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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패션 씬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 작년에 출간한 책에서 패션이 좀 재미없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링크). 그 이유는 하이엔드 패션 씬이 큰 이슈가 없이 새로운 시장 공략에 골몰해 있고 세계 시장에서 성장과 도태되지 않기 위해 모험이 없는 테크니컬한 경영 싸움이 되어 버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을 몇 가지 훑었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약간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야 반갑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즐거운 이유 때문에 찾아온 건 아니다. 패션은 수많은 인종, 소수자가 생산자에 개입되어 있는 산업이다. 다른 산업에 비해 비율이 얼마나 다른지 정확한 수치로는 모르겠는데 여튼 그냥 봐도 분명 다르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패션은 몇 년 전부터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 그리고 아래에서 올라온 스트리트 웨어를 주축으.. 2017. 3. 13.
1970년대 뉴욕 갱단의 컷 슬리브 데님 재킷 프레시 드레스드(링크)에서 대퍼 댄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컷 슬리브 이야기를 잠깐. 이 영화는 초반에 갱들의 싸움으로 불타오르던 1970년대 뉴욕의 사우스 브롱크스를 보여준다. 매일 갱단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인종차별을 일삼던 경찰과도 싸우고 그러다가 갱들 사이에 벌어진 다툼을 중재하려던 블랙 벤지라는 피스메이커가 갔다가 방망이에 맞아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갱 지도자들의 단체 회합이 있었고 그렇게 휴전이 선언되었다. 이후 다툼은 랩 배틀로 중재되었다...는 전쟁 대신 장기나 바둑을 두자류의 뭔가 전설의 설화 같은 이야기가 진행된다. 줄루 네이션, 피스! 참고로 당시 사우스 브롱크스에 큰 화재가 난 이후 다들 갑자기 장비가 빵빵해지고 그룹 결성이 엄청나게 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 2017. 3. 12.
영화 프레시 드레스드 넷플릭스를 뒤적거리다 프레시 드레스드(Fresh Dressed)라는 영화가 있길래 봤다. 힙합의 등장을 짧게 보여준 후 힙합 패션의 등장과 발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 같은 건 없지만 (그래서 약간 지루한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일목요원하게 정리해 주고 있기 때문에 힙합 패션의 역사에 관심이 있고 시간이 있다면 한 번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아 폴로가 한참 힙합 씬에서 인기가 있던 시절 토미 힐피거가 트렁크 가득 옷을 싣고 와서 공짜로 나눠줬다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몰랐음. 폴로를 입는 갱단의 이야기는 예전에 쓴 적이 있다(링크). 당시 상식의 수준이 부족한 점이 있어서 약간 어설프지만 갱 패션이 결국 스트리트 패션이다. 영화를 통해 한 눈.. 2017. 3. 11.
푸시햇 프로젝트 내일은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이다. 한국에서도 저번 주말에 2017 페미니스트 광장이라는 사전 행사가 있었고 내일 당일에는 시청에서 기념식 및 대선 후보들과의 토론 등이 예정되어 있다. 보라색 장미와 카드를 길거리에서 나눠주는 행사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좀 더 큰 규모로는 한국을 비롯해 35개국이 참가하는 여성 없는 날 파업이 예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사전 배경이 좀 있는데 이 기사(링크)를 참고하면 된다. 세계적으로 보자면 올해는 1월에 열렸던 대규모 시위 2017 여성 행진(2017 Women's March)이 연장되는 분위기가 있다. 이 시위는 트럼프가 취임한 다음 날인 1월 21일 여성 인권, 소수자 인권, 이민자 정책, 인종 차별, 노동 문제 등등 트럼프 취임 후 시대를 역행하고 .. 2017. 3. 7.
뮈글러 재킷을 입은 니키 미나즈 사실 관계가 몇 가지 틀린 게 있어서 바로 잡는다. 급할 것도 없는 데 사진 보고 급하게 썼더니 틀린 부분이 많다. 일단 니키 미나즈가 참석한 패션쇼는 뮈글러가 아니라 아이더 애커만 쇼다. 그렇다면 이야기가 몇 가지 달라지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 글의 주된 내용은 "어디에 가서든 주인공이 되려는 자세"에 대한 애찬에 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질 건 없는 거 같다. 다만 니키 미나즈는 뮈글러 장단을 맞춰준 게 아니므로 원래 썼던 글보다 좀 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에 다가가 있다. 트위터에 올렸던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잠시 다시. 아이더 애커만 2017 FW 컬렉션이 있었는데 니키 미나즈가 상당히 과감하고 흥미로운 패션을 구사했다. 이 착장에는 입었다라는 말보다 구사, 구가했다는 말이 약간 더 어.. 2017. 3. 5.
