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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더플 옹호론 더플 코트는 좋은 옷이다. 저렴하고(원칙은 그렇다는 거다) 튼튼하고 따뜻하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겨울이 유난히 추운 한국 같은 날씨에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이 옷은 떡볶이 코트라는 별칭으로 한때 고등학교 교복 위를 점령하는 바람에 일종의 아이코닉한 패션 아이템이 되어 버렸고 덕분에 편견에 휩싸여 있다. 그 이후 이어진 노스페이스 800 구스 다운도 비슷하다. 어떤 품목이 이렇게 과하게 소비되면 원래의 이미지로 돌아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크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교복의 존재 때문이다... 교복이 없었다면 다 똑같은 옷을 입을 확률도 훨씬 낮았겠지... 세계 대전 때 쓰던 프로토타입 더플 코트는 이렇게 생겼었다. 오른쪽 분은 몽고메리 장군이다. 더플 코트를 좋아해서 맞춰서 만들.. 2015. 12. 15.
휴고 보스, 나치 협력 그리고 Karl Diebitsch 이것도 트위터에 두서 없이 떠들었던 이야기인데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여기에 정리해 본다. 뭐 별 건 아니고 SS 유니폼을 휴고 보스가 생산은 했지만 디자인은 딴 사람이다 + 그 사람이 디자인도 좀 하고 그랬는데 고위직 군인이다 + 전쟁 끝나고 죽었다 정도가 기억에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틀린 건 아닌데 그렇다고 정확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 우선 독일 군복. Wehrmacht(베어마흐트)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독일 국방군이라고 한다. 1935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나치 군대를 말한다. 원래 베어마흐트는 그냥 이전 독일 군대 일반 명사였는데 나치 덕분에 1945년에 저 용어의 수명은 끝이 났고 네오 나치 같은 막장이 아니라면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치 이후의 서독 군대는 Bu.. 2015. 12. 12.
구찌 2016 크루즈 블룸 컬렉션 트위터에 줄줄 썼는데 차례로 옮겨 본다. 거기선 블럼이라고 적었는데 구찌 공홈의 한글 표기가 GG 블룸이라고 되어 있어서 그렇게 바꿨다. 물론 Bloom이다. 2016 크루즈 컬렉션에서 나왔는데 알레산드로 이후 구찌의 새로운 이미지, 막 상경한 멋쟁이 시골 아가씨 룩에 꽤 잘 어울린다. 물론 지갑은 약간 과한 감이 있는데 액세서리란 원래 그런 것이다. 전반적으로 붉은 톤이다. 많지는 않지만 남성용 라인도 있는데 이 쪽은 그린톤이다. 썸네일로 볼 때는 꽃이라는 느낌보다는 청포도인가 싶었다. 그쪽도 나쁘진 않은데 이런 일대일 대응 상징에는 꽃이 맞다. 지갑 외에 백팩, 가방 등등 몇 가지 있다. 구찌와 꽃은 나름 역사가 있다. 1966년 Rodolfo 구찌 시절에 그레이스 켈리가 남편 레니에 3세랑 와서 꽃.. 2015. 12. 10.
미군 보급 안경, BCG 일단 이름은 GI Glasses라고 보는 게 맞고 위키피디아도 그렇게 되어 있다(링크). BCG는 Birth Control Glasses의 약자 혹은 신병 때 받으니까 Boot Camp Glasses의 약자라고 하기도 한다. 뭐 양쪽 다 매력 없고 못 생겼다는 군대 슬랭이 되겠다. 자세한 연도별 정리는 나도 모르겠고 대체적으로 살펴보면 : 1) 2차 대전 때 방독면 용으로 처음 나왔다. 이건 니켈 합금 버전. 2) 2차 대전이 끝나고 난 후 회색 아세테이트 버전의 안경이 나왔다. 베트남 전에서 보이는 건 보통 이거다. 이게 1968년까지 생산되었고 그 이후 소진될 때까지 보급되었다. 그 다음 까만 색 버전이 나왔다. 그러다가 70년대에 갈색 아세테이트 버전이 나왔고(S9) 2012년까지 생산했다. 여기까.. 2015. 12. 9.
