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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어패럴이 다시 열렸다 나락으로 떨어져 가다 캐나다의 길단이 인수한(링크) 아메리칸 어패럴이 다시 오픈했다. 8월 14일인가 날짜가 고지되어 있었는데 일단 홈페이지는 얼마 전부터 돌아가기 시작했다(링크). 매장은 없고 홈페이지로만 판매한다. 이전과 거의 똑같지만 바뀐 게 몇 가지 있다. 우선 Ethically Made. 예전에는 아메리칸 메이드를 강조했는데 공장을 온두라스, 아이티 등으로 글로벌 화 시켰기 때문에 그 말을 쓸 수가 없어졌다. 하지만 길단은 또한 OEM이 아니라 직접 공장을 가지고 운영하는 대형 브랜드다. 아메리칸 어패럴도 처음에 공장으로 쓰려고 샀다는 소문이 있었다. 여튼 공장이 거의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와 관계가 어떻게 되는 지는 명확하게 모르겠다. 하여간 아메리카 메이드 대신 안티 스웨.. 2017. 8. 17.
초록 색 실과 노란 색 실 예전에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원래 이상하게 생긴 옷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 진 거니 재미가 있지만 원래 그래서는 안되는 게 너덜너덜해 지는 걸 잘 못 참는다. 일단 해지고 너덜너덜해 지면 보기도 싫거니와 옷의 수명이 그때부터 비약적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건 일단 수선을 해 놓는다. 청바지의 경우 예전에 초록색 실을 많이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초록 실의 좋은 점은 인디고 컬러에 잘 가려지고 청바지 색이 빠지기 시작해도 또 그 후줄근한 컬러 속에서 은둔이 잘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통은 나일론 실을 사용하는데 면사가 좋을 거 같긴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수선한 부분이 원래 만듦새보다는 튼튼하지 않을 거라는 염려 때문이다. 물론 나중에 물이 완전히 빠지면서 청바지의 .. 2017. 8. 16.
하이 패션의 유아적 퇴행 분위기 이번 주 패션 칼럼에서는 옷을 멋대로 입자, 남이 뭘 입든 뭐라 할 이유가 없다(링크)는 이야기를 썼다. 이건 거기서 연결 되는 이야기인데 스케일이 약간 더 크다. 그래서 물리적 분량의 한계가 분명한 위 칼럼에서는 조금 다루기가 어렵고 또 다른 기회 같은 게 있을 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여기에 일단 적어 놓는다. 우선 멋대로 입는 건 물론 좋은 일이다. 그리고 그런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 적어도 맥락과 내용을 파악할 의무가 있다. 프린트나 상징 같은 것들은 이미 멋대로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멋대로는 제멋대로를 뜻하는 게 아니다. 또한 옷과 패션을 좋아하고 그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물론 옷과 패션에 관심을 가지면 재미있는 게 많다고 언제나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그렇게 관심을 가.. 2017. 8. 16.
마운틴 시크, 어글리 프리티, 고프코어 Gorpcore 그러니까 몇 년 전부터 불어오는 트렌드들, 하이킹 부츠와 플리스, 캠핑 도구와 패딩 재킷, 아웃도어 타입의 레인코트와 벨크로, 각종 방수 섬유 이름이 적혀 있는 마운틴 재킷, 두꺼운 양말에 샌들 등등등이 모두 합쳐져 최근 Gorpcore라는 이름으로 통합이 되었다. 예컨대 셀린느의 버켄스톡, 프라다의 테바 풍 샌들, 발렌시아가의 80년대 스포츠 브랜드 패딩 점퍼에서 가장 특징 없는 걸 뽑아낸 듯한 옷들, 지방시의 범백 등등이 모두 합친 새로운 트렌드를 뜻하는 용어고 간단히 말하자면 이전 유행인 놈코어의 확대 재생산이자 다음 타자 격으로 올해부터 이 말이 부쩍 등장하고 있다. GORP는 granola, oats, raisins, peanuts의 앞글자를 모은 단어로 트레일 같은 거 갈 때 챙겨가는 먹을 것.. 2017. 8. 11.
