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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면 됐다 싶은 옷 살다보면 이거면 됐다 싶은 옷들이 있다. 버튼 셔츠와 치노는 유니클로, 청바지는 리바이스, 에어컨 때문에 입는 라이트 재킷과 소프트쉘은 노스페이스 등등. 여러 시행착오와 비용의 낭비, 실험 끝에 얻은 결론이다. 말은 이거면 됐다 이지만 그간 많은 쓰레기, 어딘가 용도에 맞지 않은 옷을 꾹 참고 입은 덕분에 도달한 곳이다. 물론 이런 건 잠정적이다. 모든 옷을 테스트 해볼 수는 없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한도 안에서 옷 생활을 전재해 나갈 수 밖에 없다. 예전에 배웠던 허버트 사이먼의 제한적 합리성이 생각나는군... 그런 옷 중에 하나가 포인터 브랜드의 초어 재킷이다. 봄, 가을에 스포티한 잠바를 입기는 싫을 때, 매일 입는 옷에서 아주 약간의 엄격한 전투 모드의 유니폼 느낌을 내고 싶을 때 입는 옷이다... 2019. 9. 28.
드리스 반 노튼과 크리스찬 라크르와 이번 시즌에도 의외의 협업이 등장했다. 몽클레르 지니어스(링크), 언더커버 + 발렌티노(링크)와 다른 포인트라면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오래간 만의 컴백 무대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상당히 다른 패션 세계를 가지고 있는 둘이 함께 뭔가를 했다는 것. 90년대 초 쯤을 생각해 보면 이 둘이 뭔가 함께 하는 정도를 넘어서 함께 시즌 패션쇼를 만든다는 건 상상의 범위 안에 있지도 않았을 거 같다. 약간 재밌는 건 이런 콜라보의 배경에 대해 "재미를 위해서, 드레스 업의 즐거움"이라고 밝혔다는 점. 더 재미있는 건 이 두 디자이너의 세계가 물과 기름처럼 그저 함께 있다는 것. 그렇지만 이런 함께 있음이 다른 패션쇼에서는 나올 수 없는 새로운 파장을 만나도록 해준다. 옷은 옷대로 쇼는 쇼대로 볼 게 있다는 점이 좋다... 2019. 9. 27.
구찌 2020 SS의 Straitjacket 제목의 스트레이트자켓은 강압복, 구속복이라고 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구속복(정신 이상자와 같이 폭력적인 사람의 행동을 제압하기 위해 입히는 것)", "강압복(強壓服)은 자기자신이나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위험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특수한 옷이다. 다양한 용도를 지니고 있어 초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사람을 고문하는 도구로 쓰이기도 하였으며, 마술 등에서는 강압복을 벗고 탈출하는 묘기가 자주 등장한다." 이런 식으로 나와있다. 이번 구찌 패션쇼는 두 가지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패션쇼장에는 4줄의 무빙워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처음에 불이 딱 들어오면 모델들이 구속복 비슷한 하얀색 옷을 입고 가만히 서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무빙워크라 물론 움직이니까 그렇게 줄줄줄 지나간다. 그러.. 2019. 9. 25.
디올 2020 SS의 숲 이번 디올 2020 SS 패션쇼의 캣워크는 숲, 정글, 가든으로 꾸려졌다. 이런 저런 나무들 사이에 난 길을 따라 모델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 위 사진은 여기(링크), Vogue에서. 동선이 좀 복잡했기 때문인지 중간에 길을 살짝 혼동했던 모델이 한 분 보였고(더 있었을 거 같다), 부딪칠 뻔해서 속도 조절을 한 모델도 있었는데 모두가 똑같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약간 기계적인 느낌도 있었다. 물론 모든 패션쇼는 거의 똑같은 템포로 걷지만 약간 정도는 어긋나도 크게 뒤틀리는 부분은 없는데 요새는 동선이 복잡한 패션쇼가 많아서 아주 일정해야 매끄럽게 떨어진다. 숲이 등장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라고 하는데 우선 지속 가능한 패션의 측면. 지구는 소중하고 더욱 소중해지고 있는데 그런 바람과는 다르게.. 2019. 9. 25.
