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의 즐거움2017.12.30 12:05

얼마 전에 올렸던 청바지 패치 선호도(링크) 이야기에 이어 청바지 버튼 선호도. 사실 여기에서 청바지 버튼 이야기를 꽤 많이 하긴 했다. 도넛 버튼 이야기(링크)도 있었고, 레플리카 완성도 이야기(링크)를 하면서도 잠깐 단추 이야기를 했다. 여기에서 버튼이나 단추 검색해 보면 꽤 많이 나온다.



허리 가운데 있는 청바지 메인 버튼은 데님 라이프의 측면에서 보자면 재밌는 점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어지간하면 타인에게 보일 일이 없다. 더구나 자세히 보일 일은 더욱 없다. 순전히 "자기 옷"의 세계다. 그리고 코튼으로 만든 데님과 다른 방식의 경년 변화가 일어난다. 여튼 이건 대부분의 경우 금속이라 녹이 슬거나 닳거나 색이 변하게 된다. 그리고 온통 파란 옷 사이에서 반짝거리는 이질감이 있다. 구리빛으로 나름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리벳과는 약간 다르다.



일단 많은 변화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리바이스의 질서를 따르는 청바지들은, 특히 레플리카 계열은 버튼 플라이는 은색, 지퍼 플라이는 황색의 버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501이 은색, 505는 황색 이런 거다. 다만 501은 황색이 없지만 505는 은색이 있고 거기서 좀 더 나아가면 이야기가 좀 복잡해진다.



여튼 오늘은 청바지 버튼 이야기. 이게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나름 선호도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데 APC의 청바지는 둥그런 표면, 애매한 그림, 작은 글자, 지나친 반짝임 등등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 사양을 거의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 APC 청바지를 한 번은 입어봐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10년이 넘게 해온 거 같지만 매번 발 길을 돌리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자주 봐서 익숙한 버튼은 역시 리바이스인데 위 사진 같은 버전도 있다. 글자가 좀 귀여운 풍이고(크게 어울리진 않는다) 무엇보다 R에 왼쪽 작대기가 길다. 소위 롱 R 버튼이라고 하는데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중반 정도까지 사용되었다. 이런 이상한 케이스 같은 건 역시 언젠가 만났으면 하는 생긱을 하게 된다. 



그리고 여러가지 버튼들. 어떤 건 철이라 자석에 붙고 어떤 건 아연, 알루미늄 등이라 붙지 않는데 산화 경향이 좀 다르다.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드님은 붙지 않고 PBJ와 슈가 케인은 붙는다.



히스테릭 글래머는 의외로 귀여운 타입. 각인이나 글자체도 그렇고 바깥 원이 좀 애매하다. 





풀카운트는 그야말로 청바지 버튼의 기본을 간다. 하지만 요새 리바이스 느낌이라 약간 납작함.





모모타로는 여튼 복숭아가 있으니까 좋다.





오슬로우도 상당히 정통파다.





PBJ 버튼은 좋아한다. 오밀조밀한 느낌도 좋지만 살짝 느껴지는 무게감도 훌륭하고 인디고 잎 각인도 꽤 정교하다. 잘 만든 단추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웨어하루스와 드님의 버튼은 비슷한 느낌이 있는데 처음부터 산화된 금속 느낌이 나고 거기서 닳아 가면서 뭔가 뭉툭해 진다. 웨어하우스 쪽이 좀 더 좋은 거 같고 드님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각인이 무뎌진다. 무뎌진 각인의 낡은 느낌이 좋다면 물론 드님이다.





옛날 슈가케인은 좀 더 넙대대하고 각인도 평면적인 느낌이었는데 M 시리즈에서 SC 시리즈로 바뀌면서 단추가 상당히 업그레이드 됐다. 1947도 위 사진의 버튼을 사용하고 90X 시리즈의 경우 거기서 일부러 녹을 낸 버전을 쓴다. 역시 리바이스 버튼 계열의 정통파다.

 




부틀레거스는 같은 버튼인데 버튼 플라이는 601XX는 은색, 지퍼 플라이인 661ZXX는 황색이다. 지퍼 플라이 로트 넘버가 605나 606이 되지 않은 건 501XX - 551ZXX(505의 전 버전)의 라벨 체계를 따른 거다. 부틀레거스는 해골과 뼈를 상당히 좋아하는 만큼 단추에도 들어가 있다. 아주 오밀조밀하고 탄탄한 느낌이 나는 좋은 단추다. 은색 쪽이 더 마음에 드는 데 괜찮은 제품을 구하지 못했고 지퍼 플라이만 가지고 있다.



어쨌든 심심할 땐 단추를 들여다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이렇게 만들었을지 한 번 생각해 봅시다!




Posted by macr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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