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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이 미야케, 유니클로 +J 아침에 트위터를 뒤적거리다가 눈에 띈 첫 번째 포스팅은 이세이 미야케의 25FW 그리고 유니클로 +J 복각 소식이다. 뭔가 하나 얻어걸렸을 때 끝까지 밀고 나가는 건 유니크한 지점을 점유하는 장점도 있지만 이미지의 소모로 모든 걸 망쳐버릴 수도 있는 딜레마가 있다. 그러므로 얼마나 변주의 폭을 넓히며 영역을 확대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IM은 저 주름과 종이 접기의 세계를 계속 넓혀가고 있고 사실 저게 그리 좋은가 하는 생각을 하지만 인기와 매출이 증명을 하고 있으니 할 말은 없다. +J는 복각을 너무 자주 한다. 소중한 걸 아낄 줄 모른다. 혹은 +J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 만약 유니클로가 세상 모든 사람들이 +J를 입어보게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차라리 나눠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2025. 12. 16.
나이젤 카본, 해리 하프텍스 모디파이 인스타그램을 뒤적거리다가 나이젤 카본의 새 시즌 옷에서 이 코트를 봤다. 밀리터리 오버코트, 맥키노 코트를 합쳐 놓은 것 같은 모습에 가슴에 플랩 달린 주머니가 있다. 왼쪽 팔목에는 펜 주머니 혹은 담배 케이스 같은 것도 붙어 있다. 오리지널도 좋아하지만 이런 재해석도 좋아하는 편이다. 뭔가 빼고 싶은 것, 넣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건 디자이너의 욕망을 반영한다. 아무튼 이 옷이 뭔가 찾아봤는데 약간 재미있는 사연들이 있다. 우선 이 코트는 해리 후사오 오하라라는 일본인에서 시작된다. 1891년에 도쿄에서 태어난 일본인이다. 하지만 와세다 대학을 다니다가 중퇴하고 인도로 가서 일본 신문사의 기자로 일했다. 그러다가 1차 대전이 발발했고 그는 영국령 인도군에 입대한다. 공병 연대 소속으로 서부전선에서 근무.. 2025. 12. 15.
스쿨보이 머플러, 아이비 겨울만 되면 머플러를 두르고 다니는 사람이라 이 계열에 관심이 많은데 그중 하나 아이비, 프레피 패션의 머플러로 스쿨보이 머플러가 있다. 보통은 스쿨보이 스카프라고 많이 한다. 영국 대학생들은 상징적인 물건들을 참 많이 들고 다녔는데 머플러를 비롯해 넥타이, 바시티 뭐 여러가지 있다. 대부분은 운동과 연결이 되고 혹은 귀족 출신 - 대학교 - 군대 이래서 군대와도 연결이 된다. 아무튼 전통적은 스쿨보이 머플러는 색손울로 만들고 길이가 2미터 정도 되는 직사각형이다. 줄무늬는 1939년 경 울이 부족하던 시기에 나왔다. 울 직조물을 찢어 연결해 스트라이프 무늬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두 개 이상의 줄 무늬에 술 장식은 없다. 스트라이프 머플러는 가지고 있는 게 없지만 100% 울, 사각형, 술 없음 .. 2025. 12. 10.
신세계 본점의 루이비통 신세계 본점에 루이비통이 대대적 개편을 하면서 들어섰다. 예전 은행 건물을 사들여 샤넬(1, 2층)과 신세계 헤리티지를 보여주는 장소로 리뉴얼을 마쳤고 이후 본점 건물을 리뉴얼해 루이비통 중심의 매장을 만들었다. 1, 2층에 에르메스가 있고 크롬하츠니 까르띠에니 있긴 한데 누가 봐도 루이비통의 장소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루이비통을 보여주는 전시도 함께 하고 있다. 사실 그런 일이 있다더라 듣기만 하고 날짜는 몰랐는데 우연히 들렀다가 보니 하고 있었음. 본점은 이런 식으로 전시는 5층에서 들어가 4층으로 내려오는 식이다. 4층에 내려오면 예술 작품이나 액세서리 등을 볼 수 있고 초콜릿 매장과 카페가 있다. 6층에는 레스토랑. 루이비통의 전시는 지금까지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총합판 같은 거다. 다른 .. 2025. 12. 8.
