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722 2016년의 옷조합 제목을 적어 놓고 보니까 좀 웃기다... 기본적으로 뭔가 할 때 복선과 암시를 깐다던가 의지를 개입한다든가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옷의 경우에도 상징과 은유를 집어 넣는다든가 하는 일은 일체 없다. 평상시에는 어디까지나 랜덤 패션을 기반으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보는 오늘의 날씨앱이 가장 큰 영향을 주고 거기에 행사나 약속이 있다면 너무 너저분하게는 나가지 말자를 기반으로 조절하는 정도다. 이를 통해 무의 존재감, 기억에서 사라짐을 노리는... 그런데 2016년에 나름 '의지 스타일링'을 마련한 적이 있다. 사진이 너저분하니까 작게... 사람 모양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이 작은 방에서는 어떻게 해도 사이즈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좀 귀찮아져서 이불 위에 올려 버렸다... 어쨌든 위 조합은 실현하.. 2016. 12. 16. 2016년의 유튜브 이왕 하는 김에 하나 더... 집에서 음악도 듣기 싫고 그러면 기차 영상을 틀어 놓는다. 그러니까 이런 식인데 딴 거 하다가 가끔 쳐다보면 기차는 가고 있고 소리는 덜컹 덜컹... 이쪽의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잠잘 때도 가끔 틀어 놓는다. 다 비슷비슷한 거 같지만 보다 보면 의외로 거슬리는 요소들이 생겨나고 취향 같은 게 생긴다. 예컨대 차장 뷰는 확 트인 뷰가 좋지만 운전사 아저씨가 가끔 무선 같은 거 주고 받으며 떠드는 소리가 감점 요소, 승객 뷰는 보다 열차에 있는 듯한 느낌이 좋지만 옆에서 떠드는 소리가 감점 요소. 국내 기차를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은데 아직 기회는 없고 페리나 요트도 있으면 좋겠다. 철썩 철썩, 끼룩 끼룩... 이건 세 개만. 적어도 한 시간은 넘어야 의미가 있다. 어디부.. 2016. 12. 15. 2016년에 열심히 들은 노래들 걸그룹 쪽 이야기는 이미(링크) 했으므로 이번에는 그냥 노래 이야기. 걸그룹 곡들이 아침 저녁 지하철을 채워 줬다면 이 쪽은 일할 때, 그냥 멍하니 있을 때 등에 듣던 곡이다. 아무래도 익숙하고 별로 생각 없이 들어도 되는 종류가 많다. 통계 측면에서 보자면 이 쪽이 플레이 횟수가 아무래도 더 많은 데 그건 점유 시간의 차이에서 비롯된 걸로 생각된다. 사람 만날 때가 아니라면 뭔가 계속 듣고 있기 때문에... 여튼 그냥 올해 많이 들은 곡들이고 역시 순서는 무순, 유튜브에 있으면 올리고... 뭐 이 쪽 곡들은 할 말이 별로 없는 편이라. 이외에도 몇 개의 OST를 꽤 자주 틀어 놨는데 그 쪽은 곡 제목이 의미가 없다. 참고로 그래비티, 프로메테우스, 공각기동대 같은 것들이다. 그래비티 OST 좀 짱인게 .. 2016. 12. 15. 2016년에 열심히 들은 걸그룹 노래들 좀 난데없는 감이 있지만... a) 2016년도 12월 15일이 넘고 했으니 몇 가지 "올해의" 시리즈를 써볼까 싶다 b) 원래 이런 이야기를 쓰는 곳이 따로 있긴 한데(링크) 그렇게 혼자 떠드는 딥하지 않은 음악 이야기, 그리고 전시나 책 등에 대한 이야기도 2017년부터는 여기에 쓰자는 생각 -> 에 이곳에 쓴다. 순서는 무순 그저 생각나는 대로, 뮤직비디오나 오디오는 그냥 유튭에 있으면. 1) 오마이걸의 'Liar Liar'. 타이틀 활동곡은 배제하고 싶은 생각이 좀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2016년의 걸그룹 앨범은 3월에 나온 오마이걸의 이다. 그러므로 이 곡을 빼놓을 순 없다. 지나치게 집중적으로 들어서 요새는 잘 못 듣는데 그거 정도만 아쉽다. '한 발짝 두 발짝'과 'I FOUND LOVE'.. 2016. 12. 15. 패션의 위대함 패션의 위대함이라고 거창한 제목을 붙여 놨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패션이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속성이다. 우선 옷은 인간이면 거의 모두가 입는다는 점에서 이미 위대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아래는 패션 이야기고 패션을 대할 때 언제나 기본에 깔려고 하는 기본적인 가정이다. 1) 패셔너블한 게 언쿨하게 받아들여지니까 언패셔너블한 게 쿨하게 받아들여 진다 : 이건 패션의 굉장한 흡수력이자 훌륭한 힘이다. 