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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무엇에 화를 내고 있는가 서브컬쳐라는 건 기본적으로 삐딱한 선을 타고 있을 수 밖에 없다. 딱히 체제 붕괴를 노리진 않을 지 몰라도 대체적으로 현상 유지를 원하는 메인스트림과는 정겹게 지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패션신, 특히 하이엔드 패션신에 들어왔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런 옷을 만드는 사람들이나 그런 옷을 입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지금 사회의 모습이 그대로 가만히 있거나 아니면 아예 지금 상태가 더 강화되는 게 최선인 건 당연하다. 현재의 기반을 토대로 부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대변혁기에는 혹시나 특이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다. 이 블로그나 다른 지면을 통해 말해왔 듯 몇몇 서브컬쳐는 멀리 돌아와 하이엔드 패션신에 입성했다. 지방시를 비롯해 니콜라 포미체티, 빌헬름 번.. 2013. 6. 4.
네일 에나멜 등등 이야기 네일 에나멜 이야기지만 실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상 팁 같은 건 하나도 없다는 말씀을 우선 드린다. 가끔 네일 에나멜에 대한 포스팅을 올린다. 매니큐어를 칠하고 싶은 생각은 거의 없는데 여튼 칠한 거 보면 예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병도 예쁘다. 작은 유리병 속의 저 선명한 컬러라니. 병 만지작거리면 서늘한 감촉도 참 좋다. 기본적으로 미니멀하고 단조로운 걸 좋아하는 터라 네일에 있어서도 요란하게 칠해져 있는 모습은 그다지 선호하진 않는다. (좀 특이한 색의) 단색이 좋고 프렌치 정도까지는 괜찮아 보인다. 펄을 넘어서 그림도 막 그리고 그러면... 차라리 옷을 화려하게 입으라고... 라고 생각은 하는데 칠하는 게 꽤 재미있다고들 하니 물론 내가 어쩌구 저쩌구 할 건 아니다. 그런데 RSS 뉴스를 .. 2013. 6. 2.
Thierry Mugler의 Mugler 복귀 Thierry Mugler가 Mugler에 복귀한다. 사실 니콜라 포미체티가 디젤로 간 후 거의 바로 나온, 시간이 좀 지난 소식인데 트위터에서는 한동안 떠들기도 했었다. 정확한 명칭이나 하게될 일은 잘 모르겠는데 보그에는 Creator Advisor라는 이름으로 기사가 났다(링크). 패션계를 떠나 몸 불리기를 한 지 꽤 지나긴 했지만 이 복귀에 나름 기대를 하고 있다. 요즘 분탕질치며 흐트러트리는 패션이라고는 스트리트 기반의 몇몇 - 하지만 대부분 분탕질이 티셔츠 프린트 밖으로 못 나오고 있다 - 디자이너나 런던과 파리의 일부 신진 디자이너들 밖에 없다. 특히 이런 '과한' 세계는 현재로는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베르사체 정도 밖에 없는 거 같다. 요즘 트렌드가 있으니 위 사진같은(1997년 오드 꾸뛰르다.. 2013. 5. 30.
만화와 패션 컬래버레이션 만화와 패션 사이의 컬래버레이션들이 가끔씩 있다. 아무래도 만화 문화가 넓은 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안 그런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짧게 포스팅했던 죠죠의 기묘한 모험과 구찌가 만든 매장 디스플레이나 만화 화보의 경우엔 일단은 전세계 구찌 매장을 대상으로 했다. 포스팅은 http://fashionboop.com/698 죠죠는 올해는 컨버스와 컬래버레이션으로 스니커즈를 내 놓는다. 한정판이고 5월 20일에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링크). 죠스타 가문의 상징 별이 들어가 있고, 구매하면 신발에도 프린트되어 있는 돌가면 열쇠고리도 준다는 듯. 박스도 한정판 컨셉이다. 참고로 죠죠의 기묘한 모험은 우리나라에도 곧 정발된다. 애니북스에서 나오는데 애니북스 공식 블로그(링크)를 참고하시길. 하루야마.. 2013. 5. 27.
