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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캘빈 클라인 컬렉션의 2025 Fall

by macrostar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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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 클라인은 라프 시몬스가 나간 이후 돈 많이 들고 남는 건 별로 없는 컬렉션 부분을 폐지하고 청바지와 속옷처럼 누구나 접근이 쉽고 잘 팔리는 대중적인 제품 쪽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런 한심한 결정을 한 게 대체 누군지 궁금하긴 하지만 아무튼 5년 만에 캘빈 클라인 컬렉션이 부활했다. 새롭게 임명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베로니카 레오니다.

 

 

이분에 대해 알아두면 좋을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이태리 로마 사람이다. 여기에서 문학과 철학을 배웠고 패션을 전공하진 않았다. 하지만 디자이너가 될 생각을 하고 있었고 패션 브랜드 인턴십으로 업계에 진입했다. 질 샌더, 셀린느, 몽클레르, 더 로에서 일했고 자신의 브랜드 QUIRA를 런칭해 2023년 LVMH 프라이즈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패션계 외부에 이름이 크게 알려진 사람은 아니다.

 

두번째로 셀린느 시절이다. 질 샌더 시절에 디자인에 대해서 배웠고, 셀린느 시절에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배웠다고 하는데 이 두 개의 미니멀리스트 브랜드를 거치면서 그의 패션이 형성되었다고 생각된다. 아무튼 셀린느 시절에 마티유 블라지, 다니엘 리, 피터 도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고 한다. 피비 필로 여사 아래서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서로 신경쓸 틈이 없었다고 하는데 아무튼 셀린느 - 피비 필로가 배출해 낸 디자이너 라인업이다.

 

그리고 동성 부부다. 영화 캐스팅 디렉터인 사라 카사니와 12년 째 함께 하고 있고 2023년 결혼했다. 베로니카 레오니가 말하는 섹시튜드에 대해 생각해 볼 때 감안해 볼 만한 내용이다.

 

이런 결과 뉴욕 사람이 만든 이 브랜드는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가 해석한 미국을 거쳐 로마 출신 디자이너가 해석한 미국이라는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라프 시몬스의 캘빈 클라인이 미국을 앞에 내세웠다면 베로니카 레오니의 결과물은 미국보다는 미니멀리즘을 앞에 내세우고 있다.

 

 

1990년대 캘빈 클라인 컬렉션의 느낌 - 아르마니와 질 샌더 분위기 - 이 강하게 살아있는 이 패션쇼는 캘빈 클라인 컬렉션의 예전 이미지를 확실하게 이어받고 있다. 정갈하고, 절제되어 있고, 은은하고, 멋지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도발적이고 흥분되고 압도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별로 없는 거 같다. 그런 류의 재주는 처음부터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은 하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뭘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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