저렴하고 따뜻하고 디자인은 무관한 다운 패딩들 몇몇 사이트의 구매 정보란에 등장한 저렴하고 따뜻하지만 퉁퉁하고 (사뭇 못생긴) 패딩을 모아봤다. 뭐 동네 마실 및 어디 놀러갈 때도 괜찮고, 자의식을 조금만 성장시킨다면 일상 생활 사용에도 문제가 없는 그런 옷들이다. 학생이라면 교복 위에 입기도 아주 좋다. 이런 종류의 옷들은 사실 꽤나 인기가 있기 때문에 사이즈 등이 없을 경우가 많고 그럴 땐 기다리거나 찾아봐야 한다. 참고로 이런 패딩은 2013, 2014년에 대량 초과 생산되어 재고가 꽤 많이 있으므로 회사에서도 소진의 타이밍이다. 그러므로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굳이 정가를 주고 살 필요는 없다. 구스다운, 덕다운은 이론상으로는 아주 오랫동안 쓸 수 있음. 아래는 정가와 기본 발급 쿠폰가 기준으로 대충 써놨고 신용 카드 등을 이용한 추가 할.. 2015. 12. 5.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데이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데이라는 게 있다. 어글리 스웨터는 몇 년 전부터 파티용 등으로 슬슬 인기를 끌더니 이런 날이 만들어졌다. 빌 코스비가 예전에 그런 스웨터를 꽤 입었던 거 같은데 찾아보면 대략 2000년 초반부터 유행이 시작된 거 같다. 아직 뭐 공인된 날은 물론 아니지만 소비 성향의 데이들이 다 그렇듯 스웨터 판매 업체와 맞물리고 여튼 웃기기 때문에 나름 호응들이 있다. 올해 2015년의 어글리 스웨터 데이는 12월 18일이다.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이니까 뭐 적당한 날이다. 점잖은 파티에 할머니가 뜨게질로 짜 준 듯한 촌티나는 스웨터를 입고 간다...가 핵심인데 뭐 요즘은 워낙 다채롭게 나오고 있고 심지어 꽤 비싼 제품들도 있다. 어차피 연말 즈음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하하호호 웃는 목적이니까 .. 2015. 12. 4.
블프의 소소한 쇼핑, 벨트 사실 긴박한 긴축 재정의 시기라 뭔가 사들이고 그럴 상황은 아닌데 아마존에 기프트 발란스(링크)가 20불 정도 있었고, 마침 블프라길래 아마존에 뭐 있나 하고 구경을 하던 중 할인하는 존 바바토스 벨트가 보이길래 구매했다. 벨트는 11불, 직배가 되는 제품이라 배송료가 5불 좀 넘게 나왔으니까 20불 남아있던 거에 딱 맞다. 지금까지 허리띠와는 연이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아주 예전에 정말 오랫동안 써야지 결심하고 튼튼해 보이는 가죽 벨트를 산 적 있고 그걸 정말 오래 쓰긴 했는데 그러다가 끊어져 버렸다. 뭐 버클 부분이 잘못되거나 가죽이 헐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한 가운데가 또각 부러지듯 끊어졌었다. 그때의 허탈감을 잊지 못하고 거리를 헤매다가(...) 동생이 선물로 준 천으로 된 허리띠와 선물 세.. 2015. 12. 3.
KTZ는 무엇을 "표절"했는가 허핑톤 포스트에 KTZ의 표절 기사가 실렸다(링크). 이 사이트를 종종 찾아와 보신 분은 알겠지만 패션 안에서의 표절에 나름 민감한 편이라 이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링크)를 쓴 적 있다. 저작 권리의 보호 이런 문제도 있겠지만 일단 패션 크리에이터, 회사의 상상력 한계를 드러내는 일종의 시그널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튼 그런 와중에 KTZ 이야기의 내용을 보면 : 이누이트 족의 후손인 살로메 아와라는 분이 KTZ가 이번 시즌 스웨터의 프린트를 이누이트 족의 신성한 파카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결국 KTZ는 이 스웨터를 스토어에서 내렸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살로메 아와는 사과문에는 만족했지만 조상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가 없었고 금전적 보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 2015. 12. 2.
