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720 탐탁치 않은 Y2K 트렌드 요즘 Y2K 트렌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2000년대라고 하지만 벌써 20여년 전이니 패션의 사이클을 생각하면 충분히 돌아오고도 남을 시기다. 게다가 Y2K의 세기말적 패션이 담고 있는 특유의 기괴함은 분명 밈이 된 패션을 보자면 솔깃한 구석이 있다. 그렇지만 이 시대의 패션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볼 것들이 있다. 아버크롬비 & 피치, 홀리스터, 빅토리아 시크릿 등등 패션이 품고 있던 성별 구분과 전통적 몸의 형태에 대한 논의와 간섭이 극대화된 시기였다. 당시 패션이 지니고 있던 배타성은 백인 중심 주의와 계층 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사실 그 이후 21세기의 패션은 다양성과 자기 몸 긍정주의를 중심으로 당시 패션이 극적으로 치달았던 세계관의 오점을 극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미.. 2022. 4. 8. 리바이스와 랭글러의 중고 판매 패션 브랜드가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건 이제 아주 희귀한 일은 아니다. 이 분야를 개척했다 할 수 있는 파타고니아의 원웨어는 여전히 성업 중이고(링크) 직접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중고 플랫폼과 계약을 맺고 중고 시장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아무튼 리바이스 휴먼 메이드 콜라보(링크)를 구경하다가 실로 오래간 만에 리바이스 사이트를 가봤는데(하지만 미국 사이트에 저런 콜라보는 없다, 휴먼 메이드 쪽에서 판매하나 봄) 거기에 세컨핸즈 섹션이 있었다. 사이트는 여기(링크). 보통 청바지 쪽은 오래된 빈티지, 최근 나온 유즈드로 구분해서 판매하는 듯 하다. 카테고리에 Trade-In도 있는 걸 보아 매입도 하는 듯. 이런 걸 보고 뒤적거리다 보니 랭글러에도 중고 섹션이 있다. 리바이스 정도는 아니지만 랭글러도 .. 2022. 4. 7. 리바이스 + 휴먼메이드 506XX 니고가 요즘 정말 열일을 하고 있다. 겐조를 맡게 된 이후 더 활발해진 거 같은데 겐조 보케 드롭을 비롯해 자신의 브랜드 휴먼메이드를 통한 리바이스 콜라보도 계속 나온다. 버질 아블로의 결실은 니고가 누리는 건가. 이전에 완전 낡은 2포켓 2nd 트러커를 내놓은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1포켓 1st 트러커를 내놨다. 이전 니고 + 리바이스 콜라보는 여기(링크) 참고. 리바이스 트러커의 세대별 분류에 대해서는 여기(링크) 참고. 위에서 볼 수 있듯 이번에 나온 건 506XX다. 눈에 확 들어오는 건 역시 오리 자수. 그리고 단추도 HUMANMADE 커스텀이다. 함께 나온 바지는 501 44년 버전이다. 소위 대전 모델. 2차 대전 물자 제한 속에서 나온 버전으로 도넛 단추에 뒷주머니 갈매기 스티치는 페인팅으.. 2022. 4. 7. 패션에서 진짜란 무엇인가 책 패션 vs. 패션(링크)에서 패션 브랜드 질 샌더와 질 샌더 여사의 유니클로 +J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권리가 브랜드 이름에 묶여 있고 패션이 런칭 디자이너의 이름을 쓰는 전통을 가지고 가는 한 이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리고 패션이 대량 생산 공산품이 된 이상 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게다가 로고가 두 개 들어 있다고 콜라보 신제품이 되는 시대다. 최근 크림과 무신사의 에센셜스 사건을 보면 공산품을 제 3자가 보면서 과연 어떤 식으로 진짜를 구분해야 하는 문제가 다시 표면으로 올라온다. 다이아몬드나 금 감정, 예술품의 감정과는 다르다. 본체가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에 고유의 가치가 있을까. 로고나 소재, 만듦새 모두 사실 고유의 가치라 할 수는 없다. 디자이너가 .. 2022. 4. 4. 크레이그 그린이 뭘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크레이그 그린이 뭘 하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어디에 쓰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입고 다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팔리는 제품들을 차곡차곡 만들고 있고 캠페인과 컬렉션은 계속 멋지고 근사하다는 게 확실하다. Craig Green Moncler 6 2022 SS 크레이그 그린은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자랐다. 