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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닿지 않는 칼하트 얼마 전에 잔뜩 가지고 있는 필슨의 옷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이렇게 연이 잘 닿은 옷이 있는가 하면 좀처럼 연이 닿지 않는 옷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대표적인 게 칼하트다. 칼하트 옷은 거의 가지고 있는 게 없다. 어쩌다 눈에 띄어 급작스럽게 사들였던 것도 사이즈나 용도 등의 문제로 방치되어 있는 것도 있고 팔아버리기도 했다. 어지간하면 옷은 꼭 쥐고 있고 싶은데 잘 되지 않는다. 아무튼 왜 연이 잘 닿지 않는가를 생각해 보면 가격의 문제가 크다. 국내 중고 시장에서 요 몇 년 간 필슨은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었고 칼하트는 과대 평가되는 경향이 있었다. 필슨의 울 매키노 크루저와 칼하트의 디트로이트가 비슷한 가격, 혹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가격에 거래가 되고 있으면 그냥 필슨을 향해 버리.. 2022. 11. 23.
필슨 매키노 크루저의 비밀 여기서도 몇 번 말한 적 있지만 필슨의 매키노 크루저 자켓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옷을 4벌이나 가지고 있는 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다. 26온즈 시대와 24온즈 시대, 윕코드 시절, 플래드와 솔리드, 안에다 뭘 입기 위한 사이즈와 겉에다 뭘 입기 위한 사이즈 어쩌구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물론 모두 중고로 구입해서 4벌 가격을 다 합쳐도 현행 모델 정가도 되지 않기는 한다. 그래도 분명 무리한 지출들이었고 구입을 할 때마다 힘든 시절을 맞이해야 했다. 그렇다고 뭘 처분하자 하면 마땅히 그럴 만한 것도 없다. 초봄과 늦가을로 착용 시기가 무척이나 한정되어 있는데도 모두 꼭 붙잡고 있다. 이런 와중인데도 만약 괜찮은 가격에 상태 좋은 올리브 + 블랙 플래드 M~XL이 나타난다면 어떨지 자신이 없다.. 2022. 11. 20.
BDU 자켓과 퍼티그 팬츠 BDU 자켓과 퍼티그 팬츠를 좋아한다. BDU 자켓은 배틀 드레스 유니폼 약자인데 예전 미군 군복이다. 미군 군복 상의라면 종류가 아주 많지만 그냥 네모 포켓 네 개 붙어 있는 버전이 가장 좋다. 보통 이걸 BDU 자켓이라고 부르기로 합의가 되어 있다. 여기서 주머니가 사선으로 붙어 있으면 정글 퍼티그 자켓이 되는 데 그건 별로다. BDU의 매력은 네모 반듯한 생김새다. 엔지니어드 가먼츠의 BDU. 언제 쯤 나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라벨이 하얀 걸 보니 봄여름 시즌에 나온 건가보다. 가을겨울 시즌은 라벨이 블랙이다. 근데 위 사진의 옷은 가슴 포켓이 애매하게 작다. 아무튼 BDU는 면 100%부터 혼방, 울, 나일론 100%까지 다양한 소재가 나온다. 코튼도 립스탑, 트윌 등등의 버전을 찾을 수 있다. 흔.. 2022. 11. 16.
추운 겨울의 보조 방한 겨울에 뭘 입으면 따뜻할까 하는 건 언제나 머리 한 쪽 편에서 떠돌고 있는 고민 사항 중 하나다. 한 여름에도 문득, 올 겨울엔 어떻게 입으면 평화로울까 같은 걸 곰곰이 생각한다. 한국 겨울이 특징은 역시 건조하고 낮은 기온, 지독하게 찬 바람이다. 이게 온 몸의 기온을 떨어트린다. 하지만 몸통의 경우 어지간히 껴입으면 어느 정도 보온이 된다. 다리, 발 그리고 특히 얼굴에서 목으로 이어지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다. 온 몸이 따뜻해도 얼굴, 목, 귀가 차가우면 그냥 춥다. 예를 들어 이런 옷은 한국 겨울을 위한 옷이 아니다. 저 목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온 몸을 식힌다. 저 목 털이 반대로 뒤집혀져 있으면 훨씬 요긴할 듯. 차라리 이게 낫다. 어깨를 폈을 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을 때 목과 턱 부분에 .. 2022. 11. 14.