예상하지 못했던 셔츠의 주름 슬슬 여름 시즌이 끝나가고 있다. 샴브레이, 헴프 같은 것들을 하나 둘 씩 세탁하고, 관찰하고, 집어 넣기 시작했다. 이런 정도 날씨 - 낮에 더움, 밤에 쌀쌀 - 갈 거기 때문에 아직 필요하긴 하다. 겨울용 헴프 의류 같은 것도 있던 데 입어보진 않았지만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세상에는 분명 그런 겨울도 있겠지. 여기는 아니다. 주머니 바로 아래 접히는 주름이 생기고 있다. 사이즈 때문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지만 사실 사이즈랑 주머니가 관계가 있을까 싶다. 이 반소매 셔츠는 반 사이즈 정도 큰 기분인데 아무리 샴브레이여도 여름에 몸에 지나치게 맞는 셔츠는 무리다. 이게 낫다고 생각한다. 다림질은 거의 하지 않는데 가끔 스팀 다리미로 펴준다. 계속 세탁하고 입고 하면 이렇게 작았나? 싶어지고 다림질로 펴.. 2019. 9. 18.
지속 가능한 패션의 미래 지금 제일 중요한 이슈는 패션의 지속 가능성이다. 이걸 무시하거나 어떻게 되겠지 하고 바라만 보고 있는 브랜드들, 소비자들, 그외에 이런저런 관련업들은 앞으로 설 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은 이런 걸 기반으로 한 패션 - 섬유, 부자재, 옷의 형태, 옷을 입는 방식 - 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예컨대 자동차가 전기, 수소, 무인 등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근본적인 부분을 다시 검토하기 시작한 것과 마찬가지다. 문제는 익숙함인데 그런 지지부진함은 유행을 통해 넘어설 수 있기 마련이다. 지난 달에 프랑스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이 열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을 비롯한 복잡한 정치적 현안과 대립이 워낙 많은 회담이었지만 그런 와중에 패션에 대한 내용도 있었다. 주최국인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의.. 2019. 9. 17.
노스페이스의 퓨처라이트 제품들이 나온다 요새는 노스페이스가 제일 재밌어서 다른 패션쇼는 뭘 봐도 시원찮고 시큰둥하고 그런 거 같다. 팀 해밀턴 화이팅... 노스페이스에서 내놓을 예정이라는 신소재 퓨처라이트(futurelight) 이야기를 올해 초에 했었는데(링크)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10월 1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고보니 문 파카(링크)도 얼마 전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떡밥 배포 - 떡밥 회수의 수순을 충실히 밟고 있다. 일단 말을 꺼내놓고 사방팔방 알려야 열심히 일을 하는 법. 물론 옷의 생긴 모습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신소재에서 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바로 기능이다. 아웃도어 옷 중 쉘이란 기본적으로 휴대용 옷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 비, 눈, 짙은 습기 - 꺼내 입는다. 이런 건 다운 파카도 마찬가지다.. 2019. 9. 16.
프라다의 Re-Nylon 시리즈 프라다가 리나일론(Re-Nylon)이라는 시리즈 및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리나일론은 섬유 생산 업체 아쿠아필과 협업으로 만든 에코닐(ECONYL®)이라는 섬유로 만드는 가방 및 액세서리다. 에코닐은 낚시 그물, 방직용 섬유 폐기물 등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 및 정화 작용을 통해 얻은 소재라고 한다. 요새 에코닐을 쓰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는데 프라다 뿐만 아니라 버버리, MCM, H&M 등도 에코닐 가방 등을 내놓고 있다. 에코닐의 장점은 분해중합 및 재중합 과정을 통해 품질의 손상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이 캠페인은 스토리 파트너 내셔널 지오그래픽과 만들고 있는 What We Carry라는 단편 영화 시리즈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프라다 홈페이지(링크)와 프라다 유튜브.. 2019. 9. 15.
언더커버와 오프-화이트의 콜라보 Undercover와 Off-White™의 콜라보 UNDEROFFWHITECOVERS가 나온다. 9월 14일 매장에 풀리고 인터넷 사이트에는 15일에 올라올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링크)를 참고. 언더커버와 오프화이트 글자 섞어 놓은 건 알겠는데 맨 끝에 S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다. 하이픈(-)이 사라지고 S가 나타났음. 이 콜라보의 티저가 좀 재미있다. 옛날 영화 포스터 풍인데 영화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와 후세 에리. 몇 장 더 있는 데 언더커버 랩 인스타그램(링크)에서 볼 수 있다. 이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인스타그램에 의하면 이 영화(혹은 그 비슷한 영상물이겠지)는 언더커버 아오야마 스토어에서 9월 14일 오후 6시 반부터 10시까지 상영된다. 보그 나이트 기간 중 이벤트 성이다. 주의할 점.. 2019.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