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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메인 에모리, 누르 아바스 최근 인사 이동이 여기저기서 보이는 데 그중 눈에 띄는 두 가지. 우선 슈프림 NY이 새로운 디렉터로 트레메인 에모리를 영입했다. 트레메인 에모리는 노 베이컨시 인(No Vacancy Inn), 데님 티어스(Denim Tears) 등으로 널리 알려진 분이다. 기본적으로 패션 - 음악 - 미술 등 여러 아트 활동 사이의 커뮤니티를 오가며 영역을 확장해 가고 흑인 역사, 문화 등을 연결하고 거기서 영감을 얻고 주변에 영감을 뿌리는 타입이다. 니들스나 카피탈 같은 브랜드를 좋아하는 거 같은데 위 사진도 보면 상당히 보로한 느낌이 든다. 슈프림에서 작업을 시작했고 제임스 제비아와 함께 일하는 식으로 진행해 나갈 거 같다. 그리고 칸예의 이지(Yeezy)가 디자인 디렉터로 누르 아바스를 영입했다. 누르 아바스는 .. 2022. 3. 24.
칼하트의 퀼티드 덕 액티브, J140 이야기 올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가장 많이 입고 있는 옷은 칼하트의 J140, 플란넬 라인드 퀼티드 덕 액티브 자켓이다. 이 자켓 이야기는 얼마 전에 간단히 한 적이 있다(링크). 노스페이스의 눕시와 비교해 본 이야기였는데 참고하시고.. 뻣뻣한 덕 코튼에 안에는 솜 패딩이 갈려있다. 이 옷이 품고 있는 약간의 고급스러움이라면 거기에 플란넬이 덮여 있어서 추운 날 이런 옷을 입었을 때 흔히 느끼는 섬뜩함 같은 게 없다는 거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옷은 뭘 어떻게 해도 폼나고 멋진 구석은 전혀 없다. 특히 프론트 지퍼 위에서 후드로 이어지는 저 애매한 라인은 입을 때 마다 못생겼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능과 편의를 향해 아무 생각없이 직진한 그런 분위기의 옷이다. 이 어색한 이어짐. 이 옷을 구입하게.. 2022. 3. 23.
노스페이스 슈프림 2022 발토로 노스페이스 + 슈프림의 2022 SS 캡슐을 보는 데 서밋 시리즈 레스큐 발토로 다운 자켓이 있었다. 슈프림은 노스페이스와 콜라보에서 눕시와 더불어 발토로 다운을 자주 사용하는데 미국 라인에서 발토로가 나온 적이 있던가? 아무튼 예전에 명동 매장에서 일본판 발토로를 팔길래 이게 그것인가 하면서 입어본 적이 있는데 좋긴 좋다. 지금은 다운 파카 3개 정도로 정착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즈음 레벨의 제품을 노려보고 싶다. 이 시점에서 나오는 게 발토로 다운이라는 게 약간 시기가 맞나 싶기는 한데 가지고 있으면 되겠지. 십자가 마크가 보이는데 90년대 레스큐 컬렉션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다. 예전 노스페이스라면 내셔널 스키 패트롤 자켓이 나름 인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게 가격이 꽤 됨.. 2022. 3. 22.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를 보고 오다 DDP에서 하고 있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전형' 전시를 보고 왔다.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에 들어온 이후 만들어 온 시즌과 그 주변을 떠도는 영감의 출처를 보여주는 전시다.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여기(링크)를 참고. 설명에 의하면 아키타이프는 결코 재현될 수 없는 본래의 원형을 뜻하는데 그게 바로 절대적 원형이다. 내재되어 있는 집단 무의식 같은 게 아니었나... 같은 의미인가. 아무튼 전시의 좋은 점이라면 이걸 보고 있으니 미켈레가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을 했군 이런 생각이 든다. 예약만 받는 무료 전시라 간단히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것저것 뭐가 많아서 나름 시간이 좀 들었다. 모티브로 나온 것들이 원형, 원본인가 하는 의심이 들긴 했는데 생각해 보면 그건 또.. 2022. 3. 21.
