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19 바버(Barbour) + A.P.C. 콜라보 바버와 A.P.C.의 콜라보 컬렉션이 나왔다. 바버가 콜라보를 참 많이 하는데 헤리티지 이미지를 뚫고 나오려고 할 때 적당한 방법이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필슨 같은 브랜드와의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일단 바버의 특징은 왁스드 코튼이다. A.P.C.의 특징은 데님. 이 둘을 합치려고 할 때 어디를 강조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는 게 바버의 주요 포인트로 안감의 타탄 체크로 봤다는 거다. 라글란 어깨도 눈에 띈다. 하지만 그래봤자 A.P.C.의 옷 위에 바버의 장식이 덮여있는 분위기다. 그냥 바버 같은 옷이 있기는 하다. 이쪽은 그냥 바버다. 이래가지고는 이 콜라보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무튼 중간에 짙은 네이비 트윌 트러커는 꽤 마음에 든다. 만약 내가 구입해서 입는.. 2024. 12. 24. 슬로 호시스 시즌 4의 옷 티빙에서 애플 TV+가 나오길래 슬로 호시스 시즌 4를 봤다. 나온지도 몰랐음... 그리고 끝날 때 보니까 시즌 5 예고도 나온다. 옛날 TV 드라마처럼 오래오래 나오면 그것도 괜찮을 거 같다. 옷 이야기라고 하지만 사실 별 건 없음. 패션 관련해서는 개리 올드먼만 보면 되긴 함. 하지만 그냥 본 김에 눈에 띄는 거 몇 가지. 태버너(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와 꽤 다른 스타일인데 그와 경쟁 관계 속에서 더 큰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싶은 플라이트(루스 브래들리)의 녹색 코트. 사실 별다른 특징없는 전형적인 영국 분위기 코트인데 커프스의 스트랩이 굉장히 넓다. 저거 뭘까. 어떻게 조이는 걸까. 조이는 건 아니고 그냥 장식인가. 데이빗 카트라이트(조나단 프라이스)의 발마칸 코트. 왜 둘만 녹색인가를 좀.. 2024. 12. 18.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 샤넬과 보테가 베네타 어제에 이어 곧바로 또다른 디렉터 이동 소식이 들려왔다. 2025년 시즌이 코앞이긴 하네. 샤넬은 마티유 블라지를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했다. 하마평에 오르던 여러 디자이너 중 이 사람은 가능성이 낮지 않을까 했었는데 바로 그 사람이었다. 최근 갑자기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했는데 소문이 돌긴 했나 봄. 왜 하필 마티유 블라지일까, 매출이 전부 감소하고 있는 케링의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 유일하게 성장했다는 보테가 베네타의 재무재표가 샤넬에게 깊은 인상을 준걸까, 그의 현대성이 과연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할 만큼 멀리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샤넬은 전통적으로 디렉터가 오랫동안 역임을 했는데 버지니 비아르만 짧게 끝났다. 과연 이번에는 오래 일하려나. 가브리엘 샤넬과 칼 라거펠트에서 볼 수 있었듯 이.. 2024. 12. 13. 디렉터 이동 소식, 마르지엘라와 드리스 반 노튼 패션에서 디렉터 이동이 미치는 영향 같은 이야기를 꽤 많이 해오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뉴스가 되는 일이 아직도 낯설다. 브랜드 존 갈리아노는 존 갈리아노가 이끌다가 죽거나 은퇴하면 사라지고, 드리스 반 노튼이 드리스 반 노튼을 이끌다 은퇴하면 사라지고 이런 게 맞지 않나 하고 여전히 생각은 하고, 이런 흐름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책 패션 vs 패션(링크)을 쓸 때 질 샌더 vs 질 샌더 같은 이야기를 했던 건데 이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고 또한 이에 따른 브랜드 변화가 당연하게 여겨진다.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어와서 예전 아카이브를 뒤적거리며 영감을 얻고 그걸 응용하고 자신 만의 것들을 넣어 새로운 컬렉션을 만든다는 건 따져보면 일종의 죽은 사람 혹은 은퇴한 사람과의 콜라.. 2024. 12. 12. ecwcs, 레벨 3 여름 쯤에 ECWCS 레벨 3 플리스 재킷을 샀었다. 뭐 딱히 뜻을 두고 있거나 궁금한 것도 아니었고 푸르딩딩한 컬러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아하던 거였는데 그냥 싸서... peckam 제품이고 중고다. 