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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온스 계열과 요철 계열 빈티지 청바지에서 생산 방면의 포인트는 예전 셀비지 기계, 철과 구리, 면사, 로프 염색이나 자연 염색 등으로 결론적으로는 손이 많이 가는 옛날 방식이 좋다 정도다. 소비 방면에서 포인트는 크게 두 줄기가 있는데 디테일 애호와 페이딩 애호로 나눌 수 있다. 디테일 애호는 레플리카 쪽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해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를 감상하고, 평가하고, 즐기는 방식이다. 즉 만듦새의 문제다. 페이딩 애호는 청바지의 기본적인 속성 중 하나이기 때문에 역시 이 분야 탄생 초기부터 발달했는데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본격화되었다. 즉 청바지를 입으면서 어떤 페이딩이 생기는 지, 그게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즐기는 방식이다. 삶의 흔적이 꽤 반영된다는 점에서 이건 일종의 라이프스타일이다. 마지막 페이딩 애호 때문에 페이딩.. 2016. 12. 13.
청바지는 안빠는 게 맞는 건가 3 - 환경 청바지 세탁과 관련된 세 번째 글이다. 첫 번째는 빨지 말자(링크)였고 두 번째는 빨자(링크)였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거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어차피 이 이야기를 계속 쓰게 된 이유는 옷을 바라보는 태도를 재조명하는 데 있다. 자기 주변의 소소한 일들을 얼마나 매니지먼트할 건가 하는 건 각자의 태도와 세계관에 달려 있다.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걸 보다 철저히 하면 된다. 어쨌든 세 번째 이야기는 좀 더 거시적인 이야기로 바로 환경 문제와 관련이 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좋은 옷을 사서 - 오래 입고 - 가능한 빨지 말자가 되겠다. 셋 다 지키지 않는 거 보다는 둘 혹은 하나만 지키는 것도 물론 도움이 된다. 그러므로 이미 적었던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야기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이야기는 셀비지 데님, 그.. 2016. 12. 12.
타인의 착장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 어쨌든 어떤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은 그만의 세계다. 그가 어떤 삶의 과정을 지나쳐서, 어떤 기쁨이나 좌절을 거쳐 지금 저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혹시나 그런 기회가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경청할 뿐이다. 현대의 패션에 옳은 길은 있을 수 없고 이런 방식과 저런 방식이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옷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잘잘못을 논할 이유도 애초에 굳이 간섭을 할 이유도 없다. 다만 무심코 지나치던 것들을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식들 그리고 혹시나 좀 더 파고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모두가 조금 더 즐거워질 수 있는 게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2016. 12. 10.
더플 코트, 피코트의 길이 겨울에는 패딩이 물론 가장 편하고 따뜻하지만 코트를 입어야 하는 곳도 있고 코트를 입고 싶을 때도 있다. 그 중 괜찮은 대안 중 하나가 피코트와 더플 코트다. 24온스 혹은 32온스까지도 있는 두터운 코트는 약간의 방수 기능도 있고(일부러 맞는 건 물론 좋지 않다) 캐시미어 싱글 코트처럼 가볍고 따뜻하고 뭐든 완벽하진 않지만 관리가 까다롭지도 않고 너무 포멀하지도 않고 더 싸다. 여튼 이 두 가지 코트는 길이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난다. 대체적으로 길 수록 학생복처럼 보일 확률이 높지만 확실히 따뜻하다. 분명 롱코트 만큼 따뜻한 건 없다. 짧은 피코트와 짧은 더플 코트. 왼쪽은 피델리티의 쇼트 더플이고 오른쪽은 쇼트의 711N. 이렇게 대략 엉덩이가 드러나는 정도의 길이. 확실히 요즘 트렌드답게 짧고 핏.. 2016. 12. 7.
매킨토시의 데님 트렌치 코트 매킨토시가 데님으로 만든 트렌치 코트를 선보였다(링크). 매킨토시니까 러버라이즈드 데님을 쓴다든가 뭐 이런 테크니컬한 면을 기대했지만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데님이다. 매킨토시답게 깔끔하다. 이 데님이 어디서 온 건지,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데님인지(예컨대 무게나 특징)에 대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다. 이왕 하는 거면 좀 자세히 설명해 주지. 사실 매킨토시에 데님이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2016년부터 데님 라인을 선보이면서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예전에 제이크루나 쉽스 같은 회사랑 콜라보로 샴브레이나 데님 코트를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생각했나 보다. 리지드 인디고 코트 뿐만 아니라 워싱 타입도 있고, 데님 자켓, 데님 셔츠에 바지도 있다. 또한 여성복 데님도 비슷한 라인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16. 12. 6.
