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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27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이 다가온다. 한국의 겨울은 매년 더욱 혹독해지고 있다. 아마 이번 겨울에도 많은 유행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나타나 덧없이 사라질 것이다. 어떤 유행은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며 나도 한번, 이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킬 거고, 또 어떤 유행은 뭐 저런 게 유행이냐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킬 거다. 그리고 유행의 저편에는 남들이 뭐라든 언제나, 두툼하고 실용적이고 따뜻한 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는 옷들이 존재한다. 시크하고 엣지있게 보일 수는 없겠지만, 깔끔하고 믿음직스럽게 보일 수는 있다. 좋은 재질로 잘 만들어진 아우터라면 세련되게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아무리 값 비싼 다운 파카여도 후줄근하면 소용없다. 가만히 두면 하나같이 바보처럼 보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잘 다려진 면 바지와 색을 잘 맞춰서,.. 2011. 10. 18.
Missoni + Target 또 다른 이야기 위 사진은 트위터의 @MariaSanz 라는 분이 올린 사진(링크). 미소니가 최근 들어, 아니 창사 이래 이런 일이 있을까 싶게 Target 컬렉션은 히트를 쳤다. 오프닝 날 Target 홈페이지는 다운되었고, 브루클린 매장엔 더 이상 남은 물건이 없다. 대신 사재기를 한 사람들의 물건들이 이베이에 잔뜩 깔렸다(링크). 이로서 미소니 가문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첫 발자국은 일단 성공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사태는 굉장히 여러가지를 암시하는데 토털 패스트 패션 부문에서 미소니가 가능성을 증명하며 한 자리를 차지했다는 점. 그리고 지금까지 콜래보레이션 정도에 치중하던 다른 럭셔리 하우스들에게도 나아갈 길에 대한 일단의 힌트를 줬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과 럭셔리 디자이너 하우스들은 기껏해.. 2011. 9. 26.
유행통신 - 핫팬츠 + 스타킹 정말 뜸하게 올리는 유행 통신. 유행은 사실 잘 모르기 때문에 그저 돌아다니다가 그저 내 눈에 좀 자주 보인 이야기라 진짜 유행하고는 별 무관할 수도 있는데 어쨋든 유행 통신. 뜬구름 잡는 이야기도 좋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좀 해야지 ㅠㅠ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핫팬츠 혹은 미니스커트에 까만 혹은 컬러 스타킹은 인기인 거 같다. 약간 달라진 점은 닥터 마틴이 사라졌다는 거. 이거야 뭐, 핫팬츠 + 스타킹의 광범위함에 비해 원래 아주 지역적 성향을 띤 유행이기도 했고(홍대 주변), 좀 더 추워지면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달라진 점 하나는 핫팬츠와 스타킹 사이의 경계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 이게, 사진을 찍기는 좀 그렇고(잡혀간다), 모델 섭외도 좀 그렇고, 그래서 인터넷을 막 검색했는데 검.. 2011. 9. 23.
유니클로 야나이 타다시 회장의 그랜드 플랜 시장 보세 옷가게에도, 럭셔리 디자이너 하우스에게도, 페스트 패션의 선두 주자들에게도 패션 시장이라는 게 험난하기 그지없는 가시밭길이라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기업의 계획이라는 건 모두 장미빛 일색이지만 어쨋든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앞으로 유니클로를 어떻게 만들고자 하는 지 대강의 플랜을 보여줬다. 유니클로 상하이 플래그십 매장. 간단히 요약하자면 목표는 2020년 매출 5조엔. 이를 위해 현재 일본에 800개, 나머지 나라에 150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유니클로는 2020년까지 일본에 1000개, 2012년 안에 아시아에 100개 이런 식으로 300개 정도의 매장을 더 늘릴 계획이다. 여튼 사방에 매장을 늘리는 게 그들의 계획. 이런 식으로 2015년에 1조 5천억엔 정도의 매.. 2011. 9. 16.
JetSam의 겨울용 남자 지갑 - 트위드 바이폴드 참고로 이렇게 반으로 접히는 지갑을 바이폴드(Bifold)라고 한다. 이 지갑은 말하자면 Eco-Friendly다. 빈티지 트위드 자켓이나 코트를 가져다 잘라서 만들었다. 트위드를 너무나 사랑한다면, 또는 겨울에 차가운 가죽 지갑이 손에 닿는 느낌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한 번 정도는 고려해 볼 만 하다. 그래도 우리나라 날씨를 생각하면 여름에는 좀 곤란할 듯. 약간 아쉬운 점은 지갑의 안 쪽 정도는 가죽으로 처리했다면 에코 프렌들리한 면은 조금 덜어질 지 몰라도 보다 실사용에 유리했을 텐데 안 쪽도 그냥 울 느낌의 털복숭이라는 점이다. 빈티지 가죽들은 쓸 데가 많으니 못 구했나보다. 뭐 정 안되면 광장시장에서 싸구려 가죽 지갑을 하나 구입해 두개를 뜯어다 어떻게 잘 조립하면 괜찮을 지도 모르겠다. 다행인 .. 2011. 9. 13.