즉 뭐든 패션화 시킬 수 있다. 심지어 반 패션마저 패션으로 만들어 낸다. 2) 어제까지 입던 게 오늘 보면 저걸 어떻게 입고 다녔나 싶다 : 패션의 시각적 충격은 실로 대단해서 있다고 믿었던 기본 관념이 정말 빠르게 변화한다. 입맛도 음악 취향도 이렇게 빠르게 바뀌지는 않는다. 이 덕분에 1)이 가능하기도 하다.. 2016. 12. 13. 헤비 온스 계열과 요철 계열 빈티지 청바지에서 생산 방면의 포인트는 예전 셀비지 기계, 철과 구리, 면사, 로프 염색이나 자연 염색 등으로 결론적으로는 손이 많이 가는 옛날 방식이 좋다 정도다. 소비 방면에서 포인트는 크게 두 줄기가 있는데 디테일 애호와 페이딩 애호로 나눌 수 있다. 디테일 애호는 레플리카 쪽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를 감상하고, 평가하고, 즐기는 방식이다. 즉 만듦새의 문제다. 페이딩 애호는 청바지의 기본적인 속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역시 이 분야 탄생 초기부터 발달했는데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본격화되었다. 즉 청바지를 입으면서 어떤 페이딩이 생기는 지, 그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즐기는 방식이다. 삶의 흔적이 꽤 반영된다는 점에서 이건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다. 마지막 페이딩 애호 때문에 페이딩.. 2016. 12. 13. 청바지는 안빠는 게 맞는 건가 3 - 환경 청바지 세탁과 관련된 세 번째 글이다. 첫 번째는 빨지 말자(링크)였고 두 번째는 빨자(링크)였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이 이야기를 계속 쓰게 된 이유는 옷을 바라보는 태도를 재조명하는 데 있다. 자기 주변의 소소한 일들을 얼마나 매니지먼트할 건가 하는 건 각자의 태도와 세계관에 달려 있다.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걸 보다 철저히 하면 된다. 어쨌든 세 번째 이야기는 좀 더 거시적인 이야기로 바로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좋은 옷을 사서 - 오래 입고 - 가능한 빨지 말자가 되겠다. 셋 다 지키지 않는 거 보다는 둘 혹은 하나만 지키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이미 적었던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이야기는 셀비지 데님, 그.. 2016. 12. 12. 타인의 착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어쨌든 어떤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그만의 세계다. 그가 어떤 삶의 과정을 지나쳐서, 어떤 기쁨이나 좌절을 거쳐 지금 저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런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할 뿐이다. 현대의 패션에 옳은 길은 있을 수 없고 이런 방식과 저런 방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옷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잘잘못을 논할 이유도 애초에 굳이 간섭을 할 이유도 없다. 다만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식들 그리고 혹시나 좀 더 파고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모두가 조금 더 즐거워질 수 있는 게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2016. 12. 10. 더플 코트, 피코트의 길이 겨울에는 패딩이 물론 가장 편하고 따뜻하지만 코트를 입어야 하는 곳도 있고 코트를 입고 싶을 때도 있다. 그 중 괜찮은 대안 중 하나가 피코트와 더플 코트다. 24온스 혹은 32온스까지도 있는 두터운 코트는 약간의 방수 기능도 있고(일부러 맞는 건 물론 좋지 않다) 캐시미어 싱글 코트처럼 가볍고 따뜻하고 뭐든 완벽하진 않지만 관리가 까다롭지도 않고 너무 포멀하지도 않고 더 싸다. 