으니까 적어본다. RAW, RIGID의 무가공의 새파란 인디고 컬러가 아닌 청바지 제품들에는 여러가지 이름이 붙어 있는데 살짝 생각해 봐도 cut, damaged, ripped, distressed, dirty, mud 등등이다. 탈색의 방식에 따라 snow, sand, stone 워시 등등이 붙어 있기도 하다. 구체적으로 구분하는 회사는 거의 없지만 예컨데 sand damaged mud jean 같은 게 있을 수 있다. 모래에 상처가 나고 진흙이 묻어 있는 청바지다. 여기에서는 이 모든 걸 합친 말을 할 때는 그냥 찢어진 청바지라고 하겠다.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찢어진 청바지의 시대를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 2017. 5. 22.
청바지의 파란색이 방울뱀을 쫓기 위해서라는 이야기 청바지가 왜 파란 색인가에 대해서 예전부터 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인디고에 들어있는 독성이 방울뱀을 쫓아내는 효과가 있어서 그걸 사용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 합성 인디고는 그런 독성이 없고 천연 인디고에는 그런 성분이 있어서 옛날 청바지에만 그런 효과가 있다는 거다. 1800년대 말 제조 청바지. 설마 저렇게 놓여있는 모습 채로 발견되었기야 하겠냐만... 합성 인디고는 1897년부터 BASF에서 본격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1913년 즈음에는 이미 거의 모든 현장에서 합성 인디고로 대체가 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인디고는 인도에서 수입하고 있었는데 합성 인디고의 등장 이후로 그쪽 농가는 거의 도산했다고 한다. 리바이스는 1880년 정도부터 본래 사용하던 캔버스에서 데님으로 바꿔 바지를 .. 2017. 5. 20.
리바이스 501 패치의 폰트 리바이스 501 허리 뒤에는 가죽(혹은 카드 보드 종이) 패치가 있다. 뭐 하도 오랫동안 봤던 거라서 별 감각이 없겠지만 여튼 그 패치는 청바지가 워크웨어, 공장 부품이었다는 흔적 중 하나다. 그렇기 때문에 로트 번호가 붙어 있고 W, L 사이즈로 규격화가 되어 있다. 로스가 나면 Lot 501, W30, L32 등등으로 규격화된 제품을 다시 불러 채울 수 있다. 하지만 옷이라, 게다가 데님이라 나사나 못 등등 금속 부품 만큼 규격이 맞지가 않는 문제가 있는데... 로트 501은 시대별로 모양, 사용된 실과 원단 등이 조금씩 바뀌었는데 패치도 바뀌었다. 크게는 가죽에서 카드 보드 종이로 바뀌었고, 내용도 바뀌었고, 글자체도 바뀌었다. 사실 요새는 LVC를 위시로 해서 온갖 시대 제품의 복각에 온갖 시대 .. 2017. 5. 19.
에비수의 장난치는 방식 예전에 에비수가 평가절하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링크) 오늘도 에비수 이야기. 알다시피 에비수는 갈매기 무늬 페인트로 유명하다. 레플리카 역사의 초기에 에비수에서 리바이스 501 복각을 만들었는데 지금 와서야 복각이니 뭐니 하지만 당시 상황을 생각해 보면 그냥 복제본이었다. 그래서 레드 탭이니 백 포켓의 스티치니 다 리바이스와 똑같은 모습으로 만들었었는데 나중에 리바이스와의 소송 등을 거치고 나서 레드 탭은 사라진 브랜드들도 많고 백 포켓의 스티치도 다양한 형태를 쓰고 있다. 어쨌든 에비수 페인트 이야기는 유명한데 초기에 복각판을 만든 다음 반은 기존처럼 스티치를 넣고 반은 재미로 페인팅을 했는데 페인팅이 압도적으로 인기가 높아서 그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다. 잘 지워지지도 않는 저놈의 페인트.. 2017. 5. 18.