여성용 셀비지 데님 바지 이야기 구형 직조 방식으로 만든 셀비지 데님을 이용한 바지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레플리카로 예전 모델을 다시 만드는 거다. 이에 대한 평가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디테일의 충실함 그리고 페이딩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오리지널 모델이다. 말 그대로 예전의 데님과 손이 많이 가는 예전의 방식으로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거다. 90년 즈음 일본에서 셀비지 데님이 다시 부활한 초기에는 레플리카가 주류였고 90년대 말부터 슬슬 오리지널 데님이 선보이기 시작했다. 예컨대 어제 내놨던 슈가 케인의 청바지(링크)는 슈가 케인이 복각을 넘어 오리지널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후 3번째로 내놓은 모델이다. 지금의 슈가 케인은 오리지널 라인과 복각 라인이 따로 존재하고 메이드 인 재팬 라인과 메이드 인 USA.. 2016. 12. 5.
청바지를 내놔 봅니다.. 슈가 케인 스트레이트 32인치 저와 한 식구가 된 옷은 거의 내놓지 않고 실과 먼지로 분해될 때까지 가지고 있는 편인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 (+그리고 똑같은 제품으로 진행 상태만 다른 게 하나 더 있기도 하고) 한번 내놔 봅니다. 슈가 케인(Sugar Cane)이 98년에 내놓은 M41300이라는 바지입니다. 연식이 좀 되긴 했고 제가 첫 번째 주인이 아니긴 합니다만 상태는 꽤 좋은 편입니다. 리지드 정도는 아니고 소위 점점 탈색이 사방에서 진행되고 있고, 허벅지 부분에 오버사이즈를 입었을 때 생기는 특유의 페이드 선이 살짝 잡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는데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길이를 줄이지 않은 상태라 상당히 길기 때문에 접힌 흔적이 살짝 있습니다. 레플리카는 아니고 슈가 케인의 오리지널 모델이긴 합니다만 전.. 2016. 12. 3.
MA-1에 대한 이야기 예전에 MA-1에 대한 개괄적인 역사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링크). 이번에는 좀 더 구체적인 MA-1만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가을 다 지나갔는데 무슨 MA-1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 MA-1은 엄연히 -10도~10도에서 사용하라고 나온 옷이다. 물론 한국의 매서운 겨울에는 이것만 가지고는 좀 힘들지만 뭐 각자 상황에 맞게 활용은 다양한 법이니까. 위는 위키피디아의 MA-1 항목(링크)에 나와있는 사진이고 아래는 버즈 릭슨 - 윌리엄 깁슨 모델이다. 윌리엄 깁슨 모델 이야기를 여기다 쓴 걸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까 없다. 아마도 트위터에만 올렸었나 보다. 간단히 설명하면 : 한국에서도 뉴로맨서 등으로 유명한 SF 작가 윌리엄 깁슨은 버즈 릭슨 옷을 꽤 좋아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여튼 그 분의 2.. 2016. 12. 3.
D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 한남동 디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지앵의 산책(Wanderland)를 구경하고 왔다. 소개글에 의하면 - 에르메스의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Pierre-Alexis Dumas)는 “산책(Flânerie, 플라뇌르)은 아름다우면서 자유로운 예술이며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중요한 본질이다.” 라고 말합니다. 프랑스 루베(Roubaix) 지역의 아트 뮤지엄, 라 피씬(La Piscine-Musée d'Art et d'Industrie)의 큐레이터인 브뤼노 고디숑(Bruno Gaudichon)은 산책의 두 가지 요소인 ‘꿈꾸는 것’ 과 ‘자유로운 영혼’에서 영감을 받아 이번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에르메스 매장도 그렇고 홈페이지도 그렇고 보고 있으면 그 압도적인 럭셔리 함과 소소한 유머가 잘 .. 2016. 1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