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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슨 + 포드 Bronco 1965년에 처음 등장한 포드의 SUV 브롱코가 얼마 전 다시 나왔다. 예전에 브롱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찾아봤는데 여기가 아닌듯... 귀찮다. 아무튼 미국에서도 산간 오지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이 꽤 늘고 있고(이건 히피의 승리 이야기를 할 때 다룬 적이 있다) 테크니컬 아웃도어, 올디스의 아웃도어 양쪽 다 서로의 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김에 필슨과 포드 브롱코가 숲을 지키는 소방관들과 미국의 내셔널 포레스트 파운데이션을 후원하기 위해 콘셉트 자동차를 만들었다. 와일드랜드 파이어 릭(Wildland Fire Rig). 겉만 꾸민 게 아니라 안에도 여기저기 필슨의 손길이 닿아있다. 사실 포레스트 소방관용 유니폼이라면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사용되었던 이 옷이 떠오른다. 포레스트 그린이 특유의 .. 2020. 10. 28.
유니클로 + 질 샌더 = +J는 11월 13일 갑자기 새 컬렉션 런칭을 발표해서 놀라게 했던 유니클로와 질 샌더의 협업 컬렉션 +J가 발표 이후 뭘 내놓는지 거의 보여주지 않길래 대체 뭘 하려나... 했었는데 드디어 대강의 룩북, 제품 리스트가 올라왔다. 여기(링크) 참고. 코트, 다운, 스웨터, 셔츠, 세트업, 몇 가지 액세서리 등등의 구성으로 뭐 무난한 거 같다. 단정하고 깔끔하고 살짝 위트도 있고 보통 잘 팔리는 타입이다. 그렇지만 2020년이다. 물론 +J 첫번째 콜라보는 하이 패션, SPA, 그리고 패션 전반에 걸쳐 어떤 전기가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다시 내놓을 생각을 했다면(같은 걸 복각해서 내놓은 적은 있다) 뭔가 조금 더 확실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유니클로와 질 샌더 양쪽 모두 어떤 전환점이 필요.. 2020. 10. 28.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 3 레이어 시스템 매년 겨울이 다가오면 레이어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물론 뭐든 더 껴입으면 더 따뜻하다. 당연하다. 하지만 목표를 확대해 볼 수 있다. 더 가볍게 더 따뜻할 수 없을까, 따뜻하면서 갑갑하지 않을 수 없을까, 만원 지하철에서 땀이 나는 데 매번 외투를 벗어야 하나, 다운이 잔뜩인데 어디선가 찬바람이 샌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가능한 최대로 활용할 방법은 없을까 등등. 그러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레이어의 이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맨 바깥은 바람, 비, 눈, 요새는 먼지를 막는다. 그 다음에는 보온재다. 외부의 요인을 막았으니 이제 보온재를 넣어 체온이 바깥으로 배출되는 걸 막는다. 다운, 합성 충전재 등등 소재는 다양하고 아주 가벼운 것부터 시골 아랫목에 덮여 있는 이불처럼 두꺼운 것까지.. 2020. 10. 22.
프라우드 보이스 - 프레드 페리 패션 브랜드는 가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연결점이 생기고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버버리는 영국의 훌리건들 그 다음에는 챠브나 러시안 레이브가 좋아했다. 버버리는 이런 이미지를 떼어 놓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었고, 고샤 루브친스키를 데려다 판을 깔아주기도 했었다. 프레드 페리에겐 테라스가 있었고, 뉴발란스는 2000년대 초반 독일의 네오 나치들이 신었다. 뉴발란스는 반 인종주의 콘서트를 후원하는 걸로 대답을 했다. 스톤 아일랜드 역시 영국 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주목받는 건 미국의 우파 집단, 헤이트 그룹, 네오 파시스트, 극단주의자 그룹인 프라우드 보이스다. 트럼프는 프라우드 보이스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부정했지만 관련된 소문은 많다. 아무튼 이들이 선택한 건 프레드 페리의 노란 줄무늬 블랙 폴.. 2020. 10. 7.
