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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쇼43

Dries van Noten 2013 SS PFW 어제 무척 침잠된 상태로 멍하니 아무 이야기라도 쓰자 싶어서 끄적거렸다. 자고 나서 일어나 다시 보니 실로 엉망진창... ㅠㅠ 그래서 쓸모 없는 건 지우고 대충만 남겨놓는다. 봄여름 옷인데 상당히 다운된 톤이 많다. 후반부 들어가 옷이 복잡해질 수록 조금씩 밝아진다. 여하튼 이번 시즌이 이렇게 흘러가니 자신만만해 보이는 여자를 다루고 있는 남성 드리에스 반 노텐과, 마찬가지로 자신만만해 보이는 여자를 다루는 여성 피비 필로와의 비교가 기대된다. 컬랙션의 마지막 드레스들은 이런 식으로 마무리. 패션쇼의 레벨을 쑥 끌어올리는 게 파리 패션쇼가 시작되었다라는 기분이 확 든다. 사진은 모두 패셔놀로지(링크). 2012. 9. 27.
패션쇼 읽기 매 시즌마다 이 비슷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 거 같다. 겸사겸사 생각이 다시 나기도 하고, 뭐 어딘가 조금씩 업데이트되거나 태도가 바뀌기도 하고. 패션쇼를 챙겨 보는 목적은 여러가지다. 누군가는 유행을 캐치해 자신의 일에 반영하기 위해서 보고, 누군가는 6개월 후 구매할 쇼핑 목록 리스트를 작성하기 위해 보고, 누군가는 다음달 패션 위크 특집을 채워 넣을 기사를 쓰기 위해서 본다. 또 누군가는 그냥 심심해서 본다. 이 곳에서 이야기하는 패션위크는 대부분 가장 후자의 시점이다. 그렇다면 그 상태로 뭘 보냐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대체 옷을 살 것도 아니면 무엇을 보는 걸까. 이런 이야기를 하자는 것임. 크리에이터의 작업을 볼 때면 언제나 생각하는 건 그가 왜 지금 저런 걸 하고 있는가다. 사실 꽤 구시.. 2012. 9. 26.
Dolce & Gabbana 코르셋 프레임 돌체 앤 가바나는 요 몇 년간 멋은 나지만, 소위 시슬리 시골풍이라 이름이 붙은 말하자면 토속적인 룩을 계속 선보였다. 때로는 지나치게 화려하고, 또 때로는 어딘가 김이 빠진 듯하고, 또 때로는 천박하게까지 보인다. 이번 시즌도 그 연장선 상에 있다. 다마 이전에 비해 약간 정돈된 느낌이 나고, 덕분에 요란하면서도 인상적이다. 아래는 모두 쇼스튜디오(링크)에 올라온 사진들이다. 2013 SS 패션쇼 전체의 느낌은 대충 이런 모습이다. 매우 다양한 컬러, 벽지 그림같은 프린트들, 줄렁줄렁 달린 액세서리들이 이미지 과잉을 캐릭터로 삼고 있는 모 그룹의 리더처럼 어지럽게 널려있다. 하지만 옷 자체가 절제된 프레임 안에 있기 때문에 이것은 마치 작은 어항 안에 갖은 유리 세공 액세러리를 쌓아놓은 듯 퍼지진 않는.. 2012. 9. 25.
패션쇼, 그리고 SHOWSTUDIO의 실험적 시도들 Showstudio(링크)에서 이번 시즌 패션쇼 기간동안 재미있는 일을 몇 가지 벌이고 있다. 하나는 라이브 패널 디스커션(Live Panel Discussion). 다른 패션 사이트들처럼 라이브 스트리밍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몇 명의 전문가들이 실시간으로 디스커션을 한다. 말하자면 스포츠 중계 타입의 다인 해설이다. 모든 패션쇼에서 다 한 건 아니고 프라다, 돌체 앤 가바나, 베르사체 등 몇가지 중요한 쇼에서만 했다. 사회자는 계속 Camilla Morton(패션 에디터)이고 패널들은 각각 쇼마다 다르다. 프라다 쇼의 경우 사회자 외에 아래 사진에서 왼쪽부터 Jo-Ann Furniss(패션 에디터), Madelaine Levy(패션 에디터), Imran Amed(패션 디자이너), Colin McDowe.. 2012. 9. 24.
