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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복의 운영 : 바지의 길이 세상 만사 집착하는 거 없이 살고 싶은데 최근 바지 길이, 특히 청바지 길이에 집착하고 있다. 사설 체인 스티치도 경험해 볼 겸 한 번 길이 조절을 했는데 그게 (잘 몰랐지만) 내가 원했던 딱 적당한 원하는 길이였고 그러고 났더니 뭘 입어도 다 그 길이로 자르고 싶어진다. 이렇게 보면 아무 의미가 없긴 한데... 길이를 알 수 있는 전신 사진을 찍을 기회가 있었는데 깜빡하고 지나쳤던 게 약간 후회가 되는군... 요새 2X2 체제로 청바지를 굴리고 있는데 "레귤러 - 슬림 / 두 번 접음 - 한 번 접음 / 더 진한 - 덜 진한"이 이렇게 저렇게 꼬여 있다. 상당히 튼튼하고 페이딩도 잘 안되는 제품들이라 별 일 없다면 굉장히 오래갈 거 같다. 사실 마니아 만큼은 아니지만 저렴한 옷만 입는 일반인치고 꽤 많.. 2017. 9. 9.
2018 SS 패션위크 시즌이 시작되었다 2018 SS 패션위크 시즌이 시작되었다. 여러 이동과 부침이 있고(가레스 퓨, 톰 브라운 등이 뉴욕에서 파리 패션위크로 옮겼다), 또 패션위크라는 거 자체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말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지만 1년 두 번 정기 패션위크는 아직은 여전히 가장 큰 행사임이 분명하다. 이전에 말했듯 상당히 많은 게 빠르게 변하고 있고(링크), 이전 2017 FW에서 볼 수 있었듯 브랜드 각자의 아이덴터티를 더 충실히 하면서 세상과의 호흡을 멈추면 안되는 상당히 복잡한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패션위크에서 과연 누가 뭘 보여주는 지 꽤 흥미진진할 거라고 생각된다. 대략 스케줄은 뉴욕 : 9월 7일~13일런던 : 9월 15일~19일밀라노 : 9월 20일~25일파리 : 9월 26일~10월 3일 시간대가 달라서 좀 .. 2017. 9. 7.
시큰둥하게 삽시다 마광수 교수의 자살 사건으로 그 이름이 한참 회자되고 있길래 한번 써 본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딱히 별 말할 건 없지 했는데 생각해 보니 패션과도 약간 관련이 있다. 이분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트위터에도 적었던 라디오 강좌 또 하나는 필화 사건이다. 후자의 경우 그 소설이 여타 다른 문제로 법정에 갔으면 몰라도 책이 음란물이라는 이유로 구속이 되고 유죄 판결을 받았다는 점에서 어떤 책임감을 느낀다. 예컨대 장정일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런 판결을 막지 못했다. 사실 "막아야 했다"는 말도 우스운게 그래야 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은 기억이 많다. 결론적으로는 매우 한심한 인간이라고 생각하지만(몇 개의 사건들이 알려져 있다) 그래도 .. 2017. 9. 5.
1968년의 뉴욕 1968년 뉴욕이라고 하면 멤피스에서 마틴 루터 킹이 암살 당한 후 할렘에서 뉴욕 폭동이 일어난 해이기도 하고 하여간 세계적으로도 여러가지 일이 일어난 해였는데 오늘은 약간 다른 이야기. 위 사진은 1968 뉴욕을 검색했더니 맨 처음에 있길래. 랄프 로렌은 1939년 생, 아쉬케나지 유태계 집안으로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벨라루스 핀스크에서 살다가 이민을 왔음. 마샤 스턴 탈무디컬 아카데미(랍비 버나드 레벨 박사가 1916년에 설립한 학교)를 다녔고 드윗 클린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조 디마지오처럼 되고 싶어서 야구도 하고 농구도 하다가 무비 스타가 되고 싶어하고 뭐 그랬다고 한다. 그러다가 뉴욕 시립대 버룩 칼리지에서 경영학을 배우다가 2년 만에 그만 둔다. 이후 브룩스 브라더스에서 세일.. 2017. 9. 3.
