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725 MOSCHINO로 간 제레미 스콧 제레미 스콧이 모스키노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굉장히 뜬금없는 소식이라 놀랐는데 7월에 계약을 했다고 하니 뭐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었겠지 싶다. 어쨌든 이렇게 1994년 프랑코 모스키노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20여년 간 모스키노를 이끌며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낸 모스키노 - 로셀라 자르디니의 시대는 일단락되었다. 모스키노와 제레미 스콧이라는 조합은 꽤 흥미로운 데, 우선 모스키노는 톤이 조금씩 바뀌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시니컬한 유머를 고급스러움 아래 깔고 가는 하우스다. 프랑코 시대의 야생 느낌의 과격한 유머와 반항이 로셀라 시대를 맞아 패션계에서 80년대 풍의 과장이 사라졌지는 것과 맥을 함께 하며 톤 다운 되었지만, 그렇다고 얌전히 입는 고운 옷을 만드는 데는 아니다. 제레미.. 2013. 10. 29. 옷 위의 메시지 사실 옷에 새겨져 있는 (내용이 있는) 프린트나 문구에 그다지 호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런 직접적인 메시지라는 건 너무 환기시키는 바가 크다. 옷이 이미 말을 하고 있는데 쓸모없는 사족을 붙여놓는 듯 하다. 허름한 티셔츠에 기발한 문구 정도가 납득할 수 있는 상한선이다. 하지만 바야흐로 과잉의 시대. 옷에다 대고 각종 컬러와 레이어로 시끄럽게 떠들고도 모자라 프린트와 문구도 빼곡히 채워넣는다. 또 10년 전 쯤의 로고 마니아 시대를 발전 계승한 개와 눈 같은 시그내쳐 형 프린트 들도 득세하고 있다. 높은 덴서티가 보통 그러하듯, 이미 눈이 익숙해지면 다른 것들은 영 심심해 보이기 마련이다. 참고 포스팅 대체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가 (링크) 레이어를 계속 쌓아버리기 (링크) 요즘도 나오는 지 모르겠는.. 2013. 10. 22. 서울 패션위크 2014 SS 中 서울 패션위크 2014 SS가 진행중이다. 10월 18일부터 23일까지고 스케쥴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저번 주말에 가볼까 했었는데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못 갔다. 패션쇼가 아니더라도 앞에서 구경 좀 하고 싶었는데(꽤 재미있다). 분명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 패션쇼에 몇 가지 의문이 있다. 우선 줄 서 있고 뒤에 우르르 서서 보고, 못 들어가고 그런 건 많이 나아진 거 같다. 문제가 누적되고 결국 몇 가지 요란한 사건을 남긴 이후 일반 예약이 추첨 형식으로 바뀌었고, 방문객 수 통제가 조금 더 현실적이 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물론 여기에는 패션 전공 학생이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장벽이 높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인터넷을 통한 .. 2013. 10. 21. 라프 시몬스와 크리스찬 디올 문득 생각해 보니까 요즘엔 Christian Dior라고 또박또박 쓰고 있는 거 같다. 아닌가? 뭐 여하튼 라프 시몬스의 크리스찬 디올이 RTW만 벌써 세 번째다. 여튼 계속 보고 있는데 딱히 패션쇼의 어느 지점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하긴 좀 그렇긴 한데 이 분 여자를 참 좋아하는 듯. 물론 저도 좋아합니다만... 사실 안 좋아하면서 어찌 여성옷을 만들겠냐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에디의 예를 들자면 여자라기 보다 그냥 멋나는 걸 좋아하는 듯 하다) 약간 오버해서 말하자면 캣워크의 옷과 액세서리들에 마치 공기처럼 그의 여성에 대한 애정이 툭툭 묻어있는 거 같다. 크리스찬 디올이라는 이름의 정체성이나 라프 시몬스가 그 안에서 내보이려는 포지셔닝 이런 걸 떠나 그런 애정이 보여지는 방식, 그리고 그렇게 구성.. 2013. 10. 9. MIU MIU 2014 SS 미우 미우는 귀여운데 약간 다르다(예를 들어 모스키노나 랑방과)는게 포인트인데 그 다름이 요새는 좀 더 과격하게 표출되고 있다. 어쨌든 이 바닥은 아이덴터티가 중요하고 그러므로 호불호가 갈리는 건 나쁜 일이 아니다. 모두가 무난하게 생각하고, 모두가 쉽게 접근 가능하고, 모두가 편안히 입을 수 있는 옷은 SPA와 캐주얼의 몫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색을 마구 뽑아쓴 듯 컬러 조합이 매우 현란하다. 누가 저러고 지나간 다면 역시 돌아볼 수 밖에 없다. 