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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듀로이, Wale

by macrostar 2021.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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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듀로이는 꽤 재미있는 소재다. 만드는 방법이 꽤 어렵다고 하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알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하다. 아무튼 나도 잘 모르지만 찾아보니까 코듀로이는 흔히 보는 플레인 위브, 트윌 위브와는 다르게 파일 직물이다. 파일 직물은 기반이 되는 그라운드 직물을 별도의 위사 혹은 경사로 고리 모양으로 파일(더미)을 형성한 후 다시 커팅해 고운 털이 서 있도록 만드는 직물이라고 한다. 개입하는 소재가 많기 때문에 그라운드 직물을 뭘 쓰는가, 경사 혹은 위사를 뭘 쓰는가 등등에 의해 다양한 특징이 만들어진다. 

 

 

대표적인 파일 직물은 벨벳이고 벨벳의 약간 싼 버전으로 시작된 게 벨베틴이고 벨베틴과 비슷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게 코듀로이다. 벨베틴과 코듀로이는 거의 같은데 골이 없고(벨베틴) 있고(코듀로이)의 차이다. 싼 버전으로 시작되었다지만 별로인 벨벳도 있고 좋은 벨베틴도 있겠지. 결과적으로 솜털 같은 게 붕붕 올라와 있는 게 파일 직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기모를 내서 만드는 몰스킨이나 플란넬과는 또 다르다. 

 

 

제조 과정 사진은 여기(링크)에서.

 

코듀로이를 보면 W, Wale이라는 단위를 쓴다. 그냥 코듀로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있지만 이렇게 단위가 적혀 있는 것도 있다. 이런 단위가 적혀 있으면 더 상세한 스펙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간 더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 웨일은 간단히 말해 1인치 안에 골이 몇 개나 있느냐 하는 거다. 4W면 골이 4개 있고 15W면 골이 15개 있다. 15W 쪽이 더 자잘자잘하게 줄이 가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위키피디아를 보면 골 11개 짜리가 스탠다드 코듀로이라고 나와 있다(링크).

 

골이 띄엄띄엄 있으면 억센 느낌이 나고 골이 자잘자잘하면 코듀로이 느낌은 좀 감소한다. 아주 자잘하면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예전에 그런 바지를 한 번 구입한 적이 있었는데 약간 재미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왕 코듀로이라면 억센 느낌이 나는 게 좋지만 사람마다 취향이 있으니까. 

 

파일 직물의 좋은 점이라면 견고하고 튼튼하다는 것 외에 진한 색이 잘 나온다는 거다. 블랙 컬러의 벨벳이나 코듀로이를 같은 거 보면 옥스퍼드나 데님의 블랙과 다르게 훨씬 더 짙고 어두운 느낌을 준다. 코튼 코듀로이라고 해도 반짝이는 듯한 인상을 주는 데 그 역시 특유의 색감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을 거다. 

 

그리고 셔츠나 자켓에 백팩, 숄더백을 매고 다닌다든가, 걷고 다닌다 보면 바지의 허벅지 등이 마찰에 의해 뭉개지는 문제가 있다. 모든 직물이 뭉개지긴 하지만 코듀로이는 골이 특징이라 약간 안타까운 기분이 들게 된다. 

 

계절적으로는 아우터의 경우 늦가을, 초봄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면 코듀로이의 경우 따뜻한 분위기를 내긴 해도 한 겨울에는 다른 대책이 없이 입기엔 좀 그렇다. 우영미의 코듀로이 패딩이나 노스페이스의 코듀로이 시에라 파카 같은 게 종종 나오기는 한다. 그래도 단면 워크 재킷이나 릴랙스한 바지, 셔츠, 셋업 등등 볼 수 있는 범위는 꽤 많다. 좋은 코듀로이 제품을 장만해 늙어 죽을 때까지 기워가며 입는 건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스타일링에 대해 이런 글도 참고할 만 하다(링크).

 

올해 겨울 파타고니아의 신제품을 보니 코듀로이 모자가 나와 있었다.

 

 

코듀로이 모자의 즐겁고 열심히 사는 듯한 분위기도 매우 좋아한다. 설명에 보면 겉면은 100% 유기농 면 8 웨일 코듀로이고, 안쪽면은 리사이클 폴리에스터로 만든 1/4인치 파일 플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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