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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65와 핀 배지 저번 늦가을, 초봄, 아주 춥지 않은 겨울 날 애정템이 된 옷이 M65 피시테일과 M65 필드 자켓이다. 특히 필드 자켓이 원래 막 입기 좋다고 좋아하긴 했는데 커다란 사이즈를 하나 구하고, 견장 잘라버리고 하면서 더 거슬리는 거 없이 막 입게 되었다. 그러는 사이 두 개의 M65 필드 자켓을 처분했다. 하나만 있으면 되는 옷은 하나만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필드 자켓의 문제점이라면 지나치게 밀리터리한 분위기. 이걸 개선하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핀 배지를 붙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도달했다. 너무 민망하지 않고, 지나치게 귀엽거나 튀지 않고 뭐 이런 걸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집에 핀 배지가 꽤 있는데 그렇게까지 어울리는 게 없었다. 카이카이 키키 브로치가 인기라길래 잠깐 고민했지만 코사지 대.. 2023. 5. 18.
필슨의 여름 갑자기 온도가 치솟더니 낮 기온은 30도 가까이 된다. 아직 건조하기 때문에 해만 없으면 그래도 선선한 느낌이 들지만 여름이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다. 필슨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는 데 헤비 듀티 스윔 슈츠라는 제목이다. 헤비 듀티와 스윔 슈츠. 함께 붙어 있으면 안되는 말은 아니지만 궁금해지는 제목이긴 하다. 거싯 플라이와 스윔 슈츠의 조합은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젖으면 풀고 묶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컨버스에 고무줄 레이스 사다 쓰는 세상인데... 그리고 저런 글래디에이터 분위기를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 제품 설명을 보면 11온스 드라이 왁스드 코튼에 폴리에스터 메쉬가 붙어 있다. 11온스! 파타고니아의 배기스 쇼츠와 실로 저 멀리 다른 세계관의 제품이다. 그래도 물 세탁도 가능하다 하니 헤.. 2023. 5. 17.
헬무트 랑, 피터 두 헬무트 랑의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피터 두가 들어가게 되었다. 헬무트 랑이야 여기에서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던 브랜드지만 사실 헬무트 랑(사람)이 나간 이후 그렇게 신통한 소식은 없었다. 기억에 남는 몇몇 이슈라면 한때 시도했던 편집장 체제 운영, 후드 바이 에어의 쉐인 올리버가 좋아한다고 했던 것 그리고 주변에서는 싫어한다고 했던 것(이해하기 어려운 옷에 대한 현 세대의 반감), 패스트 리테일링의 인수, 미국 지역 매출 반토막 등등. 현 시점에서 중요한 건 미국 지역 매출 반토막일테고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피터 두가 선택된 거 같다. 피터 두는 베트남 출신이고 미국으로 이민을 갔고 FIT를 나와 2014년 1회 LVMH 그래듀에이트 프라이즈 상을 받았다. 이후 피비 필로 셀린느에서 일하다가 데.. 2023. 5. 13.
바버 아카이브 전시, 매거진 B 일단 매거진 B의 94호가 바버(Barbour)를 주제로 나왔습니다. 여기에 바버라는 브랜드의 전반적인 이야기, 옷이 왜 저런 모양이 되었을까의 배경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등을 썼습니다. 옷도 재미있지만 배경의 이야기도 꽤 재미있는 브랜드입니다.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브랜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한 걸까를 주로 고민하게 되지만 이런 실용 기반의 브랜드에는 시대적 배경과 사용 환경, 용도 속에서 임시방편과 우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 등이 들어가 있는 흥미진진함이 있죠. 개인적으로는 바버에 대해 많은 자료를 탐독하면서 아우터웨어 팀의 헤드이자 모든 콜라보를 담당하고 있고 바버 크리에이티브 브레인의 중요 지점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게리 제인스라는 분의 태도와 방향이 꽤 재미있었습니다. 바버의 전.. 2023. 5. 11.
