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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니히토 글 내용하곤 약간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면, 얼마 전 멧 갈라가 있었는데 중국 전시에 맞춰서 중국풍의 옷을 입고 나왔다. 물론 어디까지나 '풍'이었고 덕분에 아주 괴상한 옷들을 잔뜩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오리엔탈리즘으로 점철된 패션 행사는 아마도 10여년 전만 해도 각종 비난에 직면해 할 수 없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반사적으로 피씨함이 작동하는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든 가볍게 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텐데 여튼 세상은 그 사이 꽤나 바뀌어 가고 있고 이전 포스팅에서 말했듯 페미니즘, 부랑자가 손쉽고 가볍게 리브랜딩 되어 캣워크에 오른다. 어떻게 보면 겁이 없어졌고, 용인의 폭이 넓어졌고(이건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이러나 저러나 옷 가지고는 한 번 웃으면 된 거 아닌가(케 세라 세라) 하는 정서도.. 2015. 5. 12.
코코 샤넬과 헐리우드 영화 코코 샤넬은 1930년대에 세 편의 영화 의상 제작에 참여했다. 우선은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리의 오트쿠튀르 - 미국 헐리우드 영화와의 연계는 꽤 성공적이지만 시간의 텀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즉 헐리우드에서 큰 자본을 들여 영화를 제작해 개봉해 놓고 나서 보면 이미 새로운 유행이 등장해 옛날 스타일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헐리우드 영화가 만들어내는 상업적 가치는 꽤 대단한 상태였다. 예를 들어 MGM의 1932년 영화 의 여주인공 존 크로포트가 입은 러플이 달린 흰색 이브닝 드레스 같은 건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옷은 MGM 소속 의상 디자이너 아드리안이 디자인했는데 당시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수십만 벌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레타 가르보가 1930년대 모자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 2015. 5. 4.
영향, 관계 세일러 문이 오트쿠튀르에서 많은 옷을 가져왔다는 이야기는 꽤 유명하다. 특히 1992 SS 컬렉션에서 꽤 많이 발견할 수 있는데(연재가 91년 12월부터니까 당시 최신 컬렉션을 참조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뭐 여기엔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건 이 포스팅의 주제가 아니니까. 예컨대 1992 SS 샤넬. 오른쪽은 플루토. 어쨌든 1992년 SS 디오르 이야기를 해보자면 당시 디자이너는 지안 프랑코 페레. 컬렉션 중 팔라디오 드레스라는 게 있는데 아테네 건축물 기둥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꽤 신화적인 모습의 드레스다. 이것은 기둥. 위 그림은 위키피디아 클래시컬 오더 항목(링크). 저 기둥에서 이런 드레스가 나왔다. 모티브와 결과 사이의 관계가 거의 가감없이 일대일이다. 하늘하늘한 플리츠는 .. 2015. 4. 28.
전시, 혼자 사는 법, 커먼센터 영등포 커먼센터에서 혼자 사는 법(A Loner's Guide)라는 전시가 진행중이군요. 4월 17일부터 5월 25일까지. 입장료 3,000원. 5월 20일 이후 몇 가지 강연과 워크샵이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전시 개요 및 워크샵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커먼센터 홈페이지(링크)를 참조. 2015. 4. 17.
어 스타일 포 유 어 스타일 포 유라는 방송이 시작되었다. 간만에 지상파에서 보는 패션 전문 방송이다. 게다가 공영 방송 KBS다. 위 사진은 어 스타일 포 유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사실 방송과 패션은 궁합이 별로 좋지가 않다. 각잡고 진지한 이야기를 하기도 그렇고, 깊게 들어가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트렌드에 대해 다루기도 그렇다. 어쩔 수 없이 광고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책 같은 것들도 방송에서 다뤄지고 -> 뜻밖의 히트(대량 소비) 같은 일이 벌어지긴 하지만 모두의 인식이 그렇듯 책과 옷은 다르다. 그리고 사실 대중이 패션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아주 잠깐 그런 시기가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일부고, 그게 계속 유지되는 사람은 더더욱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뉴스와 방송에서 패션은 실용 혹은 장인.. 2015. 4. 6.
