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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109

빈티지 맨즈웨어를 번역했습니다 빈티지 맨즈웨어(더글라스 건, 로이 러킷, 조시 심스) 번역본이 나왔습니다. 제목 그대로 빈티지 의류를 다룬 책입니다. 번역의 측면에서 부족한 점도 있고 아쉬운 점도 물론 있지만 원래 이 책이 워낙 재미있습니다. 두껍고 사진이 왕창 들어있습니다. 원서에서는 그런 느낌을 크게 못받았는데 '컬러대백과사전'의 느낌이 나온 번역본의 모습도 마음에 듭니다. 자고로 이런 책은 계속 들춰보면서 익숙해지고 그러다보면 마음 깊은 곳 어딘가 내려 앉게 되는 즐거움이 있지요. 번역의 오류 지적, 내용상 궁금한 점 문의 등등 언제나 환영합니다. 많이 봐주세요~ 교보문고 온라인은 여기(링크)이고 이외 아무곳에서나 '빈티지 맨즈웨어'라고 검색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2014. 7. 23.
복각과 재현의 패션 최근에 복각 패션에 대해서 이런 이야기를 썼습니다.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37505.html 제목은 편집부에서 '복원된 핏, 다시 입는 개성'이라고 붙여줬는데 괜찮네요. 어쨌든 소개 차원이고 아무래도 짧은 글이라 약간 오해의 소지도 있고 빠진 것도 많고 그러긴 한데 약간 아쉽기도 하고 요새 블로그에 쓰는 이야기도 없어서 추가하고자 하는 에피소드 몇 가지만 붙여봅니다. 왜 일본산 셀비지인가. ... 위에서 말한 셀비지 데님의 경우 일본산 원단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데님 브랜드에서도 고급 데님들 중 기본으로 일본산 원단의 사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다. 왜 이렇게 되었냐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이 있다. 소문 중에는 가장 흔한 .. 2014. 7. 18.
파이팅 더 비치 브리게이드 얼마 전 수지 멘크스 여사가(표준 표기로 수지 멘키스라고 하더라) 보그 인터내셔널에 이런 글을 올렸다(링크). 제목은 Fighting the Bitch Brigade. 내용은 딱히 별다른 건 없고... 여튼 수지 여사의 글을 아주 오래 전부터 꾸준히 읽어오고 있는데 확실히 유해지고 있는 걸 느낀다. 물론 예전에도 딱히 쎄지는 않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봐오다 보면 뭐랄까, 옛날 스타를 대하는 마음가짐이랄까, 오지 오스본이 지금은 뭐 하는 지 잘 모르겠고 종종 신곡 나온 거라고 들어보면 영 이상하지만 그래도 오지 오스본은 오지 오스본이지 하는 마음이 들며서 괜히 반가운 것과 비슷하다. 여하튼 수지 멘크스 정도 되는 위치의 사람이 뭘 바쁜 시간에 놀리고 투덜거리냐.. 정도에서 글을 내놓은 건 아쉽다. 뭔가 고.. 2014. 6. 18.
LVMH의 두 축, 델핀과 앙투완 이전 포스팅(링크)과 연결되는 거라 여기에... 별 재미도 없는 회사에 관한 이야기를 연속으로 해본다. 피에르 아르노 회장의 LVMH라는 거대한 패션 회사가 등장한 게 1987년이다. 그 이후로 참 많은 게 변했다. 사실 경제면에나 나올 이야기만 여기에 있다면 그다지 재미있을 건 없겠지만 이 경쟁은 옷을 사 입으려는 이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어디를, 누구를 공략해야 하느냐는 포지셔닝이 더욱 중요해졌고, 모 기업이 그리는 큰 그림에 따라 사람이 바뀌고 브랜드의 색이 급변한다. 그리고 바로 다음 시즌이 오면 이 이동의 결과를 고스란히 보게 된다. 이런 "새로운" 문화를 주도한 LVMH가 살짝 삐걱거리고 있다. 라이벌들은 더욱 강력해지고, 매출의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다 보니 그 곳의 정책 변화에.. 2014. 6. 5.
유행이란, 특히 패션의 유행이란 좋은 것이다. 쫓아가는 즐거움이 있고, 대체로 신선함이 있고, 시대를 앞서나가는 자신감도 준다. 블로그에다가 유행의 뿌리는 무엇인지, 시도에 드리워져있는 배경은 무엇인지, 그 유행이 앞서나가며 나온 건지 아니면 퇴행하다가 나오는 건지, 그러므로 타당하고 적합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보통 하고 있는데 요새는 잘 모르겠다. 유행의 당사자가 자신을 메타하게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지, 그리고 쓴다고 쓰고 있는데 잘 하는지, 효용이 있는지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최근 낙담의 슬럼프인고로 이런 이야기를 잠시. from 패션붑 텀블러 2014. 5. 28.
