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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Vivienne Westwood의 the Ethical Africa range

by macrostar 2013.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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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막하게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아프리카에서 뭔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몇 번 했었는데 the Ethical Africa range라는 프로젝트가 있다. Yoox닷컴(링크)이나 비비안 웨스트우드 공식 홈페이지(링크)에 설명이 있고 몇가지 제품을 판매한다. 벌써 나온지 3년차라 그런지 한때 톱에 자리잡고 있던 메뉴에서는 살짝 묻히고 약간 찾기 어렵다.

살짝했던 이야기는 http://fashionboop.com/556


물론 비비안 웨스트우드 여사는 아프리카 여행 이후 굉장한 선의를 가지고 접근했겠지만(선의를 가지지 않고 짧은 시간의 저렴한 노동력과 약간의 에티컬한 명성을 위해 접근하는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 이런 방식은 사실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알기가 어렵다.

이 회사의 원래 밝혔던 목적대로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겠다는 취지대로 나이로비에 좋은 디자이너, 적어도 능숙한 숙련공들이 탄생할 수도 있다. 또는 어떤 야심가가 이에 자극을 받고 간만에 얽힌 비비안 웨스트우드와의 인연을 토대로 케냐를 살릴 지도 모르는 비지니스를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잘 풀리지 않을 방식도 얼마든지 있다.

이들이 밝혔던 대로 주변의 다른 업종에 비해 상당히 많은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데(그래봐야 영국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보통 이렇게 시장을 흔드는 경우 물가가 올라가고, 비비안의 회사에 취직하지 못한 이들은 살기가 더 어려워지고, 동네가 물갈이되고, 타지인이 유입되고 어쩌고 하는 뜻하지 않은 변동이 찾아온다.

아프리카 프로젝트가 계속 잘 되면 모르겠지만 혹시 그렇게 인기가 없는 바람에 본사가 철수해 버리거나 하면 문제는 굉장히 복잡해져 버린다. 더구나 고임금 업종의 탄생으로 기존 산업 기반이 재편성되어 버리며 새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케냐 정부가 이런 기회를 적극 활용해 나가도 홀로 설 수 있다 그러면 또 모르겠지만... 음. 

이런 일은 사실 지금까지 꽤나 여러 번 반복되어 왔던 일이다. 어설픈 개념의 원조는 눈에 보이는 10명을 살리는 대신, 잘 안보이는 100명을 사지로 몰는 일이 흔하다. 잘 사는 나라의 큰 기업이야 잘 안 풀리면 탈탈 털고 나가면 그만이겠지만, 남아있는 쪽은 전혀 그렇지가 못하다. 물론 비비안 여사도 별의 별 인생 산전수전 다 거치며 학교 선생님 하다가, 펑크를 끌고 다니다가, 집어치웠다가 하며 지금 저 자리에 올라가 있는 분이니 이런 '평범한' 문제점을 설마 모르랴 믿고 싶다.


어쨌든 이왕 시작되었으니 잘 풀렸으면 좋겠고, 아프리카 프로젝트가 영원히 계속될 수는 없을 테니 잘 마무리지으며 나왔으면 좋겠다. 처음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밝힌 바대로 이게 아프리카 여성 경제 자립의 훌륭한 선례가 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게 뭐가 있겠나. 그게 유일한 바람이고 그래서 반신반의하고는 있지만(이래가지곤 솔직히 잘 풀릴리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그런 나의 조잡한 의심을 박살내줬으면 하며 내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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