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1151

어쩐지 아크테릭스 얼마 전에, 라고 해봤자 벌써 작년 12월 말의 일이지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아크테릭스 파카가 잠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기사를 보면 '은밀한 사생활', '이재용 패딩', '완판 조짐' 등 꽤 자극적이다(링크). 어디서 샀을까(지인이 압구정 매장에서 구입해 선물로 준 걸로 추정, 바이럴인가, 이 정도면 바이럴 아닌가, 이재용을 동원해 바이럴을 하나), 그 전의 일정, 입고 어디 갔을까 등이 자세히 나온다. 아크테릭스의 파이어비 AR 파카인데 고어 써미엄 쉘에 850필 구스 다운 제품이다. 아크테릭스 제품 중 무게 대비 보온성이 가장 좋다고 하는 걸 보면 아무래도 가벼움에 중점을 두고 있는 옷이다. 며칠 후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이재용이 입었던 패딩 주세요 그러는 사람들이 있었다는데(정말?) 잘 .. 2020. 1. 23.
마카오 신사도 루이 비통 가끔 선을 넘는 녀석들을 보는데 주말에 본 게 부산에서 625 전쟁 이야기를 하는 편이었다. 아무튼 거기 마카오 신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마카오 신사는 여덟가지 조건이 있었다고 한다. 하긴 타이타닉 때도 루이 비통이었으니 마카오 신사 때도 루이 비통이겠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더니 마카오 신사는 1950년대 홍콩 무역상들을 일컫는 말이다(링크). 홍콩 무역상인데 왜 마카오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아무튼 마카오 신사다. 여덟가지 조건이란 영국제 양복, 영국제 셔츠, 발리 구두, 롤렉스 시계, 이탈리아제 악어 가죽 벨트, 디올 혹은 루이 비통 손가방, 샘소나이트 트렁크, 필그램의 파나마 모자, 이렇게 8가지다. 옷은 영국이고 액세서리는 유럽 본토군. 위 기사를 보면 당시 활동하던 홍콩 무역상들이 30.. 2020. 1. 20.
2020년, 구찌, 프라다, 지퍼 등등 1월 들어 뭐 딱히 큰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부산하고 시간이 부족한 걸 느낀다. 덕분에 이곳도 자주 방치되고 있는데 그런 김에 최근의 일 몇 가지. 1. 프라다의 2020 SS에 대해 잠깐 투덜거린 일이 있었는데 사실 기본적으로 프라다를 좋아하는 편이다. 2020 FW도 재미있다. 그럼에도 뭐가 문제인지, 문제가 있긴 한 건지, 문제라고 생각하고는 있는지 등등은 아주 긴 이야기가 필요할 거 같다. 2. 이에 비해 몽클레르에 대해서 약간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나치긴 했지만 여전히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콜라보가 본체보다 커지더니 결국 콜라보 자체가 하이 패션 브랜드가 되어 있다. 이것만 가지고도 재미있지 않나. 3. 구찌 + 미키마우스 음... 이에 대해서도 아주 간.. 2020. 1. 16.
피티워모, 책 행사 테스토 피티워모에 대한 기사를 찾아 읽어보고 있는데(링크) 좀 재미있는 게 있다. 이 기사를 보면 "피티워모는 현재 내 목표는 앞으로 열릴 다양하고 특별한 프로젝트들을 일관성 있고 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피티 빔보(Pitti Bimbo), 의류 소재인 직물과 원사를 다루는 피티 필라티(Pitti Filati), 푸드업계의 틈새시장을 겨냥하는 테이스트(Taste), 차별화된 예술성과 고급성을 지닌 향수 프라그란제(Fragranze),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테스토(Testo), 호텔과 케이터링을 위한 플래이버(Flavor) 같은 박람회와 전시들을 준비하고 있다." 라고 한다. 무역박람회인(였던?) 피티워모는 패션위크와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독특한 행사로 확.. 2020. 1. 10.
A Cold Wall, SP-1, 라이프스타일의 실험 패션 디자이너도 미래를 겨냥한 생활 방식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라이프스타일이 이렇게 되어가고 있으니까 이런 걸 입어라라는 식이다. 이 미래는 꽤 멀 수도 있고, 꽤 가까울 수도 있다. 자동차가 대중화되기 시작했을 때 재빠르게 반영한 이들이 있고, 여전히 말이나 마차를 타는 사람들이 있으니까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고, 또한 날아다니는 자동차나 우주 시대를 대비한 이들도 있던 걸 기억하면 된다. 생활 방식 - 이건 이전에 이야기했듯(링크) 대체적으로 세상이 어떻게 유지되고 있느냐에 기반하기 마련이지만 - 이 안정되어 있을 땐 조금 더 깊게 들어가보려는 이들이 늘어나기 마련이고, 급변하기 시작하면 미래를 대비하는 이들의 수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보통의 경우 옷이 테크놀로지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에 새.. 2020. 1. 8.
