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68 하이엔드 화이트 면 티셔츠 좋은 소재를 구해 심혈을 기울여 평범한 걸 만드는 분야는 독특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워크웨어 복각 의류 분야가 그렇고 셀비지 데님 분야도 그렇다. 양말이나 스웨트셔츠 같은 것도 있다. 좀 더 단순한 세계도 있는데 예컨대 하얀 면 티셔츠다. 물론 닳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소모품이고, 흰 티에 청바지가 어쩌구 하지만 기본적으로 속옷이다. 흰 티셔츠는 아마도 1800년대 말 미국-스페인 전쟁 때 부터 속옷으로 자리를 잡았고 장르를 형성했다. 뭐 여튼 최고급 가죽으로 아닐린을 만들면서 득도하거나 돈을 벌 수도 있는 거고, 또 흰 티로도 비슷한 걸 할 수 있는 법이다. 고급 면 티 이야기를 하려면 셀비지 데님이나 스웨트셔츠와 마찬가지로 룹휠을 알아야 한다. 뭐 loopwheeled라고 적혀있으면 좋은 .. 2016. 1. 12. 두 개의 부고, 꾸레주와 보위 2016년 연초부터 두 개의 부고가 뉴스에 떴다. 우선 앙드레 꾸레주, 1923년 3월 9일 프랑스 포(Pau)~2016년 1월 7일 프랑스 뇌이쉬르센. 그의 빛나는 업적이라면 1960년대의 미래주의 패션 그리고 미니스커트의 발명(마리 퀀트와 원조 논쟁이 있다. 이 논쟁의 간략한 스토리는 여기-링크-를 참고)이다. 그가 생각했던 "미래"나 "스페이스"는 지금 이 시점에선 유효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그는 어떤 시기에도 늘어지지 않고 항상 힘차고 즐거운 패션을 선보였다. 이제 와서 그런 낙관은 더 이상 미래를 상상할 수 없는 지금 시점에, 아마도 그때보다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리고 데이빗 보위, 1947년 1월 8일 런던~2016년 1월 10일. 며칠 전에 나온 앨범이 그의 유작이 되었고, 함께 .. 2016. 1. 11. 남성용 가죽 장갑 이야기 간만에 장갑 이야기. 아주 예전에 덴츠 장갑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링크) 뭐 그때나 지금이나 덴츠는 좋은 제품이다. 마도바나 마르텔리 같은 이태리 제품들도 인기가 좀 있다. 여튼 겨울에는 장갑을 사용하는 게 좋은데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맨 손으로 다니면 손도 트고 심심찮게 정전기도 올라서 스트레스 받는다. 유니클로 같은 데서 나오는 히트텍 장갑도 있고, 울이나 캐시미어 털 장갑도 있고 가죽 장갑도 있는데 가능하다면 막 쓰는 장갑 하나랑 가죽 장갑 하나 두 가지가 있는 게 낫다. 유니클로에서는 손바닥 쪽에 가죽 흉내내는 반짝이 레자 붙은 장갑이 몇 년 간 나왔는데 반짝이가 쉬이 헤진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사라졌다... 대신 이렇게 스웨이드 느낌의 인조 가죽이 붙어있는 게 나왔는데 이게 더 낫다. 손가락 .. 2016. 1. 7. 히잡, 아바야 컬렉션을 선보인 돌체 앤 가바나 돌체 앤 가바나가 히잡 앤 아바야 컬렉션을 선보였다. 히잡은 알테고 아바야는 무슬림 여성들이 입는 전신을 가리는 의복을 말한다. 이태리 시칠리아 출신 브랜드가 히잡 컬렉션을 내놓은 점에서 매우 복잡한 상념을 불러 일으키는데 그 이야기를 잠깐. 우선 첫번째 히잡 컬렉션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링크). 우선 이 옷은 어떤 지역, 종교의 전통 의상이다. 인류의 문화 유산이고 그러므로 보존의 가치가 있다. 특히 아바야는 종교적인 목적의 의상이지만 오랜 시절 입어왔고 특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전통 의상 케바야 같은 의상의 원류로 알려져 있다. 즉 이 의상 장르는 세계 민족 의상 탐구의 줄기에서 중요한 고리를 차지한다. 한복이 인기가 있든 없든 계속 만드는 사람이 있어야 보존이 되고, 혹시 트렌디 해 진다면 .. 