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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터 브랜드의 초어 재킷들 칼하트와 디키즈의 시대가 와버렸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미국식 워크 재킷이라면 포인터 브랜드다. 단순하다. 군더더기가 없음. 유일한 단점이라면 카라가 몸집에 비해 살짝 크다는 것. 아주 약간만 작다면 더 좋아했을텐데 이렇게 뭔가 어긋나 있어도 어쩌지 못한다는 게 또한 공산품 소비의 매력이기도 하다. 주어진 것들을 좋아해야 한다. 그리고 포인터 브랜드는 무엇보다 포인터 강아지 그림이 그려져 있으니까... 좀 찾아볼 게 있어서 뒤적거리다 보니까 새삼 참 다양한 소재, 컬러가 나왔었다. 이렇게 뒤적거리면서도 내가 자주 입는 베이지 컬러의 데님 버전은 보이지도 않았다. 아마도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또 잔뜩 있겠지. 오래된 브랜드의 매력은 다들 알고 백년 씩 나왔던 옷도 있지만 또 조금씩 조금씩 뭔가 덧붙인.. 2023. 1. 2.
marni + 칼하트 WIP 콜라보 마르니와 칼하트 WIP의 콜라보가 나온다.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월 사이에 여러 부티크에서 판매라니 참 모호한 이야기다. 국내 일정도 나온 게 없긴 한데 들어올 지도 모르지. 아무튼 마르니 요새 콜라보 전선을 확대하는 건가. 덕 초어 재킷과 엔지니어 코트. 판탈롱이라 할 만한 부츠 컷, 와이드 팬츠 이런 것들이 나온다. 모두 덕 코튼 인 거 같은데 꽃 무늬와 여러 색 섞인 크레이지 패턴 두 가지가 기본이다. 꽃 무늬는 좀 좋아하지만 크레이지 패턴은 좀 별로다. 엔지니어드 가먼츠 + 유니클로가 그래서 별로였음... 꽃 무늬는 참으로 현란하네. 덕 액티브도 있다. 칼하트의 덕은 현란한 색을 입혀도 톤 다운이 숙명이라는 점이 재미있다. 워크재킷이니까. 산타 페에 이렇게나 많은 색이 있는데 모두 다.. 2023. 1. 2.
모두들 즐거운 2023년 되시길 아직 조금 남았지만 2022년이 거의 끝나갑니다. 언제나 그렇듯 별의 별 일이 다 있었던 거 같지만 또한 별 거 없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 한 해였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지나가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도 이전과 달라지죠. 무언가를 거쳤고 무언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판데믹의 시대가 지나가고 다시 정상의 시대로 거의 돌아온 듯하지만 그렇다고 2020년의 세상과는 그 깊은 어딘가부터 이미 달라져 있겠죠. 그러고보니 얼마 전에 이곳 패션붑 방문자가 400만을 넘겼군요. 감사합니다. 여기 오시는 모든 분들 내년에도 더 즐거운 나날들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또한 더 즐거운 패션의 해가 되시길. 해피 2023~ 2022. 12. 31.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세상을 떠났다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세상을 떠났다. 1941.04.18~2022.12.29. 비비안 웨스트우드에 대한 기억은 복잡하다. 펑크, 펑크에 대한 배반 혹은 다른 길, 배거본드, 환경 운동. 웨스트우드라는 성은 1960년대 초반 초등학교 선생을 하며 직접 만든 쥬얼리를 포르토벨로에서 팔던 시절 만나 결혼한 데릭 웨스트우드에게서 가져온 거다. 이혼했지만 계속 사용했다. 이 정도 고급 옷은 거의 가지고 있는 게 없는데 그나마 가지고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아무튼 복잡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자신의 할 일을 잘 찾아내며 길을 걸어오신 거 같다. 이제 남은 한때 굉장했던 디자이너들이 거의 없다. 현역은 아니었지만 올해 니노 세루티와 뮈글러가 세상을 떠났다. 아무튼 새삼 생각해 봐도 대단한 생애를 사신 분이다. 고인의 .. 2022. 12. 30.
