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켓410

구찌-티앙 캡슐 컬렉션 구찌의 최근 옷은 매우 훌륭하다(링크). 이에 비해 가방과 구두는 그런 복고풍 패션에 어울리는 예전 모델을 잘 살리고 있다는 게 장점이고, 자꾸 그림을 그려 넣으려고 하는 게(링크) 단점이다. 몇 번 말했지만 가방과 옷 위에 그려진 그림처럼 지나치게 강력한 이미지에는 시큰둥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 여하튼 티앙(Tian, 아마도 天) 캡슐 컬렉션은 18세기 태피스트리와 중국의 전설적 낙원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새와 꽃, 나뭇잎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다. 대나무 손잡이 같은 "오리엔탈"한 부속품들이 또한 구찌의 상징이기도 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게다가 중국 시장을 생각하면(요새는 영 그닥이라고 하긴 해도) 이런 컬렉션이 왜 나오는 지 같은 건 궁금증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건 뭐 그렇구나 싶은데 첫번째 사.. 2016. 2. 2.
백팩 2016 작년 패션위크를 보면 꽤 많은 곳에서 백팩이 등장했다. 예컨대 버버리의 이런 백팩은 꽤 인기가 많았고(링크) 이외에도 꽤 많은 곳에서 버버리 처럼 주력 아이템으로 밀지 않았다고 해도 포인트로 많이들 활용했다. 물론 그런 와중에 이런 것도 있고(링크) 저런 것도 있고(카니에)... 여튼 백팩은 꾸준한 스테디 셀러이자 트렌드가 되었다 말았다 하는 그런 아이템인데 무엇보다 두 손이 자유롭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물론 등이 덥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세상에 하나로 만사형통 이런 건 없으니까. 옷을 재미없게 입는다면 포인트로, 옷을 재미있게 입는다면 진중함을 잡아주는 중심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가방은 프라다에서 천년 만년 내놓고 있는 형태이긴 한데 자동차 노랗게 프린트를 박았다. 옷이 찌뿌둥하면 잘 어.. 2016. 1. 29.
비욘드 클로젯 + 스폰지 밥 시리즈 고태용 디자이너의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에서 스폰지 밥과 콜라보 시리즈를 내놨다. 펫 시리즈에 이어 귀여운 노선은 계속 이어진다. 여튼 뭐 멋지든지 웃기든지 싸든지 셋 중 하나에만 해당된다면 어지간하면 패션 세상이란 조금이라도 즐거워지는 법이다. 귀여운 것도 나쁠 건 없다. 스폰지 밥 시리즈 뿐만 아니라 비욘드 클로젯의 거의 모든 아이템에서 패치를 남용하는 감이 없지 않지만 브랜드 색이란 어떤 식으로든 존재하는 게 낫다. 스웨트셔츠는 7, 8만원 대 후드는 9, 12만원 대 정도 한다. 그외에도 평범한 플란넬 셔츠처럼 저게 왜 이 콜라보 시리즈에 껴 있을까 고민하게 만드는 아이템도 있다. 여기(링크)에서 볼 수 있다. 진중한 귀여움보다는 악동의 느낌이 약간 더 강하다. 뭐 이 침침한 겨.. 2016. 1. 17.
하이엔드 화이트 면 티셔츠 좋은 소재를 구해 심혈을 기울여 평범한 걸 만드는 분야는 독특한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예컨대 워크웨어 복각 의류 분야가 그렇고 셀비지 데님 분야도 그렇다. 양말이나 스웨트셔츠 같은 것도 있다. 좀 더 단순한 세계도 있는데 예컨대 하얀 면 티셔츠다. 물론 닳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소모품이고, 흰 티에 청바지가 어쩌구 하지만 기본적으로 속옷이다. 흰 티셔츠는 아마도 1800년대 말 미국-스페인 전쟁 때 부터 속옷으로 자리를 잡았고 장르를 형성했다. 뭐 여튼 최고급 가죽으로 아닐린을 만들면서 득도하거나 돈을 벌 수도 있는 거고, 또 흰 티로도 비슷한 걸 할 수 있는 법이다. 고급 면 티 이야기를 하려면 셀비지 데님이나 스웨트셔츠와 마찬가지로 룹휠을 알아야 한다. 뭐 loopwheeled라고 적혀있으면 좋은 .. 2016. 1. 12.
남성용 가죽 장갑 이야기 간만에 장갑 이야기. 아주 예전에 덴츠 장갑 이야기를 한 적 있는데(링크) 뭐 그때나 지금이나 덴츠는 좋은 제품이다. 마도바나 마르텔리 같은 이태리 제품들도 인기가 좀 있다. 여튼 겨울에는 장갑을 사용하는 게 좋은데 약간 불편하긴 하지만 맨 손으로 다니면 손도 트고 심심찮게 정전기도 올라서 스트레스 받는다. 유니클로 같은 데서 나오는 히트텍 장갑도 있고, 울이나 캐시미어 털 장갑도 있고 가죽 장갑도 있는데 가능하다면 막 쓰는 장갑 하나랑 가죽 장갑 하나 두 가지가 있는 게 낫다. 유니클로에서는 손바닥 쪽에 가죽 흉내내는 반짝이 레자 붙은 장갑이 몇 년 간 나왔는데 반짝이가 쉬이 헤진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사라졌다... 대신 이렇게 스웨이드 느낌의 인조 가죽이 붙어있는 게 나왔는데 이게 더 낫다. 손가락 .. 2016. 1. 7.
