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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743

아르마니가 세상을 떠났다 조지오 아르마니가 세상을 떠났다. 1934, 피아첸차 - 2025, 밀라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실 풍미라는 말로도 좀 모자란 느낌이 있는 듯한 단어지만 아무튼 그랬던 패션 디자이너가 세상을 떠났다. 아주 예전에 아르마니 매장에 처음 갔을 때 내가 입던 옷, 내가 알던 옷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충격을 받았었다. 짙은 컬러에, 찰랑거리고, 가벼운 옷들을 보며 두근두근했던 기억이 있다. 거기서 꽤나 멀어졌고, 세상의 패션 산업의 중심도 이제는 꽤나 멀어진 거 같긴 하지만 그 기반, 토대를 쫓아가다보면 반드시 그가 나오게 되어 있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발렌티노와 칼 라거펠트 그리고 조지오 아르마니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기 만의 월드를 구축하던 소위 제왕적 패션 디자이너의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린 거.. 2025. 9. 5.
올해의 LVMH 프라이즈는 SOSHIOTSUKI 올해의 LVMH 프라이즈는 일본 디자이너 소시오츠키로 결정되었다. 브랜드 이름이 어디서 끊어 읽어야 할지 약간 고민이 됐는데 Soshi Otsuki가 이름이라고 한다. 즉 소시 오츠키. 아무튼 브랜드 소시오츠키는 2015년에 런칭했는데 초기에는 여느 일본의 실험적이고 아방한 남성복 기반 디자이너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일본색을 강하게 띈 남성복의 재해석 그리고 댄디즘을 향해 본격적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특히 2025 FW가 재미있는데 일본 버블 시대 TV나 히로스에 료코가 나왔던 버블 시대를 다룬 영화 버블로 GO! 타임머신은 드럼 방식의 화면 어딘가에 있을 법한 분위기를 한껏 보여줬다. 아이비 패션이 일본이 미국의 느슨한 패션을 따라하려다 나온 결과물이었다면, 이런 모습은 아이비 전.. 2025. 9. 4.
미국 보그 안나 윈투어의 후임은 클로이 말 미국 보그의 안나 윈투어의 후임으로 클로이 말이 결정되었다. 이게 후임이라고 하긴 좀 그렇긴 한데 안나 윈투어가 은퇴한 건 아니고 글로벌 디렉터 뭐 이런 옥상옥을 하나 만들어 승진을 했고, 보그 편집장 자리는 아예 없애버리고, 헤드 오브 에디토리얼 컨텐츠라는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 그 자리에 들어간거다. 그러므로 크게 봤을 때 안나 윈투어의 영향력 아래 있을 가능성이 높다. 클로이 말의 전 직책은 보그 온라인 컨텐츠 디렉터였다. 아무튼 클로이 말의 말(malle)은 아버지인 영화 감독 루이 말에게서 온 퍼스트 네임이고 어머니는 배우인 캔디스 버건이다. 캔디스 버건은 연기를 하기 전에는 모델로 일했고 보그 표지에 나오기도 했다. 클로이 말이 1985년 생이고 루이 말이 1995년에 사망했으니까 겹치는 기간.. 2025. 9. 2.
undercover 더 현대 매장 더현대 여의도에 언더커버 매장이 단독 오픈을 했다길래 구경을 다녀 옴. 무신사 쪽에서 수입하는 거 같다. 더현대 가서 봤더니 옆에 미하라 야스히로 단독 매장도 있고, Y3 매장도 오픈을 했고, 신세계 강남에서는 나나미카 팝업을 한다고 하고 빔즈와 스튜디오스, 비밍과 함께 다들 몰려오는 분위기. 거기에 alo 매장에 줄도 꽤 서 있고 사람도 바글거리고 디올 매장에도 줄이 길고 뭔가 대세의 쉬프트가 일어나고 있는 건 분명함. 아무튼 언더커버나 나나미카 매장 같은 건 한참 전 쯤에 고대하던 건데 가서 뒤적거리기나 하는 사람들 가지고는 역시 운영이 불가능하고 적절히 대중성도 확보가 되고 동시에 이런 류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의 수가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결론이 났기 때문에 너도나도 들어오는 중일텐데 과연 누가.. 2025. 9. 1.
