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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트, 연대, 라벨 트렌드로서 피코트의 시대는 지나간지 좀 된 거 같다. 앞으로 유행이 다시 온다고 해도 가볍고, 부드럽고, 따뜻하고, 커다랗고, 편안한 종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런 모습은 무겁고, 딴딴하고, 몸을 감싸고, 근본이 군복인 피코트와 상당히 떨어져 있는 덕목들이긴 하다. 물론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고, 쇼트 피코트를 입는 사람들은 언제 어느 시대에나 있기 때문에 적당히 괜찮은 피코트는 스테디 셀러로 확연히 자리를 잡고 있다. 타이거 오브 스웨덴의 고트랜드 코트(링크). 송치가 생각나는 스웨디시 울이 매력 포인트. 이렇게 꾸준히 사람들이 있는 피코트의 또 다른 한편에는 빈티지를 찾는 사람들이 있다. 1930년대 즈음부터 미군에서 내놨고 조금씩 변해왔기 때문에 컬렉팅 아이.. 2021. 10. 14.
리모와, 송은, 구찌 100 등등 요새 뭔가 여러모로 좀 답답한 상황 속에서 타개책을 모색하던 중 진중한 시각적 자극이 필요한 듯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그러한 과정과 결과들. 한남동에서 있었던 리모와의 "여행은 한 권의 책이다". 이 말은 패티 스미스가 한 말이라고. 뭐 몇 개의 가방을 가져다 놓은 작은 전시이긴 했는데 설명도 열심히 하고 그래서 볼 만 했다. 약간 의문은 지하철의 재현. 지하철 - 리모와 보다는 비행기 적어도 기차 혹은 고속버스 - 리모와가 좀 더 와닿는 콘셉트가 아닐까 싶었지만 설명에는 지하철 - 리모와라고 했음. 요새 나오는 지하철은 짐 놓는 선반도 없는데... 각진 빈티지 007 가방이 인상적이었음. 라디오가 붙어 있는 가방도 있었다. 붐박스랑은 좀 다름. 역시 이름이 새겨진 빈티지 리모와. 얼마 전에 개인화 패.. 2021. 10. 13.
바쁜 심슨 패밀리, 발렌시아가와 루이 비통 얼마 전 발렌시아가의 패션쇼가 심슨 가족 에피소드의 형태로 소개되었다. 호머 심슨 뿐만 아니라 심슨 쇼의 네임드 캐릭터가 거의 모델로 등장하고 또한 뎀나 바잘리아나 안나 윈투어를 비롯해 여러 실제 패션계 캐릭터가 등장한다. 대략 내용을 보면 호머가 마지를 위해 싼 줄 알고 발렌시아가 옷을 샀다가 알고보니 너무 비싸서 반품하기 전 잠깐 입었는데 반품하면서 30분간 특별한 기분을 느꼈다 뭐 이런 이야기를 보내니까 뎀나가 그 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동해 스프링필드에 와서 이벤트를 개최하는 뭐 그런 이야기. 영상은 여기. 그런가 하면 더 심슨은 루이 비통 200주년 기념 루이 200에도 등장한다. 루이 비통 매장 앞을 지나가다 설치된 화면에서 심슨이 나오길래 심슨이다! 했는데 찾기가 살짝 어려웠다. 그런데 내가 .. 2021. 10. 5.
코듀로이, Wale 코듀로이는 꽤 재미있는 소재다. 만드는 방법이 꽤 어렵다고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하다. 아무튼 나도 잘 모르지만 찾아보니까 코듀로이는 흔히 보는 플레인 위브, 트윌 위브와는 다르게 파일 직물이다. 파일 직물은 기반이 되는 그라운드 직물을 별도의 위사 혹은 경사로 고리 모양으로 파일(더미)을 형성한 후 다시 커팅해 고운 털이 서 있도록 만드는 직물이라고 한다. 개입하는 소재가 많기 때문에 그라운드 직물을 뭘 쓰는가, 경사 혹은 위사를 뭘 쓰는가 등등에 의해 다양한 특징이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파일 직물은 벨벳이고 벨벳의 약간 싼 버전으로 시작된 게 벨베틴이고 벨베틴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코듀로이다. 벨베틴과 코듀로이는 거의 같은데 골이 없고(벨베틴) 있고(코듀.. 2021. 10. 4.