2016 봄여름 신제품 펌프스 봄여름 신제품 펌프스 구경 시즌이다... 사실 정말 구입할 생각이면 좀 지났다. 여튼 아래는 대체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반짝이, 군더더기 없이 심플, 블랙과 레드, 7~8cm 정도 신제품 펌프스 들이다. -- 우선 루이 비통. 뷔통의 이번 시즌 신제품 이름은 아이라인 펌프스다. 위 사진은 8cm 모델이고 10.5cm짜리도 있다. 이거고 저거고 블랙, 레드는 한국이고 미국이고 사이즈 거의 다 빠져서 구할 수 있긴 한지 잘 모르겠다... 뜻이 있다면 구할 수야 있겠지. 뷔통은 전통적으로 애매한 색에 강하고 블랙, 레드 같은 건 그냥 그렇다. 그렇다 뷔통은 역시 똥색... 한국에선 돈 많이 들어온다는 소리도 있고... 뷔통 홈페이지의 사진은 위의 약간 비뚤어진 샷과 뒷 모습 밖에 없다. 옆은 남한테 보이는 .. 2016. 1. 3.
쇼트 더플 옹호론 더플 코트는 좋은 옷이다. 저렴하고(원칙은 그렇다는 거다) 튼튼하고 따뜻하다.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겨울이 유난히 추운 한국 같은 날씨에 매우 적합하다. 하지만 이 옷은 떡볶이 코트라는 별칭으로 한때 고등학교 교복 위를 점령하는 바람에 일종의 아이코닉한 패션 아이템이 되어 버렸고 덕분에 편견에 휩싸여 있다. 그 이후 이어진 노스페이스 800 구스 다운도 비슷하다. 어떤 품목이 이렇게 과하게 소비되면 원래의 이미지로 돌아가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크게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교복의 존재 때문이다... 교복이 없었다면 다 똑같은 옷을 입을 확률도 훨씬 낮았겠지... 세계 대전 때 쓰던 프로토타입 더플 코트는 이렇게 생겼었다. 오른쪽 분은 몽고메리 장군이다. 더플 코트를 좋아해서 맞춰서 만들.. 2015. 12. 15.
저렴하고 따뜻하고 디자인은 무관한 다운 패딩들 몇몇 사이트의 구매 정보란에 등장한 저렴하고 따뜻하지만 퉁퉁하고 (사뭇 못생긴) 패딩을 모아봤다. 뭐 동네 마실 및 어디 놀러갈 때도 괜찮고, 자의식을 조금만 성장시킨다면 일상 생활 사용에도 문제가 없는 그런 옷들이다. 학생이라면 교복 위에 입기도 아주 좋다. 이런 종류의 옷들은 사실 꽤나 인기가 있기 때문에 사이즈 등이 없을 경우가 많고 그럴 땐 기다리거나 찾아봐야 한다. 참고로 이런 패딩은 2013, 2014년에 대량 초과 생산되어 재고가 꽤 많이 있으므로 회사에서도 소진의 타이밍이다. 그러므로 딱히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굳이 정가를 주고 살 필요는 없다. 구스다운, 덕다운은 이론상으로는 아주 오랫동안 쓸 수 있음. 아래는 정가와 기본 발급 쿠폰가 기준으로 대충 써놨고 신용 카드 등을 이용한 추가 할.. 2015. 12. 5.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데이 어글리 크리스마스 스웨터 데이라는 게 있다. 어글리 스웨터는 몇 년 전부터 파티용 등으로 슬슬 인기를 끌더니 이런 날이 만들어졌다. 빌 코스비가 예전에 그런 스웨터를 꽤 입었던 거 같은데 찾아보면 대략 2000년 초반부터 유행이 시작된 거 같다. 아직 뭐 공인된 날은 물론 아니지만 소비 성향의 데이들이 다 그렇듯 스웨터 판매 업체와 맞물리고 여튼 웃기기 때문에 나름 호응들이 있다. 올해 2015년의 어글리 스웨터 데이는 12월 18일이다.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이니까 뭐 적당한 날이다. 점잖은 파티에 할머니가 뜨게질로 짜 준 듯한 촌티나는 스웨터를 입고 간다...가 핵심인데 뭐 요즘은 워낙 다채롭게 나오고 있고 심지어 꽤 비싼 제품들도 있다. 어차피 연말 즈음에 친구들끼리 모여서 하하호호 웃는 목적이니까 .. 2015.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