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코 샤넬과 헐리우드 영화

by macrostar 2015. 5. 4.
반응형

코코 샤넬은 1930년대에 세 편의 영화 의상 제작에 참여했다. 우선은 그 당시의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파리의 오트쿠튀르 - 미국 헐리우드 영화와의 연계는 꽤 성공적이지만 시간의 텀이라는 문제가 있었다. 즉 헐리우드에서 큰 자본을 들여 영화를 제작해 개봉해 놓고 나서 보면 이미 새로운 유행이 등장해 옛날 스타일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헐리우드 영화가 만들어내는 상업적 가치는 꽤 대단한 상태였다. 예를 들어 MGM의 1932년 영화 <레티 린턴>의 여주인공 존 크로포트가 입은 러플이 달린 흰색 이브닝 드레스 같은 건 꽤 인기를 끌었다. 이 옷은 MGM 소속 의상 디자이너 아드리안이 디자인했는데 당시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수십만 벌이 판매되었다고 한다. 그레타 가르보가 1930년대 모자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도 마찬가지다.



레티 린턴 드레스.


이런 상황에서 MGM의 사무엘 골드윈은 위험을 감수하느니 파리의 디자이너를 직접 의상 제작에 참여 시키자는 생각으로 코코 샤넬에게 제안을 한다. 백만불 단위의 계약이 이렇게 해서 성사되고 결국 세 편의 영화가 만들어진다. 


또 하나. 당시 의상 디자이너가 만드는 옷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여성 옷이 주류였고, 남자 쪽은 자기가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샤넬이 참여한 영화에서도 샤넬이 뭘 만들었는지 궁금하다면 보통은 여주인공 옷만 보면 된다. 여튼 크레딧에 코코 샤넬의 이름이 올라간 세 편의 영화가 있다



1) Tonight or Never, 1931. 글로리아 스윗슨 주연.






2) Palmy Days, 1932. 샬럿 그린우드 주연.





3) The Greeks Had a Word for Them, 1932. 이나 클레어 주연.





이렇게 세 편이다. 당시 헐리우드 영화 의상의 특징을 알아둘 필요가 있는데 아무래도 전신 풀샷과 더불어 얼굴 클로즈업이 많았고 그렇기 때문에 의상의 포인트도 얼굴 근처에 배치하는 경향이 있었다. 위에서 말한 존 크로포드의 레티 린튼 드레스도 찾아보면 목과 어깨의 러플이 유난히 강조되어 있다. 


하지만 샤넬의 옷은 꽤 절제되어 있었고, 결국 그렇게까지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실패 이후 코코 샤넬은 헐리우드를 싫어하게 되었다. 뉴요커에서는 샤넬이 헐리우드를 떠난 이유에 대해 "they told her her dresses weren't sensational enough. She made a lady look like a lady. Hollywood wants a lady to look like two ladies."라고 설명했다. 코코 샤넬도 헐리우드가 어린애 같고 취향이 저속하다고 비난했다.


이후 프랑스에서도 몇 편의 영화 의상 제작에 참여하는데 대표적으로 장 르느와르의 1939년작 게임의 규칙(La Regle Du Jeu, The Rules of Game)이 있다. 이 영화는 재미있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보는 것도(소개 링크).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