대부는 소파 덮개를 씌우는 일을 했고, 엉클은 카펜터에 벽돌공이었다. 아버지는 배관공이었고 어머니는 걸스카우트 리더였다. 이렇게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은 대학을 진학하면서 조금 더 예술적인 측면으로 나아가 조각을 전공으로 하게 했고(BA) 여기서 더 나아가 패션을 공부했다(MA). 진학 전까지 패션 경험이 전혀 없어서 학교에서는 부정적이었지만 뭔지 모르는 건 해봐야 알지 않겠.. 2022. 3. 31. 취향은 이미 사회적이다 가끔 옷, 패션, 디자인, 브랜드의 역사성, 사회성 등을 모두 무시하고 아무튼 내 맘에 들면 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예전에는 보통 다 이랬다. 저 브랜드가 하는 짓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옷은 예뻐라든가 아니면 저 브랜드가 하는 짓이 무엇인지에 애초에 관심조차 잘 가지지 않았다. 옷, 패션을 어디선가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무시하거나, 그 영향력이 그렇게 크지 않거나 하던 시절이다. 요새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긴 하다. 그렇지만 취향은 이미 사회의 결과다. 1) 패션 브랜드의 정치적 성향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와 옷과 패션의 연결은 특히 옷이 조금 더 간단하고 편안한 모습이 되면서 강해지고 있다. 특히 성 다양성, 문화 .. 2022. 3. 30. 옷 놓고 떠들기, 칼하트의 초어 재킷 오래간 만에 옷 놓고 재잘재잘. 오늘은 칼하트의 초어 재킷이다. 요새 워크 재킷, 초어 재킷 이야기를 많이 한다. 간단한 이유는 포멀과 운동복이 섞이는 혼란의 시대에 워크 재킷이라는 적당히 엄격하면서 또 적당히 느슨한 옷이 적절한 미래상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많은 브랜드에서 워크 재킷의 응용 버전을 내놓는 이유에도 아마 이런 게 포함되어 있을거라 생각한다. 예전에도 이야기를 했듯 이런 옷을 좀 많이 가지고 있긴 하다(링크). 물론 데님, 덕, 트윌, 혼방 그리고 안감이 없는 것, 펠트, 퀼팅 등 다들 조금씩 다르다. 그렇다고 해도 외부인이 보기엔 다 그게 그걸테고 내가 보기에도 딱히 크게 다를 건 없다. 코튼 기반의 이런 자켓은 어차피 겨울도 여름도 입을 수 없다. .. 2022. 3. 29. 딜쿠샤를 보고 오다 사직 터널 위에 있는 딜쿠샤라는 오래된 집을 보고 왔다. 건물의 내부 구경은 기회가 많이는 없지만 재미있어하는 편이라 기회만 되면 찾아가 보려고 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커다란 건물이 재미있긴 하다. 최근에 가본 곳 중에서는 카페 커피 앤 시가렛이 있는 시청 옆 유원빌딩과 쥬얼리 브랜드 넘버링이 팝업을 운영하던 안국역 가든 타워 건물이 꽤 재미있었다. 이 정도 규모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듯. 남의 집은 삶의 흔적이 너무 남아있어서 건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기회가 되면 가보는 편이다. 그러다 딜쿠샤라는 집에 대해 어디서 듣고 예약을 하고 가봤다. 그러니까 요코하마에서 만나 인도에서 결혼식을 올린 황해도 금광 사업을 하는 미국 남성과 연기를 하고 그림을 그리는 귀족 가문 출신 영국 여성이 당시 조선.. 2022. 3. 28. 쿨 핸드 루크의 워크 재킷 쿨 핸드 루크(Cool Hand Luke)는 1967년 영화로 폴 뉴먼이 나왔다. 한국 제목은 폭력 탈옥. 뭐 내용은 군대에서 잘 했지만 욱하는 성질에 문제가 좀 있는 루크(폴 뉴먼, 훈장도 받았는데 말단 병사로 전역)가 사회에 나왔다가 술 먹고 행패 부리다 감옥에 가고, 거기서 다른 죄수들과도 갈등이 있고, 결정적으로 독선적인 교도소 소장과 불합리한 내부 통치에 반항하는 그런 이야기다. 패션의 측면에서 보자면 폴 뉴먼의 죄수복인 당시 전형적인 워크웨어 - 노동자의 옷이자 죄수의 옷 - 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일하는 폴 뉴먼. 샴브레이 셔츠에 데님 초어 재킷. 피셔 스트라이프 느낌이 나는 바지를 입고 있다. 사이드에 러플 같은 게 붙어 있는데 저건 뭔지 모르겠다. 의외의 곳에서 의외의 멋을 부리.. 2022. 3. 28. 이전 1 ··· 42 43 44 45 46 47 48 ··· 30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