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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움에 도달하는 방법 도미노 04호가 이번 주말에 나오는 데 제가 쓴 글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도미노라는 잡지가 향하는 어떤 방향, 그리고 각호들이 향하는 좀 더 미시적일 수도 있는 어떤 방향의 비행기에 올라 그 와중에 풍선을 띄워 놓듯 제 나름대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주로 옷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금까지 옷을 둘러싸고 패션(망해 버렸나?)과 의(衣, 그럼에도 입어야 한다)를 이야기 했고 이번에는 이 천 조각이 가지는 또다른 결인 의상(Costume)에 대한 이야기를 써봤습니다. 두 가지 이야기인데 하나는 아이돌이고 또 하나는 페티시와 로리타 패션입니다. 전자는 됐고 후자 이야기입니다. 의상과 패션 혹은 옷 경계 즈음에 위치해 있는 이 극단적인 착의의 방식은 또한 매우 원시적이기도 .. 2013. 9. 11.
도미노 04호가 나옵니다 + 발간 행사 9월 14일 예상보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 도미노 04호가 나옵니다. 표지 사진은 김괜저(http://gwenshiri.egloos.com/) 1 혼자서도 잘해요 조동섭 5 2013년도 제1회 연습문제지 (1차) pheeree / 배민기 15 너랑 내가 잘났으므로 함영준 24 네가 알아서 하라 김성민 30 ‘판’, 그리고 아날로그 오디오 오태경 35 The Power of Broken Heart 박세진 41 미술생활 윤원화 55 낭만적 거짓과 통계적 현실 노정태 70 Dog Eat Dog pheeree 77 원자력 사중주: 원자력에 대한 불안, 그리고 권리 전현우 / 무가당 88 어제까지의, 오늘부터의 노정태 93 평등 성취로 인해 부서진 게이들의 꿈: 동성혼 법제화는 어째서 게이-되기의 근간을 잠식하는가? 제이슨 박.. 2013. 9. 11.
24시간이 모자르다 선미의 컴백 티저. 사진은 공식홈에서. 선미가 컴백할 때 이런 티저 사진을 내놨었다. 살쪄서 40kg대, 티저와 숏팬츠와 하얀 옷 그리고 핑크 머리 컬러, 사랑에 막 눈 뜬 20대라는 가사, 원더걸스에서의 검증된 실력과 무대 경험, 그리고 이미 어느 정도 확보되어 있는 인지도 + 공백이라는 조건. 컨셉 싸움이 두드러지는 아이돌, 특히 걸그룹에서 섹시 컨셉은 이미 더 할 게 없다. 대체 팀이 몇이고 사람이 몇이고 한 해에 나오는 음반이 몇 개인가. 자켓을 벗어젖히고, 치마를 벗어젖히는 건 일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제 빈틈이라고 보일 만한 건 보는 이들에게 페도파일 죄책감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좀 더 세련된 상태의 은교 캐릭터, 또는 야마구치 모모에의 좀 더 되바라진 21세기 버전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런 .. 2013. 9. 7.
리카르도 티시의 플래드 셔츠 심심해서 해보는 추적 포스팅. 보그에서 디자이너들과 인터뷰를 유튜브에 올리는 데 리카르도 티시 편이 있길래 봤다. 링크(클릭). 3개월 전 쯤에 올라온 영상인데 사실 내가 본 건 일개월이 채 안 됐다. 여하튼 리카르도 티시가 플래드 셔츠를 입고 나왔다. 이 셔츠는 나름 낯익다. 왜냐하면 2013 FW 컬렉션 캣워크에도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속옷 안에 속옷을 입다니! 라며 파르르 떠는 분들도 있고, 그것도 딱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셔츠 안에 흰 티 입는 거 좋아한다. Dries van Noten 아저씨도 꼭 그렇게 입지. 그리고 셔츠는 빳빳하거나 거슬거슬해서 잘못하면 생채기나. 찬바람 불면 몸 시리고 -_- 플래드 셔츠에 민감한 거 같은데 예전에 몇 장 있었는데 다 떨어져서 버리고(항상 팔끝이.. 2013. 9. 2.
갤러리아 EAST - 2 1, 2층을 다룬 갤러리아 EAST - 1 포스팅(링크)에 이어 두 번째. E-3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1층부터 보석/화장품/명품 - 여자옷 - 남자옷 - 캐쥬얼 순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는 데 여기도 비슷하다. 대신 건물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배치의 특성이 약간 다를 뿐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smeg 냉장고(W-5)를 보고 랑방 옴므(E-4)에 가야지 하면 동선이 귀찮아 지는 건 있다. 브랜드 배치가 롯데나 신세계처럼 아예 확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미묘하다. G494는 G.Street 494의 약자다. 온리 갤러리아라고 선전하는 매장 중에 하나로 1997년 오픈한 하이엔드 여성브랜드 멀티샵이라고 되어 있다. 남성 멀티샵은 G494 homme라고 따로 있다. 참고로 고메이 494도 그렇고 494가 많이.. 2013. 8. 27.
갤러리아 EAST - 1 백화점마다, 그리고 각 지점마다 미묘하게 다른 방점들이 있기 마련이다. 거기서도 유난히 차이가 나는 곳으로 갤러리아 압구정점과 현대 백화점 압구정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 시장이 워낙 쏠림에 기반해 구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눈에 잘 띄어서 그만큼 잘 알려진 ES350 -> E300 -> 카이엔과 프리랜더의 경우처럼 이 곳들은 쏠림의 방향이 예전부터 다른 곳들과 약간 다르다. 그래서 겸사겸사 층별 조사를 한 번 해볼까 했는데 요즘은 워낙에 입소문도 빠르고 한 것도 있고, 층별 인덱스만 가지고는 예전에 비해 그런 차별점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는다. 어디든 그렇지만 한동안 매일 가보면 몸에 와 닿는 유니크함들을 느낄 수 있는데 요즘 내 상황에 그렇게까지 하기도 좀 그렇고. 여하튼 취재력의 한계를 변명처럼 늘어놓.. 2013. 8. 26.