여성용 빈티지 리바이스 701 이야기 예전에 마릴린 몬로의 JC 페니 청바지 이야기(링크)를 하면서 리바이스 701 이야기를 언젠가 하겠다고 했는데 이참에 한 번 써본다. 빈티지 류에서 아무래도 시장이 크고 오랫동안 인기를 끈 게 501이긴 한데 남성 옷이 중심이다. 물론 501 특유의 레귤러 스트레이트를 좋아하는 여성들도 있겠지만 나름 오묘하고 복잡한 청바지 트렌드의 조류 속에서 설 자리가 잘 생기지 않는 게 사실이다. 차라리 일반적인 기준의 리바이스 빈티지가 아니라 80, 90년대 나왔던 501 쪽이 특유의 모양에 페이드 된 디스트레스드 타입으로 더 인기가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리바이스의 빈티지라고 하면 1978년을 기준으로 삼는데 이유는 인디고의 색과 탈색 때문이다. 이제는 나름 세계화 된 일본식 용어로 말하자면 66전기까.. 2017. 8. 10.
유니클로 진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내놓은 첫 번째 제품들 예전에 유니클로에서 2016년 11월 쯤 미국 LA에 진 이노베이션 센터를 만들어 새로운 데님을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링크). 올해 가을 2017 FW에 거기서 나온 첫 번째 컬렉션이 나왔다. 원단은 카이하라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유니클로에서 6가지 기존 라인에 포함되어 있는데 남녀 몇 가지씩 새로운 라인이 더해졌다. 유니클로 홈페이지의 이노베이션 센터에 대한 내용은 여기(링크)를 참고. 우선 여성복에 새로 등장한 건 하이 라이즈 시가렛 진. 자세한 내용은 여기(링크)를 참고. 유니클로는 최근 라이프웨어라는 큰 테마를 잡고 편안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몸의 실루엣을 돋보이게 하는 타입의 옷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청바지 역시 그 연장선 하에 있다. 다크, 페이드 인디고 외에 화이트, 블랙 등 .. 2017. 8. 7.
좋은 옷은 어쨌든 좋은 옷이다 꽤 옛날 일인데 질 샌더 티셔츠를 아주 오랫동안 입은 적이 있다. 그냥 심플한 블랙 티셔츠였지만 나로서는 당시까진 듣도 보도 못한 질감에 역시 경험해 본 적도 없는 까만 색이었다. 뭔가 이상한 재단이 들어가 있어서 반듯하게 접히지도 않았고 그 덕분인지 이상하게 몸에 잘 들어 맞았다. 물론 12번 세탁하면 낡은 티셔츠가 되겠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천천히 낡아갔는데 처음의 모습 중 가장 중요한 부분 - 예컨대 쉐이프와 컬러 - 이 거의 완벽하게 유지된 상태로 몇 년을 용하게 버티다가 어느 타이밍이 되는 순간 모든 게 무너지는 식으로 생명을 다했다. 물론 티셔츠 치고는 비쌌지만 그렇다고 요즘처럼 아주 비싼 것도 아니었는데 소재부터 착용감, 수명까지 모든 면에서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 2017. 8. 7.
최근 구찌의 셀링 파워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구찌를 맡은 지 2년 반 쯤 되어가는데(링크) 구찌는 예상보다 훨씬 강하게 바이럴 씬을 이끌고 가는 브랜드가 되어 있고 구찌 특유의 잘하는 거 같은데 별로 재미는 없다는 느낌이 사라진지도 오래되었다. 브랜드 하나 변하는 거 정말 한 순간이다. 그러니까 다들 조금만 노란불, 빨간불이 들어와도 눈에 불을 켜고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을 찾는 거겠지. 물론 데려만 온다고 되는 게 아니라 그만한 전권과 투자가 따라줘야 한다. 랑방에서 보듯 데려다 놓고 투자도 하지 않으면(링크) 그냥 희생양 찾기 놀음 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의 구찌 컬렉션은 화려하고 번쩍이고 이런 걸 떠나 일단 수가 압도적인 게 특징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매출 견인차를 확실히 챙기고 있는데 물론 티셔츠다(링크). 이번 시즌.. 2017. 8. 4.
