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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패션의 매력 버질 아블로가 데이즈드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트 패션은 곧 끝날 거고 빈티지 패션의 시대가 올 거라는 이야기를 했다(링크). 그런 김에 빈티지 이야기를 잠깐 해본다. 사실 빈티지라는 말의 용어 정의가 애매한 점이 있는데 왜냐하면 세상 모든 과거의 옷, 세상 모든 과거의 패션이 빈티지이기 때문이다. 물론 흔히 빈티지 패션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도식적 정의가 있기는 하다. 레트로와는 다르게 이전의 패션을 그대로 가지고 현대화 시켜 패셔너블하게 보이는 모습을 말한다. 예를 들어 빈티지 청바지라면 그건 80년대 폴로나 힐피거를 말할 수도 있고, 40년대 리바이스를 말할 수도 있고, 혹은 00년대 알마니나 10년대 레플리카를 말할 수도 있다. 핏으로 나아가면 한없는 세계가 등장하고 그러므로 빈티지란 그저 당장 만들고.. 2019. 12. 20.
베미지 울렌 밀스의 더블 재킷 이야기 베미지(Bemidji) 울렌 밀스라는 회사가 있다. 미국에 꽤 오랜 역사의 울렌 밀스가 꽤 있는데 펜들턴, 울리히를 비롯해 존슨, 파리볼트 등등이 있다. 울리히처럼 이제는 울렌 밀스라는 이름 아래에 있기엔 아주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곳도 있고, 그냥 담요나 내놓는 곳도 있다. 이 비슷하게 영국, 아일랜드 쪽에도 유명 제품을 내놓는 울렌 밀스들이 있다. 아무튼 베미지 울렌 밀스(링크)다. 처음엔 어떻게 읽는 건지 고민했었는데 베미지, 영상 찾아보면 버미지 비슷하게 발음하는 듯. 리뷰 영상 찾아보면 미국 사람들도 어떻게 읽는 건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미네소타 베미지라는 곳에 있는 회사로 1920년에 오픈했다. 즉 내년이 100주년. 베미지는 로거 폴 번얀의 발상지라고 하는데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면 그런 .. 2019. 12. 19.
아이코닉한 서브컬쳐 패션 요즘에 일을 하면서 미국과 일본, 영국 등지의 서브컬쳐 패션을 오래간 만에 되돌아 보고 있다.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몇 가지 의문들, 아이코닉한 패션으로 알아볼 수 있는 패션 하위문화가 이 나라에 있었나, 있었으면 뭐였고 없었다면 이유는 뭘까. VAN이나 크림 소다, 닥터 마틴처럼 한때라도 큰 돈을 벌었던 하위문화 브랜드가 있었나, 있었으면 뭐였고(스톰, 닉스?) 드물다면 그 이유는 뭘까. 예컨대 케이팝으로 돈을 번 패션 브랜드는 누군가. 얹어 가기라도 하는 곳이 있나. 등등의 의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보자면 옷과 유행에 그렇게까지 무거운 의미를 두는 문화가 아니라는 게 가장 주된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인데, 이는 특정 아이템 몇 가지에 대해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는 급격한 소비.. 2019. 12. 15.
체크 플란넬 셔츠 요새는 생긴 무늬 따라서 체크, 플래드, 타탄 등 여러 용어를 쓰지만 뭉뚱그려서 말하자면 역시 체크 셔츠다. 제목엔 플란넬을 붙였지만 따지고 보면 그냥 체크 셔츠. 가지고 있는 옷의 인벤토리 중 유난히 비율이 높은 게 청바지와 체크 셔츠다. 요 몇 년 간 좀 쓸데없이 옷을 많이 들여 놓은 경향이 있다. 예컨대 체크 셔츠의 경우 대부분 유니클로 가판이다. 1만원, 5천원 여러가지. 그리고 중고 사이트 같은 걸 뒤적거리다가 역시 1만원이니까, 5천원이니까, 밥 한 번 먹지 말지, 게다가 셔츠는 오래 입는 옷이니까 하는 식으로 한 둘 씩 들여놓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되었다. 체크 셔츠의 재미있는 점 이라면 처음 본 것도 옷 걸이에 거는 순간 몇 년은 저 자리에 있었던 거 같은 안정감을 뽐낸다는 거다. 낯선 체.. 2019. 12. 14.
몽클레르 지니어스, 볼륨과 모듈 폴드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사진들은 역시 한 곳에 모아 남겨두고 싶다. 볼륨과 모듈 폴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2019년 몽클레르 지니어스 5 크레이그 그린(Moncler Genius 5 Craig Green)이다. 영상도 있다. Instagram에서 이 게시물 보기 The art of folding. Ultra lightweight down in the new #MONCLERCRAIGGREEN collection allows outerwear to be folded and condensed. _ #MONCLERGENIUS @Craig__Green Moncler(@moncler)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9 12월 5 12:22오후 PST 굼뜨게 움직이는 게 약간 매력적이고 배경 음악이 쓸데없이 비장하고 .. 2019. 12. 11.
