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668 Saab 900과 9000 터보 티빙에 하마구치 류스케의 드라이빙 마이 카가 있길래 보고 있다. 길어서 다는 못봤다. 요즘에는 요란벅적한 영화보다 이런 잔잔한 류의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걸 선호한다. 왜냐하면 그래야 한 번에 끝까지 다 보니까. 헤어질 결심 같은 영화는 그래서 극장에서 봤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당시에 놓쳤었는데 집에서 보니 역시 띄엄띄엄 보게 된다. 방에서 보고 있으면 뭔가 할 일이 많아. 아무튼 이 영화에 사브가 나온다. 빨간색 사브. 정확한 이름은 1987 Saab 900 Turbo 3도어 해치백이다. 사브 900은 1978년에 처음 나왔고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의 W123 등의 모델과 경쟁했다고 한다. BMW가 BMW처럼 생기고, 벤츠가 벤츠처럼 생겼던 시절이다. 영화에 나온 사브 900은 빨간색이다. 슬.. 2024. 10. 2. 2025 SS RTW 패션위크, 셀린느 언제나 그렇듯 미우미우의 패션쇼로 대단원의 RTW 2025 SS 패션 위크는 일단락. 뷔통이야 뭐.. 요 몇 년 간은 장원영과 민니의 패션 위크 출국 사진이 뜨기 시작하면 이제 패션 위크 시즌도 끝나나 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민니는 이번에 캣워크에 나온 거 같은데 긴가민가 함(찾아보니 민니 맞음). 아무튼 올해도 많이는 아니지만 관심 가는 거 몇몇 챙겨보기도 하고 2024 FW 프리뷰하는 곳들 찾아가 보기도 하고 그랬다. 최근 몇 달 가장 재미있게 본 건 T.T의 2024 FW 프리뷰였는데 복각 패션의 흔적을 45R과 다른 방향으로(교토 아우라) 델리킷하게 끌고 가면 이런 게 나오는구나, 어떻게 봐도 일본의 옷인 미국 옷 등등 여러 감상을 끌어왔기 때문이다. 일단 프리뷰의 장소가 좋았다는 것도 .. 2024. 10. 1. 직접 만든다는 환상 핸드 메이드, 소규모 공장 메이드는 일종의 환상이다. 품질이 더 낫나 하면 그렇지 않다. 하지만 예전에 레플리카(링크)에서도 이야기했듯 오류가 만들어 내는 불규칙함, 기계의 성능이 별로라서 만들어 내는 불규칙함은 개별화의 요소가 된다. 공산품에서의 개별화는 소비자 각자 손에 쥐어진 이후의 일이지만 구식 셔틀 방직기가 만들어 내는 통제 불가한 결함 즉 불규칙함은 각각의 옷이 애초에 지니고 있는 요소가 된다. 위 사진은 T.T (타이가 타카하시) 홈페이지에 나오는 염색(링크). 아무튼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데 유튜브를 뒤적거리다가 전통 방식으로 가가와 우동을 만드는 가게 영상을 봤다. 저분이 여전히 전통 방식으로 우동을 만드는 두 가지 이유를 대는데. 첫 번째는 대자본이 하지 않을 방식, 두 번째는.. 2024. 10. 1. 여행용 더플 이야기 공항에 가보면 대부분은 바퀴 달린 캐리어를 돌돌돌 끌고 다니고 있지만 가끔 자기 몸집 만한 반짝거리는 백팩을 메고 어디론가 사라지는 이들을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캐리어, 더플, 이민 가방이 공항 여행 가방 삼대장...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튼 보면서 저거 어떨까 호기심은 생겼지만 그렇게 크게 관심은 없었다. 사실 캐리어라는 게 압도적으로 편한게 바퀴라는 가장 진보적인 도구를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내다가 언젠가 중고 매장에 노스페이스의 더플이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올라온 걸 보고 사볼까 생각하며 검색을 좀 해본 적이 있다. 물론 그러다가 팔려버렸다. 그러다가 또 시간만 나면 주변 국가 여행을 다니는 친구놈 하나가 캐리어 번거롭다며 백팩을 메고 다닐까 한다며 뭐가 좋냐고 하길래 .. 2024. 9. 29. 