드리프터의 랩톱 캐리어 이야기 오래간 만에 제품 리뷰. 며칠 전에 2022년 정리(링크) 이야기를 올리면서 이 제품 이야기를 잠깐 한 적이 있다. 2022년의 가을과 겨울은 뭔가 많이 팔아버리고 또 뭔가 많이 사들였다. 일단 위기를 넘겨본다고 가지고 있는 아이템을 모두 탕진하면서 버티고 있는 기분이 들기는 하는데 아무튼 지금 이렇게 잡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된 거 같기도 하고, 이래가지고는 이미 글러버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노트북만 가볍게 들고 다니고 싶다, 백팩을 매도 노트북을 브리프케이스 형태로 손에 쥐고 싶다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보다가 얇은 노트북 브리프케이스를 찾기 시작했는데 포터는 너무 비싸고 인케이스는 너무 재미없고 등등을 생각하다가 드리프터를 보게 되었다. 그냥 이렇게 생긴 거임. 아우터가 그린.. 2022. 12. 26.
두 벌의 눕시 두 벌의 눕시가 있었다. 서로 다른 운명을 살았다. 재미있는 점을 생각해 보자면 이 둘은 눕시의 본래 역할, 패킹에 아웃도어의 삶은 거의 살지 않았다는 거고 또 하나는 그렇다고 어반 라이프스타일 속에 묻히지도 않았다는 거다. 그러기에는 칙칙한 분위기가 너무 나긴 하지. 일단 오른쪽의 샤이닝 블랙은 아주 예쁘지만 떠나 보냈다. 더 적합한 곳에서 더 적합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왼쪽의 터키색 눕시, 오래된 국내 발매판은 덕지덕지 붙어 있는 리페어 스티커에 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있지만 다행히 따뜻함은 여전히 손색이 없다. 물론 오래된 만큼 입고 나면 여기저기 털이 날리기는 한다. 저 옷은 패킹 영상을 올린 적이 있는 데(링크) 보여주는 것에 비해 은근히 조회수가 나와서 대체 왜? 이런 의문을 가지고.. 2022. 12. 23.
2022년의 정리, 옷과 음악과 영화 사실 음악 말고는 할 말이 크게 없기는 한데 올해 재발견의 옷이라면 리바이스 505와 550, 재발견의 운동화는 반스 44 DX. 재미있게 보고 있는 브랜드는 BODE 그리고 올해도 재미있었던 Craig Green. 가장 유용하게 입은 옷은 악성 재고 팔이를 구입한 칼하트 WIP의 에이펙스 다운 파카, 12월이 추운 바람에 잘 입고 있다. 그리고 올해의 드라마는 애플 TV의 Severance 시즌 1, 올해의 영화는 헤어질 결심. 올해의 질병은 9월에 걸렸는데 요새 후유증이 있는 거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코로나, 올해의 약은 가을 이후 지속되고 있는 콧물을 막아주는 지르텍. 올해의 음식은 몸이 별로면 찾아가게 된 도가 순대국 기본과 2, 3주에 한 번은 먹고 있는 듯한 시청역 농민백암순대 정식. 순대국은.. 2022. 12. 23.
칼하트 초어 재킷 vs 엘엘빈 필드 코트 어제 똑같지만 다른 옷(링크) 이야기를 쓴 김에 오늘은 약간의 심화 과정으로 칼하트의 초어 재킷과 엘엘빈의 필드 코트를 비교하는 이야기. 사실 이 두 옷은 오래된 미국의 작업복이기는 한데 점유 영역이 약간 다르기 때문에 딱히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건 아니다. 칼하트는 도시화의 옷이고 엘엘빈은 산과 호수의 옷이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 보자면 필드 위의 작업복으로 소모되는 건 마찬가지고 상당히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왼쪽이 칼하트, 오른쪽이 엘엘빈. 참고로 칼하트는 Hamilton Carhartt가 만든 회사라 칼하트고(1889년) 엘엘빈은 Leon Leonwood Bean이 만든 회사라 엘엘빈(L.L Bean, 1912년)이다. 현재 칼하트 초어 재킷의 정식 이름은 펌 덕 블랭킷 라인.. 2022. 12. 15.