여튼 이 두 가지 코트는 길이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난다. 대체적으로 길 수록 학생복처럼 보일 확률이 높지만 확실히 따뜻하다. 분명 롱코트 만큼 따뜻한 건 없다. 짧은 피코트와 짧은 더플 코트. 왼쪽은 피델리티의 쇼트 더플이고 오른쪽은 쇼트의 711N. 이렇게 대략 엉덩이가 드러나는 정도의 길이. 확실히 요즘 트렌드답게 짧고 핏.. 2016. 12. 7. 매킨토시의 데님 트렌치 코트 매킨토시가 데님으로 만든 트렌치 코트를 선보였다(링크). 매킨토시니까 러버라이즈드 데님을 쓴다든가 뭐 이런 테크니컬한 면을 기대했지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데님이다. 매킨토시답게 깔끔하다. 이 데님이 어디서 온 건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데님인지(예컨대 무게나 특징)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다. 이왕 하는 거면 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사실 매킨토시에 데님이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2016년부터 데님 라인을 선보이면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예전에 제이크루나 쉽스 같은 회사랑 콜라보로 샴브레이나 데님 코트를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생각했나 보다. 리지드 인디고 코트 뿐만 아니라 워싱 타입도 있고, 데님 자켓, 데님 셔츠에 바지도 있다. 또한 여성복 데님도 비슷한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6. 12. 6. 여성용 셀비지 데님 바지 이야기 구형 직조 방식으로 만든 셀비지 데님을 이용한 바지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레플리카로 예전 모델을 다시 만드는 거다. 이에 대한 평가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디테일의 충실함 그리고 페이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리지널 모델이다. 말 그대로 예전의 데님과 손이 많이 가는 예전의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거다. 90년 즈음 일본에서 셀비지 데님이 다시 부활한 초기에는 레플리카가 주류였고 90년대 말부터 슬슬 오리지널 데님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어제 내놨던 슈가 케인의 청바지(링크)는 슈가 케인이 복각을 넘어 오리지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3번째로 내놓은 모델이다. 지금의 슈가 케인은 오리지널 라인과 복각 라인이 따로 존재하고 메이드 인 재팬 라인과 메이드 인 USA.. 2016. 12. 5. 청바지를 내놔 봅니다.. 슈가 케인 스트레이트 32인치 저와 한 식구가 된 옷은 거의 내놓지 않고 실과 먼지로 분해될 때까지 가지고 있는 편인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리고 똑같은 제품으로 진행 상태만 다른 게 하나 더 있기도 하고) 한번 내놔 봅니다. 슈가 케인(Sugar Cane)이 98년에 내놓은 M41300이라는 바지입니다. 연식이 좀 되긴 했고 제가 첫 번째 주인이 아니긴 합니다만 상태는 꽤 좋은 편입니다. 리지드 정도는 아니고 소위 점점 탈색이 사방에서 진행되고 있고, 허벅지 부분에 오버사이즈를 입었을 때 생기는 특유의 페이드 선이 살짝 잡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는데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이를 줄이지 않은 상태라 상당히 길기 때문에 접힌 흔적이 살짝 있습니다. 레플리카는 아니고 슈가 케인의 오리지널 모델이긴 합니다만 전.. 2016. 12. 3. 이전 1 ··· 115 116 117 118 119 120 121 ··· 2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