디올의 2025 SS를 보다 요즘 원고도 그렇고, 이벤트가 이것저것 좀 있어서(가전제품 수리, 잠깐의 여행 등등) 2025SS를 많이 보고 있진 못하다. 중요한 것만 챙겨 보는 정도. 아무튼 방금 전 디올의 2025 SS를 봤다. 유튜브 생중계였는데 옆에서는 양궁 활 쏘고, 피켓 든 시위대도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면서 캣워크 모델들 뒤통수만 보여주고 등등 몇 가지 일들이 있었던 거 같다. 대형 패션쇼 시위 피켓은 은근 자주 보이는데(슬쩍 지나가 버리는 기술도 나름 발전하고 있다) 이러다 보면 케이팝 음방처럼 지연 중계 같은 거 하게 되는 거 아닌지 잠깐 생각 함. FF 채널에 올라온 디올 패션쇼 캡쳐. 디올 공식 유튜브에서도 곧 올라올 듯. 아무튼 치우리의 디올은 항상 그러하듯 우아하고 섬세하고 완벽하다. 좋냐 그러면 좋다. 유.. 2024. 9. 24. 필슨의 비어투스 크루저 베스트 필슨 홈페이지를 뒤적거리는 데 새로운 베스트가 나왔다. 비어투스 크루저 베스트. Beartooth는 곰이빨인가... 설명을 보면 1970년대의 상징적인 작업 조끼 디자인에 두껍고 담요 같은 무게의 코튼을 사용했고 브러싱을 해 편안함을 만들었다고 적혀있다. 컬러는 Marsh Olive Blanket Stripe와 Anthracite(무연탄). 딱 보면 눈에 들어오는 게 스트라이프이긴 한데 저 무연탄 색도 적당히 낡으면 심연의 후줄근 함이 끌어올려질 거 같은 분위기다. 자세히 보면 약간 더 재미있는데 반짝이는 단추와 털이 숭숭 있는 몰스킨 분위기의 털이 부숭부숭한 코튼이다. 13온스 코튼 100% 더블 크로스 + 100% 코튼 카발리 트윌이라고 적혀 있는데 더블 크로스가 겉감이고 트윌이 버튼 뒤에 덧대진.. 2024. 9. 24. VDR, 비디알 구경기 밀리터리, 워크웨어 등 러기드한 예전 옷을 가지고 뭘 해보려고 할 때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다. 예를 들어 원형 그대로 복원, 복각을 목표로 할 수도 있고 모티브를 얻은 후 버리고 더 멀리 나아갈 수도 있다. 요즘은 오리지널 밀리터리 아이템을 가져다가 리메이크하고 뭘 더 붙이거나 빼거나 하는 브랜드를 많이 볼 수 있다. 아무튼 복각 브랜드부터 고급 브랜드까지 이런 선상 위의 어느 지점에 위치한다. 비디알은 밀리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로 인스타그램은 여기(링크), 사이트는 여기(링크). 매장은 이태원에 있다. 브랜드 소개를 보면 VDR은 Variety Demonstrate Rise의 약자로 ‘우리의 다양성을 증명하여 비상할 것이다.’라고 하고 "20C 워크웨어, 밀리터리 룩, 아웃도어 룩을 기반으로, 포.. 2024. 9. 18. 썬번, SunBurn, 구경기 썬번은 서핑 콘셉트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다. 온라인 매장은 없고 인스타그램(링크)이 있다. 원 앤 온리, 올 핸드메이드를 기조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한다. 오프라인 매장은 한남동에 있다. 저 근처에 예전에 나씽리튼도 있었고(지금은 한남대로 건너편으로 옮겼다) 요새는 시엔느, 인사일런스, T.T도 팔고 있는 편집샵 맥클래즈 매장이나 데일리패션매거진 등등이 있는 곳이다. 골목으로 들어가면 썬번 매장이 보인다. 서핑을 콘셉트로 재미있는 문구와 프린트의 티셔츠 그리고 아플리케, 자수, 자카드 등으로 장식된 셔츠, 셔츠 재킷, 멕시칸 후드가 생각나는 두툼하고 무거운 후드 파카와 반바지 등을 만날 수 있다. 옷들이 재미있고 흥겨운 분위기. 소규모 오프라인 중심은 뭔가 자기들끼리 즐겁게 살고 있는 그.. 2024. 9. 15. 코로나 유틸리티의 C 필드 코트 코로나 유틸리티의 2024 FW 시즌 아이템 중에 C-Field 코트라는 게 있다. 제품 번호는 CJ040(링크). 이 옷은 밀리터리와 발마칸을 결합한 형태로 밀리터리 아이템을 일상복화 하는 방식 중 하나를 보여주는 독특한 코트다. 코로나 유틸리티 블로그 보면 예전에 엘엘빈에서 이런 식으로 밀리터리와 일상복 결합 옷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옷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에는 블랙(면 50%, 나일론 50%), 건 메탈(면 100%), 데저트(면 100%) 이렇게 세 가지 모델이 나왔다. 