노스페이스 트로터 골드, 아이코닉 옐로 요새...라고 하기보다 최근 세계 곳곳의 노스페이스는 꽤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노스페이스 어번 익스플로레이션(The North Face Urban Exploration)의 2020 FW 시즌으로 나온 트로터 골드 캡슐 컬렉션. 클라이밍과 도시 탐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고 16가지 젠더 플루이드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크니컬한 워터프루프 폴리에스테르와 플리스의 조합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노스페이스하면 생각나는 노란색이 있는데 그 색 제품들이 주르륵 나왔다. 이 색으로 된 디날리, 히말라얀, 눕시, 몇 개의 가방 등등이 나왔다는 소식이다(링크). 참고로 곧 나올 예정인 구찌와의 협업은 풀 컬렉션이라는 듯 하다. 아무튼 뭐, 바쁜 브랜드다. 2020. 10. 2.
패션의 자유로움 사실 패션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못생긴 옷,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은 세상에 이미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하느라 패션 같은 데 신경 쓸 돈도 시간도 없는 사람들, 편한 복장을 선호하는 실용적인 여행자들, 옷이란 그저 추울 때 따뜻하면 되고 튼튼하고 관리가 편하면 좋다는 이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옷에 사실 꽤 익숙한 편이다. 등산복 패션, 골프복 패션, 관광객 패션 등등은 모두 편안함을 극도로 중시하는 방식이다. 즉 옷에서 형식이라는 부분을 제외시킨다. 물론 편안하겠지만 이런 옷차림은 패션 파괴자 같은 놀림을 꾸준히 들어왔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함과 실용성을 중시하고 있다. 유행하는 패션도 스포츠, 아웃도어 .. 2020. 10. 1.
프라다, 라프 시몬스, 2021 SS 프라다와 라프 시몬스의 협업으로 만든 프라다의 2021 SS 컬렉션이 얼마 전에 있었다. 기대가 좀 있었기 때문에 라이브로 지켜봤다. 이게 라이브가 없으니까 나중에 모아 올라오는 채널도 없고 그래서 챙겨보기가 좀 까다롭다. 이 컬렉션은 꽤 재미있었다. 젊고, 진중하고, 멋지다. 2020년 시점에서 보면 약간 옛날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긴 했고, 그런 일종의 우아함이 방해 요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찌나 발렌시아가가 그랬던 것처럼 기존의 이미지를 갑자기 + 완전히 밀어 버리지 않으면 수가 잘 나지 않는 상황이다. 버버리가 컬렉션에서 헤매는 이미지를 주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그렇다고 해도 이 컬렉션은 그런 생각을 살짝 뛰어 넘어 있었다. 무엇보다 미우치아 였으면 하지 않았을 거 같은 컬.. 2020. 9. 28.
노스페이스, 구찌, 헨더 스킴 최근 사카이, 하이크, 마르지엘라 등과 협업을 이어온 노스페이스가 올해는 브레인데드와 재미있는 컬렉션을 내놨었다(링크). 그런데 이번에는 구찌와의 콜라보 소식이 나왔다. 아직 별 건 없고 구찌 인스타그램(링크)을 통해 산, 텐트 나오는 영상을 하나씩 올리고만 있다. 야외 나오는 구찌 영상에 가끔 들리는 나팔 소리 같은 거 약간 좋아한다. 노스페이스 만큼 흥미진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브랜드가 있나 요새 생각하는 데 구찌라니, 일단 지금 가고 있는 길에서 피크를 하나 찍는 거 같다. 사실 하이크, 마르지엘라, 브레인데드 등이 다들 노스페이스와 함께 하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줬기 때문에 과연 구찌는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내놓을 지 기대가 된다. 그런가 하면 헨더 스킴(Hender Scheme)과의 협업.. 2020. 9. 25.
thisisneverthat의 10년을 담은 책 thisisneverthat의 지난 10년을 담은 책 thisisneverthisisneverthat이 나왔습니다. 이 책에 소설가 정지돈은 브랜드를 흐릿하게 만드는 글(「이것이냐 저것이냐」)을, 그리고 저는 브랜드를 확장하는 글(「스트리트 패션과 유스 컬처」)을 실었습니다. 사이트도 있는데 재미있습니다(링크). 크고 두껍고 무겁습니다. 202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