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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스포츠 또 수영복 이야기. 운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습관적으로 옷을 뒤적거리게 되는데 강습용 수영복의 세계란 정말 뭔가 갑갑하기 그지 없는 분위기다. 아무리 기능성 합성 소재의 영역이고 옷이 뭐 중요하냐지만 초보 단계가 주로 입는 기본 단색도 좀 그렇고 실력이 좀 붙은 분들이 입는 것들도 하나같이 울긋불긋의 세계다. 뭔가 레트로, 패셔너블이 끼어들 만한 거 같은데 그런 쪽은 비치 웨어에서나 좀 볼 수 있다. 그것도 럭셔리 브랜드들. 예컨대 러닝이라면 트랙스미스 같은 브랜드가 있다. 바로 위 사진은 로잉 블레이저와의 콜라보. 자전거라면 라파 같은 브랜드가 있다. 수영복은 그나마 나이키가 단색 처리를 잘 하고 있고 무늬 있는 것들도 귀여운 것들이 좀 보이고, 국내 브랜드들도 귀엽고 그런 쪽으로 선전하고 있는.. 2025. 7. 30.
스웨디시 아미, 사이즈, 잡담 가끔 스웨덴 군의 옷을 볼 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게 M59라고 부르는 재킷, 모터사이클 전령 재킷 이런 것들이다. 사실 이쪽은 미군 옷과는 다르게 연도별 변화라든가 이런 걸 잘 모르는데 뭔가 유럽옷 같이 생겼다는 점과 단단한 코튼 제품이 만다는 점에서 관심이 있긴 하다. M59 말고는 입어본 적은 없는데 M59도 실제 이름이 M59일까 확인해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옷에보면 C48, C146 이런 라벨이 붙어 있는데 이게 사이즈 표다. 익숙하지 않은 단위라 이게 무슨 뜻인지 스웨덴 사이즈표를 좀 찾아봤는데 여전히 잘 이해가 가진 않는다. 우선 레귤러 길이, 롱 길이, 숏 길이 이렇게 셋으로 나뉜다. 레귤러 길이는 C 다음 두자리 숫자. 즉 C46이 S, C48, C50이 M, C.. 2025. 7. 28.
노스페이스의 베이스 캠프 뮬 오래간 만에 사용기인 듯. 날이 더우니까 슬리퍼, 슬라이드, 뮬 이런 걸 좀 신고 다니려고 한참을 알아보고 있었다. 일단 집에 플립 플랍 계열이 있기는 한데 너무 납작해서 발바닥이 아프고, 발가락 끼는 부분이 아프고 까져서 가끔 집 앞에 나가거나 어디 여행 갈 때 들고갈 뿐 잘 신지를 않고 있었다. 갭에서 나온 PVC 계열 슬라이드가 있는데 그건 바닥이 두꺼워서 고정이 잘 안되니까 발바닥이 아프고(원래 발바닥이 여기저기 아픔), 미끈거리는 재질이라 비가 내리거나 하면 신발 위에서 미끄러져 까지고 이런 문제가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만한 것들을 찾아보면 버켄스톡이나 같은 게 있는데 그건 너무 비싸고, 호카나 온러닝 같은 브랜드에서 나온 리커버리 슬라이드는 너무 못생겼고 등등으로 고착 상태에 있.. 2025. 7. 21.
로로 피아나, 노동법 위반 로로 피아나(LVMH)가 이탈리아 법원에서 노동법 위반 혐의로(노동 착취) 1년 간 사법 행정 처분을 받게 되었다. 이탈리아 사법부의 집중 조사 기간동안 판사가 로로 피아나의 직원을 감독하고 회계를 검사하게 된다. 사실 로로 피아나 뿐만이 아니고 2023년 이후 발렌티노, 디올, 아르마니, 알비에로 마르티니에 이어 다섯 번 째다. 이 이야기는 이전에도 한 적이 있다(링크). 이건 현재 패션계에서 MADE in 어쩌구와 관련된 전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그러니까 로로 피아나가 제품의 하청 생산을 맡기고, 하청업체는 밀라노 인근에 있는 중국 업체에 재하청을 준다. 2차 하청 업체는 불법 체류 중인 아시아 인을 노동자로 고용하고 야간, 공휴일에도 작업을 시키고 불법 기숙사, 비위생적 작업 환경, 안전장치 없.. 2025. 7. 16.