반스 + 소프넷 회색 운동화 반스 + Sophnet 콜라보로 회색 운동화가 나온다. 44DX와 36DX니까 오센틱과 올드 스쿨 애너하임 시리즈다. 기본 시리즈도 있고 좋을라면 볼트도 있기 때문에 애너하임은 약간 애매한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하는 데 개인적으로는 좋아한다. 뒤축에 4줄도 마음에 든다. 애매해서 그런가 할인도 자주 함... 없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회색이다. 줄도 고무 부분도 회색. 밑창은 조금 다르다. 투명 아웃솔에 회색풍 그림. 전체적으로 도쿄라는 도심의 분위기를 집어 넣은 회색이고 아웃솔도 아스팔트 바닥과 횡단보도 같은 도쿄 도심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 컬러가 추구하는 모습은 룩북이 잘 전달하고 있다. 회색 검정, 회색 검정. 그렇다고 흑인 모델까지 기용한 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싶긴 하다. 콘셉트에 지.. 2023. 5. 10.
리바이스 150주년, JJJJound, 기념 모델 1873년 5월 20일에 J.W.Davis는 리벳 특허를 냈다. 그러니까 2023년은 정확히 말하자면 리벳 150주년일텐데 데님에 리벳 박아서 고정시키는 게 데님의 운명에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냈고 또한 일상복, 패션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확실히 기념할 만한 연도이긴 하다. 바지 같은 건 특허를 낼 수도 없었을테고. 왼쪽 위에 보면 May 20, 1873이라고 적혀 있는 걸 볼 수 있다. 워크웨어 쪽은 대부분의 경우 육체 노동을 근간으로 옷이 등장했고 디자이너고 기록이고 거의 없다. 그나마 이렇게 특허라도 받았으면 기록과 연도가 남게 된다. 미국 쪽이 확실히 이쪽으로 발달을 한 덕분에 필슨이나 엘엘빈 등등에서 오랜 제품의 발상과 기원 같은 걸 알 수 있다. 프렌치 워크웨어 쪽이 과거로 갈 수록 미.. 2023. 5. 8.
톰 포드의 은퇴 그리고 피터 호킹스 톰 포드가 은퇴했다. 그의 패션에 대해 아주 복잡한 마음이 있지만 어쨌든 대단한 디자이너이자 경영인이었다. 복잡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그의 패션 세계라는 게 대부분 구 질서 논란에 의거하고 있고 패션을 바이럴 중심이 되게 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자기 패션을 가지고 확실한 영역을 구축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61년 생인데 앞으로 뭐하려는지 궁금하다. 브랜드 톰 포드의 후임으로 임명된 사람은 피터 호킹스(Peter Hawkings)다. 사진도 참 톰 포드 분위기 나게 찍었는데 1998년 톰 포드가 구찌에 있을 때 합류 후 함께 브랜드 톰 포드로 넘어 와 최근에는 시니어 바이스 프레지던트로 일하고 있었다. 누구보다 톰 포드의 패션 세계를 잘 .. 2023. 4. 29.
워크웨어 거리감 가정 워크웨어가 패션 영역 쪽으로 자리를 넓히면서 생산자 쪽에서도 현대인의 수요에 맞춰 패션을 의식하고 소비자 쪽에서도 새로운 옷을 찾는 과정에서 워크웨어를 의식하게 되었다. 이런 변환이 아웃도어나 밀리터리웨어처럼 비슷한 계열의 옷에 비해 상당히 늦은 편이었는데 1970년대 들어서야 대학 캠퍼스나 히피 공동체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청바지처럼 일찌감치 청년 문화와 패션에 진입한 옷도 있긴 한데 청바지의 세계는 너무 넓고 광대해서 워크웨어로 함께 다루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거리감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즉 아웃도어나 밀리터리웨어는 도심 생활자와 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대자연과 멀리 떨어진 곳, 전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런 옷은 패션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하지만 군.. 2023. 4. 26.
