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클111 뎀나 즈바살리아가 패션을 망쳐놓고 있다 우선 이 제목과 관련해 두 가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지금으로부터 십 몇 년 쯤 전에 톰 포드가 패션을 망쳐 놓는다는 이야기를 쓴 적이 있다. 이글루스 시절이었고 이 사이트를 만들면서 그걸 여기에 가져와 처음 글로 올렸다. 그러므로 헬로 월드를 제외하고 여기의 첫 번째 글이다(링크). 그때 패션을 망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쓴 이유는 고급 의류가 귀족의 워드로브를 지나 80, 90년대 들어 확대되는 개인주의와 늘어난 소득, 팬덤의 소비 정도로도 버틸 수 있는 디자이너 등등 덕분에 고급 패션은 좀 더 대중을 대상으로 하지만 보다 개인적인 활동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이 뭐라 하든 제 좋은 걸 입고 다닐 수가 있었고 귀족이 아닌 이들이 구축하는 우아함 혹은 데리킷 같은 것들이 만들어질 기.. 2017. 6. 22. 퍼스널 스타일에 대해 이건 상당히 스케일이 큰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에는 요약만 한다. 우선 오래간 만에 이 생각을 하게 된 동기. 물론 생각은 계속 하지만 그걸 가지고 뭘 쓴다 이런 일은 최근에는 거의 없으므로. 1) 조나단 앤더슨의 패션쇼(링크). 2) 카니에 웨스트 - 케이시 힐에 대한 이야기(링크). 3) 걸 그룹 구경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물론 의상이다. 보이 그룹이 팬덤 중심이고 그러므로 일상과 괴리된 유니크한 의상으로 팬덤과 연예인을 분리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걸 그룹은 대중성이 중심이고 그러므로 무대 의상으로의 특수성에 일상성이 결합되어 있다. 게다가 일단 옷이라는 거 자체가 여성복 쪽이 바운더리가 훨씬 넓다 보니까 선택의 폭도 넓다. 이런 경향에 대해 조만간 어딘가 나올 모 글에 대강.. 2017. 6. 16. 오랫동안 입은 옷 이야기 얼마 전 한국일보 칼럼에 "옷을 오랫동안 입는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으니 못 보신 분들은 다들 읽어주시길 바라며 :-) 기사보다 약간 더 텀이 긴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게 칼럼이라지만 사실 옷을 오랫동안 입는 즐거움이라는 건 평생 따라다닐 수도 있는 이야기다. 패션이 주는 즐거움이 있고 옷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이 둘은 다르다. 물론 패션에도 "잘 만듦" 혹은 트렌디해서 산 건데 입다 보니 정이 들었음 같은 게 있다. 옷도 마찬가지로 무리 없이 오래 입을 수 있을 거 같거나 또는 매번 쓰던 거라 샀는데 알고보니 트렌드 세터가 되어 있다든가... 하는 일이 드물지만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야구 모자와 스냅백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남들이 뭐라 하든 야구 모자를 선.. 2017. 6. 13. 생산자적 관점, 혹은 비 소비자적 관점 그냥 생산자 관점이라고 말해버리면 오해의 여지가 좀 있기는 한데.. 여튼 나 같은 경우 마케팅, 순이익 같은 데 그렇게 큰 관심이 없으면서 주로 이야기하는 패션, 아이돌에서 예컨대 생산자적 관점에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 이와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 있는데 갑자기 생각나서 써본다. 잡지 SYSTEM 2호를 보다가 이들이 기사를 쓰는 방식을 보다보니 할 말이 조금 생기기도 했고. 여기서 생산자 적 관점이란 예컨대 어떤 노래를 듣고 내가 좋으면 되지(리스너의 올바른 태도다)에서 벗어나 1위를 할 수 없는 현 구조적 상황(사실 그게 무슨 상관이냐) 같은 걸 이야기 하는 뭐 그런 건데... 이건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옷을 구매하는 소비자라면 그 상표가 랑방이든 루이 비통이든 사실 별로 상관이 없는.. 2017. 5. 8. 임시적 균형의 지속 이번 칼럼(링크)에 덧붙이는 이야기 하나 더. 짧은 지면에 맞추다 보니 세 단락 정도의 내용을 하나의 단락으로 압축했고, 그랬더니 문장이 너무 꼬여서 기자님의 요청에 따라 좀 더 정리하다가 아예 없애버렸다. 이걸 따로 하나의 칼럼으로 구성하는 건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되니 이 자리에 써 본다. 혹시 나중에 관련된 일이 생긴다면 또 쓸 수도 있겠지만. 칼럼에서는 여성 디자이너들이 상업적, 전략적, 시대 변화에 맞춰 늘어나고 있는 추세고 특히 LVMH 같은 큰 회사가 빅 네임의 하우스에 여성 디자이너를 임명하면서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썼다. 한정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사실 여성 디자이너가 여성의 옷을 만드는 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특히 하이 패션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여성이 여성의 옷을.. 2017. 