VERSACE vs VERSUS 2013 SS 이번 시즌은 패션쇼 이야기를 꽤 많이 하고 있는 듯. 지아니가 하던 걸 이어 받은 VERSACE와 VERSUS는 본체는 하나이지만 약간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블로그에서도 몇 번 이야기한 적이 있다. 뭐 어쨌든 도나텔라 브라보~ 하면 일이 쉽게 돌아가지만 세상 일 그렇게 쉽게 돌아가는 건 아니고. 패션쇼라는 건, 특히 디자이너 하우스의 패션쇼라는 건 그저 예쁘고, 세련되고, 폼이 나고, 사고 싶은 것들을 내놓는 게 다가 아니다. 시대를 바라보며 또한 리드하며 유니크한 자기만의 색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또 만들어가는 모습이 패션과 패션쇼를 좋아하는 팬들이 보고 싶어하는 어떤 것이 아닐까 싶다. 전통을 유지한 다는 건 시대를 버리고 원형 그대로 끌고가면서 구습에 집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여.. 2012. 9. 22.
PRADA 2013 SS MFW 2013 SS 프라다 이야기 다시 한 번 더. 어제 패션쇼를 보고 나서 받은 인상은 대충 아래 사진 같은 거였다. 이보다 더 까만 옷이 있고, 밝은 옷도 있지만 패션쇼가 끝나고 머리 속에 남은 잔상이 이랬다는 뜻이다. 오늘 아침에 보그UK에 패션쇼 스틸샷이 올라왔고 찬찬히 다시 들여다봤다. '일본'의 느낌은 어제 받았던 인상보다 훨씬 강하다. 하지만 받았던 인상만큼 나쁘진 않다. 물론 그렇다고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쇼였다는 건 아니다. 아래 사진은 모두 보그UK(링크) 프라다가 가고 있는 길에 언젠가부터 에도 시대 기모노 가게의 모습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번 시즌은 유난히 그렇지만, 자잘한 패턴의 무늬라든가, 살짝 반짝거리는 고운 패브릭이라든가, 짙은 하늘색 / 선홍빛 붉은색 / 바랜 흰색같은.. 2012. 9. 21.
PRADA 2013 SS 스트리밍 + 패션쇼 사진을 받아 보는 방법 프라다 2013 SS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봤다. 오후 6시(한국시간 새벽 1시)에 시작한다 해놓고 30분 늦게 시작. 프라다 공식 홈페이지에는 캣워크와 디테일 캣워크 두 개의 스트리밍을 열어 놨는데 솔직히 운영은 좀 엉망이었다. 텔레그라프에서도 스트리밍 페이지를 올려놨는데 프라다에서 받아온 것인 듯. 여하튼 알베르타 페레티에 비해선 역시 보는 사람들이 많은 지 자주 끊겼는데, 그걸 떠나 전반적인 중계 자체가 별로였다. 그래서 그런지 옷도 영 이상했음. 몇 해 전부터 보이던 긴 아우터 + 짧은 이너(스커트나 바지) 조합이 좀 엉뚱한 곳에서 만개해 버렸다. 오리가미 느낌의 드레스들, 버선에 게다를 연상케 하는 에나멜 양말에 쪼리, 꽃 무늬 등등 초반은 완연한 일본풍이었고 중반 넘어서는 범 오리엔탈 분위기... 2012. 9. 21.
LFW 2013 SS 잠시 구경 2013 SS를 선보이는 LFW가 진행 중이다. 18일이 끝이니까 이제 여기도 마무리 분위기다. LFW는 NYFW보다는 좀 더 재미있기는 한데, PFW나 MFW에 비하면 어딘가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런게 독특한 매력이기도 하다. "약간 대책없어 보이는데 그럭저럭 잘 흘러간다"는 느낌을 매번 받는다. 참여 디자이너가 꽤나 들쑥날쑥한 한 것도 재미있는 점이다. LFW에 대한 포스팅을 하나 더 할 지도 모르겠는데 아마 한다면 Phoebe English, Sister by Sibling, Moschino Cheap & Chic, Gerlan Jeans 등의 이야기가 들어가게 될 거다.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 맥시멈 5초면 풀 컬렉션을 찾을 수 있고, 해외 유명 에디터의 리뷰도 내일이면 뜨는 거라 어떻게 할 지는.. 2012. 9. 17.
Haute Couture 어제 트위터에 지암바티스타 발리의 2011년 오뜨 꾸뛰르 화보를 하나 올렸었다. 지나가다 보고 Pocket(옛날엔 Read it Later)에 넣어둔 채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뒤적거리다 다시 만났다. 어차피 옷이 아니라 화보이고 거기서 모델이든, 옷이든, 분위기든 뭘 보든지 / 컨텍스트든, 자기 완성도든, 2011년의 현실과의 접합이든 뭘 읽어 내든지 각자의 자유다. 사실 파리의 오뜨 꾸뛰르는 10년 전에 비해서도 많이 축소되고 있다. 랑방, 라크르와, 니나 리치, 기 라로쉬, 에밀리오 푸치, 이브 생 로랑, 한네 모리, 발렌시아가 같은 이름들이 이미 빠졌다. 이 익스트림하고 특별한 놀음은 광고 용도로 패션쇼에 참여하는 게 아닌 한 구매자가 있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작금의 패션의 꽃 오뜨 .. 2012.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