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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형 아웃도어 의류 예전에도 여기에서 일본의 워크맨(링크)이라는 브랜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원래 작업복 메이커였는데 '기능성'과 심플한 디자인,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가벼운 아웃도어 웨어를 찾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 싸고 쓸만한 제품으로 리뷰를 통해 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아예 그쪽 방향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뭐 그런 식으로 나아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마침 아웃도어, 애슬레틱을 즐기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게 운이 좋았고, 포지셔닝이 조금 재미있는데 말하자면 아웃도어 패스트 패션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겨울에 소백산이나 지리산에 가려는 게 아니라 봄, 가을에 이대 위에 있는 안산이나 북한산 족두리봉 이런 데를 운동 삼아 자주 찾거나 천변 달리기, 자전거 타기, 경기도 어딘가의 낚시터 같은 데를 가볍게.. 2020. 11. 19.
구찌 페스트, 구스 반 산트 구찌가 구찌 페스트를 통해 "끝나지 않는 무언가의 서곡(Ouverture Of Something That Never Ended)"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한국 시간으로 11월 17일(화), 오늘 아침 5시에 시작해 매일 그 즈음에 하나씩 올라온다.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미니 시리즈고 일단 볼 수 있는 링크는 여기(링크). 한글 자막도 잘 들어가 있다. 아마도 프라다와 미우미우(링크)가 본격적인 시작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패션 브랜드가 제작하는 이런 식의 영상물이 꽤 늘어났다. 패션쇼 대신 옷을 전달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는 와중에 나온 '현대인'에게 친숙하고 멋지게 보여줄 수 있는 방식이기도 한데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이런 식의 어필이 더 효과적일 수 밖에 없게 되기도 했다. 꼭 이런 드라마 풍이 .. 2020. 11. 17.
H&M의 러닝 탑 이야기 H&M은 스포츠웨어 쪽으로 약간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브랜드는 굉장히 비싸고, 저렴하게 나오는 것들은 타이밍이나 운, 정보전, 할인 쿠폰 속에서 다툼을 벌여야 한다. 후자가 확실히 가격 대비 고성능 옷을 구할 수 있고 성취욕도 있겠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고 게다가 의도하지 않은 걸 구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H&M의 스포츠웨어 라인은 적어도 달리기와 맨몸 피트니스 분야 쪽에서는 베이스 - 미드 - 아우터, 핏, 운동 종류, 액세서리 류 등이 그나마 체계적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필요한 부분에 싹 껴놓기가 좋은 게 장점이다. 이에 비해 기능성 등의 측면에서 뭐든 다 고만고만한 게 단점이다. 예전에 자전거 의류 쪽으로도 저지와 빕, 바람막이 등등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던 거 같은데 요새는 잘 안 보인.. 2020. 11. 17.
미세먼지, 작은 산 오늘은 잡담. 요새 근처 작은 산을 정기적으로 가고 있다. 130미터 정도 되고 출발점에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데 30분 정도 걸린다. 처음엔 좀 더 걸렸는데 길에 익숙해지면서 줄어들고 있다. 이왕이면 늘려서 1시간 코스 정도로 만들 생각이 있다. 요새 산에 가보면 조깅 팬츠 입고 뛰어올라가는 트레일 러너 분들 꽤 볼 수 있는 데 그렇게는 못하고... 그래도 조금 더 익숙해지면 가까이에 있는 약간 더 높은 산(하나는 500미터 대, 하나는 800미터 대)에 올라가볼까 생각 중이다. 예전부터 땀 나는 게 싫어서 등산은 겨울에만 하고 있다. 겨울 시즌이 시작된 거다! 그런 겸해서 가지고 있는 옷으로 날씨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해보고 있는데 이건 달리기나 산책하고 좀 많이 다르다. 따로 등산복 세팅 같은 .. 2020. 11. 15.
꼭 아웃도어라는 건 아니다 대강 정리해 보자면 : 다양성이 중요한 가치다 -> 그게 더 인권을 존중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 예컨대 남녀의 역할 구분, 그리고 이외의 성 역할 구분, 나이, 민족, 문화 등등이 만들어 내는 구속적 틀이 더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할 수 있다 -> 특히 효율과 효과가 중요한 시기에 이런 닫힌 체계는 비효율적이다 -> 할 수 있는 걸 가장 잘 해야 경쟁이 되기 때문이다 -> 여기서 기존 패션의 역할이었던 몸매, 핏 같은 건 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 자기 몸 중심주의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 이 전환은 그저 그런 게 맞지 않을까 정도가 아니다. 전면적인 사고의 전환이 요구된다 -> 그렇다면 새로운 패션의 미감은 무엇이 될 수 있을까 -> 예컨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 2020. 11. 14.