뎀나의 구찌, 2026 프리-폴 뎀나의 구찌, 2026 프리폴 컬렉션이 공개되었다(링크). 제목도 따로 있는데 Generation Gucci. 남성복은 그냥 프로 운동선수 혹은 보이 그룹 아이돌처럼 보일 뿐 딱히 흥미진진한 구석은 없다. 여성복이 생각해 볼 만한데 분명 뎀나의 구찌가 톰 포드 구찌를 넌지시 의식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뎀나는 제트 세트가 뭔지 모르는 것 같고... 물론 알테니 그건 좀 너무했고 체화하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뎀나의 톰 포드는 그저 슬림핏이다. 그러므로 이 옷들은 톰 포드 구찌의 뎀나식 해석이라기 보다 뎀나 발렌시아가를 슬림핏으로 만든 거에 더 가깝다. 오버핏이 아닌 발렌시아가, 몸에 달라붙은 발렌시아가, 진공팩처럼 공기를 빨아들인 발렌시아가. 사실 톰 포드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뎀.. 2025. 12. 5.
ZARA + SOSHIOTSUKI 협업 SOSHIOTSUKI가 올해 LVMH 프라이즈를 탔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링크) 자라가 재빠르게 협업 컬렉션을 내놨다. 선구안을 가지고 미리 시작한 걸 수도 있고. 소시오츠키의 기존 컬렉션과 동일한 선상에 있는데 1980년대 일본의 복식 문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재구성을 했다. Sense of Togetherness라는 부제로 가족용 옷이다. 코트와 셋업, 셔츠와 청바지, 스카프, 드레스, 벨트와 장갑에 걸친 풀 컬렉션으로 규모가 상당히 크다. 남성복(링크), 여성복(링크) 참고. 시바가 입고 있는 울 스웨터도 귀엽다. 각진 아우디를 몰면서 시티팝을 듣고 있을 것 같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게 일본색이 상당히 강해서 우리나라 반응이 어떨까 싶기는 한데 아무튼 자라가 요새 재미있는 걸 꽤 많.. 2025. 12. 4.
패스트 패션의 콜라보 가끔 언론에서 패스트 패션 브랜드와 디자이너 컬렉션을 두고 수십, 수백 만원짜리 옷을 단 돈 몇 만원에 구입하는 기회라는 식으로 쓰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옷을 사는거냐, 브랜드를 사는거냐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볼 수 있다. 브랜드를 사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로고가 가격의 거의 모든 것을 구성하고 거기에 특유의 디자인 같은 게 살짝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패스트 패션 콜라보의 대부분의 경우 원래의 디자인을 받아오진 못한다. 엔지니어드 가먼츠라면 좌우 비대칭, 니들스라면 복슬복슬에 아메리칸 네이티브 그리고 나비 뭐 이런 식으로 심볼릭한 부분 몇 개를 가져다 열화를 하는 식이다. 아무튼 이런 관점에서 수십, 수백 만원짜리 옷을 단 돈 몇 만원에 구입한다는 레토릭은 설득력이 있다. 예를 들.. 2025. 11. 26.
M65 필드 재킷, 태도와 마음가짐 겨울을 매우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겨울 옷은 몇 가지 있다. 캐주얼한 쪽을 예로 들면 M65 피시테일, 랄프 로렌의 립스톱 다운, 필슨의 매키노 크루저, 발마칸 같은 것들이다. 트위드 발마칸과 더플 같은 옷을 노리고 있긴 한데 돈도 문제지만 둘 곳도 문제다. 아무튼 그렇게 좋아하는 겨울 옷 중에 하나가 M65 필드 재킷이다. 민수용으로 나온 밀스펙 미국 제조 알파 인더스트리. 이 옷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많이 하긴 했는데 겨울이 왔으니 다시 또 한번.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민수용은 슬림핏이라 별로고, 군용으로 나온 건 괜찮은 거 구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훌륭한 필드 재킷을 만드는 브랜드가 많지만 알파 인더스트리가 제일 만만하다. 미국 제조 알파 버전은 군용보다 살짝 루즈핏으로 넉넉한 타입이다. 거기.. 2025. 11. 21.