2019년이 끝나갑니다 2019년이 끝나갑니다. 이런 이야기는 굳이 31일에 맞추지 않고 연말 음방처럼 약간씩 미리 하는게.. 내년은 2020년이네요. 세 번째 자리수가 바뀌네요. 영어로는 decade의 끝 혹은 시작이라는 조금 더 간편한 표현이 있죠. 굳이 의도한 건 아닌데 10년 단위로 사는 게 꽤 변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2010년대는 이전의 많은 것들이 끝이 났고 새로운 많은 것들이 시작되었죠. 2020년대에는 어떨까 궁금합니다. 2019년의 정리는 약간은 다행히도 두 권의 책이 재쇄를 찍었습니다. 새 인쇄본들은 내용은 바뀐 게 없지만 색이라든가 느낌이라든가 아주 미세하게 다르긴 해요. 옷도 마찬가지지만 같은 옷을 한 번에 찍어내는 것들끼리의 유사성과 다시 찍어내는 것들과의 유사성은 생각보다 복잡한 문제들이 있습니다... 2019. 12. 28.
DSM의 모노크로 마켓, 블랙 마켓 DSM의 최근 콜라보 조합을 보면 이럴 수 있을까, 얘네가 맨 앞에 있구나 싶을 정도로 최상의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우선 15주년을 기념한 여러 컬렉션 중 하나로 나오는 모노크로마켓(링크)에는 보테가 베네타, 나이키, 노스페이스, 푸투라, 구찌, 조던, 카스트로, 카우스, 리차드슨, 파코라반(!), 반스, 스투시 등이 들어 있다. 또한 일본 바깥에서는 처음 한다는 CDG 블랙 마켓(링크)에는 알파 인더스트리, 버버리, 카시오, 쿠와하라 BMX, 루이스 레더, 포터, 자나 베인 등이 들어있다. 그런가 하면 티파니 & Co.와의 작업도 있다. 확실히 케링, LVMH은 물론이고 그외의 많은 것들을 훑고 있다. 레이 카와쿠보와 아드리안 조페가 만들어 내는 텐션과 발란스, 영향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고 .. 2019. 12. 20.
아이코닉한 서브컬쳐 패션 요즘에 일을 하면서 미국과 일본, 영국 등지의 서브컬쳐 패션을 오래간 만에 되돌아 보고 있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의문들, 아이코닉한 패션으로 알아볼 수 있는 패션 하위문화가 이 나라에 있었나, 있었으면 뭐였고 없었다면 이유는 뭘까. VAN이나 크림 소다, 닥터 마틴처럼 한때라도 큰 돈을 벌었던 하위문화 브랜드가 있었나, 있었으면 뭐였고(스톰, 닉스?) 드물다면 그 이유는 뭘까. 예컨대 케이팝으로 돈을 번 패션 브랜드는 누군가. 얹어 가기라도 하는 곳이 있나. 등등의 의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옷과 유행에 그렇게까지 무거운 의미를 두는 문화가 아니라는 게 가장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인데, 이는 특정 아이템 몇 가지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는 급격한 소비.. 2019. 12. 15.
체크 플란넬 셔츠 요새는 생긴 무늬 따라서 체크, 플래드, 타탄 등 여러 용어를 쓰지만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역시 체크 셔츠다. 제목엔 플란넬을 붙였지만 따지고 보면 그냥 체크 셔츠. 가지고 있는 옷의 인벤토리 중 유난히 비율이 높은 게 청바지와 체크 셔츠다. 요 몇 년 간 좀 쓸데없이 옷을 많이 들여 놓은 경향이 있다. 예컨대 체크 셔츠의 경우 대부분 유니클로 가판이다. 1만원, 5천원 여러가지. 그리고 중고 사이트 같은 걸 뒤적거리다가 역시 1만원이니까, 5천원이니까, 밥 한 번 먹지 말지, 게다가 셔츠는 오래 입는 옷이니까 하는 식으로 한 둘 씩 들여놓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 체크 셔츠의 재미있는 점 이라면 처음 본 것도 옷 걸이에 거는 순간 몇 년은 저 자리에 있었던 거 같은 안정감을 뽐낸다는 거다. 낯선 체.. 2019.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