패션위크 그외 등등 패션위크가 한창이다. 어떤 쇼는 코로나 시대의 무관중이고 어떤 쇼는 예전처럼 하고 있는 등 좀 섞여 있다. 디올은 무대가 재미있었다. 무대보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두 칸씩 착착 움직이는 게 재미있었음. 이건 영상으로 보는 게 이해가 빠르다. 옷은 아주 컬러풀해서 재미있었다. 스트리트 패션의 시대에 하이 패션에 남아있는 건 다양한 컬러와 구두, 가방이다. 발렌시아가 + 구찌도 그랬지만 이런 걸 보면 21세기라는 게 실감이 간다. 대체 무엇을 위해 하나의 가방 위에 두 개의 로고가 필요한 걸까. 요새 백화점 구경하다 보면 클레오 가방이 인기라는 걸 알게 되는 데 이번 2022 SS를 보니까 빨간색이 나왔더만. 이 가방은 하지만 휴대폰 겨우 넣겠던데... 이런 계열 니트 시리즈는 좀 웃겼다. 마가렛 호웰 뉴.. 2021. 9. 29.
발렌시아가의 콜라보 행진 얼마 전 발렌시아가가 포트나이트와 콜라보를 발표했다. 일종의 메타버스 캐릭터이자 실제 옷도 판매한다. 예전에는 티셔츠, 후드 같은 굿즈라면 무명씨 옷으로 만들었어도 별로 상관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가 길단, 러셀 어슬레틱 같은 조금 더 품질 좋은 것도 쓰다가, 이제는 명품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굳이 포트나이트 굿즈를 발렌시아가에서 만드나 생각할 수도 있고 포트나이트 굿즈인데 발렌시아가에서 만들었어! 할 수도 있고, 발렌시아가인데 포트나이트야! 할 수도 있다. 초점이 여러군데에 있다. 예전에 버버리 상어도 그랬지만 이쪽 계통에서는 저렇게 생긴 게 인기가 좋은가 싶다. 발렌시아가가 외계인에 꽤 꽃혀 있는 데 그런 면도 좀 있고. 3D 광고도 있다. 천장이 낮아서 조금 답답해 보인다. 한글로 리테일 로우라고.. 2021. 9. 25.
안경 이야기 예전에 미군 보급 안경인 소위 BCG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너무 못생겨서 Birth Control Glasses라고 부르는 안경이다. 이런 웃기는 아이템은 하나쯤 가지고 싶다. 그러다가 요새 안경 구경을 좀 하는데 아야메에서 나왔던 프릭이라는 안경을 봤다. 뭔가 비슷한 느낌을 꽤 세련되게 뽑아낸 거 같다. 세련이라는 말이 약간 안 어울리는 거 같기도 하고. BCG와 가는 길이 다르긴 한데 네모 형태가 내뿜는 적당한 괴팍함을 잘 살린 게 꽤 마음에 들었는데 아쉽게 단종된 모델인 듯. 브라운 버전이 더 근사하긴 하다. 며칠 전에는 현대 백화점을 두리번거리다가 그루버의 루크가 있길래 써봤다. 판토 크라운이 대체 뭔가 하고 검색하다가 프렌치 판토 이야기까지 읽은 적이 있는데 그런 형태라고 한다.. 2021. 9. 23.
타이포잔치 2021, 그리고 여러가지 서울역에 있는 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리는 타이포잔치 2021에 다녀왔다. 거북이와 두루미. 홈페이지는 여기(링크), 네이버 예약은 여기(링크). 10월 17일까지 하고 무료. 이외에 약간의 근황을 말해보자면... 아래는 잡담 - 웅이는 또 집을 나갔는데 새로 구입한 목걸이 덕분에 금세 찾았다. 모르는 번호에서 전화가 오길래 받아봤더니 웅이를 관리 사무소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갑자기 웅이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해 대체 무슨 말인가 했다. 듣자하니 거기 계신 분들과 산책도 하고 재미있게 놀았다고 한다... -_- - 용산 아이맥스를 처음 가봤다. 샹치를 봤는데 샹치는 마블판 홍콩 무협 영화였는데 재미의 유무를 떠나 대체 왜 만든걸까 한참 생각했다. 용은 영화에서 본 것들 중에 좀 근사했음. 너무 빨리 움직.. 2021. 9. 15.
Met Gala 2021 이야기 멧 갈라 2021이 열렸다. 코로나 백신은 맞았어야 하지만 마스크는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룰이었고 사진으로 보면 이제 코로나와 관련 없어진, 혹은 같이 살아가게 된 새로운 세상을 보고 있는 듯 했다. 아무튼 이런 행사가 다시 열린다는 건 인류가 위기 한 텀을 넘어서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회 저변 문제에 대한 전형적인 미국식 해결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멧 갈라에 대해 여러 불만 등등이 있긴 하지만 오늘은 이 가장 무도회에 대한 이야기만. 멧 갈라는 기금 모금 행사지만 물론 코스튬 파티로 유명해져 있다. 올해의 주제는 "In America: A lexicon of Fashion"이었지만 해석에 집중하다기 보다는 봉쇄로부터의 해방감을 더 중시하는 듯한 분위기였긴 했다. 그러든 저러든 이런 주제는 유럽.. 2021.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