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18 티셔츠를 찾는 모험 일상의 옷 생활은 과정이자 결과다. 생긴 모습이든 컬러든 어딘가 거슬리는 옷을 입고 나와 하루종일 불편해 하는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일상의 항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실험의 과정이고 또한 그 실험은 지금까지 가지게 된 지식과 경험에 기반한 결과를 가지고 혹시 더 나은 대안이 있는 건 아닐지 탐색하는 일이다. 물론 이 실험은 세상 모든 옷을 대상으로 할 수는 없다. 저 멀리 어딘가에 가격도 적당하고, 나중에 바꿔야 할 위험을 감수하지 않도록 계속 발매가 되고, 무엇보다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 있을 지 몰라도 거기까지 가는 실험의 길에 지나친 비용이 든다면 도달할 수 없다. 재능은 있지만 발굴되지 못하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듯 어딘가에 완벽한 옷이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달할 방법이 없는.. 2022. 5. 12. 구찌 + 아디다스가 6월 7일 나온다 구찌 + 아디다스의 모든 룩이 공개되었다. 여기(링크)를 참고. 구찌의 콜라보 행보는 광범위한데 그래도 영 스트리트 계열과 가장 큰 접합점이라면 역시 노스페이스와 이번에 나오는 아디다스다. 노스페이스와의 콜라보가 아웃도어 브랜드 패션을 도심 고급 패션용으로 변화시켰을 때 어떤 모습일지를 보여줬다면 이번엔 보다 운동 중심의 브랜드 패션을 도심 고급 패션용으로 변화시켰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이 지나친 화려함은 여전한데 이게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가 가고 있는 길이니 딱히 뭐라 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노페와의 콜라보에서는 제대로 된 자세로 아래에 있던 구찌 로고가 아디다스와의 콜라보에서는 뒤집혀서 위로 간 게 약간 재미있긴 하다. 아마 다음에 이런 류의 콜라보(로고 플레이가 극히 중요한)가.. 2022. 5. 11. 골드윈의 천연 염색 패커블 자켓 시리즈 일본 골드윈에서 천연 염색의 모빌러티 패커블 자켓, 코트, 모자 등등을 내놨다(링크). 직물은 재활용 나일론이고 염색은 식물 쓰레기다. 5가지 색이 있는데 양파(노란색), 올리브(베이지와 카키 그린), 인디고(라이트 블루), 대나무 등에서 만들어 냈다. 모자가 65불, 자켓이 260불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골드윈이 원래 좀 비싼 편이고 거기에 천연 염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뭐 그렇겠구나 싶긴하다. 대체 식물에서 뭘 얼마나 뽑아내야 저런 색이 나오는걸까 싶지만 그렇다고 올리브 몇 개 가져다 놓고 저렇게 만드는 건 아닐테고 과학과 기술의 영역이 깊게 들어가 있겠지. 그렇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셀비지 데님 바지가 나왔을 때 조금 더 환경 친화적인 천연 염색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그렇지만 청바지 염색의.. 2022. 5. 3. Met Gala 2022의 날이다 2022년 5월 2일은 멧 갈라(Met Gala) 2022의 날이다. 새벽부터 여러 계정에 화려한 옷을 입은 셀러브리티의 모습이 줄줄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번 주제는 In America : An Anthology of Fashion으로 드레스 코드는 Gilded Glamour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In America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작년은 In America : A Lexicon of Fashion이었다) 두 해 연속 인스타그램이 메인 스폰서인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전의 스폰서는 구찌, 루이 비통이었다. 여기서 앞쪽의 주제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전시가 있고 뒤 쪽의 드레스 코드는 개관 전 파티, 멧 갈라에 맞춰 입고 올 의복 콘셉트다. 멧 갈라가 예전에 중국, 가톨릭 뭐 이런 범.. 2022. 5. 3. 디올, 2022, 서울, 워크 재킷 디올이 이화여대에서 2022년 가을 패션쇼를 개최했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SS와 FW 사이의 Pre-Fall 컬렉션으로 작년 말에 선보인 적이 있었는데(링크) 공개 패션쇼는 처음이고 서울에서 열리는 패션쇼로도 처음이다. 