폴리에스테르의 끈질김 개인화 카테고리에서는 보통 면으로 된 옷이 낡아가는 이야기를 하는데 오늘의 주인공은 폴리에스테르다. 위대한 합성 섬유, 인류의 구원... 꽤 예전에 트랙탑이 모든 걸 해결해 주는 옷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당시 두 개의 트랙탑을 구입했었다. 언제쯤인지 잘 생각나지는 않는데 이글루스에서 패션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다. 어쩌면 프리챌일 지도 모르겠다. 뒤에 까만 색은 나이키의 유벤투스 트랙탑. 폴리에스테르 100%고 앞의 파란 색은 프레드 페리의 J6600이라는 옷으로 코튼 50%, 폴리에스테르 50% 혼방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몸이 크게 변한 건 없고 95가 대략 맞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이키는 105, 프레드 페리는 M이다. 일본판이라 M이면 작다... 결국 하나는 (너무) 크고 하나는 작.. 2017. 9. 1.
유니클로 U 2017 FW가 나온다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주도하고 있는 유니클로 U의 세 번째 컬렉션, 2017 FW가 나온다. 10월 6일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유니클로 스포츠 컬렉션 런칭과 이번 가을 시즌 청바지 이노베이션 센터의 첫 번째 제품들(링크)이 이미 나왔고 9월 1일 남성복 컬렉션이 처음으로 포함된 이네스 드 라 프레상쥬(링크), 9월 22일에 예정되어 있는 J.W. 앤더슨과의 콜라보 컬렉션(링크), 일본에서 며칠 전에 나온 마터니티 컬렉션 등등 올해도 유니클로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컬렉션 한국 사이트는 여기(링크). 설명을 보면 크리스토퍼 르메르와 파리 R&D팀이 만들었고, 라이프웨어의 미래, 파리 아뜰리에에서 찾아내고 있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옷의 본질 뭐 이런 이야기들이 적혀 있다. 다양한 여성 코트류.. 2017. 8. 30.
에비수 No2 2000과 2001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을 때는 역시 이런 이야기를... 요새 입고 있는 에비수의 No2 2000과 2001이다. No1이 궁금하긴 한데 너무 비싸고 기회도 없고 지금 저 두 개의 추세를 볼 때 다음 청바지는 2020년 대는 되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 그렇다. 왼쪽이 2000, 오른쪽이 2001. 사실 2001이 아니고 예전에 나온 2501이다. EVIS 2501이었으니까 (L)EVIS (2)501 이었던 건데 리바이스와 여러 문제도 있고 하면서 이름도 EVISU로 바뀌었고 로트 번호 체계로 바뀌었다. 그리고 단종도 되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뭐 이런 과정을 거쳤다. 2501과 2001은 거의 비슷한데 완전히 같은 핏은 아닌 거 같다. 그런데 에비수라는 회사가 데님 자체도 매년 다르고 제품마다 다르고 .. 2017. 8. 27.
패셔너블함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1. 현재 트렌드를 주도 하고 있는 건 물론 구찌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건설적"인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건 발렌시아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패션쇼 - 2018 SS 남성복 - 에 대해, 그리고 패션과 트렌드라는 큰 틀의 움직임에 대해 최근 정말 많은 생각을 해보고 있다. 뎀나 즈바살리아에 대해 이런 이야기(링크)를 적었었다. 2. 최근에 쓴 어떤 원고에서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 ...기존의 스타일리시한 모습은 패션 브랜드들이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 낸 것들이다. 식스팩의 근육질 남성이나 말랐으니 더 멋지다고 표현되는 여성의 모습은 어느덧 많은 이들의 눈에 익숙한 표준이 되었고 그러다보니 저런 광고를 보면서도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건지 인식도 잘 안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세상의 흐름에 따라 .. 2017. 8. 26.