4. 6. 한국일보에 입기, 읽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했습니다 한국일보에 "박세진의 입기, 읽기"라는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했습니다. 격주 간격이고 수요일에 게재됩니다. "입기, 읽기"라는 제목은 마음에 드는데 적어 놓고 보니까 옷과 책에 관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물론 패션을 읽어 본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소는 여기(링크)입니다. 첫 번째는 이번 구찌 패션쇼를 중심으로 젠더리스의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구찌 2017 FW 티저 영상 중 캡쳐(링크). 아직 칼럼을 어떤 식으로 저길 꾸려 나갈지 명확한 그림을 그리진 않았지만 (그런 걸 그리는 게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런 식의 전략적 접근을 하는 타입의 인간이 아니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습은 패션과 옷에 대해 이 나라가 가지고 있는 반감, 벽,무관심 같은 걸 좀 바꾸고 이게 삶.. 2017. 3. 2. 2017년 이곳의 스트리트 패션 2017년 새해를 맞이하며 GQ 1월호에 이런 이야기를 썼습니다. 지금 이곳의 스트리트 패션에 대해 이야기 하기 위해서 월드와이드 스트리트 패션이 어디서 와서 어떻게 되었고 여기에 어떤 식으로 들어왔는지, 그리고 이게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고 여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거 같은지, 그렇다면 2017년의 한국의 스트리트 패션은 어떤 경향을 보일지...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뭐 각론은 사실 저도 알 길이 없고 좀 더 커다랗게 바라보고 우리 함께 이 변화를 느끼고 즐겨보자는 취지로 썼습니다. 그리고 이걸 즐기기 위해 뭘 좀 준비하자... 는 이야기도 살짝 덧붙였습니다. 패션의 움직임과 변화는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또한 그 움직임 자체가 즐거운 구경거리이기도 하죠.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고 다가올 2017년의 .. 2016. 12. 29. 패션 vs. 패션이 올해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패션 vs. 패션(링크)이 GQ에서 선정한 2016년의 책 10권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기사는 여기(링크)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활동을 정리하는 곳이니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저 기사가 12월에 올라왔고 우연히 트위터에서 봤는데 이후 별 생각없이 1월호에 실릴테니까 거기서 봐야지~ 하고 딩가딩가 놀았습니다. 근데 1월호를 보니 없군요. 생각해 보면 2016년의 책 정리니 당연히 2016년의 마지막 호인 12월호에 실렸겠죠... 여튼 그래서 그냥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 캡쳐를. 이 기사를 보니 여러가지 감상과 사념이 생겨나지만 어쨌든 쓸데없는 짓을 한 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드리겠습니다. 2016. 12. 29. 타인의 착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어쨌든 어떤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그만의 세계다. 그가 어떤 삶의 과정을 지나쳐서, 어떤 기쁨이나 좌절을 거쳐 지금 저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런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할 뿐이다. 현대의 패션에 옳은 길은 있을 수 없고 이런 방식과 저런 방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옷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잘잘못을 논할 이유도 애초에 굳이 간섭을 할 이유도 없다. 다만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식들 그리고 혹시나 좀 더 파고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모두가 조금 더 즐거워질 수 있는 게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2016. 12. 10. 이전 1 2 3 4 5 6 7 8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