플리스는 아주 예전에는 노스페이스의 에이펙스 시리즈가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이건 라이너로는 적합하지 않고, 결국 노스페이스 미국판 데날리면 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몇 벌이나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팔고, 주고, 버리고 하다보니 남은 게 작아서 라이너로나 가끔 입을 수 있는 S 사이즈 하나 밖에 없기도 했다. 이 이상한 컬러... 코요테랑 다른 컬러도 있는 걸로 아는데 위에서 말했듯 중고 구입은 필요와 우연, 마침 저게 거기 있어서 같은 상황이 겹쳐지면서 이뤄지게 된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기다림.. 2024. 12. 10. 빈티지, 빈티지 가공, 경계 빈티지 가공의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하고 완벽하고 그럴듯해지고 있다. 랄프 로렌의 유즈드 워싱도 있고 카피탈이나 보디처럼 낡은 창고에서 꺼내 고쳐서 쓰는 콘셉트를 밀어 붙이는 곳들도 있다. 그리고 깨끗한 라벨과 방습재가 들어 있는 비닐 포장, 빳빳한 케어 라벨과 품질 보증서, 각종 설명서가 실제 빈티지와 구별할 수 있는 경계를 만들어 낸다. 중고, 빈티지 제품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실제로 이렇게 낡은 옷들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러다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이 실제 사용감과 우연이 만들어 내는 낡음이 패션으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에 만들어 진 좋은 품질과 희소성은 이렇게 결합이 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점점 더 과격하고 극복 불가의 것들이 패셔너블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위는 takamama에서 캡쳐,.. 2024. 12. 2. 크록스와 어그의 업적 얼마 전 폭설에 신발이 물이 새는 걸 겪고 짜증이 좀 나서 겨울 부츠를 좀 보러 다녔다. 그러다 본 가장 놀라운 부츠는 크록스의 오버퍼프 쇼티라는 부츠다. 이 놀랍고 압도적인 생긴 모습, 못생기고 거대한 부츠가 난무하지만 원조의 위엄이랄까. 아웃솔은 왜 저렇게 웅장하고 색감은 왜 저렇게 화사한가. 이걸 보면 크록스는 신발이라는 장르에서 오랫동안 관습적으로 내려오던 전형적 모습, 제대로 된 모양 같은 걸 완전히 분해하고 새로운 미감을 구축해 냈다는 걸 새삼 다시 느끼게 된다. 정말 대단한 업적이다. 이로서 신발은 해방되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게 되었으며 모든 브랜드는 못생김, 이상함 따위의 경로의존적 단어에 구속받지 않고 아무튼 발에만 들어가면 더 거대하게, 더 괴상하게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할 수 .. 2024. 12. 2. 겨울, 가벼운 산행 요새 하는 운동은 러닝과 등산이다. 러닝은 그냥 동네 뛰는 거, 등산은 그냥 동네 산 오르는 거. 일을 키워서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높게를 생각은 하지만 귀찮다... 아무튼 이런 야외 운동은 레이어링의 영역이다. 실내 스포츠와는 차이가 좀 있는게 겨울을 넘겨야 한다. 또한 보통 한가지 종목의 옷을 우연히든 좋아서든 사들이면 그쪽으로 가는 경향이 생기는 거 같다. 나 같은 경우 등산은 몬테인, 러닝은 자라다. 자라 러닝복 이야기는 예전에 한 적이 있으니까 오늘은 간단히 등산복 쪽 이야기. 겨울 등산에서 일단 주의해야 할 건 일반적 두께 이상의 플리스, 하드쉘은 별로 필요가 없다. 더움. 레트로X는 등산에는 전혀 쓸데가 없고 데날리 같은 건 겨울 암벽에 매달려 있을 때나 유용할 거 같다. 다운도 크게 필.. 2024. 11. 24. 골드윈 팝업, _J.A-L.L_ 협업 골드윈이 한국에서 11월 8일부터 팝업을 한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_J.A-L.L_과의 협업은 11월 19일 출시라고 해서 나오는 날 다녀왔다. 성수동 LCDC에 매우 큰 사진이 붙어 있지만 팝업 매장 자체는 작은 편. 사실 골드윈이라고 하면 일본 노스페이스의 다른 버전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렇구나 했는데 팝업 매장의 모습이 좀 궁금해서 간 거긴 했다. 한쪽에 흙이 쌓여 있는데 보도 사진에는 그게 없네. 이쪽은 _J.A-L.L_ 협업 컬렉션. 아무튼 매장 디자인은 niceworkshop(링크)과의 협업으로 이뤄졌다. 이 팝업 공간은 순환을 주제로 건물 건축의 골격을 이루는 다양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알루미늄 거푸집(‘AL-FORM’)을 중심으로 공간을 구성했다고 한다. 여기에.. 2024. 11. 20. 이전 1 2 3 4 5 6 7 8 ··· 30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