붑1129 퀼티드 재킷 이야기 퀼트, 즉 누빔이라는 건 아주 오래된 보온 방식이다. 누구나 추워지면 옷감 사이에 뭔가 넣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고 고대 이집트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말하는 퀼티드 재킷이라는 건 얇은 나일론 다이아몬드 패턴에 합성 소재 보온재를 넣고 가장자리와 칼라가 코듀로이 같은 걸로 되어 있는 옷을 말한다. 이것은 라벤햄의 덴햄 재킷. 딱 이렇게 생겨서 장르가 독립된 건 그다지 역사가 오래 된 건 아니다. 아우터로서 이 옷의 애매한 용도 만큼이나 이 옷의 역사도 꽤 애매하다. 퀼티드 재킷은 허스키 재킷이라고도 부르는 데 이런 옷을 처음 내놓은 게 허스키라는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미 공군에 비행사로 복무하다가 1960년에 눈에 이상이 생겨서 전역을 하게 된 스티브 구이라스라는 분은 이제 먹.. 2019. 10. 17. 토트백 놓고 떠들기 드넓은 여성 가방의 세계에 비해 남성 가방의 세계는 여전히 꽤나 좁은 편이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갈 수록 상당히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는데 아주 캐주얼한 아웃도어 백팩과 아주 포멀한 가죽 브리프케이스 사이에 많은 카테고리의 가방들이 저마다 자리를 잡고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토트백이다. 토트백이란 커다란 본체가 있고 손잡이 끈이 두 개 정도 달려 있어서 손으로 들거나 어깨에 맬 수 있는 가방이다. 어떤 제품은 손잡이가 상대적으로 짧아서 절대 어깨에 걸 수는 없지만 대신 따로 크로스 스트랩을 달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손잡이 끈은 손잡이 끈대로 적당히 길어 어깨에 넣을 수 있고 스트랩도 달 수 있는 것도 있다. 이렇게 보면 상당히 다양해 보이고 경계선이 불분명해지지만 길.. 2019. 10. 13. 포터의 헤드 포터가 사라진다, 그리고 Ramidus 포터의 브랜드 중 하나인 헤드 포터가 사라진다. 사실 헤드 포터는 좀 애매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긴 했다. 브랜드 스토리를 잠깐 검토해 보자면 우선 요시다 가방이 있다. 1935년에 런칭한 오래된 브랜드다. 이게 좀 늙어보이고 사무용이라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1998년에 조금 더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자 만든 브랜드가 헤드 포터다. 그리고 이 브랜드에서 옷을 내놓는 게 헤드 포터 플러스다. 그런데 헤드 포터 플러스에서도 지갑이니 뭐니 이런 게 나왔었다. 이 두 브랜드는 후지와라 히로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지분도 가지고 있는 듯). 포터 라벨 붙어 있는 것도 똑같고 라인도 거의 비슷한데 무늬가 좀 있는 게 많거나 할 뿐이다. 겉으로 보면 이게 포터에서 나온 건지 헤드 포터에서 나온 건지 알 수 없어도 안에 .. 2019. 10. 11. 패셔너블함의 정도 제목의 정도는 바른 도리, 정벌하러 가는 길 이런 게 아니라 분량을 말하다. 패션은 기본적으로 폼을 잡는 거라 생각한다. 이 말은 멋나게 보이는 것, 예쁘게 보이는 것 등등으로 대체할 수 있는데 거의 다 비슷한 의미다. 이 폼을 잡는 것이라는 말은 하지만 정의가 불가능하다. 사람마다 뭐가 폼이 나게 보이는 지가 다르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모습에서 폼이 난다고 느낄 수도 있고, 남들과 다른 모습에서 폼을 내는 조악함을 같잖게 생각하며 또한 아예 남과 비슷하게 군중에 파묻히는 걸 폼이 난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렇게 돌리고 돌리고 하며 계속 나아갈 수 있다. 완성도의 세계도 아니고 유니크함의 세계도 아니다. 판단의 몫은 그 사람의 주변에 주어지게 되는데 우선 주변이 전체를 반영할 수 없다. 레벨의 문제와.. 2019. 9. 29. 노스페이스의 퓨처라이트 제품들이 나온다 요새는 노스페이스가 제일 재밌어서 다른 패션쇼는 뭘 봐도 시원찮고 시큰둥하고 그런 거 같다. 팀 해밀턴 화이팅... 노스페이스에서 내놓을 예정이라는 신소재 퓨처라이트(futurelight) 이야기를 올해 초에 했었는데(링크) 시간이 흘러흘러 어느덧 10월 1일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고보니 문 파카(링크)도 얼마 전에 출시된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떡밥 배포 - 떡밥 회수의 수순을 충실히 밟고 있다. 일단 말을 꺼내놓고 사방팔방 알려야 열심히 일을 하는 법. 