이 컬렉션의 주제를 대강 말하자면 창조성이 돋보이는 여성 네트워크에 대한 경외(디올의 모토 중 하나는 단합을 통한 힘이다), 유니폼이라는 집단의 옷 안에 개성을 집어넣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함께 등장하는 캐서린 디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링크) 참고. 2차 대전 때 레지스탕스였고 여러 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꽃을 기르고 판매하는 가드너가 되었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디올은 페미니즘, 여성의 권리 확장, 새로운 역할 균형 등을 .. 2022. 5. 1.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주머니 엔지니어드 가먼츠가 딱히 주머니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브랜드는 아니다. 그렇지만 기능성을 옷으로 표현하려면 아무래도 주머니가 가장 간단한 방법이어서 그런지(방수, 방풍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 주머니가 잔뜩 붙은 옷이 종종 나온다. 물론 코로나 유틸리티, 사우스2 웨스트8 등 비슷한 느낌을 가진 브랜드에서도 그런 옷들이 있다. 사실 주머니는 아주 좋아하지만 거기에 뭘 넣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휴지라도 들어 있으면 이질적 존재가 느껴지는 게 별로고 미묘하게 무너지는 발란스도 싫다. 다만 사이드 손 넣는 주머니는 아주 많이 쓴다. 그렇다고 해도 주머니가 있다는 건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무라면 어떤 가능성마저 없는 거다. 익스플로러 셔츠 재킷에는 10개의 주머니가 있다. 전면 5에 사이드 포켓 2.. 2022. 4. 28. 유니클로 + 마르니 콜라보가 나온다 유니클로 + 마르니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온다. 5월 20일 예정인듯. 오래간 만에 궁금증이 생기는 조합이다. 하지만 우선 생각나는 이야기를 해보자면 : 언젠가부터 유니클로 콜라보에 대해 150만원 짜리 패딩을 30만원에! 뭐 이런 식의 제목이 붙은 기사가 늘어난 거 같다. 당연하지만 유니클로 패딩에 WM 로고가 들어있다고 해서 더 따뜻해지는 일은 없다. 아무튼 유니클로이기 때문이다. 홍보 같기도 하고 빈정대는 거 같기도 한대 아무래도 후자가 아닐까 싶다. 패스트 패션 콜라보는 다양한 저가 의류의 실현을 위한 실험이다. 저런 기사를 쓸 여력이 있으면 스파오나 탑텐의 제품 다양화와 근사한 콜라보를 기대하고 염원하는 이야기를 한 자라도 더 쓰는 게 소중한 시간과 지면을 훨씬 잘 사용하는 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2022. 4. 27. 친환경은 패션이 아니다 지구의 날이다. "친환경"이 패션 트렌드 처럼 인식된 것도 한참이 지났다. 그동안 에코백, 리폼, 재생 소재, 재활용 소재, 친환경 소재 등등 여러가지가 유행으로 지나갔다. 하지만 친환경은 이제 더 이상 패션이 아니다. 그런 시간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멋지고 폼나는 아이템처럼 인식되어선 안된다. 즉 친환경은 모든 패션에 들어가는 기본 장착템이 되어야 한다. 소재에 한계가 있듯, 입는 옷의 모습에 한계가 있듯 친환경 소재의 사용과 친환경적 디자인 등은 기본적인 한계가 될 수 밖에 없다. 강제 노동으로 만들어진 옷을 입으면 안되듯, 환경 기준을 준수하지 않고 그냥 원래처럼 평범하게 만들어진 옷을 입으면 안되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비용이 든다. 사람들은 비용을 후세에 전가하고 싶어할 테고 .. 2022. 4. 22. 옷의 군더더기 얼마 전에 라디오 녹음을 한 적이 있는데(링크) 여기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 우선 제목이 생각한 뜻과 많이 달라서 약간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한 내가 한 이야기를 듣고 저런 제목이 생각났다고 하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방송이란 한 이야기로만 말하는 거긴 하지만 아까운 옷의 본전을 뽑는다기 보다 옷이 간섭을 하지 않는 생활의 항상성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 더 가깝다. 생활이 평탄하게 쭉 지속이 되려면 옷에 대해 별 생각 없이 계속 입어야 하고 그러므로 옷도 편안하게 낡는다. 아무튼 말한 이야기 중에 군더더기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개인적으로 옷에서 계속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을 군더더기라고 지칭하는 데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옷의 군더더기라는 말은 불필요하게 붙어있는 걸 말하고 예를 들어.. 2022. 4. 21.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3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