디올, 셀린, LV, 2026 SS men 이번 2026 SS 남성복 패션쇼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과장과 폭소의 작가주의의 시대가 대충 끝나고 좋은 셔츠와 바지 같은 잘 만든 옷의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느낄 수가 있다. 여기에 프레피. 포인트가 테일러드에 있는 게 아니다. 그냥 셔츠와 바지 그리고 코트에 있다. 차례대로 디올, 셀린, LV의 2026 SS 남성복. 미우미우가 본격적으로 프레피 룩을 들고 나왔을 때도 그랬지만 랄프 로렌이 했어야 하는 걸 다른 이들만 하고 있다. 다시 생각해 보면 랄프 로렌은 하지 않을 거니까 다른 이들이 하고 있는 거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셀린의 마이클 라이더가 랄프 로렌에 있었다는 것, 퍼렐 윌리엄스가 미국인이라는 것 등 약간의 미묘 포인트들이 재미있다. 과연 이렇게 실용적인 "좋은 옷"의 시대가 .. 2025. 7. 10.
정부 표준 간소복, 1961년 6.25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재건이 시작되었고 물자 절약을 위한 여러 정책이 발표되었는데 그중 의복에 관한 게 근검, 절약을 위한 신생활운동, 그리고 공무원과 국무위원을 중심으로 한 신생활복(재건복)을 정하는 거였다. 당시까지 일상복으로 한복을 많이 입었는데 옷감을 아끼자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이런 운동은 주로 학생들에게 집중되었기 때문에 4.19 이후 신생활운동을 학생들에게만 맡길 게 아니라 정부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아무튼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군사정권도 이런 기조를 이어 받아 국가재건최고회의 아래 재건운동국민본부를 발족시켰고 여기에서 공무원용 표준 간소복을 정해 착용하도록 했다. 대략 이렇게 생긴 옷. 자료는 모두 국가기록원, 위 사진은 서울.. 2025. 7. 9.
수영 물욕 수영을 하다 보면 무언가 사고 싶어진다. 강습용 수영을 할 때 필요한 것들을 보면 수영복, 수모, 수경이 있고 여기에 타올과 가방이 필요하다. 가방은 나르는 용, 샤워장 용이 구분된다. 이외에는 세면 도구들이니까 다른 활동과 겹치는 게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것들은 수영 단독품이다. 가방도 겹치기는 하지만 이왕이면 방수가 좀 되든지 메쉬 제품이 아무래도 편하다. 타올은 집에서 쓰는 수건 써도 되지만 습식 타올이나 등산용 얇은 게 들고 다니기 편하다. 무언가 사고 싶어지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입는 게 수영복 밖에 없으니까 장비 방면으로는 재미가 좀 없다는 게 있고(마음에 드는 옷과 장비는 의욕을 만든다), 이게 물 속에서 하는 활동이라 그런지 뭐든 대체적으로 수명이 짧은 편인 것도 있다. 그리고 .. 2025. 7. 8.
Finck's, 워크웨어, 알리 W.M. Finck & Co.,는 1902년 역시 디트로이트에서 설립된 브랜드다. 설립자인 윌리엄 뮤어 핑크는 뉴욕 북부에서 1800년대 말 작업복 사업을 시작했는데 1885년에 디트로이트로 이전을 했다. 여기에서 윌리엄 핑크는 해밀턴 칼하트에 취직해 생산관리직에서 일을 했다. 10여년 간 근무한 후 칼하트를 떠나 자신의 브랜드 핑크를 설립하게 된다. 핑크는 오버롤즈와 방진 코트, 커버올스 등 워크웨어를 생산했고 회사의 슬로건인 “돼지 코처럼 입어라”(Wear Like a Pig’s Nose)도 꽤 유명해졌다. 돼지 몸에 슬로건을 적어 놓은 광고판이나 돼지 저금통 등 빈티지 기념품을 지금도 찾을 수 있고 같은 그림의 라벨도 사용했다. 디트로이트의 공장 지대에 수백만 벌의 옷을 판매하고 2차 대전 때는 .. 2025. 7. 8.