패션, 증오, 연설 프레드 페리 이야기를 할 때(링크) 프레드 페리가 증오의 상징이 된 이유에 대한 글을 링크로 붙였었다. 여기에 보면 1968년 4월 에녹 파월의 연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서 반다양성 극단주의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 위 기사 내용을 보면 : "젊은이들이 영국 상류층의 룩을 추구하면서 작업화와 꽉 끼는 청바지에 프레드 페리의 폴로 셔츠를 입는 식으로 자신을 시각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동안, 백인 영국 성인들은 흑인과 남아시아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경제를 파괴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1968년, 보수 성향의 국회의원 에녹 파월은 지금은 악명이 자자한 독설적인 연설을 했는데, 그 연설에서 그는 백인 영국인들에게 그들이 곧 자국에서 억압받는 소수자가 될 것이며, 다문화주의를 감히.. 2025. 11. 13.
프레드 페리, 스웨트밴드 얼마 전에 프레드 페리에 대해 좀 알아볼 일이 있어서 찾아봤다. 프레드 페리에 대한 인상은 좀 복잡한데 아주 예전에 무슨 런던 펑크족, 샤브 같은 이들이 나오는 프레드 페리의 패션쇼를 보고 나름 문화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패션쇼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은 긍정적인 측면이다. 그런가 하면 스킨헤드, 네오나치, 프라우드 보이스 등등 극단주의 집단과의 꾸준한 결합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물론 프레드 페리가 사주한 일은 아니고 잘못한 일도 없다. 단지 옷의 생긴 모습과 배경이 아마도 그런 일을 만들고 있을 거다. 일단 프레드 페리가 테니스 선수 출신이었다는 것 말고는 잘 몰랐는데 그걸 좀 보면 이분은 1909년생으로 영국 스톡포트(맨체스터 근처 도시다)의 포트우드라는 곳 출신이다. 아버지 사무엘 페리는 면방적.. 2025. 11. 13.
다 쓰고 나서 쓰는 이야기, 자라의 향수들 요새 분위기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영감 혹은 카피로 한때 명성을 모았던 자라의 향수들 이야기. 향수는 보통 2가지를 선택해 번갈아가면서 쓰는데 저번 텀에 하나가 떨어져갈 때 쯤 궁금함과 호기심, 부족한 자금 사정 등등의 이유로 자라의 향수를 몇 가지 구입했었다. 거의 모든 자라 향수에 무슨 제품의 dupe다라는 이야기가 들어가는 데 그런 이야기는 생략. 할인을 할 때 사긴 했지만 괜찮네 싶어서 이것저것 사들이느라 비용이 꽤 들었는데 그렇게 쳐도 보통 쓰고 있는 100ml 향수 하나 가격보다 낮았으니 손해볼 건 없었다 싶기는 하다. 아직 하나가 남아있기는 하다. 바이브란트 레더는 베르가못 들어간 향수를 몇 년에 하나씩은 꼭 들여오고 있으니 그런 연장선 상에 있다. 시트러스, 레몬, 뱀부, 파츌리 등등의 노.. 2025. 11. 10.
노스페이스 + 세실리아 반센 S2 요즘도 콜라보 제품들이 정말 많이 나오고 있다. 홍보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서 이기도 하고 기존 콘셉트에서 탈피할 방법을 찾다보니 그런 걸 수도 있고. 바버만 봐도 아르켓과 협업 출시 얼마만에 리바이스와 컬렉션 출시가 발표되었다. H&M + 글렌 마틴스도 있고 유니클로 + 니들스도 있고. 아무튼 의외의 조합 중 하나인 노스페이스 + 세실리아 반센의 두 번째 시즌이 나온다. 제품 이름은 쭉 적혀 있다. 노스페이스가 가는 길과 전혀 다른 꽃과 레이스의 세상이고 상당히 과한데 이게 또 은근 잘 어울린다. 모노크롬 컬러와 단아한 프린트가 폭주를 가로 막는 느낌. 립스톱과 로고 스크린프린트. 결과물이 꽤 근사하다. 위 사진에는 없지만 써모볼 트랙션 뮬도 있다. 이 정도는 무난하게 접근할 만한 아이템이다. 2025. 1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