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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클

젠더 투명성

by macrostar 2015.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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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건 학문적인 논의가 아니고 패션에서의 유행이다. 하지만 이번 도미노에서 칼 라거펠트의 페미니즘 패션쇼에 대해 쓸 때 말했듯 트렌드는 일반 대중들의 취향과 선호 사이에 상호작용을 하며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에 젠더리스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가볍게 쓴 적 있는데(링크) 케이틀린 제너, 에디 레드메인 등을 거치며 메인스트림을 툭툭 건들고 있다.


Candy 매거진은 5주년 기념호에서 남성, 여성, 젠더 뉴트럴 모델들을 담았다.


이 추세는 간단히 말해 젠더를 투명하게 만드는 거다. 얼마 전 VMA에서 마일리 사이러스 뒤에 서 세상이 지금 끝나듯 흥겹게 춤을 추던 게이 디바들(링크),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구찌 패션쇼(링크)에서 할머니스러운 시골 룩 사이에서 걸어나오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는 모델들 등등 기존의 남성성, 여성성을 한 바닥 위에 같이 내놓든지 HBA처럼 남자인지 여자인지 상관도 없게 아예 지워버린다. 근육질의 여성 모델과 깡마른 남성 모델이 설 자리도 예전보다 늘어나고, 여성복 패션쇼 사이에 알게 모르게 남성 모델이, 남성복 패션쇼 사이에 알게 모르게 여성 모델이 지나간다.


이런 식으로 세상이 원래 자신에게 준 성 대신 자기가 선택하고 선호한 것들, 심지어 지금 오늘 해보고 싶은 걸 인스탄트하게 써 먹는다. 물론 이런 것들은 여전히 기존의 질서와 충돌하면서(캣워크에는 여전히 뚱뚱하다는 이유로 서지 못하는 날씬한 여성 모델이 존재한다) 같이 설 방식을 모색 중이다.



왼쪽은 아담 셀만, 오른쪽은 구찌. 위 사진은 둘 다 W 매거진의 패션 안드로지너스 기사 에서(링크). 위 사진의 옷을 입어보고 싶다면 아담 셀만은 저 시즌 옷이 나오긴 했는데 퍼 드레스는 잘 없고 구찌의 러플 블라우스(링크)와 팬츠(링크) 정도 입으면 될 거 같다. 약간 더 발랄하게는 이런 거(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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