유니클로 2016년 봄여름 룩북 유니클로의 2016년 봄여름 룩북이 나왔길래 살펴 봤다. 그렇다. 2015년이 끝나가고 겨울을 향해 돌진하고 있지만 패션은 이제(...는 아니고 사실 이미 훨씬 전에) 봄이 시작되었다. 이 룩북은 총 38세트고 패션 스냅에 올라와 있다(링크). 액티브, 컨템포러리, 에센셜, 아이들 옷, 룸웨어 섹션으로 나눠놨는데 전반적으로 스타일의 큰 변화는 물론 없고 이전 시즌과 고만고만한 느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액티브 라인을 좀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운동의 시대니까. 마지막 사진에 레깅스 혹은 히트텍 내복 같은 하의를 입고 있는데 저게 기존 히트텍 바지를 저렇게 입은 건지, 아니면 남성 레깅스 라인을 내놓을 려는 건지는 명확하지 않다. 조거 바지가 트렌드가 된 지 몇 시즌 만에 유니클로에 등장했었는.. 2015. 12. 2.
이번 달도 스트로베리넷 할인 쿠폰 이번 달도 스트로베리넷 할인 쿠폰입니다... 10% 추가 오프래요... 그런데 되는 건지 명확하지가 않음 -_- 아마도 될 겁니다. 그거 말고도 여러가지 할인하고 있으니까. 배너 누르고 들어가면 중복 적용이 가능한 쿠폰이 생긴다고 합니다... 근데 배너가 왜 계속 바뀌지... 참고로 이번 달 12월 1일부터 개별 소비세에 변동이 생겼는데 향수에 붙던 4.7%(원래 8%였나 그랬는데 저번 8월에 내렸습니다)의 개별 소비세가 폐지되었습니다. 일단 60ml 이하, 150불 이하 개인 사용 향수는 기본적으로 면세였으니까 상관이 없고 그 이상의 경우 개별 소비세가 붙었는데 그게 사라진 겁니다. 그리고 일반 통관 과세 기준이 한화 15만원에서 미화 150불로 바뀌었습니다. 사실 60ml 이상 향수의 경우 개별 소비.. 2015. 12. 1.
이러저러한 이야기 잡담이라는 제목이 아니지만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하는 일이 좀 헤매고 있는 관계로 최근 했던 일 몇가지에 대한 이야기 혹은 후일담이나 적어 봅니다. 일요일이라 비도 오고 하니 컨디션이 꽤 떨어지네요. 집에 도착한 순서대로. 예전에 이런 팟캐스트(링크)를 했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게 책으로 나왔습니다. 공홈은 여기(링크)입니다. 비매품이라 어떤 식으로 구할 수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퍼블리 후원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경제, 역사, 패션, 출판, 20대 이렇게 5편의 팟캐스트를 정리한 책입니다. 저는 물론 패션 쪽으로 참여했고요. 좀 허튼 소리를 많이 하긴 했는데... 이런 내용을 좀 제대로 정리해서 조만간 다른 루트로 선보이게 될 거 같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이건 코트 이야기입니다. 같은.. 2015. 11. 30.
이상한 옷 이야기 05번째 오래간 만의 문구류 이야기(링크)에 이어 오래간 만의 이상한 옷 이야기다. 이상한(링크) 옷(링크) 이야기는(링크) 지금 찾아보니 2013년 10월, 11월 쯤(링크)에 떠들던 거다. 벌써 2년이 지났다... 그때는 시리즈라고 제목을 붙였었는데 뭐 이제와서 딱히.. 그냥 이야기... 이번 옷은 이런 거다. 말하자면 점퍼... 지금까지 이상한 옷 이야기에 등장한 옷들은 나름 브랜드 족보가 있는 것들이었는데 이건 그런 거 없다. 다만 아는 분의 공장에서 만들어 졌다는 좀 다른 형태의 연관성이 얽혀 있다. 아무튼 딱 보면 골프 웨어 풍이군...이라는 생각이 잠깐 들지만 색의 조화와 형태는 아무리 봐도 시골 할머니들이 겨울에 입는 옷에 더 가깝다. 생긴 점에서 오는 편견을 제외하면 옷은 꽤 좋다. 폴리에스테르과.. 2015. 1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