EASTPAK + Kris Van Assche 백팩 2011년 초에 이스트팩이 크리스 반 아셰와 새로운 콜래보레이트 백팩을 내 놓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당시에 나온 컨셉은 이런 사진. 그리고 계절이 두 번 바뀌고 소문의 백팩이 2011 FW 제품군으로 나왔다. 초기 디자인과 바뀐 건 거의 없는 듯 하다. 다만 사진은 강렬해 보이는데 실물은 유순해 보인다. 예전에 쉐비뇽인가에서 나온 바지에 사막 모래 색이라는 게 있었는데 그와 거의 비슷한 느낌의 브라운 톤의 샌드 컬러다. 하얀색 노끈도 좋고 회색 천과 가죽 패치 마무리의 느낌도 좋다. 다만 앞의 열쇠 고리는 괜한 군더더기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저기에 열쇠를 끼고 다녀봐야 덩치만 커지고, 아무것도 안달면 쩔그럭 거리는 소리만 날 거 같다. 세탁 방법에 대한 안내가 재미있다 : do not wash .. 2011. 9. 13.
벤 셔먼, Englishman in New York 벤 셔먼은 왜 우리나라에서 실패했을까. 영국 옷 특유의 개성도 있고(벤 셔먼 만든 Sugarman은 영국 브라이튼 출신이지만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민, 거기서 살다가 브라이튼의 셔츠 공장을 사들이면서 영국으로 돌아왔다) 스트리트 웨어도 나름 인기를 끌고 있었고, 프레드 페리보다 낮은 가격대로 런칭했고, 들어온 옷들도 꽤 괜찮았지만 알다시피 성과는 별로였다. 그 이유가 뭘까 궁금해 하는 데 딱히 답이 잘 안나온다. 프레드 페리는 그나마 좀 괜찮은 거 같고(그것도 옷 보다는 신발 때문이 아닐까 싶다), 골라(Gola)나 벤 셔먼 등의 영국 옷들은 국내에서 여전히 그냥 그런 상황인 거 같다. Gola는 아직 있나? 철수 했나? 모르겠네. 여튼 한국에서 철수를 하든 말든 Mod의 한 축 벤 셔먼은 작년에 세.. 2011. 9. 3.
닥터 마틴 Made in England 컬렉션 패션 마켓에서 벌어지고 있는 재미있는 현상 중 하나는 'made in...'에 관련된 것들이다. 우선 경제 위기가 있고, 사람들의 수입이 줄어들고, 이 이유를 OEM 공장에서 찾으면서 촉발된 자국산 무브먼트다. 미국의 Made in USA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Association이 만들어지면서 일종의 인증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은 대량 생산과 OEM, 강력한 경쟁 덕분에 소비자 천국(어쨋든 뭐든 싸다)이 되버린 미국 소비재 시장의 구조를 (아직은 아니지만) 미래에 흔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떻게 되어 갈지 알 수는 없다. 그리고 또 하나는 보다 마케팅 적인 측면인데, 원래 자국에서 생산하다가 대량 생산, 가격 절감을 위해 공장을 베트남, 태국, 중국으로 옮긴 회사들이 자국, .. 2011. 8. 31.
Thom Browne의 아이패드 케이스 솔직히,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팬들이, 그의 옷과 액세서리를 구매하는 고객들이 톰 브라운에게 뭘 원하는 지 그는 명확하게 알고 있다. 얄밉지만 대단하다. 추세를 봤을 때 큰 실수만 없다면 톰 브라운 월드를 가지고 몇 년은 더 우려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과연 거장이 될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가격도 대단하다. 665파운드. 지금 구글 검색에서 나온 환율로 1백 16만 6천원이 조금 넘는다. 뭐 톰 브라운의 가격대를 생각하면 그려려니 싶고, 사실 양가죽에 네임택 끝에 반짝이는 열쇠도 붙여 줬는데 좀 더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다. 위 사진은 쇼핑몰 오키니에서, SOLD OUT이 붙어있다. (링크) 2011.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