Yanmar에서 선보인 농업웨어 얀마(Yanmar)라는 일본 회사가 있다. 1912년에 창업했고, 1933년 세계 최초로 소형 디젤 엔진의 실용화에 성공했다. 창업자 마고키치 야마오카의 뜻을 따라 농가를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일념 아래 트랙터 등 농업 관련 제품으로 시작해 해양(보트), 에너지 시스템, 건설 기계, 산업용 엔진 등을 만드는 회사다. 이 회사가 이제 100년이 넘었는데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브랜드 아이덴터티를 일신, 새로운 모습으로 세상에 놀라움을 주겠다는 사업을 하고 있다. 키워드는 "TECHNOLOGY, SERVICE, HOSPITALITY" 여하튼 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업 전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카시와 사토를 선임해 뭐 여러가지 것들을 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제목의 농업웨어.. 2013. 8. 22.
Prabal Gurung, 2013 FW를 중심으로 PS. 자료 검색의 미흡함을 우선 사과. Prabal Gurung 옷의 페티시 적인 요소들은(구두를 제외하고) 일단은 Zana Bayne의 것이다. 2012 SS 컬렉션부터 가죽 액세서리류는 컬래버레이션으로 함께 만든다. 물론 프라발 구룽이 취사 선택하는 거겠지만 본인이 페티시 적인 제조 감각을 가지고 있고, 아이디어를 바닥부터 끌어내어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다르니 일단 언급해 놓는다. 요 몇 년간 패션계의 특징 중 하나는 비 서양인 디자이너들의 활약이다. 80년대 레이 카와쿠보와 요지 야마모토, 그리고 이세이 미야케와 준야 와타나베가 있었고 또 지미 츄가 있기는 했다. 앞의 4명은 일본인이고 지미 츄는 중국계 말레이시아 인이다. 다들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데 지미 츄는 브랜드는 잘 돌아가고 있지만 본.. 2013. 8. 22.
The Poet of Black, 요지 야마모토 블랙옷 개미지옥 이야기를 이 전 포스팅에서 쓰고 나서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이런 걸 보게 되었다. 2010년 경 요지 야마모토 인터뷰. V&A 뮤지엄에서 한 거다. 말을 매우 천-천-히 하시기 때문에 보고 있다보면 좀 졸리긴 한데 위 Vimeo 페이지에 스크립트도 올라와 있길래 그것도 옮겨놓는다. 딱히 별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그냥 오래간 만에 얼굴 보는 거 정도. Q: 30년 전에 파리에서 첫번째 쇼를 했을 때 센세이션을 일으켰습니다. 그때로부터 당신 작업이나 태도에 변화가 있나요? A: 파리에 온 제 주된 이유는 그저 작은 샵을 오픈하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일어났죠... 제 생각엔 당시 제가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일 겁니다. 다른 디자이너, 한 명이 더 있었고, 같은 일을 하고 있었죠(레이.. 2013. 8. 20.
2000년대 초반 MIU MIU 2000년대 초반,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2001 SS 즈음에서 2005 FW 즈음까지의 미우 미우는 재평가해야 할 정도는 아니어도 지금처럼 너무 무시당할 정도도 또 아니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 옷들은 마치 네온사인 같은 다른 디자이너 라벨의 옷 사이에서 빛을 발하기는 좀 어려운 타입이고 이제 와서는 중저가 브랜드 옷의 컨셉 사이에 흡수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시큰둥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라다 여사의 미묘한 컬러 감각은 이때도 빛이 나고 있었다. 또 너무 멋쟁이 티를 내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너무 사람 사이에 묻히지도 않을 뭔지 잘 모르겠는데 예쁘게 하고 다니시네 정도의 발란스를 잘 유지하고 있다. 예전에는 블랙이나 다크 옷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빠져나올 생각도 없는) 사람들에게.. 2013. 8. 20.
두가지 메이드 옷 사이의 간극 맨 위는 코스프레 메이드 퍼레이드 사진(어디서 왜 한 건지는 모르겠다, 메이드 카페 홍보같은 게 아닐까?), 아래는 Honour의 커스튬 제품 중 메이드 종류다. 같은 대상을 두고 두 장르가 만들어내는 꽤 멀어보이는, 하지만 가만히 보고 있자면 결국 한 길을 가고 있구나 싶은 결과물이다. 결국 이런 패션은 맥락은 약간씩 다를 지 몰라도 마음 속 깊이 The Power of Broken Hearts. 2013. 8. 18.
스카치 브라이트 스크러버 심심해서 제목을 스크러버라고 한 거고 수세미 이야기. NJ4-30E 이런 제품명이 있으면 그걸로 하고 싶었는데 못 찾겠다. 사전을 보면 "설거지할 때 그릇을 씻는 데 쓰는 물건. 예전에는 수세미외의 열매 속이나 짚 따위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주로 화학 섬유로 만든다"라고 되어 있는데 식물 수세미에서 나온 말인가보다. 예전에 수세미 말린 걸 어디서 구해 설거지할 때 써볼까 했었는데 너무 불편해서 관뒀다. 화학 제품 만세! 대충 선호하는 종류로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예전엔 초록 네모로 생긴 게 가장 흔했다. 요새도 이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는 듯. 꽤 저렴하고 다용도다. 크게 보면 스폰지형(이건 위 초록 네모가 한쪽에 붙어있는 멀티형이다) 아니면 망사형 두가지다. 복잡하게 여러가지 있는데 어차피 둘 중.. 201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