폴로 + 모어하우스, 스펠만 대학 폴로가 모어하우스 대학, 스펠만 대학과의 파트너십 확장을 발표하면서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사실 편안함과 실용성의 시대에 바람막이와 후드가 지루해질 때 쯤 약간이라도 갖춰진 타입의 패션 미학을 찾게 될 수 있는데 너무 엄격한 쪽으로는 쉬이 접근이 어렵고 불편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고 느슨한 아이비 패션, 프레피 패션 즈음이 딱 적합하긴 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비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는 듯 하다. 폴로가 캡슐 컬렉션을 발표한 대학 중 모어하우스는 역사가 깊은 흑인 남자 대학이고 스펠만은 아프리카계 여성 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이다. 둘 다 1800년대 말에 설립되었고 수많은 저명한 인사들을 배출했다. 폴로는 아주 직접적으로 흑인과 여성에 초점을 맞췄는데 모델은 물론이고 사진.. 2022. 3. 17.
지퍼의 방향 보통 아웃도어웨어, 워크웨어 계열의 옷은 배치와 장치에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목적이 있는 옷이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거기에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왜 이렇게 생겼지, 이건 왜 붙여 놨지 같은 걸 생각하는 재미가 있다. 프린트나 패턴 같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아무런 이유 없이 장식을 하겠다고 뭔가 들어있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해하지 못한 채 남아 있는 것들이 있는데 예를 들어 몇몇 자켓 주머니의 지퍼 방향. 특히 예전 파타고니아. 레트로 X 베스트의 사이드 주머니는 지퍼를 위로 올리면 열린다. 이에 비해 가슴 주머니는 평범하게 위로 올리면 닫히고 아래로 내리면 열리게 되어 있다. 요즘은 가슴 주머니와 같은 방향으로 바뀌었는데 90년대 즈음 버전은 이랬다. 비슷한 시기.. 2022. 3. 16.
얼굴을 가리다 최근 얼굴을 가리는 '패션'은 두 가지 형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의 패션 타입 발전형. 이건 어차피 뭔가 쓰고 다니니까 좀 폼나게 하자는 식으로 꾸미는 형태의 패션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얼굴을 통으로 가리는 스타일이다. 이건 예전에 발렌시아가나 마르지엘라 같은 데서 가끔 선보였었다. 털북숭이 페이스 마스크라든가 보석이 잔뜩 붙은 페이스 마스크라든가 하는 것들이다. 카니예 웨스트의 페이스 마스크는 후자의 변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변형을 여러 군데서 이어 받고 있는데 예를 들어 베트멍이 있다. 요즘은 vtmnts인가. 인스타그램 가봤더니 vetements라는 이름 아직 쓰는군. 왜 얼굴을 가릴까. 카니예에 대한 3부작 다큐 지-니어스를 보고 난 인상을 두고 말하자.. 2022. 3. 11.
눈보라가 몰아치는 발렌시아가 옷은 어디까지나 생존과 기능의 세계다. 패션이 옷과 다른 점이라면 그 위에 무엇인가가 씌워져 있다는 거다. 그건 조금 더 폼나고 멋져 보이는 걸 수도 있고, 스토리와 분위기가 씌워져 있는 걸 수도 있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 극단적으로는 생존과 기능의 부분을 버리기도 한다. 패션의 본질이 과연 옷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아무튼 보다 즐거운 삶을 위한 도구다. 즐겁다는 단어를 즐겨 쓰기 때문에 가끔 오해가 있기도 한데 여기서 즐겁다는 말은 윤택하고, 상상을 자극하고, 단순한 삶의 결을 조금 더 복잡하게 만드는 등의 일이다. 가만히 있으면 결코 만날 수 없는 것들을 패션을 통해서 만날 수 있다. 2022FW 발렌시아가는 한동안 시커먼 화면 속에서 대기를 타더니 눈보라가 치는 길을 모델들이 걸어 나오기 .. 2022. 3. 8.
조나단 앤더슨의 로에베 2022 FW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이 갑자기 폭주를 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를 예상해 보자면 그냥 그럴 만한 때가 되어서 혹은 잔잔하게 흘러가는 듯한 자신의 작업에 파동을 만들어 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또는 그저 깽판을 부리고 싶어서 등등이 있을 거 같다. 로에베의 명성에 맞게 나름 얌전한 컬렉션을 내놓고 또 점잖은 가방과 지브리 스튜디오와의 귀여운 협업 같은 걸 꾸준히 진행하던 로에베가 2022 FW에서 살짝 폭주를 한 거 같다. 사실 이번 패션위크의 여러 디자이너들에게서도 이런 경향이 조금 보이는 데 코로나로 인해 막혔던 패션쇼의 출구가 틔이면서 그동안 쌓아놨던 것들을 실현하거나, 혹은 패션의 대변화 앞에서 모두가 갈 길을 잃고 있고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상황이니 거기에 뭐든 함께 던져보자.. 2022.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