빔스의 브라운 탁상 시계 별주 빔스(Beams)에서 브라운의 유명한 탁상 시계 BNC002의 별주 모델이 나왔다. 오랫동안 봐 왔던 제품과 크게 다른 부분이 잘 보이진 않는데 여튼 옆에 BEAMS라고 노란 색으로 적혀 있는 게 다르다. 빔스 별주의 기반 제품은 브라운의 BNC002라는 탁상 시계다. 사실 BNC002는 브라운에서 1987년에 내놨던 AB1이라는 탁상 시계의 복각 제품이다. 다 똑같이 보이기 때문에 대체 뭐지... 싶을 수도 있겠지만 BEAMS 글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빔스 매장에 간 김에 살 수도 있는 거고 좋지 뭐. 튼튼하고 잔 고장 없고 관리가 쉬운 저 크기의 탁상 시계라는 게 매우 유용하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이케아 매장에 가면 비슷한 사이즈로 된 전자 시계가 있는데 장점도 분명 있지만(온도계.. 2017. 3. 5.
디올의 2017 FW RTW 구경기 디올의 2017년 FW 패션쇼 같은 걸 2017년 3월이라는 시점에 보다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이 쇼를 보기 전에 염두에 두면 좋을 게 몇 가지 있을 거 같고, 이 쇼를 보고 나면 드는 몇 가지 생각이 또 있을 거 같다. 간단히 정리해 본다. 위 사진은 디올 공식 홈페이지(링크). 패션쇼 전에 이번 시즌 컬렉션은 블루에 대한 내용이 될 거라는 티저가 있었다. 1. 주요 패션위크에 나가는 브랜드를 이끌어 가는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혹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장사꾼, 기술자, 예술가의 속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셋은 완벽하게 균형을 이룰 필요도, 세 분야를 모두 통달할 필요도 없겠지만 그렇다고 뭔가 없어서는 안된다. 옷을 구상하고, 만들어, 파는 과정은 적어도 이 셋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2017. 3. 4.
세라 지프의 모델 얼라이언스 발렌시아가의 모델 캐스팅에서 등장한 문제(링크)들에 대해 이야기 한 김에 글에서 언급했던 모델 얼라이언스에 대해 써 본다. Alliance를 뭘로 번역하는 게 적합한 지 잘 모르겠는데 협회는 아니고(Model Association을 보통 그렇게 쓴다, 경향 신문에서 모델 얼라이언스를 모델 협회라고 적은 적 있는데 그다지 적합해 보이진 않는다) 연맹이라고 하면 너무 공산당 같고, 연합이나 동맹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 여튼 예전 외교에서 보면 러불 동맹(Franco-Russian Alliance)처럼 동맹이라고 쓰긴 했다. 모델 동맹... 뭐 모델들이 한데 힘을 합쳐 보자는 거니까 이게 맞는 거 같긴 하다. 그리고 저번 글에서는 사라 지프라고 적었는데 세라 지프라고 쓰더라고... 아무튼 세라 지프.. 2017. 3. 3.
아장 프로보카퇴르가 팔렸다 영국의 란제리 브랜드 아장 프로보카퇴르가 팔렸다. 아장 프로보카퇴르는 조셉 코레(말콤 맥라렌과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아들이다)와 세레나 리스(모델이다, 둘은 1992년에 만났다) 부부가 1994년에 런칭한 브랜드다. 이 부부는 2007년에 이혼했지만 사업 파트너로 계속 함께 일했다. 다만 회사는 2007년 3i라는 벤처 캐피탈에 주식의 80%를 팔아서 실질적으로 이 회사가 소유하고 있었다. 소호에 있는 첫 번째 매장. 사진은 위키피디아(링크). 사실 작년 말부터 아장 프로보카퇴르가 다시 매물로 나와 있다는 소문은 계속 돌았고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회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뉴스에 나오기 시작했다. 결론은 마이크 애슐리다. 마이크 애슐리는 스포츠 다이렉트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의 갑부 중 .. 2017. 3.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