국내 패션에 대한 이야기 택다이브라는 채널에서 정우성 기자님이 진행하시는 지금, 패션이라는 유튜브 방송에 나가 국내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확실히 아직 이런 건 익숙하지가 않아서인지 어색하고 민망하고 잘 못하고 살짝 느리게 말해야 하겠구나 하는 반성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제가 하는 일을 제가 알리지 않으면 누가 알려주겠습니까. 여러분들이 많이 봐주시면 이런 데 나가서 이야기 할 일도 늘어나고 그러다보면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링크는 여기 -> (링크) 오픈된 채널이니 만큼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했는데 꼭 그런 게 아니어도 요새 꽤 재미있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시기에 온라인 세상이 도래하며 다양한 콘셉트의 작은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 2022. 11. 11.
옷을 고르는 이유 어떤 옷을 고르고 입는 이유는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날씨에 맞서 싸움, 평정심의 유지, 경험의 축적, 궁금함, 혼자 진행하는 작은 실험 등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중 궁금함과 작은 실험이 약간 문제인데 집에 자꾸 이상한 옷들이 늘어난다. 이게 내 일이라니까 라는 생각에 합리화를 하지만 그게 정말일까 하는 자신을 향한 의심이 사라지진 않는다. 일상을 구축하는 패션은 자원을 탕진하고 기한이 짧다는 점에서 미식과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미식은 먹으면 사라지기 때문에 말끔하고 좋은데 패션은 옷이라는 잔여물이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 여행지 호텔의 1회용 칫솔처럼 비록 1회용이지만 형체는 멀쩡히 남아있어서 계속 쓸 수는 있다. 게다가 이 옷이라는 게 수명이 상당히 길다. 이 전환을 잘 만들어.. 2022. 11. 9.
울 롱코트 이야기 울 롱코트는 확실히 예쁘게 생긴 옷이다. 특히 발마칸. 커다란 래글란 어깨의 싱글 코트는 생긴 게 전해주는 아늑함 같은 게 있다. 어렸을 적엔 아쿠아스큐텀 라이센스의 울 롱코트가 하나 있어서 정말 열심히 입고 다녔었다. 지금 따지고 보니 한 20년은 넘게 입었던 거 같은데 담배 구멍도 여럿 나고 안감도 해지고 하다가 버렸다. 요새 같았으면 어떻게든 꼭 쥐고 이불로라도 썼을 거 같은데 뭐든 버릴 수 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아무튼 요새 이런 거 없나 하고 다시 찾고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솔직히 살 거 같지는 않다. 위 사진은 일본의 빈티지 매장에서 판매중인 버버리 80년대 버전. 팔린 거 같다. 사실 80년대, 90년대 이런 거 잘 모르면 대충 쓰는 경우가 많은 거 같긴 하다. 은근 요 몇 년 전에 나온.. 2022. 11. 3.
RE:CODE의 래콜렉티브 25개의 방 전시 코오롱 FnC의 리사이클링 브랜드 래코드가 10주년을 맞이해 신사 하우스에서 25개의 방이라는 전시를 하길래 다녀왔다. 파타고니아도 시카고에 원웨어 매장을 열었다고 하던데 고쳐서 새로 만든 옷의 브랜드화가 꽤 많아지고 있다. 프라이탁이나 카네이테이, 오버랩 다 이런 계열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두 개의 건물을 쓴다. 말 그대로 25개의 방이 있고 각각의 방에 작품, 제품, 소개 등이 들어있다. 사람 거의 없겠지 하고 평일 오후에 갔는데 사람이 예상보다 꽤 있었고 외국인들도 은근 많았음. 뭐 이런 것들. 1번부터 차례대로 보면 된다. 워크숍도 있는데 따로 신청하면 열쇠고리를 만들 수 있다. 전시를 2시, 워크숍을 3시에 예약하고 갔는데 중간에 시간이 애매하게 떠서 1번 건물 지하에 있는 커피숍에서 아이스.. 2022. 11. 3.
유니클로 + 마르니 시즌 2가 나온다 유니클로 + 마르니가 2번째 시즌이 나온다. 유니클로 홈페이지에서 마르니 검색해보면 사이즈가 빠져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있고 매장에서도 가끔 보는 데 꽤 많이 만든게 아닌가 싶긴 하다. 하긴 화이트 마운티니어링하고 콜라보 플리스도 아직 있고 39900에 판매중이다. 아무튼 마르니의 컬러풀함은 유니클로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의 약점에 좋은 보강이 되지 않나 싶다. 12월 9일이 예정인데 국내 홈페이지에도 판매중 예정에 나온다. 콜라보레이션 페이지는 아직 없는 거 같기도 하고. 이 패딩 재미있네 했는데 다운이고 199000원 붙어있군. 실크 스카프가 몇 종류 있는 것도 눈에 띈다. 아무튼 이제 정말 겨울이구먼. 겨울에는 컬러풀이지. 2022.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