저렇게 까지는 좀 그럴 지 몰라도 심플한 코트에 안에는 복잡하게, 복잡한 코트에 안에는 심플하게 뭐 이런 갭은 좀 좋다. 2013. 10. 3. 갤러리아 EAST - 2 1, 2층을 다룬 갤러리아 EAST - 1 포스팅(링크)에 이어 두 번째. E-3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1층부터 보석/화장품/명품 - 여자옷 - 남자옷 - 캐쥬얼 순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데 여기도 비슷하다. 대신 건물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배치의 특성이 약간 다를 뿐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smeg 냉장고(W-5)를 보고 랑방 옴므(E-4)에 가야지 하면 동선이 귀찮아 지는 건 있다. 브랜드 배치가 롯데나 신세계처럼 아예 확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하다. G494는 G.Street 494의 약자다. 온리 갤러리아라고 선전하는 매장 중에 하나로 1997년 오픈한 하이엔드 여성브랜드 멀티샵이라고 되어 있다. 남성 멀티샵은 G494 homme라고 따로 있다. 참고로 고메이 494도 그렇고 494가 많이.. 2013. 8. 27. 갤러리아 EAST - 1 백화점마다, 그리고 각 지점마다 미묘하게 다른 방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거기서도 유난히 차이가 나는 곳으로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시장이 워낙 쏠림에 기반해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눈에 잘 띄어서 그만큼 잘 알려진 ES350 -> E300 -> 카이엔과 프리랜더의 경우처럼 이 곳들은 쏠림의 방향이 예전부터 다른 곳들과 약간 다르다. 그래서 겸사겸사 층별 조사를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요즘은 워낙에 입소문도 빠르고 한 것도 있고, 층별 인덱스만 가지고는 예전에 비해 그런 차별점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는다. 어디든 그렇지만 한동안 매일 가보면 몸에 와 닿는 유니크함들을 느낄 수 있는데 요즘 내 상황에 그렇게까지 하기도 좀 그렇고. 여하튼 취재력의 한계를 변명처럼 늘어놓.. 2013. 8. 26. Prabal Gurung, 2013 FW를 중심으로 PS. 자료 검색의 미흡함을 우선 사과. Prabal Gurung 옷의 페티시 적인 요소들은(구두를 제외하고) 일단은 Zana Bayne의 것이다. 2012 SS 컬렉션부터 가죽 액세서리류는 컬래버레이션으로 함께 만든다. 물론 프라발 구룽이 취사 선택하는 거겠지만 본인이 페티시 적인 제조 감각을 가지고 있고, 아이디어를 바닥부터 끌어내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다르니 일단 언급해 놓는다. 요 몇 년간 패션계의 특징 중 하나는 비 서양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이다. 80년대 레이 카와쿠보와 요지 야마모토, 그리고 이세이 미야케와 준야 와타나베가 있었고 또 지미 츄가 있기는 했다. 앞의 4명은 일본인이고 지미 츄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인이다. 다들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데 지미 츄는 브랜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본.. 2013. 8. 22. The Poet of Black, 요지 야마모토 블랙옷 개미지옥 이야기를 이 전 포스팅에서 쓰고 나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이런 걸 보게 되었다. 2010년 경 요지 야마모토 인터뷰. V&A 뮤지엄에서 한 거다. 말을 매우 천-천-히 하시기 때문에 보고 있다보면 좀 졸리긴 한데 위 Vimeo 페이지에 스크립트도 올라와 있길래 그것도 옮겨놓는다. 딱히 별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그냥 오래간 만에 얼굴 보는 거 정도. Q: 30년 전에 파리에서 첫번째 쇼를 했을 때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그때로부터 당신 작업이나 태도에 변화가 있나요? A: 파리에 온 제 주된 이유는 그저 작은 샵을 오픈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일어났죠... 제 생각엔 당시 제가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디자이너, 한 명이 더 있었고, 같은 일을 하고 있었죠(레이.. 2013. 8. 20. 이전 1 ··· 44 45 46 47 48 49 50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