맥퀸의 2025 FW 캠페인 이번 맥퀸의 캠페인은 고스에 기반하고 있다. 그렇다고 물론 극적인 지점까지 치닫지는 않는다. 알렉산더 맥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션 맥기르는 이번 컬렉션에 대해서 "전통과 일탈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며, 독립적 사고를 지닌 인물들의 타협 없는 자기표현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들의 진취적인 정신은 오늘날의 정체성, 이상, 성별에 대한 담론과 맞닿아 있습니다.”라고 소개한다. 솔직히 션 맥기르가 어느정도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그래도 가고자 하는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 건 괜찮은 일이다. 누군가가 이런 패션을 만들고 있는 세상이, 아무리 좋고 멋지다고 해도 다들 똑같은 것만 만들고 있는 세상보다 낫기 때문이다. 2025. 8. 20.
이제 어떤 시대 한동안 난장 파티 같았던 패션이 잠잠해 지고 있다. 수많은 나이키 콜라보, 버질 아블로,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베트멍 뭐 이런 시대들이 지나가고 나서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거 같다. 그러는 와중에 조용한 럭셔리가 등장했고 여기에 더한 미우미우의 아이비 패션 등이 겹치면서 예전 럭셔리 패션의 고저스하고 잘 만들고 비싸고 시크한 뭐 이런 것들의 시대가 다시 돌아올 거라 많은 이들이 예상을 하는 거 같다. 사실 많은 이는 아니고 알레산드로 미켈레나 뎀나 바잘리아가 뭐 하는 건지 잘 모르겠거나 하는 짓을 보고 이건 패션이 아니야라며 화가 났지만 잠잠히 있던 올드 패션드 칼럼니스트들이 이제 이런 것들의 시대는 가버릴꺼야 하고 외치는 거 같다. 뭐 패션, 특히 하이 패션의 특별함을 얻는 기본 태도가 ".. 2025. 8. 13.
로로 피아나, 노동법 위반 로로 피아나(LVMH)가 이탈리아 법원에서 노동법 위반 혐의로(노동 착취) 1년 간 사법 행정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탈리아 사법부의 집중 조사 기간동안 판사가 로로 피아나의 직원을 감독하고 회계를 검사하게 된다. 사실 로로 피아나 뿐만이 아니고 2023년 이후 발렌티노, 디올, 아르마니, 알비에로 마르티니에 이어 다섯 번 째다. 이 이야기는 이전에도 한 적이 있다(링크). 이건 현재 패션계에서 MADE in 어쩌구와 관련된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로로 피아나가 제품의 하청 생산을 맡기고, 하청업체는 밀라노 인근에 있는 중국 업체에 재하청을 준다. 2차 하청 업체는 불법 체류 중인 아시아 인을 노동자로 고용하고 야간, 공휴일에도 작업을 시키고 불법 기숙사, 비위생적 작업 환경, 안전장치 없.. 2025. 7. 16.
디올, 셀린, LV, 2026 SS men 이번 2026 SS 남성복 패션쇼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과장과 폭소의 작가주의의 시대가 대충 끝나고 좋은 셔츠와 바지 같은 잘 만든 옷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 여기에 프레피. 포인트가 테일러드에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셔츠와 바지 그리고 코트에 있다. 차례대로 디올, 셀린, LV의 2026 SS 남성복. 미우미우가 본격적으로 프레피 룩을 들고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랄프 로렌이 했어야 하는 걸 다른 이들만 하고 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랄프 로렌은 하지 않을 거니까 다른 이들이 하고 있는 거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셀린의 마이클 라이더가 랄프 로렌에 있었다는 것, 퍼렐 윌리엄스가 미국인이라는 것 등 약간의 미묘 포인트들이 재미있다. 과연 이렇게 실용적인 "좋은 옷"의 시대가 .. 2025. 7. 10.
디올 남성복 Summer 2026 디올의 여성복, 남성복, 오트쿠튀르를 통합하는 디렉터로 임명된 조나단 앤더슨의 데뷔 패션쇼인 디올 남성복 여름 2026년이 열렸다. 이제부터 빈틈도 없이 돌아가는 긴 일년 일정의 시작이다. 사실 남성복이라 아무래도 여성복 쪽에 비하면 아직 본대가 시작된 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며칠 전부터 미디어의 보도도 그렇고 보여지는 화려함, 새로운 디올 시대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기대 등등 LVMH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긴 했다. 조나단 앤더슨도 프로모션의 일환이긴 하겠지만 디올을 맡게 된 자신에 취해있는 분위기를 좀 내고 있는데 일단은 디올이니까 그럴 만도 하지. 전반적으로 보면 유럽 느낌이 강하지만 아이비 패션 트렌드를 이어 받아 미국 의복의 유럽적 재해석 느낌이 잘 섞여있다... 2025. 6.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