Dior 2014 리조트 컬렉션 라프 시몬스는 사실 그렇게 좋아하는 디자이너는 아니다. 그렇다고 딱히 싫어한다고도 할 수 없다. 별로 존재감이 없는 옷을 만든다고 할까. 질 샌더 시절에 반짝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는 화려하거나 묵직한 옷을 선보이진 않는다. 아직 많은 컬렉션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디올에 들어와서도 비슷하다. 본래 디올이 지니던 화려함도 없고, 그 위에 갈리아노가 쌓은 펑 터지고 어지러운 화려함도 없다. 요란하지 않고, 조신하고 그렇다고 미니멀리스트들이 보여주는 단호함도 잘 모르겠다. 분명 예쁜 옷들이지만 그 뿐이다. 뭐 그렇다고 해도 시즌을 지나오며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첫 번째 디올 컬렉션에서 보여줬던 모습들이 조금씩 더 구체화되고, 이야기는 조금씩 더 연결이 되어 간다. 이런 식으로 차곡차곡 무엇인가가 만들어지는 모.. 2013. 5. 22.
쇼스튜디오의 패션 페티시 시리즈 쇼스튜디오에서 꽤 오래 전부터(1년은 넘은 거 같다) 패션 페티시라는 제목의 시리즈를 올리고 있다. 오늘 나온 칼리 크로스 메인 모델의 Love Me에 투덜투덜 악평을 하긴 했지만(링크) 기본적으로 재미있는 아이디어다. 비디오 뿐만 아니라 사진, 소설 등의 형태로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시리즈를 이어 나가고 있다. http://showstudio.com/project/fashion_fetish 이 시리즈의 일환으로 라텍스 옷을 입는 과정을 보여준 Atsuko Kudo에 대한 이야기를 예전에 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다. 이외에 캡쳐 사진 등도 꽤 올렸던 거 같은데 아마도 트위터였겠지... http://fashionboop.com/580 기존에 쇼스튜디오가 하던 걸 생각하면 좀 더 모나고 과감하게 나가도.. 2013. 5. 21.
시스루 등등 잡담 몇 년 전부터 이제 곧 여봐라~ 하면서 보라고 입는 속옷(팬티)가 등장할 거라고 예상했었는데 그런 일이 뚜렷한 궤적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위 사진은 바자 UK, 2013년 5월호에서. 위 사진보다 조금 더 캘리포니아스러운 짧은 스판 원피스에 화사한 단색 컬러의 걸쇼트(GAP의 상품 네임이다) 같은 "알게 뭐냐 메롱~" 느낌이 드는 속옷을 생각한 건데 그런 사진은 못 찾았다. 걸 쇼트는 여기(링크) 참고. 레깅스 위의 짧은 치마도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핫팬츠도 어느 경계에서 멈춰있다. 위 사진은 둘 다 아메리칸 어패럴 포토 아카이브에서. 아래 사진은 그냥 속옷, 즉 팬티다. 하긴 생각해 보니 가끔 이태원에 가면 저것보다 더 짧아서 힙라인을 드러낸 핫팬츠를 입은 아주머니(아마도?)를 볼 수 있기는 하다. .. 2013. 5. 18.
Rebel Yell 보그 미국판 2013년 5월호, 스티븐 마이젤 사진. 티스토리는 사진을 한꺼번에 올리면 순서가 엉망이 된다. 이거 말고 데&컨의 Divine Comedy 화보(링크)도 참고로. 2013. 5. 18.
J.W. Anderson이 이끌게 된 VERSUS 크리스토퍼 케인이 맡고 있던 VERSACE의 서브 레이블(보통 이런 걸 Diffusion Line - 하이 엔드 디자이너의 세컨 라인 - 이라고 한다) VERSUS를 J.W 앤더슨이 맡게 되었고 첫번째 컬렉션을 어제 뉴욕에서 선보였다. 이런 쇼를 대하기 전에 고려할 것들이 있다. 우선 첫번째는 베르사체. 97년 이후 도나텔라가 만들고 있는 베르사체는 지아니 시절에 보여줬던 야생의/날것같은 현란함을 누그려트렸고 대신 보다 트렌디한 화려함을 앞에 내세우고 있다. 서브컬쳐의 조잡하고 어지러운 노선이 아닌 예전 스타일의 화려함은 여전히 베르사체가 최전방에 서 있다. VERSUS의 존재는 베르사체 본진의 옷들을 마켓의 여기저기 구석진 곳에 대한 관심을 줄일 수 있게 해주고 덕분에 보다 멀고 극단적인 곳으로도 치우.. 2013. 5.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