눕시, M-65의 내피로의 가능성 요새 이상하게도 겨울인데 M65(링크)를 자주 입는다. 딱히 이유는 없고 뭔가를 새로 꺼내기가 귀찮다. 갑자기 나도 롱패딩...이라는 생각이 들어 좀 뒤적거려봤지만 아쉽게도 접근 가능한 제품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어쩐지 그렇게까지 따뜻할 거 같지 않다는 생각도 문득 들고(그럴리가). 아무튼 기본적으로 M65는 내피(링크)를 상시 사용할 계절에만 입는데 그게 없으면 어딘가 속빈 강정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알다시피 한국의 겨울에 폴리에스테르 내피 따위는 별 효용이 없고 그래서 얇은 다운 재킷(링크)을 주로 안에다 입는다. 이렇게 입으면 어설프지만 발수도 살짝 되는 면 50 / 폴리 50 쉘에 보온재가 들어간 옷이 되니까 어지간한 날씨엔 입고 다닐 만 하다. 며칠 전 영하 10도 정도의 날씨만 아니.. 2019. 12. 10.
간만에 향수 이야기 간만에 향수 이야기다. 일단 향수를 쓴다 라는 대원칙 외에 몇 가지 기본적인 방침은 있다. 예를 들어 매일 쓴다, 두 개를 돌아가면서 쓴다, 50미리 오드뚜왈렛만 쓴다, 연속으로는 쓰지 않는다, 뭔지 모르는 걸 산다 등등이다. 우선 향수를 매일 쓰는 건 사실 상당히 방탕한 요식 행위가 아닐까 매번 생각한다. 분명 지나치게 비싸고 너무나 덧없다. 나름 오랜 기간에 걸쳐 습관이 들어 버리는 바람에 안 뿌리면 뭔가 허전한 단계가 되어 버렸는데 좋은 향 나면 기운내서 일을 더 잘 하지 않을까 라는 식으로 위안을 하고 있다. 물론 사물이나 향기 같은 무의미한 토템에 의지하는 습관이 좋은 건 아니다. 그렇지만 알파고도 아닌데 혼자 의지가 뿜뿜이라면 그것도 나름 재미없지 않을까 싶다. 나라는 인간의 한계인 걸까. 그.. 2019. 12. 6.
기능성 옷의 비기능적 부분 며칠 전에 오래되어 보이는 옷(링크) 이야기를 하다가 기능성 중심의 옷(예를 들어 다운 파카는 거의 모두 그렇다)에 담겨 있는 무의미한 비기능적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했었다. 생각난 김에 하나 더. 상당히 지저분해 보이는데... -_- 아무리 세탁해도 저 모습으로 밴질밴질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에 회기역 건너편에 있는 독립문(P.A.T) 본사에 가면 천막 같은 거 아래서 할인 행사를 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 보면 독립문 뿐만 아니라 네파 이런 것도 팔고 그런 데가 있다. 아주 예전엔 외주 제작 스노우 피크 같은 것도 있고 그랬었는데 요새는 없고 아무튼 거기서 구입한 옷이다. 사실 더 복잡한 사연이 있긴 한데 한때 가지고 있는 옷 중 가장 따뜻한 옷이었지만 지금은 2위로 밀려났다. 그래도 어지간한 .. 2019. 12. 6.
이 부분이 재미있다 요새 책 번역을 하나 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재미있었다. 책은 내년을 기대해 주시고... "1970년, 1년이 지난 후 뉴욕에 돌아가 봤을 때 제가 가장 강력하게 느꼈던 건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젊은 미국인들의 태도였어요." 고바야시는 오랫동안 미국을 ‘자동차의 왕국'으로 생각해 왔지만, 이번에 가보니 ‘조깅'이라고 하는 새로운 형태의 운동을 하며 많은 사람들이 센트럴 파크 주변을 '일부러' 뛰고 있었다. 확 트인 녹지에서는 십대들이 ‘프리스비'라고 부르는 이상하게 생긴 플라스틱 원반을 던지고 있었다. 시골 도로에 나가보면 수염을 기른 젊은이가 커다란 데이백을 등에 짊어지고 히치하이크를 하면서 나라를 여행하고 있었다. 미국은 더이상 햄버거와 핫도그의 나라가 아니었다. 뉴욕과 샌 프란시스코의 협동 조합에.. 2019. 1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