엔지니어 부츠의 엔지니어는 누구인가 평소에 그냥 저렇게 생긴 건 엔지니어 부츠...라고 생각만 하고 살았는데(그다지 선호하는 생김새는 아니다) 저 엔지니어가 무슨 엔지니어일까, 공학자? 공병? 아니면 혹시 에일리언의 그놈들?... 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 찾아봤다. 혹시 엔지니어 부츠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본 분들도 아래처럼 생긴 부츠를 본 적은 있을 거다. 웨스트 코스트 슈 컴패니, 웨스코의 엔지니어 부츠. 보통 오일을 먹인(너무 두꺼우니까 부드러워지라고) 두꺼운 가죽을 사용해 만들고 기본은 블랙이다. 보다시피 가장 큰 특징은 높이가 있고, 끈이 없고, 스트랩에 버클이 붙어 있다는 것. 이 부츠의 프로토타입은 1860년대 프라이(Frye) 부츠에서 나온 하니스 부츠(미국 기병대들이 사용했다) 그리고 1930년대에 치페와에서 나온 라이딩 부.. 2017. 8. 25.
아무 거나 오래 쓰는 게 좋은 일은 아니다 옷과 신발은 오래 사용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외투와 구두 같은 건 살 때도 뭔가 고장이 날 거 같은 부분이 있는지, 부품의 수급과 수리의 용이성, 자가 리페어의 가능성 같은 부분에 대해 검토해 보는 편이다. 오래 입는 게 관리 등의 측면에서 재미있기도 하고, 오래 사용해야 드러나는 뚜렷한 개성이 있는 경우도 있다. 닥터 마틴 부츠를 3년, 5년, 10년 썼을 때의 경험과 느낌 같은 건 아무래도 달라진다. 그렇지만 아무 거나 이렇게 오래 쓰면 좋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양말이나 속옷 같은 건 정기적으로 갈아 치워 버리는 게 좋다. 옷 뿐만 아니라 치솔, 행주, 수세미, 샤워 퍼프, 면도날 등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습기 많이 차는 천 종류 쪽은 아무리 생각해도 오래 사용한다고 득 될 게 하나도 없다. 옛날부.. 2017. 8. 23.
돌체 앤 가바나는 시계를 뒤로 돌릴 수 있을까 최근 이라고 해봐야 벌써 꽤 오랜 기간 동안 가장 논쟁적인 하이 패션 브랜드라고 하면 역시 돌체 앤 가바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논쟁적이라고 해도 앙팡테리블, 악동, 판을 엎어 버리는 놈, 노이즈 마케팅 등등 폼이라도 나거나 기존의 틀에 반혁을 꾀하며 자기 포지셔닝을 잡는다든가 그런 거 아니고 그냥 완벽하고 순수하게 구리다. 패션 역사상 가장 논쟁적인 광고라는 세간의 별명이 전혀 부족함이 없었던 2007년의 광고. 이 광고에 대한 이야기는 꾸준히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다. 요 몇 년 전 중국인 관광객. 논란이 되자 마케팅 담당자인가가 원래 중국에서는 면을 손으로 먹는 줄 알았다고 했던가 뭐 그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이건 가장 최근. I'm Thin & Gorgeous라고 적힌 스니커즈에 대해 인스.. 2017. 8. 21.
걷는 모습도 패션의 일부다 패션쇼를 보는 이유의 중심은 패션이겠지만 그외에도 다양하게 보면서 생각해 볼 만한 것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걷는 모습이다. 천천히 우아하게 걷는 패션쇼들도 있지만 최근의 패션이 그러하듯 스트리트와 서브컬쳐의 영향이 많고 그렇기 때문에 빠르고 경쾌하게 걷는다.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즐겁게 열심히 살면 더 재미있겠지 하고 자극이 된다. 물론 모델 워킹은 일반적 걸음 걸이와 많이 다르고 강조점도 다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그냥 따라할 만한 동작은 아니고 아마츄어가 저렇게 할 수도 없다. 하지만 허리와 어깨를 펴고 몸을 흔들지 않고 앞을 똑바로 쳐다보며 걷는 건 분명 좋은 일이다. 사실 몸매와 체형이 패션의 일부가 되었듯 자세, 동작, 앉은 모습, 걷는 모습 등은 언제나 패션과 한 몸이었다. 고정된 마네킹이 .. 2017.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