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725 2000년대 초반 MIU MIU 2000년대 초반,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01 SS 즈음에서 2005 FW 즈음까지의 미우 미우는 재평가해야 할 정도는 아니어도 지금처럼 너무 무시당할 정도도 또 아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 옷들은 마치 네온사인 같은 다른 디자이너 라벨의 옷 사이에서 빛을 발하기는 좀 어려운 타입이고 이제 와서는 중저가 브랜드 옷의 컨셉 사이에 흡수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시큰둥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라다 여사의 미묘한 컬러 감각은 이때도 빛이 나고 있었다. 또 너무 멋쟁이 티를 내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사람 사이에 묻히지도 않을 뭔지 잘 모르겠는데 예쁘게 하고 다니시네 정도의 발란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블랙이나 다크 옷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빠져나올 생각도 없는) 사람들에게.. 2013. 8. 20. 사과다! 미안해 하는 건 아니고 사과, 애플. 바자 브라질 8월호에 실렸다는 이 화보를 보고 앗 사과! 왜 가져다 놨을까하고 한참 생각에 빠졌다. 저런 사진을 찍으면서 사과를 놓자라는 발상이 떠오르기가 쉽지 않은데 이렇게 맨 바닥에서 뜬금없이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거나 가져다 놓은 거지라고 하지만 그래봐야 주변에서 임시방편으로 구한 것들은 대부분 빤하다. 그런데 찾아봤더니 결론적으로는 옆에 농산물 하나씩 놓고 찍은 화보였음. 그렇다면 추측이 간단해진다. 슈퍼에서 좀 컬러풀한 과일이나 채소 좀 사와봐 그랬을테고(이 시점에서 이미 사과가 낄 확률이라는 게 발생하고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그 중에서 이것저것 놓다가 사과가 걸렸겠지. 재미없군. 제목은 Black Power고 모델은 다니엘라 브라가,.. 2013. 8. 13. Racism in 패션 며칠 전 오프라 윈프리가 스위스의 어떤 샵에서 인종차별적 무시를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사실 이 분은 굉장히 유명하면서도 지금까지 꽤 자주(샤넬 꾸뛰르도 있었고 에르메스도 있었다) 이런 류의 무시당함에 대한 소식이 있었던 분이라, 대체 어떻게 하고 있으면 오프라 윈프리인지도 못 알아보고, 또 '당신에겐 너무 비싸요'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지 약간 궁금하긴 하지만 이런 건 살면서 당해온 여러가지 사건들이 중첩되고 겹쳐진 결과 중 하나라고 생각은 한다. 최근 소식 중에는 알렉산더 맥퀸 스토어도 있다. 뉴욕의 알렉산더 맥퀸에서 시큐리티 가드로 일하던 오쓰만 이벨라(22세)는 가봉에서 왔는데 다른 직원과 상사의 아프리카에 대한 끝없는 농담(아프리카에서 발가벗고 도끼들고 뛰어다니다 왔냐), 종교적 농담(무슬.. 2013. 8. 10. 펜디의 본사가 들어간다는 건물 펜디가 2015년 본사를 로마의 Palazzo della Civiltà Italiana라는 유서깊은 건물로 옮긴다. 트위터에서 이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떠들었었는데 이 건물에 대해 약간 더 자세한 이야기를 붙여본다. 콜로세움과 창의 형태가 비슷해서 Colosseo Quadrato(네모난 콜로세움)이라고도 한다. 사실 이 건물은 파시즘 건물의 대표작 중에 하나다. 1935년 베니토 무솔리니가 EXPO에 대비해 세계에 파시즘을 홍보하려는 지시에 의해 만들기 시작했다. 설계는 Giovanni Guerrini, Ernesto Bruno La Padula와 Mario Romano가 했고 1938년에 공사를 시작해 1943년에 공사가 끝났다. 보면 6층으로 되어 있고 한 층은 9칸인데 6은 Benito, 9는 Mu.. 2013. 7. 28. 페티시즘 인 패션 얼마 전에 네덜란드 아른헴의 M°BA 13이라는 곳에서 열리는 Fetishism in Fashion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아래 링크 참고. http://fashionboop.com/728 드롬 매거진이라는 잡지에 이 전시에 대한 사진이 몇 장 올라왔길래 다시 올려본다. 