스니커즈 + 로퍼, 스노퍼 살짝 늦은 감이 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뉴발란스에서 은색 로퍼가 나왔을 때 그것참 기발하구만... 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로퍼의 외형에 스니커즈의 아웃솔을 붙여서 점잖음과 편리함을 결합한 건데 생각해 보면 가죽 어퍼에 푹신한 고무 밑창 붙이는 시도는 구두 쪽에서 훨씬 먼저 했었다. 거기에 예전에 프라다 같은 곳도 비슷한 하이브리드로 인기를 끌었고 락포트 같은 브랜드도 있고. 다만 이제는 기능성 아웃솔을 오랫동안 전문적으로 다뤄왔던 스니커즈 브랜드들 쪽에서의 접근이라 어퍼 부분 시도에서 훨씬 자유도가 높다는 정도의 차이점이 있다 하겠다. 아무튼 미국 쪽에서는 SNOAFER(스노퍼)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제는 꽤 많은 브랜드에서 나오고 있는데 반스나 컨버스처럼 원래 납작한 스니커즈 만들던 브.. 2025. 7. 4.
디올 남성복 Summer 2026 디올의 여성복, 남성복, 오트쿠튀르를 통합하는 디렉터로 임명된 조나단 앤더슨의 데뷔 패션쇼인 디올 남성복 여름 2026년이 열렸다. 이제부터 빈틈도 없이 돌아가는 긴 일년 일정의 시작이다. 사실 남성복이라 아무래도 여성복 쪽에 비하면 아직 본대가 시작된 건 아니라는 분위기가 있긴 하지만 며칠 전부터 미디어의 보도도 그렇고 보여지는 화려함, 새로운 디올 시대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기대 등등 LVMH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긴 했다. 조나단 앤더슨도 프로모션의 일환이긴 하겠지만 디올을 맡게 된 자신에 취해있는 분위기를 좀 내고 있는데 일단은 디올이니까 그럴 만도 하지. 전반적으로 보면 유럽 느낌이 강하지만 아이비 패션 트렌드를 이어 받아 미국 의복의 유럽적 재해석 느낌이 잘 섞여있다... 2025. 6. 28.
커다란 가방, 토트와 더플 생긴 모습의 측면에서만 보면 가장 좋아하는 가방은 토트와 더플이다. 다들 뭔가 못생긴 구석들이 있는데 토트와 더플은 괜찮다. 이유는 별게 없고 아주 커다랗다는 게 단점을 모두 희석시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지만 빅 토트고 빅 더플이고 뭐라도 넣으면 무거워서 들고 다닐 수가 없다. 이건 Workers 토트. 가죽으로 된 숏 사이즈 핸들이 튼튼해 보이는 캔버스와 잘 어울린다. 이건 루이비통. 역시 숏 핸들. 이걸 손으로 딱 들고 다니는 게 좋지만(옷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손잡이가 작다고 무게가 어디로 가는 게 아니다. 원채 가방 무게도 있고 거기에 뭐라도 넣으면 손으로 들고 다니면 유난히 무거움. 그렇기 때문에 대형 킵올은 어깨 끈을 탈부착할 수 있는 게 많다. 손보다는 어깨에 매는 게 좀 낫지만 .. 2025. 6. 25.
VDR과 함께 만든 티셔츠 이야기 지금까지 VDR과 함께 만든 +Navy 시리즈 중 가방(링크), 그리고 스윙탑(링크)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에는 티셔츠다. 이번 컬렉션에서 티셔츠는 3종류를 만들었는데 기본 바탕은 같다. 봉제 등 티셔츠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이 컬렉션 설명에서 볼 수 있으니 여기서는 생긴 모습에 대해서만. 잠깐 두께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자면 얇고 후줄근한데 몸에 좀 핏한 티셔츠와 두껍고 둔탁한 티셔츠 둘을 생각은 했는데 이번 시리즈는 워크웨어 느낌을 살짝 걸치고 있기 때문에 두꺼운 쪽으로 갔다. 꽤나 두껍기 때문에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름에 단독 착용보다는 환절기에 데님 트러커나 초어 재킷 안에 입는 티셔츠를 염두에 뒀다. 셔츠를 입기엔 아직 갑갑하고, 얇은 티셔츠에다만 입기엔 밤에 서늘하고, 단단한 .. 2025.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