2016. 1. 6. 2016 봄 몇 개의 광고 캠페인 이맘 때면 각 브랜드에서 잡지 등에 들어가는 다음 시즌 광고를 발표한다. 화제가 되고 있는 몇 가지만. 우선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캐릭터 라이트닝을 사용했다. 라이트닝이 누군지 모르면 여기(링크)를 참고하시고... 라이트닝은 모델 경험이 이미 있는데 2012년 잡지 Arena Homme Plus에서 프라다 협찬으로 12페이지 화보를 찍은 적 있다. 그리고 글리코 과자 포장지 모델도 한 적 있다. 뭐 잡지 화보, 과자 모델을 거쳐 루이 비통 시즌 광고 모델로 입성했으니 매우 성공적인 프로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비디오도 있는데 테츠야 노무라 감독으로 스퀘어 에닉스의 CG 디비전에서 제작했다고 한다. 여기(링크)를 참고. 오른쪽 분 배두나라고... 그리고 돌체 앤 가바나. Ital.. 2016. 1. 4. 2016 봄여름 신제품 펌프스 봄여름 신제품 펌프스 구경 시즌이다... 사실 정말 구입할 생각이면 좀 지났다. 여튼 아래는 대체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반짝이, 군더더기 없이 심플, 블랙과 레드, 7~8cm 정도 신제품 펌프스 들이다. -- 우선 루이 비통. 뷔통의 이번 시즌 신제품 이름은 아이라인 펌프스다. 위 사진은 8cm 모델이고 10.5cm짜리도 있다. 이거고 저거고 블랙, 레드는 한국이고 미국이고 사이즈 거의 다 빠져서 구할 수 있긴 한지 잘 모르겠다... 뜻이 있다면 구할 수야 있겠지. 뷔통은 전통적으로 애매한 색에 강하고 블랙, 레드 같은 건 그냥 그렇다. 그렇다 뷔통은 역시 똥색... 한국에선 돈 많이 들어온다는 소리도 있고... 뷔통 홈페이지의 사진은 위의 약간 비뚤어진 샷과 뒷 모습 밖에 없다. 옆은 남한테 보이는 .. 2016. 1. 3. 2016년입니다 2016년입니다. 2016년의 첫 과자 고구마깡과 첫 탄산 음료수 칠성 사이다를 마시면서 떠들어 봅니다. 예전에 몇 번 이야기 한 거 같은데 이 나라에선 뭔가 잘못 꼬여서 새해 인사를 두 번 하고, 각자 나이는 세 개쯤 가지고 있는 그런 곳이 되었죠. 여튼 2016년 그 중 첫번째가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마음 속을 괴롭히고 힘들게 하던 몇 가지 일들이 대충 마무리가 되어가는 관계로 이제 잠시 뜸했던 글 올리기도 다시 박차를 가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뭐 사실 거의 모든 상황과 지표와 전망이 올해 2016년이 작년 2015년 보다 나아질 구석 따위 하나도 없어 보인다고 말하고 있지만 단지 날이 바뀌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다는 이유로 또 희망을 잠깐이라도 품게 되는 것, 그런 게 새해의 매.. 2016. 1. 1. 스노우 피크의 도테로 재킷, 기모노와 보로 요새 연말이라고 괜히 마음만 부산하고 몸은 바닥에 딱 붙어 있는 바람에 꽤 오래간 만에 여기에 뭔가 쓰는 거 같다. 트위터에 잠깐 쓴 대로 체스터 코트에 대한 이야기를 쓰다가 사라져 버린 충격에 이런 게 다 무슨 소용인가하는 회한에 빠진 이유도 좀 있고... 여튼 이스트데인 사이트를 뒤적거리다가 스노우 피크에서 나온 도테로 재킷(링크)을 본 김에 떠들어 본다. 스노우 피크 의류의 경우 캠핑 제품과 다르게 한국에서는 꽤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데 P.A.T인가에서 디자인하고 생산한 제품이라 원래 스노우 피크에서 나온 제품과는 성향 자체가 꽤 다르다. 요새는 안 나오든가.. 여튼 회기역 근처에 P.A.T 본사가 있고 근처에 텐트에 둘러쌓인 할인 매장이 있어서 가끔 꽤 큰 할인 이벤트를 한다. 심심할 때 가보.. 2015. 12. 28. 시세이도 퍼펙트휩과 니베아 립케어 후기 심심하니까 예전에 비축했던 화장품 사용 후기를 올려본다. 이때(링크) 산 건데 얼마 안 된 기분이지만 그게 7월이었다... 우선 시세이도 퍼펙트휩은 워낙 유명하고 많이들 쓰는 제품이다. 