페티시 패션이라하면 본디지와 레더, 최근에는 라텍스와 러버같은 게 생각날 지 모르지만 물론 그게 다는 아니다. 페티시는 어원을 쫓아가 보면 프랑스어 fétiche로 주물, 물신(부적이라는 뜻도 있다)이 나오고, 더 올라가면 포르투갈어 feitiço, 부적이 나온다. 거기서 더 올라가면 라틴어 facticius, 즉 '인공의 것'이 나온다. 그리고 페티시에 패션이 결합되면 거의 Sensual함이 함께 간다. 적극적으로 성적 흥분(뭐 기분.. 2013. 7. 17. 건축가들이 개입한 구두들 건축가들이 개입한 구두들이 은근슬쩍 많이 보인다. 물론 이런 프로젝트 들에는 유명한 건축가들도 있고, 젊고 야심찬 건축가들도 있다. 그 중 몇가지. 건축가들의 주요 작품 같은 것도 소개하면 더 좋을 거 같지만 일이 너무 많아지니 그런 건 생략. 아래 나온 것들 외에도 꽤 다양한 컬래버레이션들이 있었고, 또한 진행 중이다. 이런 걸 좋아하든 말든 여튼 이런 게 있다는 정도로. 프랑스의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과 이태리의 신발 회사 Rucoline과의 프로젝트로 PURE라고 한다. 커먼 프로젝트(링크)의 초기 신발들이 많은 부분에서 생각나지만, 말하자면 더 단순하고 더 몽글몽글하다. 생긴 건 레인 부츠지만 양가죽이고, 밑창은 고무다. 우주선처럼 생긴 동대문 운동장 리뉴얼에도 참여해 우리에게도 .. 2013. 7. 16. 삐툴어진 뷰, 랑방의 광고 제목이 좀 이상하긴 한데... 생각나는 게 딱히 없어서. 원래 제목은 유난히 못 쓴다. 물론 어쩌면 인간에게 질서정연하고 단정하고 고색창연한 것들에 대한 본능적인 열망과 이로부터 받는 안정감 같은 게 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본능이 있다고 해도 꽤나 오래 전부터 여러 방면에서 침식당하고, 거부당하고 있다. 패션 화보나 패션쇼를 보면서 왜 이상한 사진들을 찍고 왜 이상한 옷들을 만드냐라고 물을 수도 있다. 크리에이터가 아닌 사람으로서 이에 대한 답은 사실 내릴 수 없지만, 보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냥 그게 하고 싶었나보네...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물론 약간 더 관심이 생긴다면 왜 저런 걸 하고 싶어졌지라고 물으며 그 작업이 나오기 까지 히스토리를 따라가 본다든가 그의 주변을 탐구해 본다든가 하는.. 2013. 7. 15. 디자이너 하우스의 비디오 작업들 몇 년 전부터 디자이너 하우스들의 비디오 작업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어차피 시즌의 이미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광고라지만 사진, 패션쇼에 이어 비디오, 그리고 또 설치나 전시 등까지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면 가끔 얻어걸리는 것도 있고, 이 주제를 이렇게 날려먹어버리다니 싶은 것들도 있다. 사진 화보와 별다를 것 없는 작업도 있고, 패션쇼와 비하인드 컷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시즌 의상을 만들기 위한 작업 현장이나 브랜드의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것들이 여전히 다수지만 픽션 스토리 텔링을 하려고 하는 좀 더 복잡한 작업들도 이제는 많이 있다. 이대로 가면 시즌이 시작될 때 마다 장편 영화같은 걸 내놓게 되지 않을까 싶다. 위대한 개츠비도 브룩스 브라더스 + 프라다 쪽의 관점에서 보자면.. 2013. 7. 3. 파리 남성복 패션위크 2014 SS가 끝났다 제목이 꽤 긴데 보통 #PMFW나 #PFW Men이나 이렇게들 쓴다. 여기서는 이하 PMFW라고 표시. 영어가 뭉쳐있으면 이걸 말하는 거군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2014 SS PMFW가 끝이 났다. 그리고 오뜨 꾸뛰르가 시작되었다. 해가 바뀔 때도 남성복 - 오뜨 꾸뛰르, 한 해의 반이 지날 때에도 남성복 - 오뜨 꾸뛰르다. 7월 1일이 되었고 아틀리에 베르사체로 오뜨 꾸뛰르가 오늘 시작되었다. 마치 이정표같은 역할 - 한 해가 이만큼이나 흘렀군 - 을 해준다. 거리의 이정표가 초록의 선명한 폰트로 적혀있어 딱히 그것 자체로 흥겨워지진 않지만 그래도 확실한 역할이 주어져 있듯 PMFW의 시작과 끝 소식을 듣는 것도 비슷한 느낌이 든다. 어차피 자세히 할 이야기도 없고 하니 일반론 이야기를 해본다. 밀란이.. 2013. 7. 1. 이전 1 ··· 45 46 47 48 49 50 51 ··· 8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