블랙은 미군 BDU의 립스톱을 재현한 고밀도 원단이고, 건 메탈은 2차 대전 미군의 산악용 필드 재킷(=마운틴 재킷)의 원단을 재현한 초고밀도 개버딘이다. 데저트는 50년대에 미군이 테스트하던 고밀도 웨더크로스 원단이.. 2024. 9. 11. T.T의 2024AW를 보고 오다 타이가 타카하시는 이제 T.T로만 쓰는 건지 원래 그랬던건지 기억이 잘 없는데 이번에 봤을 때는 T.T만 보인 거 같다. 해방촌 근처에서 2024AW 프리뷰 같은 걸 해서 보고 왔다. 최근 본 것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는데 요새 이런 걸 약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듯. 가서 찍었던 사진은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아래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옷 말고도 인상적인 것들이 많았지만 여기서는 이번 시즌 이야기만. 푹신푹신하고 가벼워서 캐시미어나 울은 아닌 거 같은데 뭐로 만들었나 봤더니 알파카 50%에 울 50%였다. 단조로운 아저씨의 컬러인데 넓은 손목과 허리의 립, 그리고 거기와 어깨의 올록볼록한 주름이 포인트다. 너무 미묘해서 보는 사람은 커녕 입는 사람도 어느날 문득 눈치챌 만.. 2024. 9. 6. 리넨과 헴프는 뭐가 다른가 매번 기억하지만 역시 매번 헷갈리기 때문에 정리 겸 적어본다. 일단 이런 종류는 모두 마 섬유다. 마 종류의 식물 껍질을 부드럽게 만들어 섬유를 만들고 그걸 엮어서 직물을 만든다. 제조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인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소재다. 1) 리넨참고로 외래어 표기법에 의하면 리넨. 하지만 세상의 사용법은 리넨, 린넨 등등 엉망진창이다. 아마포라고도 한다. 아마라는 식물의 줄기로 만든다. 메소포타미아에서 아마가 경작되면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사용해 온 천이다. 아이리쉬 리넨과 이탈리아 리넨 등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링크)를 참고. 2) 헴프우리 말로는 삼베, 베, 대마포라고도 한다. 대마의 줄기로 만든다. 뻣뻣하고 거칠고 누런 색이지만 대신 질기고 물에 강하다. .. 2024. 9. 6. 하이더 아커만이 톰 포드를 이끌게 되었다 하이더 아커만이 톰 포드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되었다. 이 뉴스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역시 하이더 아커만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또 하나의 교훈은 피터 호킹스다. 톰 포드와 유사한 이미지로 화제가 되었지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교체는 브랜드라는 이미지의 연속성보다 변화에 의미가 있다. 똑같은 건 톰 포드가 하면 되는 거고, 만약 세상에 없다면 빈티지를 찾으면 된다. 익숙한 이름이지만 새롭고, 그래서 멋지기 때문에 브랜드는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최근의 근황 중 하나인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권리를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는 프랑스의 아프가니스탄 리브레에 수익금의 100%를 기부하는 후드 티셔츠를 티모시 샬라메와 함께 만들었다. 하이더 아커만은 파리 패션위크에 데뷔했던 2000년대 초반, 그리고 마르.. 2024. 9. 4. 이전 1 2 3 4 5 ··· 2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