이건 꽤 점성이 강해서 지금까지 써 왔던 클렌저 종류 중 손에 덜고 비빌 때 느낌은 가장 뻑뻑하다. 세수를 몇 번 하고 클렌저를 덜어 비비고 있으면 풀리는 만족감이랄까 뭐 그런 게 있다. 봄 여름 가을에는 아주 좋은데 겨울에는 좀 많이 건조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있다. 세수하고 나오면 사막 같은 기분이 들면서 살짝 따갑다. 물론 이건 요새 잠을 잘 못자고 춥다고 게을러지고 하는 등등의 요인도 함께 있을 수 있다.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아직 두 개 산 것 중 1 1/2가 남아있기 때문에 로션 및 수분 크림을 열심히 바르는.. 2015. 12. 17. 1944 미 해군 의자 10-06 Navy Chair 군대 더플 코트 이야기를 한 김에 하나 더. EMECO에서 1944년에 나온 Navy Chair다. 당시 미 해군은 잠수함과 군함에서 사용할 자성(magnetic)이 없는 소재로 만든 가볍고 튼튼한 의자를 의뢰했다. 물론 소금기 있는 습기에도 잘 견뎌야 하다 쌓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의자가 10-06 네이비 체어고 처음 만들어 진 건 잠수함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의자는 곧 군대를 비롯해 정부, 학교, 병원 등에서 대량 주문을 받게 된다. 77단계 프로세스로 알루미늄으로 만든다. 물론 지금도 나오는데 불투명한 브러쉬드 버전, 반짝거리는 폴리쉬드 버전 두 가지다(링크). 요즘 구입하려면 500불 대...인데 폴리시 버전은 한 세 배 쯤 된다(1360불). 이 의자를 만.. 2015. 12. 16. 쇼트 더플 옹호론 더플 코트는 좋은 옷이다. 저렴하고(원칙은 그렇다는 거다) 튼튼하고 따뜻하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겨울이 유난히 추운 한국 같은 날씨에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이 옷은 떡볶이 코트라는 별칭으로 한때 고등학교 교복 위를 점령하는 바람에 일종의 아이코닉한 패션 아이템이 되어 버렸고 덕분에 편견에 휩싸여 있다. 그 이후 이어진 노스페이스 800 구스 다운도 비슷하다. 어떤 품목이 이렇게 과하게 소비되면 원래의 이미지로 돌아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크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교복의 존재 때문이다... 교복이 없었다면 다 똑같은 옷을 입을 확률도 훨씬 낮았겠지... 세계 대전 때 쓰던 프로토타입 더플 코트는 이렇게 생겼었다. 오른쪽 분은 몽고메리 장군이다. 더플 코트를 좋아해서 맞춰서 만들.. 2015. 12. 15. 휴고 보스, 나치 협력 그리고 Karl Diebitsch 이것도 트위터에 두서 없이 떠들었던 이야기인데 그래도 이왕 시작했으니 여기에 정리해 본다. 뭐 별 건 아니고 SS 유니폼을 휴고 보스가 생산은 했지만 디자인은 딴 사람이다 + 그 사람이 디자인도 좀 하고 그랬는데 고위직 군인이다 + 전쟁 끝나고 죽었다 정도가 기억에 있었는데... 전반적으로 틀린 건 아닌데 그렇다고 정확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하는 이야기. 우선 독일 군복. Wehrmacht(베어마흐트)라고 하는데 한국말로 독일 국방군이라고 한다. 1935년부터 1945년까지 있었던 나치 군대를 말한다. 원래 베어마흐트는 그냥 이전 독일 군대 일반 명사였는데 나치 덕분에 1945년에 저 용어의 수명은 끝이 났고 네오 나치 같은 막장이 아니라면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나치 이후의 서독 군대는 Bu.. 2015. 12. 12. 이전 1 ···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23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