패션은 결국 롤플레잉이자 코스프레다 패션 vs. 패션이라는 책에서 이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고, 이런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몇 가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조금 더 깊고 넓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현재 스코어 당분간은 세상에 꺼내기 어려워진 듯한 관계로 여기에 적어 놓는다. 가끔 취향에 따라 옷을 입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취향은 개인의 영역이고 말하자면 개성을 완성시켜 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은 맹목적인 유행 소비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이다. 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질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취향에 따른다는 건 무엇인가, 그게 가능한가. 취향에 따른다는 말은 실제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에는 슬림핏의 바지가 취향이었다. 그러다 루즈 핏의 바지가 취향이 된다. 그래픽 티셔츠, 스웨트셔.. 2020. 11. 4.
파타고니아의 R1이란 옷에는 노래도 있다 파타고니아에 R1이라는 옷이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좀 긴데 우선 R시리즈라는 플리스 시리즈가 있다. R은 Regulator : 조절 뭐 이런 뜻으로 체온, 땀 이런 걸 조절하는 옷이다 이런 이야기다. R1부터 R4까지 있는데 점점 두꺼워진다. R4는 입으면 곰처럼 보이는 매우 두꺼운 아우터인데 단종되었다. 나머지도 오랜 시간 동안 계속 어딘가 변하고, 보충해 가고 있다. R1 같은 경우 후드도 있고 재킷형도 있고, 집넥 타입도 있다. 얼마 전부터는 테크페이스라고 약간의 방풍 기능을 추가한 버전도 나온다. 몸에 열이 좀 많거나 한다면 어지간한 겨울에도 캐필린 속옷에 R1 입으면 등산 간다 뭐 그렇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운동을 하면서도 그다지 춥지 않을 정도의 보온에, 땀이 나면 빨리 바깥으로 날려버리는.. 2020. 11. 4.
필슨 + 포드 Bronco 1965년에 처음 등장한 포드의 SUV 브롱코가 얼마 전 다시 나왔다. 예전에 브롱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서 찾아봤는데 여기가 아닌듯... 귀찮다. 아무튼 미국에서도 산간 오지 돌아다니는 젊은이들이 꽤 늘고 있고(이건 히피의 승리 이야기를 할 때 다룬 적이 있다) 테크니컬 아웃도어, 올디스의 아웃도어 양쪽 다 서로의 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 김에 필슨과 포드 브롱코가 숲을 지키는 소방관들과 미국의 내셔널 포레스트 파운데이션을 후원하기 위해 콘셉트 자동차를 만들었다. 와일드랜드 파이어 릭(Wildland Fire Rig). 겉만 꾸민 게 아니라 안에도 여기저기 필슨의 손길이 닿아있다. 사실 포레스트 소방관용 유니폼이라면 195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사용되었던 이 옷이 떠오른다. 포레스트 그린이 특유의 .. 2020. 10. 28.
유니클로 + 질 샌더 = +J는 11월 13일 갑자기 새 컬렉션 런칭을 발표해서 놀라게 했던 유니클로와 질 샌더의 협업 컬렉션 +J가 발표 이후 뭘 내놓는지 거의 보여주지 않길래 대체 뭘 하려나... 했었는데 드디어 대강의 룩북, 제품 리스트가 올라왔다. 여기(링크) 참고. 코트, 다운, 스웨터, 셔츠, 세트업, 몇 가지 액세서리 등등의 구성으로 뭐 무난한 거 같다. 단정하고 깔끔하고 살짝 위트도 있고 보통 잘 팔리는 타입이다. 그렇지만 2020년이다. 물론 +J 첫번째 콜라보는 하이 패션, SPA, 그리고 패션 전반에 걸쳐 어떤 전기가 되었음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다시 내놓을 생각을 했다면(같은 걸 복각해서 내놓은 적은 있다) 뭔가 조금 더 확실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게다가 유니클로와 질 샌더 양쪽 모두 어떤 전환점이 필요.. 2020.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