파타고니아가 워크웨어 라인을 출시했다 파타고니아가 워크웨어 라인을 출시했다. 이제 와서? 라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하는데 의류 사업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다가도(음식도 팔지, 사회 운동도 하지) 은근히 영역을 넓히고 있는 거 같다.첫 컬렉션은 이런 느낌이다.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링크). 크게 보자면 랜치 제킷, 반(Barn) 코트를 비롯해 페리어 셔츠, 카고 팬츠, 더블 니 팬츠 등등이 있다. 툴 박스나 필드 노트 케이스 같은 것도 있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는데 한국에도 들어오겠지 뭐. 일단은 기능성 옷이니 칼하트 등 워크웨어 류와 생긴 면에서 크게 다른 면은 없는데 가장 큰 특징이라면 Iron Forge Hemp라는 소재다. 저 바지와 재킷 쉘에서 아이언 포지 헴프라는 소재를 사용했는데 인더스트리얼 헴프 55%, 리사이클.. 2017. 8. 3.
브랜드 안에서의 균형 마켓을 궤뚫어 보고 빈 자리를 찾아 포지셔닝을 하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사실 이런 건 불가능하고 해도 아주 큰 규모의 기업이나 가능한 일이다. 규모가 작아질 수록 포지셔닝을 잡는 건 아무래도 운이 작용하는 일이다. 즉 내가 좋아하는 게 세상이 좋아하는 시절이라면 운이 좋은 거고, 그렇지 않다면 아무래도 사이즈를 키울 뾰족한 수가 나기는 어렵다. 묵묵히 해 가다가 또 세상이 좋아하는 시절이 찾아오면 그 역시 운이 좋은 거고... 뭐 이런 식이 아닐까. 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못 하는 걸 극복하느니 잘 하는 걸 더 잘하기 위해 애쓰는 게 아무래도 승산이 있다. 어차피 모두가 "좋아하는 것" 같은 건 만들 수가 없는 법이고 그러니 이런 걸 좋아한다면 역시 저기 쪽이 낫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서브 브랜드, 콜라.. 2017. 8. 3.
패션에서 다양성의 확보 며칠 전에 쓴 패션 칼럼(링크)에서는 패션이 광고나 화보를 통해 보내는 이미지의 강력함, 그리고 이에 대한 규제의 경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는 프라다의 포스터 걸 캡슐 컬렉션 이야기를 하면서 잠깐 떠들었던 이야기와 조금 연결이 된다(링크). 이건 물론 야하고 외설적인 걸 막고 이런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게 넘쳐 날 수 있다면, 그런 걸 제어할 수 있고, 멍청한 범죄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큰 목적과 방향은 정신적 건강함의 회복에 가 있다. 그리고 정신적 건강함이란 건전한 것들만 본다고 만들어 지는 게 아니다. 여튼 몇 번에 걸친 칼럼에서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 해결 방안으로 다양성의 확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여기서 다양성이란 주체(생산자), 객체(소비자) 모두.. 2017. 8. 3.
프라다의 포스터 걸 시리즈 쓰고 있는 칼럼(링크)에서 몇 주에 걸쳐 다양성의 우월성, 다양성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분명한 건 그게 아이디얼하게 갈 방향이긴 하지만 트렌드라는 것의 존재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거다. 인간이 모두 다르므로 자신에 대해 숙고한 결과로 나오는 패션이란 모두 달라야 겠지만 트렌드가 존재한다는 건 역시 공통점, 혹은 같은 큰 흐름 안에 있기 때문일 거다. 그러므로 범 패션을 이야기 할 때와 지금 이 순간을 이야기할 때는 같은 것이라 해도 방향이 조금 다를 수 밖에 없다. 어쩄든 프라다가 포스터 걸이라는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티셔츠와 반소매 / 긴소매 스웻셔츠, 후드(도 있던 거 같은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티셔츠는 뭐 순백의 티셔츠 위에 그림 그려 놓은 것이고 스웻셔츠는 위 사진에서 보다시.. 2017.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