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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존 갈리아노의 상 슐룸버거 하우스 컬렉션

by macrostar 2015.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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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o Schlumberger 쇼(이후 슐룸버거 쇼... 쉴룸버거? 정확한 한글 표기를 모르겠는데 보그 코리아에서 상 슐룸버거라고 표기한 적이 있다 - 링크)는 존 갈리아노가 1994년 FW 옷으로 연 패션쇼다. 꽤 옛날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요새 알렉산더 맥퀸 이야기가 많이 나오다보니(V&A에서 전시회도 하고) -> 자연스레 존 갈리아노도 찾아보게 되고 -> 그러다보니 예전 컬렉션도 다시 보게 되고 -> 말하자면 전기가 되는 꽤 유명한 컬렉션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생각해 보다가 이 이야기를 간단히. 다른 것도 몇 가지도 생각나긴 하는데 쓰게 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게 전형적으로 품은 많이 들고 성과는 별로 없는 내용이라. 




어쨌든 당시 시대를 요약해 보면 : 1990년대 들어서 1950년대 유행했던 미니멀리즘이 돌아와 있는 상태였다. 패션은 고고해졌고, 도도해졌고, 유산계급의 향을 풍기고 있었다. 예컨대 존 갈리아노나 알렉산더 맥퀸 같은 사람들이 이에 불만이 많았지만 당시엔 힘이 없는 상태였다. 이후 존 갈리아노가 지방시를 거쳐 1996년에 디오르에 들어가게 되고, 1996년 쯤 데이빗 보위의 투어 의상을 만들고 또 같은 해 택시 드라이버 컬렉션에서 처음으로 범스터 진을 선보렸던 알렉산더 맥퀸이 이후 패션계를 방탕함으로 휘젓게 된다.


그리고 존 갈리아노의 상태를 보자면 1984년에 세인트 마틴을 졸업하면서 그의 졸업 컬렉션이 몽땅 브라운(컬렉션 샵)에 팔린다. 이렇게 얻은 자금과 자신감 뭐 이런 걸로 존 갈리아노 브랜드를 런칭하는데, 비지니스에는 완전히 실패하고 재정 문제로 허덕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1990년에 파산하게 되는데 그래도 계속 뭔가 만들고는 있었다. 여튼 절차부심 끝에 미국 보그의 안나 윈투어와 앙드레 레올 탈리가 주축이 된 재정 후원으로 패션쇼를 열게 된다. 그게 바로 1994년 슐룸버거 쇼다. 


상 슐룸버거 여사는 포르투갈 사람으로 패션에 후원도 하고 뭐 그런 분인데(아래 동영상을 보면 잠깐 나온다) 당시 비어있던 18세기에 만들어진 그 분의 맨션에서 패션쇼를 열어서 슐룸버거 쇼라고 부른다. 여튼 이 쇼 덕분에 1995년 존 갈리아노는 지방시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1996년 디오르로 간다. 디오르에선 1996년부터 2011년까지 있었다. 2011년의 디오르 퇴직 사건은 워낙 유명하니까.


존 갈리아노 쇼는 재정적으로 몰려있던 92년의 나폴레옹 & 조세핀이나 93년의 루크라티아 공주, 그리고 블랙 드브와나 블랑셰 드브와 등 유명한 것들이 워낙 많은데 1994년의 쇼를 고른 이유는 메이저로 본격 발돋움하게 된 일종의 전환기니까. 사실 이 쇼에 대한 이야기가 유난히 많은 건 열악한 상황과 좁은 장소 때문에 들어갈 수 있는 게스트와 에디터가 많지 못했고 이후 이런 것들이 존 갈리아노의 본격 발돋움과 합쳐져 약간은 신화화(이제는 치프급이 된 사람들이 내가 그때 거기 있었는데 말야.. 비슷한)된 경향도 없진 않다고 생각되지만. 물론 그렇다고 해도 이 쇼는 꽤 중요하긴 하다.



위 영상은 여러 인터뷰가 포함된 요약. 존 갈리아노 머리 엄청 짧다.


 


위 영상은 파트 1, 2, 3로 나뉘어져 있으니까 차례대로 보면 된다.

2주간 밤낮을 작업해서 완성한 컬렉션이라는데 당시 돈이 없었기 때문에 총 17벌 뿐이다. 일본의 기모노를 재해석한 미니 드레스가 단연 눈에 띈다. 그리고 싸구려 같은 느낌의 새틴 톱, 중고 시장에서 구해다 재활용한 모피, 해리 윈스턴에서 대여한 다이아몬드 쥬얼리들과 그 와중에 우아한 라인들을 주목할 만하다. 구두 만드는 마놀로 블라닉, 모자 만드는 스테판 존스 그외 탑 급의 헤어 드레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리고 나오미 켐벨과 린다 에반젤리스타 등의 모델들이 무상으로 도와줬다고 한다. 뭐 범상한 놈이 절대 아니구나 하고 알아보는 능력은 역시 중요하다. 

뭐 이런 건 쓸데없는 말을 붙이는 것보다 대략 사전 정보를 파악해 놓고 그냥 보는 게 더 재밌으니까 잡소리는 생략. 존 갈리아노의 패션쇼 리스트는 여기(링크)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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