잡념, SFW 다른 곳에 살짝 끄적거린 건데 일단 여기에도 옮겨 놓는다. 파노라마로 사진을 한 번... 서울패션위크를 몇 개 봤다. 이 패션위크는 나름 재미있지만 여전히 여러가지 불만이 있다. 단상이므로 여기에 일단 적어놓는다. 우선 쇼의 언론, 그러니까 여기서는 웹사이트다, 업데이트가 너무 느리다. 2015년! 21세기인데! 물론 파리와 밀라노의 패션쇼가 금방 업데이트되는 건 그것이 세계적으로 인기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말하자면 민간 기업들이 다들 큰 비용을 들여가며 매우 신속히 업데이트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그렇게까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끄는 것도 아니고, 영향력도 부족하기 때문에 민간 기업들이 그런 투자를 하진 않는다. 하지만 사실 요즘같은 시대에 누구나 맘만 먹으면 뭐 거의 실시간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음 날에는 .. 2015. 3. 25.
그러고 보니 방문자 백만... 그러고 보니 방문자 백만이군요. 2007년에 처음 만들어놨다가 2010년 부터 재활용이라는 제목의 포스팅(링크)으로 이곳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는데(이글루스랑 한동안 겹쳐 있었지만) 비인기 패션 블로그답게 5년 만에 이윽고 방문자 백만명이 되었습니다. 요새는 블로그 찾아오시는 분들도 많이 줄어들었지만(포스팅을 이렇게 안 올리니 당연하겠지만) 이렇게 진득하게 한 곳에 있던 적이 없어서 약간 기쁜 마음에... 여튼 감사합니다. 지난 5년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면 있었고, 또 정말 하릴없이 살았다면 살고 있는데 어쨌든 앞으로 어디로 이사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패션붑 닷컴이라는 이름은 당분간은 계속 붙어 있을테고 또 포스팅도 더 많이 올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이벤트라도 해볼까 했습.. 2015. 3. 2.
텀블러 잡답 오른쪽 사이드바에 링크가 있긴 한데 너무 사람들이 안 오기 때문에 약간의 광고를 겸해서. 말 그대로 여기 올리기에 좀 그런(짧거나, 짧거나..) 포스팅을 주로 올리고 있다. 올해 들어 트위터 사용량이 약간 줄어들면서 텀블러에 잡담 올리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잡담 총량 보존의 법칙이랄까... 여튼 최근 떠든 이야기를 잠깐 모아보면 : 걸그룹의 패션 화보에 대한 이야기(링크)크리스토퍼 케인의 이번 패션쇼(링크)Waist Cincher(링크)노르웨이 패션 블로거의 스웨트샵 이야기(링크)그리고 레인보우(링크)포미닛(링크) 잡담도 조금. 여기에 올릴만한 패션 이야기는 이렇게 드문드문 옮기고 있으니 굳이 저런 곳을 찾아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약간 늦었지만 2015년이 찾아온데 이어 양의 해가 찾아왔습니다.. 2015. 2. 24.
1914년부터 1917년 1914년은 독일이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한 해이고 1917년은 미국이 참전을 선언한 해이다. 이 3년의 간극 사이에 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일단 파리의 오트쿠튀르 컬렉션은 계속 진행되었지만 남성 쿠튀르에들이 차곡차곡 참전을 위해 떠났다. 파리 컬렉션은 유지 정도가 최선이지 새로운 무엇을 펼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1910에서 1914년의 유행을 반복하는 정도에 그쳤고, 전쟁이 계속되면서 점차 군복과 실용적인 패션이 컬렉션 안에서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1910년 이전 마나님들의 삶이었던 하루에 4번 이상 옷을 갈아입는 세상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건 명백해져갔다. 미국에서는 보그의 에드나 울먼 체이스 편집장이 주도적으로 전쟁 기간 중 파리의 오트쿠튀르 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2015.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