패션과 착장 사이의 임의적 구분 착장은 규칙의 준수 정도를 기준으로 봤을 때 아주 갖춰진 옷 약간 갖춰진 옷 약간 편안한 옷 아주 편안한 옷 이렇게 4단계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아주 갖춰진 옷은 포멀웨어, 약간 갖춰진 옷은 비즈니스웨어, 약간 편안한 옷은 캐주얼웨어, 아주 편안한 옷은 트레이닝 복 정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곳 사이트에서도 자주 이야기하고 책으로도 낸 적이 있는 일상복(링크)이란 적어도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입는 옷을 말하기 때문에 약간 갖춰진 옷과 약간 편안한 옷을 아우르는 말로 정의할 수 있다. the gazette of fashion, 1872 참고로 이런 구분은 점점 유연해지고 있다. 아주 갖춰진 옷으로 턱시도와 드레스 같은 포멀 웨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그런 옷을 입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국제 .. 2023. 4. 20.
아이돌 굿즈 - 르세라핌 예전에 뮤지션 굿즈, 아이돌 굿즈를 브랜드화 한 사례로 카니예 웨스트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보통 콘서트 장 앞에서 모자랑 티셔츠 같은 거나 팔던 굿즈를 Ye 라벨로 컬렉션화 하면서 꽤 패셔너블한 제품으로 만들어 냈었다. 피스마이너스원도 비슷한 류라고 할 수 있기는 한데 내고 있는 앨범과 연결된 굿즈 느낌보다는 지드래곤의 패션 프로젝트 느낌이 약간 더 강한 거 같다. 아무튼 케이팝 팬덤 층도 커지면서 꽤 조악한 문구류 같은 것만 있었던 굿즈가 점차 제대로 된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방식도 콜라보나 직접 출시 등 다양하다. 이번에 르세라핌이 새 앨범 발매 기념으로 팝업을 연다고 하는데 패션 아이템이 꽤 다양하다. 다 합쳐서 40종 정도 된다는 듯. 브랜드가 따로 있는 건지 어떤 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 2023. 4. 19.
청담동 쇼핑 스팟의 형성 예전에 썼던 것. 약간 덧붙였던 것들은 여기(링크) 참고. 1990년대 중반 즈음을 생각해 보면 고급 패션 브랜드 단독의 대형 매장은 거의 없었다. 지금의 홍대 주차장 거리에 2층 규모의 커다란 아르마니 매장이 있었던 기억이 있지만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니었다. 고급 브랜드라면 보통 삼성동, 영동, 압구정동, 서초동 등지의 백화점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IMF 시절을 지나며 존재감을 과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이 청담동 거리를 중심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0년 정도의 세월이 지나갔지만 화려한 고급 패션의 거리라면 여전히 청담동의 패션 거리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청담동이 되었을까. 1961년 명동 쇼핑 지도. 한국 전쟁이 끝나고 남대문과 동대문 지역이 일상복 .. 2023. 4. 12.
로에베의 픽셀 컬렉션 로에베의 2023 SS 컬렉션에서 꽤 인기를 끌었던 픽셀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가 있을텐데 픽셀을 현실로 표현한 것과 프린트 한 것. 아래 사진을 보면 구분해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왼쪽이 더 재미있다. 픽셀인데 옷은 2D라 할 수 있다. 가장자리의 심들 때문에 납작함이 강조됨. 티셔츠와 후드가 관심의 초점일텐데 둘 다 폴리프로필렌 니트. 그렇지만 이건 3D 광고와 마찬가지로 특정 시선에서만 저렇게 보인다는 문제가 있다. 그건 해결이 안될 듯... 옆에 있다면 그저 폴리 테이프 같은 게 덕지덕지 붙어 있는 옷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을 거 같다. 로에베니까 가격은 꽤 된다. 회색 후드가 좀 괜찮은 듯. 8비트 시절 흑백 모니터 인간 같다. 퍼즐 엣지 백 정도는 사용하기에도 무난할 거.. 2023.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