물론 옷의 생긴 모습도 중요하겠지만 이런 신소재에서 더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바로 기능이다. 아웃도어 옷 중 쉘이란 기본적으로 휴대용 옷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 비, 눈, 짙은 습기 - 꺼내 입는다. 이런 건 다운 파카도 마찬가지다.. 2019. 9. 16. 언더커버와 오프-화이트의 콜라보 Undercover와 Off-White™의 콜라보 UNDEROFFWHITECOVERS가 나온다. 9월 14일 매장에 풀리고 인터넷 사이트에는 15일에 올라올 예정이라고 한다. 여기(링크)를 참고. 언더커버와 오프화이트 글자 섞어 놓은 건 알겠는데 맨 끝에 S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다. 하이픈(-)이 사라지고 S가 나타났음. 이 콜라보의 티저가 좀 재미있다. 옛날 영화 포스터 풍인데 영화 배우 타케나카 나오토와 후세 에리. 몇 장 더 있는 데 언더커버 랩 인스타그램(링크)에서 볼 수 있다. 이게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인스타그램에 의하면 이 영화(혹은 그 비슷한 영상물이겠지)는 언더커버 아오야마 스토어에서 9월 14일 오후 6시 반부터 10시까지 상영된다. 보그 나이트 기간 중 이벤트 성이다. 주의할 점.. 2019. 9. 12. 노스페이스는 여전히 열심히 뭔가를 내놓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여전히 뭔가를 열심히 내놓고 있다. 구분을 이렇게나 많이 해놓는 이유가 뭘까 싶을 때도 있지만(링크) 신제품 출시, 단종, 기존 제품 업그레이드를 정말 꾸준히 해나가고 있다. 최근의 컬렉션은 “The Archives, Reimagined”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2019 FW부터 나오기 시작한 이 컬렉션은 시즌에 걸친 3번의 드롭으로 이뤄져 있다. 첫번째는 쿠라이시 카즈키와 내놓는 콜라보다. 클래식 노스페이스 제품들을 개선하고 혁신적인 기능성을 더해 다시 만든다. 코어텍스 파카, 레인 재킷, 플리스 등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다음은 Rage 컬렉션이다. 작년에 레이지 시리즈를 다시 내놓는 걸 보면서 왜 저걸 다시 내놓는걸까 궁금했는데 확실히 미니멀하게 흐르고 있는 노스페이스 전체 컬렉션 속.. 2019. 9. 10. 현대 자동차의 폐차 재활용 그리고 패션 얼마 전에 업사이클링(링크)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한 적이 있다. 업사이클링은 NGO에서 시작되고 인디 패션 브랜드를 거쳐 기존 패션 업계 그리고 하이 패션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여러 번 이야기하지만 그게 본심이든 마케팅이든 이미지 개선의 방책이든 어쨌든 재활용이라는 모든 패션에 관련된 물품들이 지속 가능한 패션의 사이클 안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 일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건 지금 가지고 있는 걸 더 오래 쓰는 것이다. 유행으로부터의 해방이 당신을 자유케 하리라. 산업 폐자재를 가장 많이 만들어 내는 건 역시 대기업들이다. 뭐든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 국내 대기업들이 이 분야를 기웃거리고 있다. 보통은 이벤트 성 생산에 이어 물품 기부 방식의 좋은.. 2019. 9. 2. 유니클로가 잡지를 내놨다 유니클로에 대한 이야기는 얼마 전에 한 게 있으니 참고하시고(링크) 유니클로가 일본에서 무가지 잡지를 내놨다. 타이틀은 라이프웨어. 2013년에 제시한 이후 유니클로가 끌고 가고 있는 가장 큰 개념이기도 하다. 매장과 츠타야 서점, 킨들을 통해 배포한다. 또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영어 버전을 볼 수 있다(링크). 커버의 일러스트는 아드리안 존슨이라는 분이 작업했다고(링크). 이런 거 그리시는 분. 가만히 보면 요 몇 년간 패션 브랜드들은 옷 외에 아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고 있는데 예컨대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비롯해 유튜브 비디오, 웹진, 룩북, 오프라인 매거진 등이 있다. 이전에도 유니클로 매장에 보면 지라시도 있었고 가끔 카탈로그도 나왔었는데 정기화시킨 매거진을 내놓기로 한 거 같다... 2019. 8. 29.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12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