똑같지만 다른 옷 아래 옷들은 스타일링 면에서 크게 다를 게 없다. 아주 춥진 않은 여름이 아닌 날, 브라운 코튼 계통의 아우터를 입을까 싶을 때 고르게 되는 옷들이다. 코튼 기반의 쉘에 코듀로이 카라가 붙어 있다. 물론 그냥 눈으로 봤을 때도 색깔이나 길이 등 부분 부분 차이가 있기는 하다. 카라의 색이나 카라 끝이 둥근지 뾰족한지 등등이 다르다. 물론 위 옷들도 모두 다른 색이 나온다. 말 그대로 어쩌다 보니 같은 계열을 가지고 있게 되었다. 내가 옷 고르는 게 다 그렇지 뭐. 차례대로 보면 엘엘빈은 안감이 울 혼방이고 탈착이 가능하다. 팔 부분까지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일할 때도 입을 만 하다. 쉘은 코튼 캔버스다. 코듀로이 카라의 둥근 마무리가 나름 귀엽고 짙은 초록색이다. 포인터 브랜드는 데님이다. 밝은 브라운 .. 2022. 12. 14.
울 스웨터, 따가움, 라놀린, 피터 스톰 겨울에는 역시 울 스웨터가 좋긴 하다. 울 스웨터에 울 코트 조합 훌륭하지... 하지만 특히 울 스웨터는 거의 입지 않고 있는데 우선 울 스웨터는 다운 파카를 입고 있을 때 온도 조절이 너무 안된다. 추위에 떨다가 지하철이나 사람 많은 실내에 들어가면 지나치게 더워진다. 바람 구멍이 있는 아웃도어형 다운 파카를 입는다면 도움이 약간 되긴 하겠지만 드라마틱하진 않다. 그런 이유로 대체재를 사용하고 있는데 예전에 스웨터 대신 플리스를 입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크게는 울 스웨터에서 포근함과 안락함을 느끼는 우리의 패션 미감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최근의 대체재는 플리스도 아니고 챔피언 리버스위브 스웨트와 후드다. 버겁지 않게 입고 너무 추우면 뛰자... 가 약간 생활의 모토다. 그런 .. 2022. 12. 7.
넥타이 - 정장 연합체 혐오론 이야기의 출발점은 넥타이다. 넥타이는 남성복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남성복의 기본은 정장 차림이고 여기서 빠질 수 없는 액세서리다. 얼마나 중요하냐면 다른 모든 옷이 결국은 넥타이를 감안해 설계되어 있다. 슈트의 상의인 재킷은 왜 V자 형태를 하고 있을까. 정장에 입는 코트는 왜 또 V자 형태를 하고 있을까. 넥타이 자리를 만들고 보여주기 위해서다. 라펠은 어떨까. V자를 만들다 보니 접혀져야 하고 그걸 좀 점잖게 자리를 잡아주다 보니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셔츠는 왜 저렇게 생겼고 단추는 목 끝까지 올라올까. 넥타이를 메기 위해서다. 이렇게 구성된 몸 상부의 모습에 맞춰 하부도 구성되어 있다. 몸을 두르는 일차적 목적과 소위 격식을 차리려는 이차적 목적 모두를 만족시키면서 시간이 흐르다.. 2022. 12. 6.
에스모드 졸업 전시회 2022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녀왔다. 확실히 학생들이 내놓은 패션은 여러가지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뭐하는 걸까 싶기도 하고 불타오르고 있구나 싶은 것도 있고, 저건 팔아도 되겠는데 싶은 것도 있고. 슬렁슬렁 구경만 했지만 사람들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대답하고 다들 열심히다. 아무튼 올해 졸업 전시에는 프린트와 타이 다잉 같은 게 상당히 많다는 게 눈에 띄었고 몸 자체에 대한 관심도 몇몇에서 잘 드러났다. 올해는 돌체 앤 가바나와 협업으로 진행되었다. 보도 자료를 보면 에스모드 서울 여성복, 남성복 전공 열아홉명(19)의 학생 디자이너들이 돌체앤가바나의 무드에 자신만의 유니버스를 녹여낸 창의적인 뉴룩 컬렉션을 완성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학생들은 올해 3월부터 개인당 10개룩을 구상해 일러스트와 테크니컬 드로잉.. 2022.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