페이딩의 실패 판단 사실 페이딩이라는 말보다는 개인화라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의 용어를 사용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검색(유입자 수로 먹고 사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유입자 수로 여기를 유지하고 있으니까)의 문제 때문에 페이딩, 데미지드(Ripped라고들 한다) 같은 일반적인 용어를 쓰게 된다. 개인화는 말 그대로 옷이 자기가 입어서 노화해 가는 걸 즐기는 방식이다. 아무래도 데님, 가죽, 코튼 같은 티가 많이 나는 소재가 인기가 많고 철, 구리 등 역시 티가 많이 나는 부자재들이 인기가 많다. 눈에 잘 보이고 노화를 보며 유추를 해낼 수 있는 게 개인화라는 이름에도 딱 맞기 때문이다. 물론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테르, 울 등도 상관은 없다. 데님과 코튼은 페이딩이 생기고 버튼 플라이나 리벳은 녹이나 부식 등 경년 변화가 생.. 2017. 5. 10.
랭글러의 카우보이 청바지 13mwz 리바이스의 501, 리의 101 이야기는 나름 꽤 했는데 랭글러 이야기는 거의 한 적이 없는 거 같아서 오늘은 랭글러 이야기를 잠시 해본다. 미국 데님의 3대 계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고 이야기 거리가 또한 많은 브랜드이긴 한데 리바이스가 치고 나가는 동안 리나 랭글러는 여전히 대중 청바지로 머무르고 있는 경향이 강해서 그렇게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지는 않은 분위기가 있다. 1985년에 VF 코퍼레이션이 랭글러를 인수하면서 리와 노스페이스와 같은 계열의 회사가 되었는데 이 회사가 청바지 계의 두 거물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프리미엄 데님에 아직 큰 관심이 없다. 종종 오리지널 컷의 셀비지 버전 같은 걸 내놓기는 한다. 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고 그런 만큼 랭글러에서도 간판 제품들이 있.. 2017. 5. 8.
워싱 진의 재현율, 그럴 듯함 vs 그럴 듯하지 않음 여기서는 페이드 데님 뭐 이런 말을 계속 썼는데 오늘은 왠지 워싱 진. 페이드는 입다보니 낡아서 저런 무늬가 나왔다는 느낌이 좀 있고 워싱 진은 입으면서 빨다보니 저런 무늬가 나왔다는 느낌이 좀 있어서 약간 다르긴 한데 어차피 멋대로 쓰는 말이다... 데미지드 진, 보로 진 등등 여러가지 말도 있는데 여튼 로 데님 상태에서 어디론가 흘러간 이후의 모습을 형상화, 상품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 하에 놓여있다. 올해 데미지드 진을 굉장히 여러 브랜드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로 데님의 그 새파란 무거움이 좀 지겹기도 하고, 날이 더워지면 밝은 게 아무래도 좋고 등등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번 달에 한국일보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출근해도 괜찮을까에 대한 기사가 실린 적 있는데 겸사겸사 그것도 참조(링.. 2017. 5. 4.
모모타로에서 셀비지 데님 스커트를 내놨다 모모타로에서 셀비지 데님 스커트를 내놨다. 출진(슈추진) 라벨 계열로 나왔고 그 특징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즉 짐바브웨산 코튼으로 만든 15.7온스 셀비지 데님, 복숭아 무늬 리벳, 가죽 패치, 핑크 스티치와 핑크 셀비지 등이다. 허리 사이즈는 S(66cm), M(71cm) 두가지 밖에 안 나왔고 전체 길이가 66cm 정도로 살짝 긴 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밑단 끝이 체인 스티치로 마무리되어 있으니까 좀 짧은 걸 원한다면 수선에는 문제가 없을 거 같다. 물론 체인 스티치가 있으면 특유의 페이딩이 생겨나므로 그걸 감안하면 전문점에 가야 한다. 여튼 설명에도 무릎을 숨기는 정도의 길이라고 나와있다. 원워시로 판매되기 때문에 사이즈는 신경을 덜 써도 되는데 두꺼워서 진행이 더디긴 하지만 입다.. 2017.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