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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즐거움

히든 리벳이 만드는 데미지

by macrostar 2017.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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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 만에 청바지 이야기. 히든 리벳은 청바지 뒷 주머니를 고정시키는 리벳을 말한다. 아주 예전에는 노출된 리벳이 달려 있었고, 그러다가 리벳이 숨겨졌고, 결국 리벳이 사라지고 바택이라는 이름의 심지 천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뒷 주머니에 붙어 있는 리벳이다 보니 가구 특히 미국에서는 자동차 의자를 긁어 놓는 일이 많았고 그래서 숨겨졌고 결국 사라지게 되었다고 한다.



바지 안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영롱한 파란 빛이 나던 풀카운트 1108의 히든 리벳. 좋아했는데 팔아버려서 없다. 잘 살고 있을까 ㅜㅜ



요즘 청바지는 히든 리벳을 사용하지 않고 그러므로 보통은 이렇게 생겼다. 물론 일부러 오픈된 리벳을 백포켓에 붙인 모델들도 종종 있다. 페로즈가 그런 게 많은 데 대신 뾰족한 타입은 아니고 납작하게 생겨서 뭔가 긁는 걸 조금은 방지한다. 리바이스의 경우 히든 리벳을 뺀 건 1966년 쯤이라고 알려져 있다. 


히든 리벳이 재밌긴 하지만 딱히 무릇 청바지라면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 이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데 어쩌다 보니 가지고 있는 청바지는 모두 히든 리벳이 달려 있다. 왜 그런가 하면 구식 레플리카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레플리카에서 구형의 상징이라 할 47년 형은 허리 라인은 위는 싱글 스티치 아래는 체인 스티치에 히든 리벳, 신형의 상징이라 할 66년 형은 허리 라인 위 아래 체인 스티치에 바택을 쓴다. 재밌는 건 오묘하게 빈티지 방식의 터치가 들어가 있는 유니클로다. 허리 라인은 위 싱글 스티치에 아래 체인 스티치라는 47년 방식인데 뒷 주머니 고정은 바택을 쓴 66년 방식이다.



허리 라인 이야기는 위 사진 이야기임. 뒷면을 보면 위는 한 줄, 아래는 좀 복잡하게 생긴 바느질이 되어 있다. 매우 전형적인 구형 리바이스의 상징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그러는 와중에 또 밑단은 체인 스티치라는 구형 방식이다. 뭔가 구형 신형을 이리 저리 섞어 놨다. 다시 히든 리벳 이야기로 돌아가면





히든 리벳이 달려있는 청바지를 바깥에서 보면 이런 모습이다. 물론 처음 구입해 입기 시작할 때는 그냥 다 파랗기 때문에 구별이 잘 안가지만 입다 보면 히든 리벳 자리부터 낡기 시작한다. 저 부분이 특히 의자 같은 데에 잘 닿고 외투 등에도 긁히는 부분인데 다른 부분에 비해 조금 더 튀어 나와있다 보니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브랜드 마다, 제품 마다 꽤 다르게 설계를 한다. 위 사진 청바지의 경우 만져 보면 히든 리벳의 요철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살펴 보면 리벳과 주머니 사이에 중간 천 같은 게 들어 있는데 꽤 넓게 배치를 해 놨기 때문이다.




대신 이런 바지는 나중에 리벳 페이딩이 꽤 넓게 만들어진다. 뒷 주머니 왼쪽 위 두 줄 바느질 아래로 그 간격의 네 배 쯤 되는 덩어리 모양 페이딩이 안쪽 보강천의 흔적이다.




그에 비해 이렇게 유난히 튀어 나오게 만드는 이들도 있다. 이러면 저 부분이 가장 먼저 아주 빠르게 닳게 된다. 가지고 있는 바지 중 저 부분이 가장 두꺼운 건 부틀레거스다. 에비수도 꽤 두껍다.




저렇게 심지가 드러나게 된다. 저 부분은 따로 보강하기도 애매하고 뭐 그렇다. 저렇게 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속도 차이가 너무 나서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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