가벼운 단상 딱 떨어지게 멋진 건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 그리고 감상적인 것들은 혼자서는 설 수 없고 기억이 불러일으키는 뭔가가 따로 필요하기 때문에 재미가 없다. 물론 지루하다고 안 좋은 건 아니다. '적당한' 지루함은 만들어내기가 지극히 어렵지만 그런만큼 훌륭하다. 꼭 혼자서 설 수 있어야만 좋은 건 아니다. 혼자와 기억이 '적당한' 자극을 주고 받으며 함께 할 수 있다면 더 훌륭할 것이다. 여하튼 복각 의류는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대신 직접 한다면 아무래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것은 옷과는 별로 관련이 없고 제조와 복기라는 인간 본능에 가까운 행위다. 트렌디 패션 잡지의 화보도 그런 점에서 재미가 없다. 다행히 가끔 재밌는 게 나오긴 한다. 그렇지만 똑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건 언제나 치명적이다. 대부분의 .. 2014. 2. 10.
패션과 디자이너 어떤 사람이 옷을 만들기로 한다. 그가 숙련공인지 아닌지, 기술적 완성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사실 크게 상관은 없다. 전통적인 옷 제조 방식은 물론 소중하고, 그 가치를 알고 제품을 사주는 이들이 계속 존재해 이어져야 하겠지만 때로 상상력의 발목을 잡는 덫이 될 수도 있다. 방식은 다양할 수록 좋은 게 많이 생긴다. 일본에서 온 '다른 방식'의 옷이 한때 각광을 받은 것에 그때까지와 뭔가 다른 새로움 - 그리고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된 세상 - 덕도 있었다. 이제는 그런 것들도 다 녹아들어 버려서 더 이상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프라발 구룽이나 필립 림 같은 이들이 과연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을까. 여튼 만들고 싶은 걸 보다 명확히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거기에 넓게 자신만의 아이덴터티를 두를 수 있다면.. 2013. 10. 17.
훌륭한 제품들과 오래도록 함께 하는 방법 예전에 어디다 보내려고 쓴 건데 사정이 바뀌어서 가지고 있던 겁니다. 재활용해 봅니다. 사실 비슷한 내용의 포스팅이 몇 번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옷장의 옷들과 더 친해지는 일'(링크)이라는 제목입니다. 내용은 거의 같아요. 조금씩 바꿔가며 계속 올리죠. ㅎㅎ 변명하자면 사실 이런 류는 언제나 대동소이합니다. 50년 전도 비슷했고, 50년 후도 비슷할 겁니다. 존재하는 미세한 차이들은 '한때는 해링본 수트가 대를 물리는 옷이었는데 지금은 아니다'라는 차이 정도입니다. 지금은 귀한 소재가 나중에 흔해질 수도 있고, 지금은 없는 소재가 등장하기도 하겠죠. 하지만 제 세대 안에 천지개벽하는 진화는 보통은 없겠죠. 뭐든 그렇지만 '어디까지' 손을 댈 것인가라는 균형의 문제입니다. 그렇게 큰 관심도 재주도 없.. 2013. 7. 5.
패션과 치기어림 이왕 옷과 패션에 관심을 가지기로 마음먹은 이들에게 치기어림이란 꽤 중요한 덕목이다. 하루라도 일찍 시작한 수많은 뻘짓들은 옷을 좋아하며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뻔뻔함을 획득하는 중요한 단초가 되어준다. 그리고 그때 입어 본 엄한 옷들과 자기 확신은 이후 자아를 조금씩 더 확립해가는 동안 또한 쉼없이 변한 세상의 트렌드 옆에서 패션에 대한 태도를 정립하게 해 줄 교훈이 되어 준다. 이런 것들은 상상력이 어지간히 풍부하다고 해도 간접 학습으로 깨닫기가 무척 어렵다. 사람마다 얼굴 생긴게 다르고, 어깨 모습이 다르고, 배가 나온 정도가 다르고, 다리의 휨 정도와 길이가 다르다. 생각하는 게 다르고, 지향하는 바도 다르고, 옷을 입는 목적도 다르다. 머리 속으로 생각한 게 .. 2013.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